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장은 난지도에서 민막과 식당을 하며 틈틈히 배를 타고 고기를 잡는 어선의 선장이었다.
육십 중반에든 그의 나이에 비해 모습이 더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은 지나간 세월이 그에게 그다지 만만치 않았던 터이겠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는 오랜동안 객지 생활을 하다 십여년 전에 고향인 난지도로 돌아와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비처럼 시작된 그와의 대화는 몇 마디를 나누면서 이내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다.
요트란 김선장 생각처럼 그렇게 멀리 있느것이 아니라 다만 선입감 때문에 멀게만 느껴지게 된 것이라는 나의 설명에 그는 쉽게 동조하고 있었다.
그것은 지금 내가 타고 있는 Orion은 중형차 한대 값에 불과한 중고배이며 탄도에 있는 요트를 비롯해서 국내의 대개의 요트가 그다지 고급이 아닐 뿐만아니라 현재 우리나라에서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은 대개는 부자이기 보다는 요트에 매료된 사람들이라는 점, 우리의 요트 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이며 앞으로 그 저변이 급속도로 넓혀 질 것이라는 점, 요트 산업은 미래 산업이며 현재 어선이 처한 어려움에 대해 어민이 이를 그 대안으로 활용 될 수 있다는 점, 난지도는 여러 측면에서 요트 정박지로 최적의 요건을 갖추었다는 점, 난지도에서 요트의 저변 확대에 어선 선장들이 적격이라는 점 등에 대해서 구구 절절하게 설명했던 탓이겠다.
난지도는 당진군에 속해 있는 섬으로 소난지도와 대 난지도로 이루어져 있다.
서해대교를 건너 송악IC에서 대호 방조제를 따라 반 시간을 가다 보면 도비도라는 선착장을 만난다.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면 소난지도를 거쳐 35분 정도면 대 난지도에 이르고, 돌아 올 때는 도비도로 바로 오므로 20분도 체 걸리지 않는 가까운 섬이다.
난지도에는 당진군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난지 해수욕장이 있는데 이를 관광지개발 차원에서 재 개발을 하는 덕에 땅값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난지도는 과거에 인구가 사백명이나 되었던 비교적 큰섬 일 뿐만 아니라 소난지도의 낭만적 풍광과 섬 둘레에 산재된 기암 괴석과 함께 매우 아름다운 섬이라고 소개 할 수 있다.
우리의 요트 산업은 전반적으로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탄도항을 중심으로 그 저변 확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의 속도라면 탄도항 만으로는 그 수요를 머지않아 다 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탄도는 수도권의 요트 일번지로 자리를 굳힐 것이지만 요트 저변화를 위해선 탄도 외의 서해안 주변에 탄도와 같은 요트 정박지가 새롭게 개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면에서 요트를 전제한 난지도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열거 할 수 있다.
첫째 서울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다.
둘째 정박지에서 바로 수심이 깊은 외해로 연결 될 수 있다.
셋째 갯벌과 어구와 같은 장애물이 적고 청적수역이라 할 수 있다.
넷째 다수의 요트 앵커를 위한 소난지도 사이의 넓은 적합 수역이 있다.
다섯째 주변의 풍광이 수려하며 관광지로서 개발 여지가 높다.
난지도의 지역주민이 난지도의 진정한 주인이므로 만일 이곳에서 요트가 활성화 된다면 그 주역으로 난지도 어선장들이 함께 해야 된다는 나의 생각에 김선장은 고개를 끄떡였다.
우선은 Orion이 이에 협조하는 의미로 이곳에 정박을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앵커 설치를 위한 약조금을 김선장에게 건네주고 난지도와의 이별을 고했다.
아침 햇살을 받은 바다는 짙푸른 색을 띄우며 넘실거리고 바람은 더 없이 상쾌하기만 했다. 쎄일링 하기에 좋은 날이었다.
난지도를 떠나 육도를 거쳐 탄도에 이르기까지 함원장과 난지도에 대한 희망찬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줄 몰랐다.
그 날따라 바다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