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섭 시민기자) 시대의 변천과정과 기반시설의 변화 속에서 옛문화를 다 찾기는 어렵지만 보존돼 있는것 곳을 골라 울산의 멋과 함께 문화탐방을 하는 것도 유익하다. 그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다는 고인돌이 언양에 자리하고 있다.
언양 삼성아파트 주변에 어린이 놀이터와 24번 국토사이의 고인돌은 300곘의 무게를 지닌 거대함에 놀란다. 길이 8.5m 높이 5.3m의 울산시 기념물 2호 지정문화재 보호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청동기시대 유물로 추정되며, 그 시대의 고관과 정치적인 세를 과시하는 것으로 크기에 따라 정치적 세력 집단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300곘이나 되는 무게의 돌을 운반하는데 필요한 인원을 산술적으로 추론한 결과 1인당 80kg을 운반한다고 가정하면 4000여명의 인원이 동원됐다. 청동기시대를 감안하면 얼마나 큰 공사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벗나무와 매실나무가 조경이 돼 있고 어린이놀이터와 인접해 있어서 사료 가치가 있는 지석묘의 어울림이 조금은 어색했다. 조금 더 애착을 갖고 잘 가꾸고 다듬으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수 있는 유적임에는 의심이 없다.
고인돌을 뒤로하고 24번 국도를 따라 차량으로 10여분 가량 달리면 석남사가 반긴다. 가지산 품안에 안긴 석남사 뒷편으로 쌀바위가 우뚝 서 있다. 석남사는 855~937년에 창건된 비구니 도랑의 천년 고찰이다. 통상 절 입구에는 일주문이 있다. 그 일주란 한개 라는 뜻으로 양쪽에 지지 기둥이 한개씩 있는 일주문이라 한다.
일주문을 지나면 사잇길 처럼 오솔길을 다듬어서 정답게 걷도록 하기위한 배려인 듯 잘 단장돼 있다. 매표소 입구에 노거수가 있는데 수령이 250여년이 된 소나무가 있으며, 한아름이 넘는 고목들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 촬영 김귀섭 시민기자
입구서 부터 석남사 경내까지의 나무사잇길은 힐링의 길이다. 고목들이 어우러져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 내는 곳으로 세파에 찌든 가슴을 정화해 주는듯하다. 그 길을 따라 9분 남짓 걸으면 석남사에 도착한다. 10분이면 지루할 것 같고 꽉찬 느낌이 들어서 1분을 줄여 9분으로 만들었나 보다. 이 길은 현대의 아름다움과 고전의 맛이 어우러져 있다. 꼭 서울의 인사동 골목을 거닐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산사의 아름다움이 뛰어나다. 아름들이 소나무와 산대가 어우러저 프르름을 더하고 소나무의 표피는 어디에서도 볼수 없는 주먹 크기만큼의 껍질이 더덕더덕 붙어있어서 자연의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시원한 그늘이 더 한층 여름의 시원함을 전해준다. 큰 소나무마다 난 흠집에 안타가움의 시선이 멈춘다. 그 아픔을 자생으로 치유하는데 70여년 이상의 세월을 견디었다 하니 그 천인공로할 일본인들의 만행에 다시한번 분노가 치민다. 일제가 한반도를 지배하고 러시아 중국을 넘보려는 시기에 송진을 채취해서 그 송진으로 비행기 기름으로 사용했다하니 이같은 아픔이 어디 석남사뿐이 겠는가.
▲ 촬영 김귀섭 시민기자
천년고찰의 대웅전 앞에는 석탑이 있다. 대웅전 앞 석탑은 그 절의 유래나 모든 것을 알수 있는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석남사의 두개의 탑 가운데 한 개는 절의 증·개축 과정에서 옆으로 옮겨져 있고 대웅전 앞에는 한 개만 현위치에 있으며 임진왜란때 소실돼 1973년에 3층석탑으로 복원됐다.
대웅전 뒤에 엄나무 구주가 있다. 길이가 6.3m 폭이 0.7m 높이가 0.62m 인 엄나무 구주다. 이 구주는 옛날 사찰 대중 스님의 공양을 지을때 사용했다하고 500여년전에 제작됐고 간월사에서 가져 온것이라 하지만 구주 끝자락에 희미하게 간원사라고 음각돼 있는것이 눈에 들어와 그 확인 과정을 거치면서 더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 촬영 김귀섭 시민기자
잠시 땀을 식히는 뒷켠에 절에서 배려한 의자가 구주 옆에 깨끗하게 설치되어 있어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 다시한번 고마움의 합장을 하게 된다. 돌아 나오는 길에 스님이 기거하는 방 툇마루에 고무신 한짝이 놓여있었는데 희다 말고 까맣게 보이는 이유는 너무나 닦고 닦아서 그랬나 보다. 대웅전에서 오른 쪽으로 보면 울주 석남사 승탑이라고 안내판이 있다. 아내에 따라 올라가면 보물제369호 석남사 승탑이 있다. 현덕왕(824년)에 창건 돼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주변에 적송이 승탑을 애워싸고 한그루의 큰 백송은 석남사의 상질물로 유명하다. 더불어 철쭉잎의 푸르름과 함께 파랭이 꽃이 땀에 젖은 탐방객을 반긴다.
경내를 빠져 나오면 계곡 곳곳에서 땀을 식히고 가져온 음식을 나눠먹는 이들이 보였다. 산새들의 지저귐과 시원한 계곡물 소리도, 바람에 들리는 잎사귀 부딛치는 소리도, 저 아래에서 들려오는 유아원생들의 웃음소리도, 비구니들의 발자국 소리와 도포자락 부딛치는 소리도 산사가 아니면 들을수가 없는 가지산의 소리가 아닐까 싶다.
허전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언양지역 맛집을 찾아 청정 미나리와 쇠고기 불고기를 맛보는 것도 이 지역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문인화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