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어느 화창한 봄날 헤이즐럿 향이 물씬 풍겨오는 노천카페에서 세 명의 미녀들과 유쾌한 데이트를 했다. 삼색의 그녀들과 함께 한 수다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평소 코트 위에서 보던 저돌적이며 거친 이미지와는 달리 여성스러우면서도 엉뚱하고, 청순함도 간직하고 있는 소녀들의 모습이었다.
통합 우승 이후 어떻게 지냈는지?
이연화 처음에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기만 했다. 그러고 나서 1주일은 친구들도 만나기도 하면서 시즌 중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보냈다. 한채진 몸 상태를 점검하러 병원도 다니고, 부산으로 바다 구경도 다녔다. 김연주 안면도에 다녀왔고,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해서 열심히 다녔다.
반대로 시즌 중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을 텐데?
이연화 한 번쯤은 선생님들 몰래 새벽에 나가서 놀다 들어오고 싶었다. 물론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혹시 감독님께 혼나는 건 아닐는지 걱정된다. 한채진 한 번쯤은 이런 행동을 모른 척 해주시는 감독님의 센스를 보고 싶었다. 김연주 시즌 중에 휴가를 내서 여행을 가보는 건 어떨까 상상을 해봤다.
다들 남자친구들은 없나?
이연화 모두 없어요!!!
한채진 (단호하게) 없다. 생각해 봤는데 처음에는 눈이 높아서 없는 줄 알았는데 그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김연주 주변에 남자들이 없다보니 아직 없는 것 같다. (이때 이연화가 “연주가 남자친구가 있을 것 같아서 대시 해오는 사람들도 없다”며 나름 대로의 분석을 내놓았다)
농구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한다. 올 시즌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
이연화 조금 더 잘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특히 챔피언전에서 긴장을 많이 해 제 몫을 다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다. 내년에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채진 연습한 만큼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 짧은 시간 들어가서 내가 가진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에서 내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것 같다.
김연주 우선은 팀이 통합 우승을 해서 기분이 좋았는데 지켜보는 입장이었다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 다음 시즌에는 함께 참여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이 엄하시기로 소문이 나 있는데 같이 지내는 선수들에게는 어떤가? 솔직한 느낌을 이야기 해 달라.
이연화 정말 어려운 질문인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많이 혼나서 감독님에 대한 이미지가 완고하다고나 할까? 조금은 무서운 편이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에게는‘관중 달식(벤치에서 팔짱을 끼고 경기를 지켜봐서)’이라고 불릴 만큼 친근하시다.
한채진 조금 엉뚱하신 면을 가지고 계셔서 나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들 웃지 않는 썰렁한 유머를 갑자기 던지시고는 아무도 웃어주지 않을 때 머쓱한 표정으로 혼자 웃으시기도 한다. 그리고 짱구 웃음을 자주 보이시는 편이다.
김연주 무뚝뚝 달식, 버럭 달식 등 여러 별명이 있다. 남자팀에 있다가 오셔서 그런지 아직도 우리를 대하실 때 어색해 하신다. 가끔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농담을 하시기도 한다.
세 선수 모두 농구장에서 미인이라는 평이 자자하다. 평소에 관리를 따로 관리하는가?
이연화 개인적으로 피부에 제일 민감해서 피부과도 열심히 다닌다. 평소 얼굴 깨끗한 걸 좋아하는 편이라 뭔가 하나라도 얼굴에 돋아나면 짜증이 많이 나는 편이다. 얼굴에 트러블이 일어나지 않게 클린징 마사지 등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한채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원래 그런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인데 앞머리를 자르고 나서 화면에 계속 나왔다더라. 그리고 신경을 쓰는 정도라면 쌀뜨물에 매일 세안을 했던 거 말고는 무신경한 타입이다.
김연주 평소 피부가 안 좋다고 놀림을 많이 받았다. 최근 연화언니의 성화로 화장품을 바꿨는데 개인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
미모의 선수들이다 보니 인기가 많을 것 같은데?
이연화 인기가 많은지 적은 지도 잘 모르겠다. 두 선수의 미모에 비하면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채진 인기가 있는가? 그런 것들에는 솔직히 연연하지 않는다. 운동을 잘하다 보면 열심히 해서 나중에 만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연주 ‘신한의 얼짱’ 등 여러 가지 별명들로 많이 불리는데 홍보에 많이 나서서 그런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농구선수로서 평가받고 싶다는 생각이다.
세 선수 모두 패션에 관심이 많은지 ?
이연화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한다. 키나 덩치가 있어서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최대한 살려서 입기는 한다. 과감한 것을 빼고는 말이다.
한채진 (이)연화 언니를 보면서 많이 배운다. 깔끔한 스타일과 편안한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언니가 말해주는 대로 입고 다닌다.
김연주 면박을 하도 많이 들어서 최근 들어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을 한다. 학교 다닐 때는 관심이 없었는데 돈도 벌고 예쁘게 살고 싶다.
그렇다면 기억 남는 팬들이 있을 것 같은데?
이연화 원래 팬들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 시즌부터 (전)주원 언니 팬이었던 분이 관심을 가져 주셨다. 경기 시간도 일정하지 않는 가운데 멀리서 응원을 오시고 올 때마다 선물도 주시는 등 남다른 의미를 가지게 해준 팬이다.
한채진 지금은 친구가 되어 버린 팬인데,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하게 만난 사이였다.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씩 가까워졌고, 가끔 만나다 보니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사이가 되었다. 뭔가를 할 때마다 도움을 주고받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김연주 고교 시절부터 알던 사이였는데 친한 언니, 동생으로 꾸준하게 연락해오는 팬이 있다. 지금은 서로 서로의 안티가 될 정도로 무척이나 가까운 사이다.
그렇다면 팬들에게 이런 선물을 받아 보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이연화 팬들이기보다는 남자친구한테 커다란 인형을 선물 받고 싶다. 예전에 삼성생명의 (박)정은 언니가 형부한테 커다란 인형을 선물 받았는데 참 부러웠다.
한채진 선물이야 다 좋다. 힘들게 경기 끝내고 나왔을 때 무언가를 받는다는 것 참으로 행복하다.
김연주 특별한 건 없다. 가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걸 팬들이 알아서 선물해주셔서….(웃음)
반대로 나는 팬들을 위해서 이런 것을 해보고 싶다.
이연화 (정)선민 언니와 같이 트리플-더블이나 3점 슛 기록을 세운 뒤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
한채진 좋은 경기와 함께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
김연주 언니들처럼 해드리기에는 아직 제가 부족하고 코트 위에서 풀타임으로 뛰는 모습을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농구 빼고 가장 자신 있는 것은?
김연주 연화 언니는 잠자는 것을 아마 제일 잘할 것이다.
한채진 남들이 하지 않는 것들이나 생각지 못한 행동들을 하곤 한다. 혼자서 잘 노는 편이라 주위에서 4차원이라고들 한다.
김연주 아무도 모르게 사고를 치는걸 제일 잘하는 것 같다. 그리 티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엉뚱한 사고를 친다.
앞으로의 각오가 있다면?
이연화 보다 많은 시간을 뛰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전 시즌보다 잘했다고 생각하는데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만들고 싶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이름을 날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한채진 내년이면 FA시즌이라 욕심을 내볼 수 있도록 많이 뛰어보고 싶다.
김연주 이젠 실력으로 말하고 싶다. 다른 이유로 인터뷰하기보다 그 날 경기에서 수훈선수로 선정돼 인터뷰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