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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는 또 한 번의 20홈런 시즌을 만들어냈다. 통산 5번의 20홈런 시즌은 마쓰이 히데키와 함께 아시아 선수 타이 기록에 해당된다. 둘을 제외하고 20홈런 시즌에 성공한 아시아 선수는 지난해 강정호(103경기 21개)뿐이다.
추신수 20홈런 시즌의 FB 홈런 비중
2009 - 50% (10/20)
2010 - 55% (12/22)
2013 - 81% (17/21)
2015 - 77% (17/22)
2017 - 67% (14/21)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57%의 공을 패스트볼(포심 투심 싱커)로 던진다. 전체 홈런의 58%도 패스트볼 홈런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조이 보토(신시내티)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등을 제치고 패스트볼 공략 메이저리그 1위(구종 가치)에 올랐던 2013년 신시내티를 기점으로 패스트볼 홈런의 비중이 대단히 높아졌다.
하지만 올해 추신수가 때려내는 패스트볼 홈런은 전과 좀 다르다. 2013년과 2015년 패스트볼 홈런의 피치 로케이션이 비교적 고른 편이었다면 올해는 스트라이크존 을 4등분했을 때 14개 중 13개가 바깥쪽 높은 4분의1에 집중되어 있다.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존의 커버리지가 크게 축소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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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베이스볼 서번트
그렇다면 추신수가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최희섭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추신수가 홈런을 노릴 때와 출루를 목표로 할 때 접근법을 전보다 더 확실하게 구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즉 홈런을 노릴 수 있는 카운트에서는 준비 때부터 바깥쪽 공에 강할 수 있는 하체의 자세를 가지고 있으며 임팩트 순간에도 의식적으로 공을 띄우려다 보니 상체가 뒤로 도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 또한 임팩트 후 빠르게 달려나가기보다는 완벽한 피니시를 통해 힘을 끝까지 전달하려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5년과 2017년을 비교했을 때 추신수의 패스트볼 홈런은 발사 각도가 더 높아졌다(아래 이미지). 또한 2015년은 17개의 패스트볼 홈런 중 10개가 4구 이후에 때려낸 홈런이고 그 중 6개를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만들어낸 반면 올해는 맥스 슈어저(워싱턴)를 상대로 뽑아낸 한 개(볼카운트 2-2)를 제외한 나머지 13개가 3구 이내 유리한 카운트에서의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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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베이스볼 서번트
홈런의 시대에 홈런을 때려내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추신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또한 추신수는 상대 수비 시프트에 큰 곤란을 겪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한편 추신수는 통산 .338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3년과 2015년에도 각각 .338와 .335였던 인플레이 타율(BABIP)이 올 시즌에는 .306에 그치고 있다(26일 경기에서도 상대 중견수 조지 스프링어에 의해 2루타를 도둑맞았다). 그렇다면 올 시즌 추신수의 타구 운은 어떨까. 추신수는 400타수 이상을 소화한 173명 중 타구의 질(속도&각도) 대비 실제 성적이 8번째로 좋지 않게 나오고 있는 선수다.
홈런을 목표로 했을 때 홈런이 나온다는 것은 물론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반대로 이는 그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코스와 볼카운트가 아니면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는 '의도하지 않은 장타' 즉 2루타의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추신수 20홈런 시즌 2루타수
2009 - 38 (20홈런)
2010 - 31 (22홈런)
2013 - 34 (21홈런)
2015 - 32 (22홈런)
2017 - 20 (21홈런)
추신수 순수파워(ISO) 변화
2009 - 0.189
2010 - 0.184
2013 - 0.178
2015 - 0.187
2017 - 0.159
추신수는 출루와 장타가 동시에 가능한 보기 드문 타자다. 5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65명의 현역 선수 중 통산 출루율과 장타율이 추신수(.278 .378 .449)보다 더 높은 선수는 5명에 불과하다(앨버트 푸홀스, 미겔 카브레라, 맷 할러데이, 조이 보토, 앤드류 매커친). 하지만 올 시즌 추신수는 장타에 실패했을 때 출루로의 빠른 전환, 혹은 출루와 장타의 병행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7개의 홈런을 몰아친 최근 36경기에서 추신수가 얻어낸 볼넷은 세 개에 불과하다(2017년 .261 .354 .420).
내년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14년차 선수가 된다. 그리고 만 35세 시즌을 맞이한다. 텍사스 입단 후 네 시즌 동안 벌어 들인 승리기여도(fwar)가 5.1인 추신수에게는 이제 세 시즌이 남았다.
상대는 올 시즌의 홈런 자료를 가지고 또 다른 대처법을 찾아낼 것이다. 이에 대한 추신수의 대처 역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