/ 주목해야 할 부동산 정보/ 서울 한강변의 노른자땅으로 꼽히는 뉴타운을 아시나요? 바로 용산구에 위치한 한남뉴타운입니다. 그동안 이해관계가 복잡해 개발이 지지부진했지만, 이제 구역 간 보폭을 맞추며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국내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뉴타운이 한강변 부촌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요?
강북지역 뉴타운 가운데 최고의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남뉴타운입니다.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111만205㎡)를 모두 재개발하는 한강변 최대 정비사업인 만큼 한남뉴타운은 서울 재개발 최대어로도 불리는데요.
예로부터 한남뉴타운은 남쪽으로 한강, 북쪽으로는 남산 조망이 가능한 우수한 입지 조건 덕분에 지역 가치가 주목받아 왔습니다. 이에 지난 2003년 2기 뉴타운으로 지정돼 재개발에 닻을 달았지만, 구역마다 사업이 서로 맞물리면서 예상과 달리 약 20여 년간 도시 정비가 지체됐습니다.
이처럼 속도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던 와중에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은 대장주인 3구역이 본궤도에 오른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한남뉴타운 5개 구역은 약 1만 가구 규모의 한강변 최대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될 전망입니다. 이에 벌써부터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총 5개 구역으로 나뉘는 한남뉴타운은 지난 2018년 3월 해제된 1구역을 제외한 2~5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크고,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은 한남3구역입니다.
한남3구역은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지난해 6월 조합원 분양 신청을 완료한 이후 재개발 막바지 단계인데요. 향후 개발 완료 시, 아파트 5816가구(임대 876가구)가 지어지게 됩니다. 해당 구역은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한남(예정)’이 들어설 예정이며, 입주는 2024~2025년 예정입니다.
3구역 다음으로 사업 속도가 빠른 한남2구역은 시공사 선정 절차가 한창입니다. 현재 입찰을 완료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1537가구를 짓는 재개발 사업을 놓고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2구역은 한남뉴타운 내 규모가 가장 작고 한강 조망이 어려운 입지지만, 이태원역과 가깝고 3구역과 바로 붙어있어 인프라 공유가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구역은 오는 11월 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한남뉴타운 내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늦은 한남4구역은 과거 발목을 잡았던 지반고 인상 문제가 최근 마무리되면서 개발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현재 지반고 상승 내용을 담은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안을 추진 중입니다. 4구역 조합측은 상정 중인 촉진계획 변경안이 통과되면 즉시 후속 절차에 착수해 다른 구역들과 사업 속도를 맞추겠다는 계획인데요.
과거 보광변전소 이전 문제로 속도를 내지 못하던 한남5구역의 경우 지난해 10월 신속통합기획이 도입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은 모습입니다. 현재는 촉진계획변경인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건축심의를 진행 중입니다. 한강변과 맞붙은 뛰어난 입지로 시공사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4구역과 5구역은 향후 각각 1988가구, 2555가구 새 아파트로 거듭날 전망입니다.
사업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남뉴타운 일대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각종 호재들도 한남뉴타운의 입지적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분당선 연장과 용산공원 개발, 용산공원 주변의 산재부지(유엔사·캠프킴·수송부) 개발 등이 예정돼 있는데요.
먼저 용산미군기지 반환 문제로 중단됐던 신분당선 개발은 가장 주목받는 호재입니다. 이미 한남역 경의중앙선이 지나고, 이태원 쪽에는 서울지하철 6호선이 뚫려있는 가운데 용산과 강남을 잇는 신분당선까지 개발이 재개되면서 한남뉴타운 인근 대중교통망은 더욱 보강될 전망인데요. 신분당선 보광역 신설 여부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용산공원 개발과 함께 용산정비창을 국제업무지구로 만드는 계획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이후 10년째 방치됐던 용산정비창은 향후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들이 모여 일자리·주거·여가·문화생활 등 모든 기능이 한 번에 이뤄지는 직주혼합 도시로 조성될 예정입니다. 특히 올해는 용산정비창 일대에 대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 발표를 비롯해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의 대형 호재가 현실화되면서, 인근 정비사업에 대한 개발 의지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용산 개발의 핵심으로 꼽히는 한남뉴타운도 풀어야 할 숙제가 있습니다. 주민 갈등과 계획 변경 등에 따른 난항이 예고되고 있는데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업인 만큼 개발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한강과 맞붙은 입지의 한남4구역은 고질적인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지반고를 높인 변경안을 제출했는데, 4구역과 경계가 겹치는 한남3구역에서 계획안 변경에 반대 입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3구역 조합 측은 특정 구역에만 특혜를 주면 안 될뿐더러 4구역의 지반고를 높이면 이미 사업을 시작한 곳은 일반 물량 축소, 사업지연 등 사업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고도 제한 완화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남산 경관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한남동 등 주변 지역의 고도를 90m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구역보다 고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남2구역의 경우 현재 최고 14층까지만 건물을 지을 수 있는데요. 최근 신축 아파트가 30층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셈입니다.
이에 한남뉴타운 주민들 사이에서는 규제 완화 등을 위한 조합 협의체가 만들어졌고, 2·3·4·5구역이 협의체를 구성해 서울시를 상대로 한남뉴타운 일대 고도 제한 완화와 층수 상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고도 제한 완화 등에 대해 논의된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고도 제한이 풀리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특히 일부 구역 주민들의 경우 규제 완화를 위한 단체행동으로 인해 전체 사업이 지연돼 재개발이 장기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과거 청와대 주변 지역의 경우 규제 등에 묶여 개발이 더뎠던 만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비사업 과정에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았지만 한남뉴타운은 강남 못지 않게 상징성이 큰 곳입니다. 서울 도심의 중심부인데다 배산임수 지형을 갖췄고, 한강을 사이에 두고는 강남권 부촌인 압구정, 반포와 마주하고 있어 강남과 강북 어디로든 이동하기 쉬운 장점도 있습니다.
게다가 한남뉴타운은 인근에 국내 최고가를 자랑하는 고급 주택가가 몰려 있어 미래가치가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남뉴타운 사업이 소위 ‘황제 재개발’로 불리는 이유인데요. 현재 수익성과 상징성을 다 갖춘 유일한 뉴타운인 만큼 건설·부동산업계의 관심이 한남뉴타운을 향하고 있습니다.
20년 만에 본궤도에 오른 한남뉴타운. 과연 이번에는 재개발에 따른 여러 허들을 넘어 1만 가구에 달하는 고급 주거단지로 재탄생할 수 있을까요? 시장에서는 한남동 일대가 이번 재개발을 통해 명실상부한 최고 부촌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