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들린 곳이 ‘오'설록’이 있는 녹차원이다. ‘오'설록’에 대한 소개는 ‘오'설록’웹사이트의 글로 대
신 하고자 한다.
<5천년이라는 인류와 역사를 같이하는 가장 오래된 기호식품인 녹차...
특히 제주도는 유배시절의 추사 김정희가 차를 가꾸고 초의선사 등 많은 다인들과 차를 통해 교류하며 다
선삼매의 경지에 이르러 많은 작품을 탄생시킨 유서 깊은 차 유적지로 좋은 차가 생산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설록차 뮤지엄 오'설록은 제주도 서광다원 입구에 세워졌으며 동서양,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문화공
간이자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이며 녹차와 한국 전통 차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학습공간입니다.
오'설록은 origin of sulloc, only sulloc, of sulloc cha 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즉 설록차의 기원이자 뿌리가 되는 제주도에서 설록차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임을 의미합니다.
oh! sulloc 이라는 감탄의 의미를 경쾌하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 오'설록 홈페이지 ;
http://www.osulloc.co.kr/museum/mu_intro.jsp>
홈페이지에 소개된 데로 넓은 녹차원과 그 사이에 세워져 있는 바람개비(아마도 스프링클러를 가동하는
풍력 발전기가 아닌가 한다.)가 인상적이었다.
‘오'설록 뮤지엄’을 견학하고 숙소를 향해 출발하였다. 차안에서 저녁 식사 준비를 어떻게 하는가는 문제
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다. 나는 설거지를 책임지고 하겠다고 하였다.
오후 5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절물휴양림에 도착하였다. 삼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는 풍경
이 아름답다. 사진을 찍느라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어른들이 숙소로 가셨는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어두
워지는 상황이지만 절물오름을 등산하기로 했다. 오름의 정상에서 바라본 낙조가 아름다웠다.
6시경에 하산을 하여 숙소에 도착하니 이기웅선생님께서 저녁식사 준비를 거의 끝내셨다. (권양택선생
님께서 말씀으로만 식사준비를 하셨다는.....) 돼지고기를 후라이판에 구워서 소주와 함께 하는 식사가
맛있었다. 많은 양의 밥을 준비하시면서도 밥이 아주 잘 되어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밥은 물의 예술’
이라는 말씀이 현재 상황에 꼭 맞는 말이다. 식사 후 뒷정리를 한 후 사극을 시청하고 나니 어느 덧 11시
30분이다. 하루 여정의 피로를 풀기 위헤 모두 꿈나라로.......
4. 제2일차 : 숙소 - 성판악안내소 - 한라산동능정상 - 관음사안내소 - 제주하얏트호텔(2박)
낯선 곳에서 잠을 자면 숙면을 못하는 관계로 4시 15분경에 눈이 떠졌다. 어깨쭉지가 쓰리다. 화장실에
가서 거울에 비쳐 보니 깔고 잔 요의 다이아몬드 무늬 자국이 선명하다. 피곤해서 살갗이 데는지도 모르
고 잠을 잔 아둔한 나 자신을 원망해본다.
6시경에 아침식사 준비를 하여 모두 식사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였다. 점심식사를 위해 식은 밥을 그릇에
담아 배낭을 꾸리니 7시 20분이 지난다. 7시 40분경에 오늘 산행의 출발점인 성판악안내소를 향해 출발
하였다.
8시경에 성판악안내소에 도착하여 각자 등산을 위해 스패치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에 한라산을 향하니 시계는 8시 8분을 가르친다. 4시간정도 소요될 산행이다. 한라산 등산은 지루한 감
이 있다. 특히 어리목에서 한라산 서능정상을 향하는 산행은 고역이다. 한라산의 경사가 완만하여 정상
을 향해 한 참을 가도 높게 올라왔다는 느낌은 오지 않고, 정상은 그 자리에 있으니 힘이 빠졌던 경험이
있다. 이에 반해서 성판악에서 한라산 정상을 향하는 등산은 상대적으로 지루한 감이 덜하다. 대략 해발
1,500m 고지까지 한라산 정상을 보지 않고 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등산로 주변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었지만 우리들 보다 앞서서 등산한 분들이 다져 놓은 산행길이라 어제
걱정했던 것보다 수월하게 느껴졌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짬짬이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휴식 중
에 커피도 마시고 사진도 찍으며 한발 한발 정상을 향해 올랐다. 처음에는 대략 1.3km 간격으로 휴식을
취하다가 나중에는 500m 정도 걷고 나서 휴식을 취하였다.
에베레스트를 처음으로 정복한 영국의 등산가 힐러리경이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오른다.’고 한 말을
떠올리며 올라간다. 대략 해발 1,400m정도에 이르니 눈이 덮인 구상나무 군락이 나타난다. 구상나무의
푸른 잎과 흰 눈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최문헌선생님이 조금은 힘들어 하신다. 해발 1,450m 지점에
서 휴식을 취하며 아련히 보이는 정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때, 한라산 정상부근에 운무(雲霧)가 피어
난다. 갑자기 기상이 악화되어 산행에 어려움이 생겨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이 난다. 진달래대피
소를 향해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여기서부터는 경사가 급해진다.
10시 40분경에 해발 1,500m 지점에 위치한 진달래대피소에 도착하였다. 기념사진을 찍고 점심식사를
어디에서 할 것인가 잠시 논의한 후 정상에서 하기로 결정하였다. 교장선생님께서는 진달래대피소에서
점심식사를 하신 후 하산하실 생각이셨지만, 모두들 여기까지 와서 정상에 꼭 올라야 한다는 주장에 따
라주신다. 정상까지 약 1시간 30분 거리. 가파르기는 하지만 꾸준히 걷다보면 정상은 우리 발아래 있을
것이다. 서로를 격려하며 정상을 향해 힘차게 걸음을 내디뎠다.
해발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발걸음이 더뎌진다. 경사가 급한 탓이리라. 한라산은 대부분 현무암으로 경사
가 완만한 순상화산(楯狀火山)이지만, 정상부분은 조면암질로 형성된 종상화산(鐘狀火山)이어서 경사가
급하다. 해발 1,800m를 지나자 경사는 더욱 가파르고, 나무계단으로 이루어진 길이 나타난다. 교장선생
님과 최문헌선생님이 힘들어 하신다. 하지만 내친걸음, 정상을 향해 걷고 또 걸을 수밖에...... 해발
1,850m 지점을 통과하자 교장선생님께서 ‘맑고 비교적 따뜻한 날씨 속에 산행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하신다. 지난 2월 15일 운장산 산행 중 권양택선생님이 운장산 서봉에서
하나님께 한라산 등산이 맑은 날씨 속에 무사히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셨는데...... 아마도 모든
분들이 좋은 날씨 속에 안전한 산행을 기원한 탓일까 아직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롭다.
무시코 지나쳤지만 등산로 옆에 일정한 간격으로 빨간 깃발을 단 깃대가 서있다. 아마도 해발 100m 오
를 때 마다 표시를 하고, 눈이 쌓이는 경우 등산로를 안내하여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세운 듯하다. 해발
1,900m 지점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이제 정상까지는 50여m. 눈으로 덮인 정상
이 눈앞이다. 산에 오를 때 정상이 가까워지면 심리적으로 길을 재촉하는데, 오늘 만큼은 주변을 음미하
면서 정상에 오르고 싶다. 10여분 정도 지나 마침내 정상이다. 정상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18분. 4시간
10분정도 걸린 산행이다. 천천히 여유를 갖고 꾸준히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다.
산 아래에 펼쳐진 눈으로 덮인 구상나무 숲이 아름답다. 제주도 해안선을 바라볼 수 있게 해달라는 전귀
옥 선생님의 바램을 구름이 막아서 못내 아쉽다(크~). 그러나 날씨가 좋아서 비교적 편안하게 산행을 한
것에 만족을 하면서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식사를 하였다.
정상부근에 까마귀들이 무척 많다. 우리는 까마귀를 흉조(凶鳥)라고 하지만 서양사람들은 길조(吉鳥)라
고 하니 같은 사물에 대해서도 지역에 따라 사고체계가 다름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결국 인간관계에서
각자의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며 사는 삶이 중요할 것이리라. 점심식사 후에 남은 음식을 까마귀에게 선
물을 하였다. 까마귀들의 좋은 식성을 보고 교장선생님께서 000선생님이 체구에 비해 식사량이 많다고
하시며 ‘까마귀가 우리 동아리에도 있다.’고 하셔서 한 바탕 웃었다. 이기웅선생님이 성판악안내소로 내
려가서 차를 운전하여 관음사안내소로 오시겠다며 먼저 하산을 하신다. 대(大)를 위해 애써주시는 마음
에 고마움을 표시할 수밖에 없다.
기념사진을 몇장 더 찍고, 제주도 해안선을 바라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후 1시30분에 관음사를
향해 하산을 서둘렀다. 내려가는 길은 용진각대피소와 탐라계곡대피소를 거쳐 관음사안내소까지 가는
길이다. 지루한 길이다. 대학교 답사 때 이 길을 내려간 후 탈진했던 기억이 새롭다. 물론 그 때는 한라
산 서능정상에서 영실계곡을 거쳐 관음사로 내려갔지만......
중간 중간 사진을 찍으며 휴식을 하는 방법으로 하산을 한다. 정상으로부터 500여m를 내려왔을 때 이기
웅선생님이 진달래대피소를 지난다고 전화를 주신다. 용진각휴게소에 이르는 길은 경사가 급하다. 능선
에서 골짜기를 향해 내려가는 등산로여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주변 경관은 오를 때 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다.
한라산 북쪽사면이라서 그런지 눈이 더 많이 쌓여 있다. 눈길을 내려오느라 때로는 등산로 옆에 쳐진 로
프를 잡고, 때로는 미끄럼을 타면서 내려간다. 김수영선생님은 ‘하늬뫼사랑’의 회장님이라는 장식을 벗어
버리시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신 듯 급사면을 아예 눈썰매로 내려오신다. 그 뒤로 김자미선생님도......
다른 산행팀의 아주머니 몇 분도.......(당연히 눈썰매장 입장료를 내라고 하였지만 아무도 입장료를 주
시지 않았다.)
용진각 휴게소에 이르러 용변을 보고 정상을 바라보니 멀게만 느껴진다. 골짜기를 거쳐 반대쪽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가파르다. 휴대폰 벨이 울려 전화를 받으니 친구인 용석이다. ‘딸이 원광대학교에 합격을
하여 익산에서 생활을 하여야 하는데 방을 구하지 못해 전화를 하였다.’고 한다. ‘한라산 가운데 있어서
내가 구하지 못하고 집사람에게 부탁하겠다.’고 한 후 전화를 끊고 집사람에게 전화를 하여 통화를 하면
서 오르막을 오르니 숨이 가쁘다. 집사람에게 친구의 부탁을 알리고 난 후, 친구의 전화번호를 알려 주기
위해 문자메세지를 보내려 하는데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방법을 몰라 한 참을 헤맨 후에 겨우 보내고 나
니 일행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나를 발견하였다. 발걸음을 재촉하니 저 멀리 일행이 보인다. 능선위에 서
계시는 모습이 멋있게 보인다.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전귀옥선생님께서 사진촬영을 부탁
하신다. 사진을 찍고 휴식을 취하는데 누군가가 눈위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시는 권양택선생님의 엉덩이
부분에서 연기(?)가 난다고 하셔서 한참을 웃었다. 고어텍스성분의 등산복이라 땀이 수증기로 변해 배출
되느라 그런 것을 웃자고 하신 말씀 같다.
다시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이기웅선생님으로부터 이미 성판악안내소까지 하산을 하셨고, 차량을 점검
하시고 출발하겠다는 전갈이다. 이 말씀을 전해 들으신 교장선생님께서 ‘아마도 선생님의 보폭이 커서 빠
르게 하산한 것 같다.’고 하신다. 조금 서두르기로 하였다. 한 참을 내려오다가 뒤 돌아보니 일행이 보이
지 않는다. 일행 중 최성복선생님과 김자미선생님은 앞서 가셔서 보이지 않고, 교장선생님을 포함한 몇
분은 보이지 않으니 걱정이 앞선다. 전귀옥선생님은 계속 내려가시라 하고 10여분정도 기다리니 모두
오신다. 아마도 관절의 통증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시는 것 같다. 관절에 통증이 있으면 하산길이 힘든
데...... 탐라계곡대피소에 이르러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출발하니 골짜기에 이르는 길이 또 험난하다.
계곡을 가로질러 다시 오르막을 올라 벤치에 앉아서 쉬는데 모두 지치신 모습이다.
우리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등산팀이 있어서 어디서 오셨냐고 물어 보니 고창 심원에서 오셨다고 한
다. 전라북도 사람을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다. 그 분들은 1박 2일로 오셨다고 하신다. 비용은 항공편과
배편을 이용하는 조건으로 20만원이라고 하신다. (우리는 2박 3일에 왕복 항공편을 이용하는 데에도 30
만원인데......). 고향사람을 만났으니 관음사안내소에서 만나면 복분자를 주신다고 하시며 먼저 길을 재
촉하신다. (복분자는 받지 못 했다.)
출발하려고 하는데 이기웅선생님은 이미 관음사안내소에 도착하셨다는 전갈이다. 모두 힘을 내어 걷기
로 하였다. 여기부터는 완만한 길이다. 한 참을 내려오니 다시 까마귀들이 보인다. 내가 ‘권양택선생님의
한라산 정상에서 먹고 남은 음식을 까마귀에게 제공한 호의(好意)로 인해 까마귀들이 또 길을 막는다.’고
하자 최문헌 선생님이 남은 쵸코파이를 주라고 하신다. 눈 덮인 환경에서 먹이를 쉽게 얻지 못하는 까마
귀들이 등산로를 따라 먹이를 찾아 헤매는 것 같다.
이제 남은 거리는 약 1Km 정도. 시간은 어느덧 5시에 가깝다. 예정보다 늦은 것은 아니지만, 시간을 조
금 더 벌었으면 중문에 가서 주변 지역을 볼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5시 30분 경 관음사 안내
소에 도착하였다. 등산에 소요된 시간 만 8시간. 비교적 양호한 산행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승차하여 중문을 향해 출발하였다. 차내에서 집사람에게 전화를 하니 친구의 부탁
을 해결하였다고 한다. 마음이 한층 가벼워진다. ‘김자미선생님이 나를 미워한다고 말하면 저녁에 내가
술값을 치루겠다.’고 하였지만 끝내 술값을 낼 기회를 주지 않았다. 6시경 중문단지에 도착하여 하이야트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7시경 서귀포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갔다.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서 갔지만 목적지에 이르러서 한
장소를 두고 두 바퀴를 돌고나서야 예약된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집은 만원이어서 옆집에서
식사와 함께 술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호텔로 돌아와 주변을 산책한 다음, 호텔에서 식수를 공급해주
지 않으므로 편의점에 가서 식수를 샀다. 식수를 기본적으로 공급해 주지 않는 호텔이라는 점이 조금 아
쉬웠다.
5. 제3일차 : 숙소 - 중문해안(주상절리대) - 표선해안도로 - 따라비오름 - 제주공항 - 광주공
항 - 전주서중학교 도착
아침 일찍 일어나서 어제 산행으로 인한 피로를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지만,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신라호텔을 거쳐 중문해수욕장 백사장을 가로질러 다시 호텔로 돌아오는 코스를 따라 산책을 하였다. 호텔에서 뷔페식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9시경 호텔을 나섰다. 주상절리대공원에 도착을 하여 동쪽으로 이동을 하여 주변을 살펴보고, 입장료를 낸 후 주상절리를 구경하였다. 제주도에서는 주상절리를 ‘지삿개’라고도 한다.
절리(節理)는 용암이 냉각될 때 수축하여 발달한다. 유동성이 큰 현무암질 용암류가 빠르게 냉각될 때는 규칙적으로 잘 발달한다. 냉각 중에 있는 용암의 경우 표면에는 수축 중심점들이 발생하며, 이 수축 중심점들을 잇는 선의 중앙에서는 양쪽으로 직각방향의 틈이 벌어진다. 여러 방향의 틈들은 서로 만나서 6각형의 기둥으로 분리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과정에서 만들어진 절리를 주상절리라고 한다. 이들 절리로 분리된 돌기둥은 용암의 두께와 냉각속도에 따라서 높이 수십미터 지름 수십 센티미터의 규모로 발달하나, 이들 기둥은 일반적으로 다각형이다. 돌기둥의 방향은 대체로 냉각면에 대하여 직각이다. 제주도 남쪽 해안에 해식애가 발달한 것은 절리 때문이다.
주상절리대를 답사하고 다시 차에 올라 표선해안도로를 보기 위해 동진한다. 표선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기웅선생님의 능숙한 운전 솜씨로 어려움을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표선해안의 감귤농장이 집단적으로 분포하는 지역도 지나치고, ‘바릇잡기’ 체험관광을 할 수 있는 지역도 지나치고.......
지도에 나타나 있지 않아서 ‘따라비오름’을 찾아 가는 여정은 복잡했다. 표선에서 성읍으로 가는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가 멀리 바라다 보이는 두 개의 오름을 두고 가까이 보이는 것이 ‘따라비 오름’일 것이라는 추측과 멀리 보이는 오름이 ‘따라비 오름’일 것이라는 각 자의 추측을 말하면서 감귤농장사이로 난 좁은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비산비야의 지형을 관통하였다. ‘따라비오름’을 답사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주변 경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는 즐거웠다. 비행기 시간을 생각하니 제시간에 ‘따라비오름’ 도착하지 못하면 이곳을 답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민가가 모여 있는 곳에서 길을 물어 겨우 ‘따라비오름’에 이를 수 있었다.
‘오름’은 기생화산을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제주도에는 약 360여개의 오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생화산 중에 화산 쇄설물이 분화구 둘레에 퇴적되어서 이루어진 원뿔 모양의 작은 언덕을 분석구라고 한다.(제주도 사람들은 분석구도 오름이라고 부른다.)
나에게 ‘따라비오름’은 생소한 곳이다. 전귀옥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화산체 안에 또 다른 분화구가 있는 형상이라고 하신다. 이 말을 듣고 내가 ‘따라비오름’이 이중화산(二重火山)의 형체가 아니가 추측된다고 설명을 하였다.
차에서 내려 둘러 본 주변의 경관은 완만한 경사를 가진 목장 같다.(나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농장 풍경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였다.) 오름에 가능한 가까이 접근하였지만 등산로가 없어서 되돌아 나왔다. 목장의 철조망에 ‘따라비오름’ 등산로라는 매직으로 씌어 진 조그만 안내판을 보고 차에서 다시 내려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에 오르는 길의 억새풀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교장선생님과 최문헌선생님은 어제 한라산 등산의 여독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산행을 강행하신다.
오후 2시경에 외륜산(外輪山)에 이르러 바라본 오름의 형상은 하나의 화산체 안에 세 개의 분화구가 있다. 나는 이 오름이 이중화산으로 그 안에 세 개의 서로 다른 기생화산이 결합된 형태 같다고 설명을 하였다. 구체적인 지형적 특징은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하고 싶었다. 내려오는 길에 혹시 ‘따라비’라는 말이 ‘따개비’의 말의 제주 방언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하였다.(마치 바닷가 바위에 붙어사는 따개비 모양을 하고 있어서 이와 같이 말하였다.) 점심식사 때 식당에서 ‘따개비’의 제주 방언을 물어 보니 모르겠다는 답이 되돌아온다. 답사기를 쓰면서 확인한바 ‘따라비’가 ‘따개비’의 제주 방언이 아닐까하는 나의 추측은 잘 못 된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비오름’의 전경을 찍기에 곤란하여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하늬뫼사랑’ 까페에 탑재하였다. (http://cafe.daum.net/hanimountainlove) 그리고 ‘따라비오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아래와 같이 인용을 하였다.
<‘따라비오름’은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오름으로서 해발 342m, 높이 107m, 둘레 2,633m, 면적 44만 8111㎡로, 가시리에서 북서쪽으로 약 3㎞ 떨어진 지점에 있다. 고구려어에 어원을 둔 다라비에서 온 이름으로 '높다'라는 뜻의 다라는 달을(達乙), 달(達)에서 왔으며, '비'는 제주도의 산 이름에 쓰는 미의 접미사로, 높은 산이라는 뜻이다. 다라비가 따라비로 경음화하여 따하라비·땅하라비로 풀이되어 한자어로 지조악(地祖岳)이 되었다. 몇 가지 유래가 더 전하는데 모자오름과 가까이 있어 지아비, 지어미가 서로 따르는 모양이라고 해서 부르게 된 이름이라고도 하고, 가까이에 모자오름·장지오름·새끼오름이 모여 있는 중에 이 오름이 가장격이라 하여 따애비라 불리다가 따래비로 와전된 것이라고도 하며, 모자오름과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형국이라고 하여 따하래비라 부르기도 하였다.
크고 작은 여러 개의 봉우리가 어우러져 부드러운 등성이로 연결되며 원형 분화구 안에 3개의 작은 화구를 가진 특이한 화산체이다. 북쪽 사면에는 말굽형으로 침식된 흔적이 있고 말굽형으로 벌어진 방향의 기슭 쪽에는 화산재가 형성된 후에 흐른 용암 암설류의 퇴적으로 이루어진 작은 언덕들이 흩어져 있다. 오름 전체가 풀로 덮여 있다. 찾아가려면 가시리에서 제동목장을 지나 제주시와 성읍리로 가는 사거리에서 성읍리 방향으로 120m 가다가 왼쪽으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 출처 : http://blog.naver.com/sollake?Redirect=Log&logNo=120012707617 ; 네이버블로그 - 감귤나라기선농원>
‘따라비오름’에서 한라산 정상을 바라보니 크고 작은 오름들이 연속하여 나타난다. 김자미선생님이 ‘오름’의 특징을 제대로 느낀 것이 큰 수확이라고 하신다. 외륜산에서 바라보는 주변환경은 아름다웠다.
‘김영갑갤러리’에 들리기에는 비행기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오후 2시 30분경에 승차를 하여 제주시를 향했다. 3시경에 제주항 부근 수산물공판장에서 기념품을 사고 식사를 하였다. 이제 남은 일은 렌트카를 반납하고 비행기를 타면 제주도를 떠나게 된다. 이제 제주에서 즐거웠던 시간이 사진과 함께 추억의 편린으로 남게 될 것 같다. (‘김영갑갤러리’를 탐방하지 못해서 전귀옥선생님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여행일 것 같다.)
오후 5시 15분 비행기가 5시 35분이 되어서야 제주공항을 이륙한다. 6시 10분쯤 광주공항에 도착하여 짐을 찾고 전주로 향했다. 7시 40분경 전주에 도착하여 서곡의 흑두부이야기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지난 사흘간의 즐거웠던 시간을 음미하였다.
6. 글을 마치며
즐거웠던 제주도 여행을 마치며 느낀 감정을 글로 쓰려고 하니 며칠간의 일정이 파노라마같이 머릿속을 지나간다. 특히 대학교 때 답사를 한 곳과 겹치는 지역이 몇 곳이 있었고, 그 장소에서 1970년대 말의 어려웠던 시절의 고생이 많았던 답사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를 때면 그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즐거웠던 것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 아래 하얀 눈으로 덮인 한라산 정상에 오른 것과 억새와 화산체가 아름다운 ‘따라비오름’에 오른 것이다.
이제 사진 속에서 추억을 떠올릴 2박 3일의 제주도 여행을 하는 동안 힘드신 가운데에도 늘 웃음 띤 얼굴로 대해주신 교장선생님, 여행을 준비하신 김자미, 전귀옥 선생님, 사흘간 안전운전으로 우리의 여정을 편안하게 해주시느라 고생하신 이기웅선생님, 늘 웃는 모습으로 즐거운 여행을 함께 하신 하늬뫼사랑 김수영회장님, 최성복, 최문헌, 권양택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