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원년 멤버. 좌로부터 보컬 수빈, 터틀맨,지이>
예전에 ‘영국에는 비틀즈, 한국에는 터틀즈’라는 제하의 단상을
쓴 적이 있다. 비틀즈는 언급할 필요가 없겠고 2001년 12월에
데뷔해 2008년 4월에 터틀맨의 죽음을 계기로 해체된 비운의
혼성그룹 거북이.
그룹 결성후 메인 싱어가 한 번 바뀌었지만 오치아이 게이코의
‘사랑은 두 번째가 아름답다’는 말처럼 새로 영입한 금비와 지이, 터틀맨의 조합은 문자그대로 환상의 트리오였다.
<공전의 히트곡 비행기가 실린 4집 앨범>
곡을 줄 작곡가가 없어 앨범 수록곡 대부분을 직접 작사, 작곡,
편곡까지 해야했다. 그럼에도 세 사람중 조금도 치우침이 없이
공평하게 가른 곡 파트처럼 수입도 똑같이 나눴다. 물론 고생이야 리더인 터틀맨이 훨씬 더 했다. 하지만 그이는 다른 사람과 달랐다.
그러기에 3집 활동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졌을 때 두 멤버가 병상을 지켰고, 터틀맨의 갑작스런 죽음에 마치 부모를 잃은 것처럼 오열했다. 빙고와 비행기를 아시는 분들은 아마 거북이의 스토리를 기억할 것이다.
<거북이의 마지막 앨범 5집 안무.좌로부터 지이, 터틀맨, 금비>
하지만 오늘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터틀맨의 미담이나 인성이 아니다. 제목처럼 거북이에게 우리 홍성군 농어촌치유체험관광 연구회가 닮아낼 어떤 것들이다. 그러면 거북이와 우리 연구회가 어떤 관련이 있을까?
<혁신의 뿌리는 항상 외부가 아닌 우리안에 있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돌아보기를 꺼린다. 내면을 직관하고 받아들이는 데는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거북이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가사가 제일 크다. 여느 가수처럼 사랑과 연애에 과몰입하지 않고 취업, 쇼핑, 자아성찰, 여행, 추억 등 우리 주변의 일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에 뿌리를 두고 있다. 때로 비슷한 멜로디 조합이란 비판에도 대중이 거북이에게 환호하는 속깊은 이유다.
<빙고의 처음 곡명은 '아싸'였다. 가사에 멤버들의 이름과 그룹명을 넣었다>
이들의 노래중에 별로 히트하지 않은 ‘나는’ 이란 노래가 내 최애곡인데 멜로디와 랩도 일품이지만 가사는 그야말로 한 편의 장엄한 서정시다. 고뇌와 경험없이 머리를 궁굴려서는 심연의 우물에서 도저히 끌어올릴 수 없는 한 바가지의 심층수. 나는 그래서 고뇌하지 않은 자들의 리듬에 쉽게 장단을 맞추지 않는다.
<앨범 이름도 깊은 고뇌의 산물이었다. 마케팅 효과를 노린 4집 표지>
대중가요의 속성이란 게 가장 트렌디한 상품으로 소비될 수 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난 지라 거북이도 초기 힙합스타일에서 대중이 선호하는 댄스로 자리바꿈을 했다. 그럼에도 한계를 극복하고자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조합의 멤버. 그룹명도, 멜로디와 노랫말도 유니크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체험도 어쩌면 대중가요와 비슷한 속성을 가졌다. 농어촌체험이 피치를 올릴 때는 행안부의 녹색농촌체험마을과 농진청의 전통테마마을 사업이 경쟁구도였지만 지금은 확실히 한풀 꺾인 모습이다.
체험 상품을 소비하는 이들도 농어촌체험을 통해 삶에 깊은 울림과 여운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관성이나 관행이 참 싫다. 그래서 늘 새롭고 신기한 울림을 꿈꾼다. 사진속 저 경운기 웨딩마차처럼 말이다. 우리 연구회도 그럴 수 있을까>
그럼에도 거북이는 노래를 통해 대중들과 공유하고픈 메시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터틀맨은 노랫말을 먼저 쓰고 가사에 어울리는 멜로디와 리듬을 더했을 것 같다. 진실은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다. 아무튼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이들이 좋아했던 거북이의 인기 비결은 우리에게 주목할만한 탐구과제다. (to be contiu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