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태 전 불타 사라졌던 여기는 제주 그림책방 1번지 : 제주 ＜그림책카페노란우산＞

[류주형(서울 자문위원)]

이태 전 불타 사라졌던 여기는 제주 그림책방 1번지

우리 책방은요 │ 그림책카페노란우산

그림책카페노란우산 서귀포점 외부 모습.

   8년 전 제주 서쪽 시골 마을에 카페를 열고 한편에 그림책 서가를 만들어 책방 ‘그림책카페노란우산’을 열었습니다. 그림책작가의 그림책방과 큐그레이더이자 로스팅 마스터의 커피전문점이 함께 있는 공간으로, 다양한 예술 그림책, 힐링과 치유를 주는 그림책을 보면서 건강하고 향기로운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림책카페노란우산은 제주에서 처음 생겨난 그림책 전문 서점입니다. 책방지기의 큐레이션으로 어린이, 평화, 지역, 공동체, 자아정체성, 관계회복, 생태계, 환경, 치유와 힐링, 건강, 생활, 교육, 예술 등 다양한 주제의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제주에 그림책방이 생겼다는 소식이 그림책을 사랑하는 분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제주에 오면 한번쯤 들러가는 곳이 되었고, 그림책작가와 출판사 관계자분들도 많이 들러 주셨습니다. 작가님들이 오실 땐 작가와의 만남을 갖기도 해서 시골의 작은 책방으로선 이례적으로 북토크, 행사를 많이 열기도 했습니다. 제주시에서, 제주 동쪽에서 한라산을 넘어 참여하러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제주도민 사이에서 차로 30분 이상 걸리는 곳은 ‘장거리’라 너무 먼 게 흠이라며 제주시에 그림책방이 더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동네책방이 되고 싶었는데 여전히 ‘관광책방’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주시와 접근성이 좋은 곳에 책방을 하나 더 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림책 원화도 보여줄 수 있는 작은 전시공간도 마련하고 다양한 도서문화 활동들을 기획하여, 단순히 책만 파는 곳이 아닌 책을 통해 문화와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2호점인 제주 제주관광대점(구 광령점)을 열었습니다.

그림책카페노란우산 관광대점 내부 모습.

그림책카페 관광대점 외부 모습.

그림책카페노란우산 서귀포점 내부 모습.

그림책카페노란우산 관광대점 내부 모습.

그림책카페노란우산 서귀포점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는 모습.

그림책카페노란우산 관광대점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는 모습.

   다양한 책모임을 통해 건강한 몸, 건강한 정신, 건강한 환경, 건강한 사회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꿈꾸게 되었습니다. 책방이 중심인 마을, 혹은 느슨한 공동체를 꿈꾸고 있습니다. 지치고 아픈 사람들이 와서 쉬고, 치유 받고, 힐링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주는 자연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울창한 숲과 수백 개의 오름과 너무나 아름다운 바다와 한라산 자연이 주는 치유의 힘과 그림책으로 아프고 지친 마음과 영혼을 치유하고, 건강한 먹거리와 운동으로 먹으며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이루어갈 친구들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책방을 한다는 건 사람과 책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인 것 같습니다.

   2년 전 서귀포점에 불이 났습니다. 전기 누전 사고로 인한 화재였습니다. 수천 권의 그림책과 함께 7년 동안 쌓아놓은 추억들이 불에 사라졌습니다. 처음에 믿기지 않아 몇 번을 확인하고 꿈인가도 싶어 언제 꿈이 깨려나 싶기도 했습니다. 화가 났다가 원망도 나왔다가 멍해져 있는데,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에서 모금 운동을 해 주셨습니다. 여러 선생님과 대표님들, 작가님들이 빨리 재건하는 게 갚는 거라며 그림책카페노란우산에서의 추억을 아쉬워하시며 복구에 힘을 보태 주셨고, 지인 관계도 아닌 분들까지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런 큰마음을 받아 그림책카페노란우산 서귀포점이 다시 문을 열게 되었고, 그림책카페노란우산을 응원해주시는 모두의 그림책방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주/글·사진 이진 노란우산 대표

그림책카페노란우산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녹차분재로 32번지(서귀포점)

                                 제주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2715 제주관광대학교(관광대점)

instagram.com/bookshopnoranusan

*출처 : 한겨레신문, 2023년 7월 8일자

*원문 보기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1099122.html

이태 전 불타 사라졌던 여기는 제주 그림책방 1번지 [책&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