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예기치 않던 일로 정신이 없다.
부산으로 내려 갔다가 왔다가 하기를 어제로 석달하고도 며칠 째였다.
보훈병원에 오랜 지병의 합병증으로 입원하고 계시는 혼자 사시는 아버지의 손에 여러 고지서가 들려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스카이라이프' 고지서였다.
그런데 일반인들도 비싸다고 잘 보지 않는 무려 2만9천천원짜리 요금제의 결제고지서였다.
아버지께 물었다.
참 비싼걸 보신다고 ...
그랬더니 아버지는 아니라고 머리를 흔드시며 그동안 통장에 잔고가 없어서 한꺼번에 가져 간 것일꺼라고 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미납요금은 따로 없었다.
그래서 자초지종 물었더니, 아버지가 보시던 우선 방송이 자꾸 끊기고 고장신고를 해도 빠른 복구가 되지 않아
'스카이라이프'는 위성안테나라 그런 일을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신청하게 되었단다.
당시에 유선방송 요금은 8,000원정도 지불했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성격과 행동을 아는 나로서는 짐작이 가는 바가 있었다.
아마도 그랬을것이리라.
평소 따지기 싫어하고 더불어 귀찮고 머리쓰는 일을 누구보다도 싫어 하시던 아버지는
인지능력이 많이 떨어지시는 분이시셨다.
그러한 분에게 젊은 사람이 들어도 헷갈리는 유선방송 요금제를 아버지는 알 턱이 없었을 것이다.
그저 영화를 많이 보여준다는 말에 또 3년 약정하면 싸게 해준다는 말에 2011년 4월쯤 덜컥 싸인을 해버리고 만 것일것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한번도 고지서를 확인해보지 않으시고, 그렇게 본인이 믿으시는 대로 이것저것 할인 받아서 약 5~6,000원정도의 요금만 나가는 것일거리고 믿고 사신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께 말씀을 드렸다.
"아버지 그게 아니고 아버지는 그 사람의 말에 속은 겁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요지불통 아니라고 하시며 5,000원정도만 내면 되고 올라도 6,000원정도라고 했다고만 하셨다.
그러면서도 본인이 또 뭔가를 잘못을 했다고 생각했는 지 고개를 떨구셨다.
그래서 나는 '스카이라이프'에 전화를 걸었다.
몆 시간 후 '스카이라이프' 민원팀이라며 젊은 목소리의 아가씨가 전화를 해왔다.
그리곤 절대로 차액을 지불할 수 없으며, 이 모든 것은 아버지의 결정(서명, 녹취)으므로 전적으로 우리쪽 책임이라며,
소송하실려면 하시라고 빈정대며 말을 해대었다.
나는 아버지는 떨어지는 인지능력으로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시는 분이라고 말을 드리고, 그걸 이용해서 영업사원이 계약을 한거라고 말을 했지만, 그것은 정황일 뿐 그런한 정황으로만 차액을 지불 할 수 없다고 했다.
'정황이라고 하더라도 계약 녹취중에 아버지에게 주민번호 뒷번호를 불러 달라고 하자 아버지가 기억을 못한다고 하셨다고 댁들이 말하지 않았냐! 그것만 봐도 정상적인 분은 아니시다'라고 해도, 계약 녹취 시 가입여부에 "예"라고 답한 것과 단 한번 a/s를 신청한 것만 들먹이며, 돈만은 못돌려준다고 하였다.
속이 상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아버지의 어눌함을, 그저 자기의 돈벌이 수단으로 만든 영업사원의 행태도 기가 막혔지만, 명색이 '스카이라이프'라고 하는 큰 회사의 고객대응 매뉴얼도 기가 막혔다.
자기가 '스카이라이프'를 대표 한다며, 돈은 못 돌려주니 소송을 하던 민원을 제기하던 인터넷에 올리던 맘대로 하라는 말을 빈정거리는 듯한 말투로, 깐죽거리는데는 이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kt인가 싶기도 했다.
한마디로 말해 돈벌레처럼 말하는데 기업의 명예심은 어디에도 찿아 볼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사회적 약자이다. 그래서 사회에서 어느정도 보호해 주어야만 한다. 그에 반에 '스카이라이프'라는 회사는 내가 아는 상식으론 큰 회사이다.
도대체 고객의 사정을 들어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사회적 약자이건 말건 인지능력이 떨어지건 말건 그것은 너희들 사정일 뿐,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사고는 회사에서 가르치는 걸까? 아니면 민원을 대응하는 직원의 개인적인 생각인걸까?
아버지께 말씀을 드렸다.
아버지가 잘못한게 아니라고, 아버진 아버지가 믿던 큰 회사에, 큰 회사의 대리점에 속았을 뿐이라고...
아마도 아버지가 살아계시는 동안엔 제2의, 제3의 '스카이라이프'는 계속 있을 것이다.
그로인해 자식들에게 자꾸만 고개를 숙이시는 내 아버지의 모습이 없기를 바라지만, 저렇게 큰회사도 양아치처럼 행동하는 데, 그 보다 못한 회사들은 말해서 무었할까 싶다.
스카이라이프 한마디만 하자 "스카이라이프!! ... 잘 먹고 잘 살아라!! 하지만 이거 하나는 명심해다오. 어느정도 컸으면 양아치 짖은 하지 마라!!."
첫댓글 엄마도 이번에 스카이라이프 신청했다고 했는데 한번씩 확인해 봐야겠네요.
이이구 이런이런 나쁜놈들............ 할말은 많지만 바빠서 참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