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아고라 메인에 올라왔네요.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저는 운행사원은 아니구요, 현장영업소에서 근무하는 직원입니다. 승무원(원래 승무원이 정식명칭입니다.)과 함께 최일선에서 승객들을 상대하다보니 매주 마주치는 입석문제에 고생을 하고 민원의 직격탄을 맞지요. 갑갑한 마음에 글을 올렸는데 이렇게 반응이 클 줄 몰랐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공감/반대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시면서도 현실에 대한 한계점을 알고 계시네요.(물론 비현실적인 반대의견도 소수 있지만..) 고질적인 문제점인데도 불구하고 정부차원의 고민은 앞으로도 없을것으로 보입니다. 왜냐면 "그분" 들이 감히 서민교통수단인 버스를 이용할 일은 없으니깐요.. 참 답답합니다.
글을 마치기 앞서 밑에 댓글 중에 틀린 점 몇가지 지적하겠습니다.
우선 "승차정원의 11%는 입석이 가능" 하다 하신 분께.. 네, 가능합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보면 나와있는 내용입니다. 근데 그 뒷내용은 안보셨더군요. "단,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차량은 승차정원을 초과할 수 없다" 고 명기되어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건 고속도로 다니는 차들이죠. "그정도도 모르고" 일 하는 직원이 생각보다 많긴 합니다만 번지수를 잘못 찾았네요. 운짱어쩌구의 주옥같은 멘트는 안본걸로 할께요.^^
그리고 입석운행 시 사고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100% 회사, 더 정확히는 승무원의 책임입니다. 승객이 어떠한 구구절절의 사연이 있던지간에 모든 것은 결과만 놓고 판정납니다. 고속도로를 타면 단 한명의 입석승객이라도 범칙금+벌점10점 당첨입니다. 현장에서 일할 때 입석에 대해 승객이 책임진다고 하면 어떻게 책임지실건지 묻습니다. 그럼 대답못합니다. 자신들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입 싹 닦고 모르는 일이 되는거죠. 승무원들이 좋은 마음으로 입석을 태웠다가도 그런일 한번 겪고 단속되면 칼같이 냉정해지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마지막으로, 수도권 직행좌석(광역)노선들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수도권 도시구조와 산업구조, 그리고 배드타운의 외곽화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답은 없구요.. 특히나 서울시에 진입하는 경기도버스는 소위 "총량제" 라 해서 줄이면 줄였지 늘리진 못할겁니다. (시에서 증차허가를 안내주니깐요..) 저같은 경우는 지방에 있기 때문에 보통 출퇴근 수요보다는 통학 내지는 주말수요가 폭주하는 편입니다. 퇴근길, 하교길에 "안타면 안되기 때문에 원해서 타는게 아니다" 라는 얘기는 미안하지만 자기합리화로밖에 안보이네요.
암튼 한계점만 보이고 해결책은 뚜렷이 보이지 않네요. 아마 해결책은 종사원 차원이 아닌 그 윗선대에서 찾아야 하고 실천방안을 모색해야 되지 않을까요? 종사자 입장에서는 그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하는게 중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추가로 입석문제에 대한 한계점을 더 기재해봤습니다. 보고 싶으신 분은 보시구 싫으시면 안보셔도 됩니다.^^;;(꼭 광고글 같네요.@@;;)
현장에서 있는 입장에서, 그리고 또 한명의 예비입석승객으로서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길 막연하지만 희망합니다.
다시한번 많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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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앞서 저는 이쪽 운수계통 종사자이지만 사업장을 나가는 순간, 저 역시 1인의 승객이고 이용자임을 말씀드리면서 양측의 애로사항을 모두 인지하고 있지만 승객 입장의 글 뿐만 아니라 종사자들의 애로사항과 현실적인 어려움을 말씀드리고자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제가 있는 영업장 역시 매주 금토일만 되면 입석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곳임을 덧붙여 말씀드립니다.
링크 :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3/03/23/10614208.html?cloc=olink|article|default
개인적으로는 조중동은 믿고 안보는 편이지만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열람해봤더니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떡밥, <시외버스 입석문제> 에 대한 기사더군요. 전체적인 내용이 종사자들이 입석승차를 부추긴다는 내용이더군요.
뻔히 예상은 되지만 기자는 분명 저 버스를 이용한 적이 없을겁니다. 단연코 말씀드리건데 인터넷 기사의 내용은 현재 마인드와는 괴리감이 있습니다. 왜그런지 아시나요?
현행법상 고속도로 상에서 정원초과가 적발되면 범칙금과 함께 승무원 개인에 대한 벌점 10점이 부과됩니다. 회사에선 하나하나 수익이니 입석을 암묵적으로 묵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벌점입니다. 이건 회사에서 커버 못쳐줍니다. 고스란히 승무원의 면허증에 적립되죠. 아시다시피 40점이면 면허정지, 정원초과 4번이면 걸립니다. 처음엔 회사에 대한 충성으로, 인정상 입석을 태웠다고 해도 한번 적발되고 나면 본성이 예수마인드라도 답 없습니다. 저희 회사에도 입석에 관대했던 승무원이 단속한번 걸린 후 칼같이 입석자르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뭐 굳이 단속때문이 아니더라도 정원초과를 하면 벌써 장비상태부터 달라집니다. 가속시 탄력은 잘 붙지만 문제는 제동이 안된다는거죠. 그만큼 사고위험도 커지구요.. 단지 그 이유로 입석을 안태우는 승무원도 많습니다.
그리고 현찰을 챙기네, 부수입이 생기네 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과거 90년대까지만 해도 차내에 CCTV란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승무원이 정원 외 승객에게 현찰을 받고 챙기는 소위 "삥땅" 이라는 것이 성행했습니다. 당연히 많이 태울수록 부수입도 늘어나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입석도 모집승차시키고 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시외버스에 CCTV가 달려있고 회사에서는 주기적으로 판독을 하는데 주행영상보다는 운전석을 비추는 CCTV를 주로 판독합니다. 부정한 방법을 쓰는지 확인하려고 말이지요. 이때 적발되면 금액에 따라 해고까지 가능합니다. 아무리 돈이 급한 승무원이라도 리스크 감수하고 뒷돈 챙기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설사 목적이 있었으면 승차권을 소지한 입석승객은 거부를 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외버스 입석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고질병처럼 이어져내려오고 있습니다. 그게 비단 현업종사자들의 문제일까요? 아무리 안전불감증이라고 해도 사람일이 어찌될지 모르는건데 그사람들이 입석을 태우고 싶어서 태우는 걸까요? 제가 회사에 충성하려고 억지로 사람들을 버스 안으로 밀어넣는 걸까요?
아닙니다. 어차피 입석이라도 다 승차권이고 현찰이라도 CCTV가 다 보고 있기에 뒷돈으로 챙길 수도 없죠. 결정적으로 입석 더 태운다고 회사에서 상주는거 아닙니다. 월급한푼 오르는거 아닙니다. 불법행위를 저지름으로서 종사자들이 누릴 수 있는 어떠한 혜택도 없습니다.
결론은 입석은 승객들이 원해서 타는겁니다. 빨리 가고 싶어서, 다음차도 앉아갈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에서, 어차피 조금만 고생하면 되는데해서, 그리고 늘상 입석을 탔으니깐... 승객들은 아무 거리낌없이 불법인줄 아는 입석을 선택하는겁니다. 그런 승객들을 앞에 두고 직원들은 부득이하게 태울수밖에 없는겁니다. 아닌가요?
제가 있는 영업장에서도 매주 금토일만 되면 승객들을 모두 소화할 수 없어서 애를 먹습니다. 전에는 이들을 (불법인줄 알지만 별수없이) 입석으로 어느정도 커버쳤지만 단속이 심화되고 고발이 난무하는 근래에는 불가능하지요. 차량이 들어오면 금새 만석을 깝니다. 정원만 채우고 더이상 못탑니다 하면 승객들 반응이 어떨까요? 원래대로라면 체념하고 다음차를 기다리겠죠. 하지만 그러는 사람은 단 한명도 못봤습니다. 십중팔구 "입석안되요?" "서서라도 갈께요" 하고 심지어 사람들 면전에서 "나만이라도 갑시다" 이라 하는 사람들까지.. 입석을 요청하는 사람들입니다. 위에 적은 이유때문이겠지요..
(심지어 버스 앞 길바닥에 눕는 아줌마도 봤어요..@@;;)
요청이 묵살당하면 그다음은 바로 감정섞인 항의입니다. 왜 임시차 안넣냐, 표를 막 팔면 안되지 않냐, 지정좌석제 왜 안하냐... 난리가 나지요. 이유를 설명하면 수긍을 할까요? 아닙니다. 그 상태에서 이성적인 사고방식은 한낱 사치일 뿐입니다. 승객도, 직원도 모두 감정을 앞세운 괴물로 변해버립니다. 그러한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 전국 시외버스 터미널의 주말모습인겁니다.
솔직히 지금의 시스템상으로는 절대(!) 결단코 입석문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더 심각해질 수는 있겠네요. 입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정부차원의 시외버스 승차권발권시스템의 통합화 내지는 단순화가 필요할 겁니다. 또한 각 터미널과 운송주체의 유기적인 업무협조도 필요하겠지요.(참고로 대부분의 터미널사업자는 운수업체와 별개의 사업자입니다.) 그리고 시외버스 관련 법령도 현실적인 개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시외버스는 노선인가 시 정해진 운행횟수와 경로 등이 정해져있어서 함부로 늘리거나 줄이면 행정처분 대상입니다.)
무엇보다도 현장에서 근무하는 입장으로서 승객분들 역시 입석이라도 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타인의 안전과 자신의 안전을 위해 조금더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현장직원도 사람입니다. 승객이 웃는만큼 직원들도 웃습니다.(물론 사이코스런 사람도 간혹 있지만..) 조금씩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터미널에서 큰 소리로 싸우는 일도, 서로 얼굴 붉히는 일도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p.s : 입석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아직까지는 현실과 동떨어진게 사실입니다. 현실적으로 해결방안들이 왜 힘든지 별도의 글을 다시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아고라에서 봤네요. 우리 회원분이셨군요. 저도 현장에 있으면서, 공감되네요....
저는 글쓴이가 아니라 독자입니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스크랩 하였습니다.
저 위에 11% 입석 가능이라고 되어있는데 11할(즉 10%) 입석 가능입니다. 관련법령은 여객자동차운수법이라 적어두신 거 같은데 관련법령은 도로교통법(22조)입니다. 각 시내버스도 모델에 따라 입석 인원을 포함한 승차인원이 정해진 관계로 60명 넘게 타면 역시 불법입니다. 그리고 2012년 11월 개정된 여객자동차운수법에 따르면 광역버스의 경우에는 고속도로, 일반도로 상관 없이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 되었습니다. 택시, 시외버스, 광역버스 모두 안전띠를 매야하므로 시내버스 외에는 법적으로 입석 자체가 불가하죠.
글쓴이분처럼 승객이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있지만 제가 저곳에서 탈때를 회상해보면 입석으로 가실분 나오세요라거나 먼저가실분 나오세요라고 입석을 유도하더군요. 이러한 행위가 있으면 승객이 원해서라기보다는 쌍방의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저도 1004번에서 특히 길동, 상일동에서 타는 입석승객들땜에 걱정이네요... 8월에 졸업이라 일주일에 2번다니기때문에 1004번을 타고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