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이민이 더 늦어서 대학다니다 이민와 원래전공이던 공대에 편입된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사람 신실하고 잔머리 안굴리고 심지어 검소하기까지해 나이들어 사귄 친구지만 마치 오래된 죽마고우처럼 마음을 터놓는 그런 친구입니다. (이민자 생활에 그런친구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처음에 여기공대에 편입되 갔다오더니 저에게 한말이 재미있습니다. 저에게 전세계 공대생의 공통점이 뭔지 아냐고 묻더니 모른다니까 대답이 " 그건 술은 많이 먹고 옷은 지질히도 못입으며 말주변마져 없어 여자들에게 인기꽝이다. " 입니다. (그리고 사실 공대에는 여자가 드문이유도 있습니다.) 자기는 한국 공대생들만 그런줄 알았는데 자기가 와서 보니까 캐나다 공대생들도 똑같고 자기가 공대생들 모임에서 얘기하니까 다른 나라에서온 학생들도 박장대소하면서 동의 하더랍니다.
특히 이 친구가 가장 황당해 할때가 자기가 말하면 여자들이 따분해 하는데 같은 얘기를 제가 하면 아주 재밌어 할때 입니다. 더 황당할땐 제 얘기 대부분이 그 친구가 저에게 해준 얘기였을때 입니다. 심지어 그 친구 전공이 통신분야인데 핸드폰 설명을 제가 그친구 부모님에게 더 상세히 해드려서 " 너는 어째 공대나와서 통신으로 먹고산다며 상대나온 봉석이만도 못하냐 ?" 라는 타박을 들을때도 있습니다. 근데 그친구가 하는일은 핸드폰이랑 직접적 관련도 없고 핸드폰에 관심도 별로없어 아직도 냉장고만한 핸드폰 들고 다닙니다. 그게 더 잘터지고 배터리도 오래간다나요..... 어쨌든 지금은 그 친구의 진면목을 아는 부인을 만나 아주 화목하게 잘 살고있고 (적어도 애들 전부 집사람에게 맏기고 쓸데없이 돈도 못받는데 욕도 먹어가며 여기다 시간을 쏟아붇는 저같은 사람 만난 제 집사람보다는 훨씬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할수있죠 ^^ ) 늦은 나이에 이민화서 영어가 좀 어색한 편인데도 실력을 인정받아 직장에서도 제법 잘 나갑니다.
그런데 그 공대나온 친구와 비슷한 처지의 자동차 회사가 있습니다. 일본 자동차계 실질적 보유기술이나 업적 면에서 단연 최고면서 장인정신의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뺏기고 판매량에서 토요타에게 밀리며 해외에서는 심지어 혼다에게 마져 밀리는 바로 니싼 입니다.
그런데 웃기는건 그래놓고 한국전이 발발하자 미국이 제일먼저 군용트럭제작을 부탁한 곳이 바로 니싼입니다. 토요타도 참여하긴 했는데 그래도 주 납품업체는 니싼이었습니다. (현재도 대형 디젤엔진은 니싼이 일본내 최고입니다) 실제 50년대만 해도 자동차 판매량은 니싼이 토요타보다 앞섰으며 기술도 원조 미국이 인정했다는 말이지요. 심지어 유럽의 경우도 다른건 제껴두더라도 예전에 벤츠회장이 크라이슬러 인수하면서 니싼까지 인수하려고 엄청 애썼습니다. 크라이슬러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엔 쓸만하지만 기술은 니싼으로부터 배울게 많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근데 황당하게도 벤츠 이사진은 당시 일부 모델과 기술을 크라이슬러에 납품하던 미쓰비시를 밉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크라이슬러랑 관계가 있다나 뭐라나. 미쓰비시도 대단한 기업이긴 하지만 니싼에 비하면....... 어쨌든 이사진이 반대하는데 더 이상 힘쓸수도 없고 소리질러봐야 소용도 없어 그냥 이미 크라이슬러가 가지고있던 지분 포함 미쓰비시 지분 30% 인가 40 %인가를 인수하게 됩니다.
그런데 결과는 미쓰비시 결함숨긴거 탄로나 완전 맛가고 크라이슬러 망가지고 심지어 벤츠 이미지도 많이 퇴색된 반면 니싼인수한 르노는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솔직히 지금 르노는 판매량 오르고 내리는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니싼에 엔지니어들 파견해 기술퍼오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때문에 일본 니싼의 경영진들과 엔지니어 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릅니다.
엔지니어 말이 나와서 말인데 기술의 니싼 이미지가 생긴건 본사가 토쿄에 있는데다 토쿄 근방에 공장이 있어 동경대 공대생들을 거의다 흡수하다싶이 했고 엔지니어들 보수와 대우도 좋아 일본 공대출신 졸업자들이 가장 가고싶은 기업이 바로 니싼이었습니다. 그러니 최고두뇌들은 거의 다 니싼에 모아놨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었겠죠. 다른 기업이 마케팅이나 재무부서 출신 CEO 들이 설치는 반면 니싼은 전통적으로 엔지니어들의 발언권이 강하고 CEO도 예외없이 전부 공대출신 이었습니다. 정말 곤 회장의 등장이전 니싼은 엔지니어들의 천국이었다고 합니다.
또 실제 있었던 일인지 아니면 실제 상황을 풍자한건지 확인할순 없지만 니싼과 토요타의 기술력 차이를 설명한 예화가 있는데 어느날 토요타가 신모델 발표하며 신기술 어쩌구 저쩌구 들먹이자 거기 있던 니싼 엔지니어가 좀 아니꼬왔던지 " 야 그런건 우리회사 개발실 쓰레기통만 뒤져도 나와. " 라고하자 바로 토요타 엔지니어가 " 임마 니네 개발실 쓰레기통만 뒤져도 제일 잘팔리는 자동차를 만드는게 바로 우리 기술이야." 라고 했다고 합니다. 겉으로는 나쁜말 절대 않하기로 유명한 일본인들의 특성상 면전에 대고 저런말이 오고갔다는게 믿기는 힘들지만 공대생들 이라면 가능할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 두 회사의 실력을 가장 잘 표현한 예화라 듣고 한참을 웃은적이 있습니다.
저도 일제시대를 겪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민초기 시절 일제차라면 직접 구매해서 타본적도 없으면서 치를떨고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문잡지나 기술서적 또는 업계관련 기사들을 접하다보니 좀 신기하다 굉장하다란 생각이 드는건 대부분 니싼이 차지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별로 많이 다니는것 같지도 않는데 그렇게 대단한 회산가 ?라고 자문할때도 많았구요.
게다가 친구녀석중 튜닝에 미친놈이 있었는데 이런 차들을 몰고 도로경주에 나오는 애들의 가장 존경과 부러움의 눈을 받는게 바로 니싼의 300 ZX로 저도 한번타고 반해서 지금은 단종됐지만 애들이 자라서 시간이 좀 남으면 중고 하나사서 직접 정비해 타고다니는게 꿈입니다.
어쨌든 제가 이정도 니싼 홍보 (?)를 하다보면 다들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이 그렇게 잘난 회사가 토요타, 혼다는 잘나가고 이익도 많은데 적자보다 르노에 경영권이 넘어갔냐라는 겁니다.
뭐 좀 일본에 대해 안다는 분들은 동경대 출신들이 거의 기업을 지배하다 보니 다른 대학출신들과 파워싸움이 있었다느니 워낙 엘리트 집단이다 보니 일본 특유의 관료주의가 확산되 동맥경화가 걸렸다느니 라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간단합니다. 바로 디자인 문제 입니다.
즉 제 공대출신 친구식으로 말하자면 공대애들은 옷을 못입는다라는 겁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는 현상은 아닌데 요즘 여자들 입김이 세지면서 사람이든 자동차든 겉모습이 중요하게 됐습니다. 저 처음 이민왔을때만 해도 엄청큰 상표가 붙은 명품옷 입고 다니는 촌스러운(?) 사람들은 대부분 동양인들 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인의 경우는 어떤 상표가 유행한다 싶으면 거의 유니폼처럼 입고다니고.... 그러다 백인들보면 정말 1900년대 패션부터 2100년 첨단을 달리는 패션들이 다 공존해 한때 저는 상표보이는 옷은 학교에는 입고가지 않는 버릇도 있었습니다. 그러던게 요즘 들어 백인애들도 명품밝히고 학교에서 상표않보이는 옷 입고다니면 왕따 당한다는 말도 있으니 참 격세지감을 느낌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자동차에도 적용되 이제는 자동차 메카닉보다는 디자인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에 이르렀습니다. 즉 지성보다는 감성이 앞서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지요. 때문에 다른 수퍼카들 보다 자체 디자인실이 있음에도 불구 PININFARINA에 디자인을 부탁하는 페라리가 잘나갈수도 있구요. (물론 F1성적도 많이 반영되겠지만 말입니다.) 좌우간 세상이 바뀌었는데 르노의 합병이전에 공대생 출신들이 기능성 위주로 내놓은 (사실은 자기들이 생각하기에 이쁘다고 내놓은...) 니싼의 차들은 바로크양식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괴팍한 모양의 차들이었습니다. 잘입지 못하면 주변 둘러보고 평범하게나 입던가하면 될걸 또 튀기는 왜그리 튀던지....
이런 상황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2000년 XTERRA의 탄생입니다. 99년에 카를로스 곤 회장이 등장하고 1년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려놨다고 언론에서 떠들어 댔지만 그 이면에는 바로 이차의 선전이 있었습니다. XTERRA의 특이한 점은 곤 회장이 등장하기전 이미 존재하던 FRONTIER 트럭에 화물칸에 지붕을 씌우고 좀 보기 흉하자 멋진 루프랙을 달고 (이 디자인이 상당히 마쵸적이고 터프하다고 이후에 많은 차들이 따라했습니다. 그런데 니싼 캘리포니아 디자인실에서 개발한 이 루프랙 디자인은 실제로는 여자가 했답니다 ^^ 이제는 XTERRA를 상징하는 시그니처가 되버렸고요.) 바퀴 좀 큰거쓰고 뒤 트렁크문 안에 구급상자하나 단거밖에 없습니다. 실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게 하나도 없다는 말입니다. 또 시기상 곤회장이 시판을 반대하지 않았다는 말은 성립되도 개발에 참여했다고는 보기 힘들고요.
그런데 이차가 엄청난 판매를 가져오고 니싼의 이미지를 단번에 바꿀정도로 대단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는건 그동안 니싼에게 필요했던건 엄청난 기술적 발전이나 개선이 아니라 부족한 디자인 2 %를 채우는거였단 증거입니다. 지금은 기름값도 비싸고 수요가 많이 줄었지만 이차가 얼마나 대단했냐하면 당시 주문이 밀려서 실차를 보유한 딜러가 거의 없을 정도였고 딜도 불가능했으며 심지어 3000 불의 웃돈을 받는 딜러도 나왔습니다. 당황한 본사에서 부당이득 취하는 딜러에는 강력히 조치한다고 경고했지만 워낙 굶주렸던 니싼딜러들에게 그런 말이 씨알이 먹힐리 없었구요. ( 결국 그 댓가를 지금 치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보면 딜러에 말발이 않먹히는 현대도 좀 미래가 우울해지네요.....) 좌우간 이차가 단순히 니싼의 재정상황만 개선시킨게 아니라 진짜 오프로드용 SUV의 표준을 바꾸기까지 했는데 짚과 맞먹는 든든한 수동 사륜구동장치, 엑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위한 효율적인 내부공간, 결정적으로 기자들은 170마력 밖에 않된다고 힘딸린다고 비평했지만 아주 저속인 1800 RPM 에서 80 % 이상의 토크가 나와 비교적 작은 SUV로 분류됐으면서도 무려 5000 파운드(대략 2.3톤 정도) 의 견인능력을 보여 미제 8기통 SUV를 순간 긴장하게까지 했는데 이제는 작아도 좀 방귀좀 뀐다는 SUV는 5000 파운드정도의 견인능력이 필수가 되버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가 XTERRA는 전부 고급형 SUV들이라 실제 오프로드에서 쓰기힘들어 트럭을 쓰던 젊은이들을 SUV시장으로 끌어내는 저력을 발휘한 반면 후에 니싼 흉내내고 날로먹으려던 혼다의 경우는 엘레먼트 차광고에 모래사장에서 서핑보드 싣는 장면을 도배하다싶을 정도로 이용했음에도 불구 노인들만 타는 괴상한 차가 되버렸습니다. (또 판매량들고 나와 뭐라하실분들도 계시겠지만 중요한건 젊은이들을 타겟으로 했다던 차가 CR-V보다도 구입자 연령층이 더 높습니다. 이게 혼다의 심각성입니다. )
그리고 곤 회장 말이 나와서 말인데 사실 곤 회장같은 사람의 경우는 구조조정 전문가로 장기적 회사 경영문화를 바꾸기에 적합한 사람이 아닙니다. 이전에 아이아코카가 그런부류였고 우리나라는 히딩크 감독이 그런 사람입니다. 즉 좀 기반이 탄탄하지만 방향을 잘 잡지못하는 회사에게서 일단 들어가면 최대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사람들 이지만 장기적 비젼제시나 체질개선을 하지는 못합니다. 결국 그들이 기업에 있을때는 놀라운 경영효과가 나지만 나가면 다시 원위치 되버리죠. 곤 회장이 니싼으로 오기전 일했던 미쉘린의 실적이 곤 회장이 떠나자 다시 추락한 일이나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면 어느팀이든 확 성적이 올라가지만 나가면 다시 제자리 찾아가는게 그 이유입니다. 이들의 능력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단기전에 최고의 선수들이지만 장기전엔 많은 물음표를 던진다는 말입니다. 100 M 잘 뛴다고 마라톤까지 잘하는게 아니라는 말이죠.
장기적 비젼을 제시하고 경영문화를 바꾸는 귀재로는 현역에서 은퇴한 전 GE 회장 잭 웰치를 최고로 꼽습니다. 오랜 재임기간 동안 회사 가치를 수백배로 키웠으며 탄탄한 기반을 구성해 놨습니다. 경영학을 배우면 GE의 경영모델을 배우는데 이걸 만든사람이 잭 웰치 입니다. 지금 GM 회장으로 들어선 비교적 젊은 40 대의 웨고너 회장이 또한 그런 부류로 알려진 반면 최근 포드에서 영입한 보잉출신 앨런 멀랠리의 경우 곤 회장쪽에 가깝습니다. 지켜봐야죠 과연 곤 회장의 전설을 뛰어 넘을지.....
중요한건 곤 회장이 니싼에 들어와 보니까 토요타보다 많은 40 여개 이상의 플랫폼들이 있었고 (모델이 아니라 여러 모델을 만들수있는 플.렛.폼.이 40개 이상이라는 말입니다. 그럼 거의 각 모델마다 각자의 플렛폼이 있었단 말인데 거기에 비하면 부끄러울 정도의 최소 플랫폼만 소유해 이리저리 돌리며 모델을 쏟아내던 혼다가 경영학 측에선 영리하다고 할수 있어도 기술적 정직성은 니싼에 따라올수 없었다는 증거입니다.) 엔지니어 숫자도 필요이상으로 많은데다 보수도 높고 자회사에서 납품받는 부품들 값도 비싸 이들 전부를 엄청나게 잔인할 정도로 짤라냅니다.
그래서 플랫폼수도 10개 미만으로 줄고 회사나가면 죽는줄 아는 일본인들을 2만명 이상 감원하고 대부분의 자회사는 처분하고 저기술의 부품들은 전부 입찰방식으로 구매방법을 바꿉니다.
이런식이면 웬만한 회사들은 단기적으로 이익이 날수밖에 없습니다.
헌데 곤 회장이 참여해 개발한 최근 일부모델들이 죽쑤고있는걸 보면 어딘가 이상한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얼마전에 르노 본사 CEO로 완전 승진되 가면서도 여전히 니싼을 직접 챙기고 있는데 작년인가 한 인터뷰에서 이제 니싼은 약 14개월 정도면 백지상태에서 시작해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해 완성차를 만들수 있다고 자랑하는걸 봤습니다. 즉 토요타처럼 같은 플렛폼으로 캠리에서 아발론을 만드는 기간이 14개월이 아니라 전륜 막시마 만들던 니싼이 후륜 G35만들어 내는 시간이 불과 14개월이면 충분하다는 말입니다. 자동차 업계에 계시는 분이라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건지는 아실수 있으리라 봅니다. 명색이 회장이 말한건데 순전 뻥은 아니겠죠.
문제는 그런말을 했지만 오히려 요즘 니싼의 모델교체 시기가 늘어난데다 최근에 새로 내놓은 모델도 별로 없습니다. 저의 개인적 상상이긴 하지만 아마도 곤 회장이 참여한 모델들이 실적이 저조하고 니싼이 추구하는 방향과 달라 내부적으로 상당히 분열이 심각해 보입니다. 그나마 경제사정이 좋은 일본이 아마 은행을끼고 다시 경영권을 일본으로 되찾아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뒤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단기적 현금부족으로 금융위기에 빠진 니싼을 구한것도 곤 회장이지만 비용절감으로 장기적 질의 하락과 기술적 진보 이미지를 퇴색시킨 장본인이 곤 회장입니다. 물에 빠진사람 구해놓으니까 보따리 내놓으라는 식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소방수는 불을 껐으면 가야지 소방수가 불난 집까지 수리한다고 좋은결과를 가져온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리고 자주 니싼의 기술력에 대한 토론을 하다보면 니싼이 VQ엔진 빼고 뭐 그리 대단한 기술이 있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면 전 공대생의 또다른 문제 즉 말주변이 없다는 말이 생각이 나게 됩니다. 즉 알고있는건 많은데 그걸 제대로 풀어놓지 못해 정작 이해시켜야할 당사자들에게 무시당하거나 중요한 내용도 그 중요한 내용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공대생들이 (특히 컴퓨터 공학 전공자들이) 자기들의 능력이나 중요성에 비해서 회사에서 상대출신보다 대우나 인정을 못받는다고 통계에 나오는데 실제 그들의 문제는 능력이 아니라 그들이 경영인 앞에서 프레전테이션을 할때 보이는 공대생 특유의 말투때문입니다. 아무리 컴퓨터업계나 자동차업계 CEO라해도 상대출신이면 기술적 전문용어들이 낮설은데다 설사 그들이 공대출신이라해도 (실제 요즘 추세가 공대출신 CEO 우대입니다.) 그들이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기술용어들을 다 알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들 앞에서 설명하면서 기술용어들을 쏟아내 버리면 지루해 하거나 자기가 알아들을수 있는 다른 설명에 관심을 보이는건 당연한 결과 입니다. 그들도 결국 사람이니까요.
가령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의 작동원리도 잘 모르고 혼다의 VTEC의 구조를 몰라도 웬만한 소비자라면 하이브리드나 VTEC을 알고 대화에 쓸정도로 대중화된 반면 니싼의 VQ엔진은 좀 사전지식이 있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잘 쓰지못합니다. 더 기가 막힌건 니싼이 세상을 뒤덮을 기술을 개발했어도 일반 소비자들은 그런 기술이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가까운 예로 2000년 에 선보인 SENTRA CA ( CLEAN AIR) 가 있습니다. 이 CA 기술이 얼마나 엄청나냐하면 환경법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캘리포니아에서 최초로 SULEV (SUPER ULTRA LOW EMISSION VEHICLE 이전엔 고작 ULTRA LOW EMISSION VEHICLE을 받은 혼다가 엄청 설치고 다녔음) 인증을 받음과 동시에 보통차에서 증발되는 휘발유가 없는 ZERO EMISSION 자동차로 인정되게 됩니다. 또한 일본에서도 가장먼저 ULEV 기준을 맞춘 회사가 바로 니싼이며 심지어 법을 바꾼 SULEV도 제일먼저 달성한데다 지금은 일본에서 생산판매되는 13개 모델 전부가 이 기준을 만족한다고 알고있습니다.
게다가 이 CA 기술은 단순히 매연만 줄이는게 아니라 달리면서 공기정화를 시키는 엽기적인 기술입니다. 대체적으로 대도시의 스모그 현상을 일으키는게 바로 질소산화물이 자외선에 반응해 만들어진 오존때문인데 바로 온갖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입니다. 그런데 CA 시스템이 설치된 차를 몰고다니면 산소분자 3개가 결합된 오존이 공기흡입구로 들어가 배기구로 나올땐 우리가 호흡하는 일반산소로 바뀌게 됩니다. 즉 차로 들어가는 공기보다 나오는 공기가 더 깨끗해진다는 거죠. 엽기적 아닙니까 ? 이 기술은 토요타 하이브리드처럼 배터리의 잠재적 오염요소도 없고 수천불의 추가지출이 아닌 수백불이면 충분한데다 이미 있는 모든 휘발유차들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사실 이 기술을 처음 소개한게 엔젤하트라는 회사인데 생상성이나 상업성이 전혀없어 포기하고 포드도 관심을 가졌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포기한걸 니싼이 이룩해낸 결과입니다. 그런데 하이브리드란 잠재적 위험을 내포한 기술을 소개한 토요타 그리고 심지어 낮은 토크를 전기엔진으로 보충한 엽기적 하이브리드 어코드를 만든 혼다가 친환경기업으로 칭송을 받으니 저같은 사람은 참 황당할 따름입니다.
제가 환경주의자들(물론 일부겠지만)을 쓰레기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기술이 나왔을때 어쨌든 기름먹는다고 자전거 타고다녀야 된다고 생난리 치던 인간들이 하이브리드가 좀 뜨니까 이제 하이브리드 끌고다녀야 한다고 광고하지요. 웃기는건 CA 가 발표될 당시 워낙 기름값이 쌀때라 SUV들이 설치며 이런 친환경기술이 눈길을 못끌때고 심지어 2001년에 처음 발표된 프리우스 하이브리드도 죽쑤다 석유값이 왕창 뛰면서 관심을 갖게됬다는 점입니다. 만약 2000년도에 진짜 환경주의자들이 CA시스템이 모든차에 기본으로 장착되게 밀었다면 이미 지금쯤 상당한 스모그가 줄었을 겁니다. 이산환탄소보다 더 일반인들 피부에 와닿는 환경문제는 바로 스모그 문제일테니까요. 결국 시대흐름에 밀려서 내년에 니싼에서 내놓는 알티마 하이브리드는 토요타의 기술을 쓰지만 CA시스템을 장착해 나옵니다. 그럼 이전의 하이브리드들과는 훨씬 진보한 모델임에도 불구 원조자리를 뺐겨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술의 니싼이 토요타 기술로 차를만든다 정도로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누굴 탓하겠습니까 결국 마케팅기술 부족한 니싼 스스로를 탓할 밖에요.....
또한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나노기술이 가장 발전한곳도 바로 니싼인데 아직 실제적용하지 않았지만 페인트를 나노기술로 제작해 스크레치같이 작은 긁힘들을 스스로 수리하는 획기적 도료를 개발해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페인트 분자들이 캡슐에든 알약처럼 되있다 충격이 가해 깨지면 더 작은 페인트 분자드링 나와 긁힌자리를 메꾼다는 원리입니다.
뿐만아니라 금속코팅도 나노기술을 적용 엔진부품 마모율의 거의 제로에 가깝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사실 엔진의 마모 95%가 엔진오일이 제 기능을 못하는 시동후 5분간 다 이루어지는데 이걸 좀 줄여보려고 합성오일을쓰던걸 니싼은 엔진부품에 얇은 나노코팅을 입혀 오일이 엔진부품에 늘 머물게하는 동시에 부품간의 직접적 접촉을 아얘 차단해 버렸습니다. 이건 이미 시판되는 차량에 차츰 적용되고있는 실기술입니다.
이런 엄청난 기술이 니싼이 개발한건 물론이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인건 역시 공대생 니싼의 삽질이라고 봐야죠. 그래도 좀 너무하다 싶을땐 (나중에 토요타편에서 더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토요타 엔진값 반으로 깍은건 언론에 대서특필 되면서 니싼의 재료공학의 발전은 언급조차 않합니다. 즉 현재 니싼이 보유한 알미늄엔진과 토요타의 알미늄엔진은 질적으로 다릅니다. 뿐만아니라 혼다 VTEC에 목숨걸고 옹호하는 사람들도 실제 현행 최고의 VVT기술을 보유한 곳이 니싼이란것도 잘 모르지요. 니싼의 엔진 밸브제어 기술은 진보한 혼다의 i-VTEC을 넘어 순간적 엔진압축비율을 바꿀정도로 총체적이고 좀더 복잡한 기술입니다. 이런 기술적 진보때문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십수년간 한번도 않빠지고 세계 10대 엔진에 들수있었습니다. 게다가 지금까지도 이미 경쟁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데 니싼은 최신형 VQ 엔진을 손대 더 발전시켜 버렸습니다. 문제는 그런 신기술들이 일반 자동차 기자들이 순간적으로 이해할 정도의 기술이 아니라 아주 전문적 기술이고 실제 평범한 드라이브를 즐기는 일반차량 구매자들이 피부로 느낄정도의 엄청난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명색이 전문기자라는 사람들이 기름넣고 미친듯 달릴줄만 아는 자질적 문제도 있지만 저같은 사람도 눈감고 타서 이전 엔진과 구분하라면 잘 해낼 자신이 없습니다. 어찌보면 공돌이들의 자위적 성향이 강하다고 할수도있습니다. 그런데 개발비는 무지많이들고... 결국 이런점을 잘 파악한 토요타는 엔진 제작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만행을 감행하는 반면 니싼은 여전히 손님없어 파리날려도 꾸준히 최고 품질을 고수하는 무던한 장인같은 기업이 되버렸습니다.
어쨌든 그동안 제가 왜 니싼 마니아가 됐는지를 궁금해하는 분들이많은것 같아 서론이 좀 길어졌는데 (사실 아직 할얘기가 많지만 제 개인 형편상 ^^.....) 모든 분들이 기다리시는 비용절감의 그늘로 들어가면 니싼역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여가가지 비리를 저질러 버렸습니다.
특히나 곤 회장이 들어서면서 품질관리에 많은 헛점들이 생기게 됐는데 그 대표적 예가 바로 내장제 플라스틱 제질입니다. 많은 분들이 니싼은 물론 심지어 고급모델이 인피니티마져 내장제가 싸구려틱하다고 지적하는데 아주 정확한 지적입니다. 원래 조립이나 마무리처리가 혼다나 특히 토요타에 비해 미숙한 편이었는데 내장제 재질에 지적을 받은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곤 회장이 가격을 기준으로한 입찰제를 구입방식에 적용시키면서 엄청난 품질하락을 가져왔죠. 같은 일본기업들이 만드는데 특출나게 싸다면 질이 떨어질수밖에 없습니다.
뿐만아니라 북미에 판매되는 모델들의 대부분이 전기게열 부품의 문제를 지적받습니다. 특히 엔진 매연방지 센서류같은..... 그런데 일본산 니싼이나 일본 자체내 니싼에게선 이런지적이 많지 않거든요. 원인은 북미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며 싼 멕시코산 부품들을 써서 그렇습니다. 제차만 해도 제 집사람 차보다 차식이 한참 뒤지는데도 불구 집사람차에 생기지 않은 전기계열 문제가 더러 생깁니다. (그럼 아내몰래 부품사다 고치지요 차 팔고 미니밴 사랄까봐^^ ) 그런데 부품을 뜯어서 보면 거의 열이면 열 멕시코산 부품입니다. 열받아서 일본산 집사람차 뜯어보면 일본산이고 심지어 딜러가서 교체부품을 사면 그것마져 일본산일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교체부품을 같은 멕시코산이 아닌 일제를 쓴다면 질 문제를 스스로 인정하는거 아니냐고 항의하니까 지들도 그건 잘모르겠다고 하고... 예전에 제차 송풍장치 조절이 망가져 직접수리를 시도한적이 있습니다. (딜러갔더니 제대로 부품들 테스트도 않하고 전부 바꾸려 들더군요 니싼 부품값 장난아닌데 ㅡ,.ㅡ 게다가 공대 놈들이 차 조립하는 사람이나 수리하는 사람들 신경 않쓰고 성능만 추구하다보니 니싼은 차수리하기가 힘들어 메카닉들이 제일 싫어하는 회사입니다. 웬만한 소모품들을 교체하는데도 이것저것 뜯어내야 손이 닿질않나 그나마 손도 안닿서 특별한 연장을 구입해야하지 않나 어쨌든 그래서 인건비도 비교적 많이 나옵니다. 그나마 요즘 다른회사들도 니싼마냥 점점 저처럼 집에서 자기차를 손보기가 쉽지않아진다는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입니다. ) 그래서 하나하나 뜯어본뒤 점검을 해보니까 가장 의심이 들던 스위치도 완벽하고 모터도 아주 잘 작동되는거였 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않가서 딜러로 가져갈가하다 지인에게 물어보니 한번 회로를 갈아보라고 하더군요. 회로는 소모품이 아닌데 그걸 왜가나 의심하다 부품값이 수리비 견적보다 훨씬싸서 그냥 미친척하고 사서 갈아보니 고쳐지더군요. 그래서 이전 부품과 교체부품을 비교해보니 이전은 멕시코산 새건 일본산.... 게다가 의심스러워 또 시간들여 집사람차를 보니 역시 일본산... 그래서 두 부품을 자세히 분석한 결과 멕시코산은 원판이 그냥 대기중에 노출되 있는데 일본산은 실리콘 코팅이 되있더군요. 결국 좀 습기가 많은곳에 위치한 회로판이 멕시코산은 몇년만에 쉽게 부식된 반면 일제는 거의 무한대로 쓰게금 만들어졌다는 말이지요. 욕나오더군요......
그거 몇푼이나 차이난다고 그따위 짓을 해서 사람 애를 먹이는지 만든 사람은 불과 몇불 차이도 않나지만 워런티 끝난 사람은 딜러에서 수리하려면 한재산 날려야 합니다. 북미산 자동차 면세 혜택을 받으려면 북미산 부품을 어느정도 적용해야 하는건 사실이지만 이런식의 비용절감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만 못해서 자존심강한 니싼 엔지니어들이 그런 부품 들어가게 만든것도 아닌거 같고 일제 부품은 제대로 만든걸로 봐서 비용줄이자고 새로운 경영진이 입찰에서 그냥 한푼이라도 싼회사 결정했겠죠. 상황이 이러니 멕시코에서 만든 센트라나 최근의 베르사같은 경우 관심은 가지만 절대 손이가거나 추천하지 못합니다.
이런건 비단 이런 간단한 장치뿐만 아니라 ABS같은 고급 부품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처음 저의 장인어른이 인피니티를 운전하시다 이상하다고 물으신게 바로 ABS 작동시 발바닥이 간지러울 정도로 매우 심한 진동이 느껴진는 겁니다. 뭐 살짝 돌려서 얼버부리기는 했는데 니싼차에서 발견되는 문제들이 인피니티 고급모델에서 발견될줄은 몰랐습니다. 이건 ABS 작동은 정상인데 부품의 질이 한 세대 뒤져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즉 에어백도 그냥 빨리 터지는게 장땡이 아니라 좀더 발전된 모델일수록 운전자의 무게와 속도를 감안 최대한 피해가 적도록 터지는 타이밍을 조절하는게 최신인데 마찬 가지로 니싼의 ABS도 최신ABS가 작동된다고 패달도 덩달아 움직일 이유는 전혀없죠.
뿐만 아니라 인피니티 G35의 경우는 차문을 열고 닫을때 마다 " 어 이건 혼다 어코든가 ?" 라는 생각이 들정도 소리도 가볍고 실제 문도 약합니다. 사실 측면 충돌안전도는 아큐라 TL보다도 떨어집니다. 이차를 만든 후륜구동 FM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가벼우면서도 상당히 단단한 플랫폼으로 BMW가 부러워하는 플랫폼입니다. 아직 새 플랫폼이라 본격적으로 개발않해서 그러지 이미 한계에 도달한 다른 독일차들보다 확장가능성이나 활용도 면에서 매우 유연한 플랫폼입니다. 더구나 무게를 좀 희생하면 엄청난 강성을 가지게 됩니다. 쉬운예로 SUV의 특성상 좀더 차체를 강화한 FX의 경우 BMW X3와 달리 8기통도 문제없이 장착할뿐더러 단단하기로는 사다리형 프레임을 가진 진짜 SUV가 아닌이상 경쟁상대가 없습니다. 아직 초기형이 이정도 입니다. 그런데 G35의 경우 같은 카테고리 최고의 측면충돌 안전성을 자랑하는 A4 정도는 안되더라도 일제중 최고는 되야하는데 심지어 아큐라보다도 뒤집니다. FX는 그 반대인걸로 봐서 플렛폼 문제가 아니라 측면 에어백만 믿고 그냥 사이드빔이나 다른 기본적 골격들을 줄여버렸다는 말이죠. 사실 차도 잘 모르고 구형 막시마를 타는 집사람도 G35를 처음 타보고는 차 문닫는 소리가 이상하다 말할정도로 가볍습니다. 반면에 A4같은 경우는 문 닫을때 거의 은행금고 닫는 수준의 묵직한 소리가 나죠. 거의 모든 독일차들이 그렇습니다. 벤츠나 캐딜락 (예전 구형 캐딜락 문짝은 진짜 장난 아닙니다. 거의 탱크수준...) 모시던 장인이 가장 거슬려했던 부분도 바로 문짝입니다. BMW가 이쪽에선 독일최고가 아닌데도 이보다 떨어지는 측면강성을 만드는 니싼은 정말 반성해야 합니다. 좀 속이려면 아큐라나 렉서스 ES 처럼 티라도 않나게 하던가.... 속이면 바로 티나면서 비용절감을 감행하는 니싼을 보면 참 답답합니다. 그리고 요즘들에 니싼의 새로운 라인업 모델들에 관심이 적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느그들은 꼭 집어서 알려줘야 정신차리나 ? 그냥 혼다나 토요타처럼 눈치좀 보며살면 않되것나 ?)
또다른 문제로 인피니티 계열 차들의 타이어를 들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혼다와 달리 바퀴라고 해야겠죠. 보통 전륜구동인 니싼계열의 차는 혼다나 토요타에비해 비교적 바퀴가 크고 타이어도 더 광폭을 씁니다. 바로 이들 회사보다 월등히 앞서는 엔진의 토크 때문인데 때문에 토크스티어 (가속시 차의 핸들이 한쪽으로쏠리는 문제.엔진힘은 강하나 전륜인 차들에게 벌어지는 일반적 현상)를 자주 지적받자 연비를 희생하면서도 바퀴사이즈를 늘려 바퀴에 걸리는 저항력을 키워 토크를 상쇠시키는 방법입니다. 전기적으로 토크스티어 발생시 엔진출력을 줄이는 방법도 있는데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니싼의 성격상 그런 방법은 수락하기 힘들었고 니싼보다 더 토크가 강한 8기통 엔진을 쓰는 캐딜락 전륜구동 모델들도 똑같이 바퀴큰거 쓰고 심지어 차 무게도 늘려버리죠.. (사실 이들 차보고 토크스티어니 뭐니 떠드는 기자들보면 가서 한대 뒤통수를 날리고 싶습니다. 이들 차가 혼다처럼 처음 가속부터 바닥까지 밟게 엔진이 세팅된것도 아니고 정상적인 운행엔 오히려 전륜임에도 불구 차를 누가 뒤어서 미는 느낌을 받는 차들인데 이런차를 가속시 바닥까지 액슬을 밟아대면서 토크스티어 어쩌구 하는건 상식이하 입니다. 그러라고 만든차가 아닙니다 . 물론 전륜에 그런 엄청난 토크의 엔진을 달았다는 문제가 있지만 어쩝니까 스펙상 힘없으면 않팔리는데...)
이런 해결책은 연비의 저하뿐만 아니라 가속도 시간도 늘이게 됩니다. 예전에 캠리에게 알티마가 가속에서 밀렸는데 두 차의 바퀴를 바꾸고 테스트하면 결과가 또 뒤바뀝니다. 대신 엄청난 토크스티어를 감당해야겠죠......
그런데 문제는 인피니티에 들어서는 후륜구동 플랫폼으로 인해 토크스티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단번에 G35 기본타이어가 아큐라 TL에게도 떨어지는 좁은 타이어를 쓰게됩니다. 게다가 사이즈뿐 아니라 질도 떨어져서 더 좁은 기본 타이어를 쓰는 BMW보다 접지력이 좀 떨어집니다. 부품의 제원상 상당수의 부품이 BMW보다 한세대 앞섬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BMW가 타이어질을 높여 다른 부품값 아끼며 확실한 비용절감을 이룬반면 인피니티는 돈은 돈데로 쓰고 별거 아닌거 아끼려다 아직 BMW에게 2 % 부족하다라는 말이나 듣고 .... 물론 BMW의 튜닝 기술이 이룬 개가라고 할수도 있으나 니싼은 제 말투나 농담 흉내내려다 분위기 싸하게 만드는 제 공대친구같은 느낌이 많이 듭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건 아직 100 % 확실하다고 할수는 없지만 최근들어 출시된 2 톤이상 무게가 나가는 대형 SUV에서 유난히 브레이크 문제가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브레이크라는게 원래 부품의 질보다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좌우되는 경향이 많은데다 실제 2.5 톤이 넘는 ARMADA같은 차를 미친듯이 몰고다니는 사람들을 많이봐서 브레이크 패드와 로터의 마모가 심하다는 불평을 100 % 믿지는 않습니다. 헌데 요즘 니싼의 행태로 봐서는 소모품 질의 하락이 있다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단 정상적 운행을 했는데도 마모가 쉽게된다면 확실한 비용절감의 증후가 있었다고 봐야겠죠.
그동안 제가 왜 니싼 매니아가 됐는지 궁금하셨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궁금증을 해결해드리고 또 지난번 일로 저에게 많은 격려를 주셨던 분들에게 답레의 차원에서 평소보다 더 많이 보따리를 풀게됐습니다. 사실 말로 직접하면 더 많은 얘기를 나눌수있는데 글로 쓰다보니 시간은 열배나 더 걸리면서 하고싶은말은 10분지 1 밖에 못해 아쉬울때가 많았습니다. 지금도 아쉽지만 제 집사람의 한계를 시험하는것 같아 니싼은 이정도로 마쳐야 할거 같습니다.
한번에 모든 보따릴 풀면 재미가 없으니까 차차 더 얘기를 나눌때가 있겠죠.
중요한건 제가 니싼을 싸고 도는건 개인적으로 이 회사가 아직 그나마 자동차의 기본에 가장 충실하면서도 정직한 회사라고 믿기때문입니다. (물론 기본이라는 명제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저 뿐만 아니라 바쁜 어머니들이나 아파트 생활 때문에 인스턴트 고추장이나 된장에 입맛이 길들어 집에서 담근 진짜 고추장이나 된장을 메주맛 때문에 못먹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공장음식에 길들여지다보면 진짜 제대로된 음식이 더 역겨워지는 상황이 자동차 산업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아직도 전통 장맛을 간직하는 니싼같은 회사가 인스턴트 제품 만드는 회사들에게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그동안 주제넘게 니싼편을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젠 솔직히 제 확신이 흔들릴때도 많습니다. 과연 전통장맛을 유지하는게 좋은건지 사람들 입맛에맞는 장을 만드는게 현명한건지.....
개인적으로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저보다 더 보수적인 제 공대생 친구, 다른 여자들에겐 꽉막힌 재미없는 사람일지 몰다도 그 중심은 언제나 바람에도 변함없는 바위같은 친구가 맘에 들지만 요즘세대로 보면 점점 사라져가는 공룡에 가깝습니다.
니싼도 그런회사기에 제가 곤이 상업화로 물들이려는 니싼에 아직 연연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너무 길어서 모두 읽지는 못했지만... 핵심은 기술의 닛산" 입니다... OMX"가 더.. 기다려 집니다..
읽는데 꽤 오래 걸렸지만 니싼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니싼에 대해선 잘 몰랐거든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것도 재밌지만 구두쇠 혼다이야기나 도요타 이야기도 재밌어요 ㅎㅎ
저는 업무상 닛산과 토요타 두군데 모두 방문하여 실제 차량을 시험해본 엔지니어입니다. 닛산 말씀하신데로 기술력 좋습니다. 일본내에서도 판매순위로는 도요타에 이어 2위입니다.(격차는 제법있지만요)...근데,,, 닛산은 일본최고의 학부졸업생들이 모였지만 그 두뇌를 잘 사용하지 못해 르노에게 팔렸다고 합니나. 반대로 토요타는 상대적으로 지방학생들을 받아들였지만 관리(교육및 자기개발 등드등)을 잘 하여 지금의 토요타를 이루었다고 하더군요... 저도 들은 얘기지만 가슴에 와 닿습니다. 한국과 어쩜 비슷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