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바닥을 좌우할 3가지 요인

[복돌이(박창훈)]

집값 바닥을 좌우할 3가지 요인

최근 건설회사, 중개업 등 각종 단체들은 물론 지방자치단체까지 박근혜정부에게 주택시장 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서는 논쟁이 한창인 집값 바닥에 대해 경제심리학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최근 집값은 지난 2005년 1월 바닥을 찍고 2006년 8월 전고점에 올랐습니다. 이후 소주기 변동이 있었지만 조정기가 계속됐습니다. 수도권이 2007년 5월 바닥을 찍고 2008년 6월 전고점에 이르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과연 2005년 1월 이후 8년만에 집값은 바닥을 찍을 수 있을까요?

먼저 2005년 1월 집값 바닥 상황을 설명해보겠습니다. 지난 2003년 10.29대책이후 전국 집값은 약보합세를 거쳐 2004년 6월부터 2005년 1월까지 8개월간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다 2005년 1월 하락세를 멈춰 바닥을 쳤습니다.

이미 2004년 11월부터 강남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유예 등 참여정부의 규제완화책 효과도 있었구요.

하지만 당시 집값 바닥론은 2005년 8.31대책이 나올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지난 2005년 1월부터 상승세가 시작됐는데도 말입니다. 3월에도 주택시장 바닥론은 시기상조라고 가방 줄 긴 경제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말했습니다.

그해 4월 국민은행 연구소가 “현재 바닥을 통과중”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결국 참여정부는 2005년 들어 집값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서자 주택 수요(특히 가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실거래가 신고제,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  강도 높은 8.31대책을 내놓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집값은 바닥을 치더라도 상당기간 지나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소한 6개월 이상 지나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여정부가 주택거래신고제,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등과 같은 각종 규제책으로 주택시장을 어지럽힌 것도 바닥을 신속히 알기 힘든 요인이 됐을 것입니다.

2005년 1월 바닥을 친후 집값 상승세는 2006년까지 2년 가까이 계속됐습니다. 특히 2005년엔 각종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아파트값이 28% 상승했습니다. 서울은 31%나 급등했습니다. 전년도인 2004년 전국 재건축단지가 2.3% 하락한 것과 대조를 이뤘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 정부의 규제책이 아파트값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학습효과가 확산된 데다 대세상승론으로 추격매수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2006년에도 상승세는 계속됐습니다. 각종 규제책으로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대세는 상승이었습니다. 지방은 대전 부산 등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며 약세를 기록한 반면 서울의 경우 연초대비 30%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한마디로 ‘미친 집값’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집값은 지난 2006년 8월 전고점을 찍었습니다. 이후 2007년 하반기와 2008년 상반기에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대세는 하향세였습니다.

미국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택가격이 폭락했습니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사태를 맞았습니다. 2008년엔 9월에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절정에 달했습니다. 이후 5년간의 조정기를 거쳐 2012년 상반기에 바닥을 쳤다는게 정설입니다.

국내의 경우 2006년 하반기 전고점이후 다가올 바닥 시기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이미 2012년 하반기에 바닥을 쳤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반면 아직 본격적인 폭락이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비관론자들은 30~50%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고 50% 이상 폭락할 지역도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2013년 3월 현재 수도권 집값은 전고점 대비 평균 20% 정도 하락했습니다. 적게는 10%, 많게는 60%까지 하락한 단지가 있구요.

지난 2011년과 2012년 12월에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2011년 말엔 양도세 중과 유예와 취득세 감면 등으로, 2012년 말에도 3개월간 취득세 감면과 미분양 양도세 5년간 면제 조치로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늘었을 뿐입니다.

저는 2005년 1월 이후 두 번째 바닥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상반기에 바닥을 칠 것으로 누차 예측한바 있구요. 서승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3월 초 인사청문회에서 “지금이 바닥이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집값 바닥시기는 정책, 심리, 수급(需給)에 좌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월초 부동산 종합대책의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구요. 4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시행된다면 집값 바닥을 앞당기는 정책이 될 것입니다. 

매수자 심리를 보면 올해들어 주택시장의 선행지수인 아파트 경매시장이 소형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습니다. 또 전세가율이 60%에 넘으며 세입자의 내집마련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집값은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기 때문에 구매력있는 매수자들이 대기수요자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2년 하반기부터 대기수요(매수문의 전화를 하는 매수희망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블루칩 단지에서 급급매물, 급매물이 소진된 걸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또 3월중 취득세 6개월 연장법안이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어 4월에 부동산종합대책이 나오고 금리인하까지 단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경우 대기수요는 실수요로 전환돼 주택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택시장 바닥이 이중바닥인지, 쌍바닥인지는 지나가봐야 알 수 있습니다. 바닥을 치고 6개월은 지나야 알 수 있습니다. 

밀짚모자(아파트)를 겨울(집값 바닥시점)에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내집마련 실수요자라면 정책, 심리, 수급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무릎에 산다고 생각하고 매입해야 합니다. 바닥에 사려고 하면 이미 바닥을 치고 매도자 우위시장으로 바뀌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어깨 또는 머리에 사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선택은 부자노트 독자님 여러분 몫입니다.

제심징려(齊心澄慮)

조선 후기 조희룡(趙熙龍·1789~1866)이 누군가에게 보낸 짧은 편지는 또 이렇다. ‘눈에 낀 백태가 나아지지 않으신다니 걱정입니다. 이런저런 약을 잡다하게 시험하지 마시고, 다만 제심징려(齊心澄慮), 즉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생각을 맑게 한다는 네 글자를 처방으로 삼으시지요. 약을 안 쓰고도 절로 효험이 있을 겁니다.’ 생각의 찌꺼기를 걷어내라. 정민의 세설신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