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하루 임만조와 영구는 하루 내내 몰려드는 이삿짐 옮기는 차량들을 정리하고 파지와 잡동사니들을 정리했다. 쓰레기 분리작업도 마치고 잠시 숨을 돌리려는 참인데 관리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파트 내에서 발생되는 파지와 고철고물을 임의대로 다른 사람을 주고 하면 안 됩니다.” “소장님, 무슨 말씀입니까?” “파지 가져가는 사람에게서 고철이나 파지를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아니했느냐고 전화가 왔습니다. 경비원들이 임의로 다른 업자에게 프라이팬 하나라도 주어서면 안 됩니다.” “소장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황당합니다.” 김소장은 전화로는 자세한 상황 파악이 힘들었음을 알았었는지 아파트로 나와서 얘기를 하겠다고 한다. “강주사님, 아파트로 가겠습니다.” 관리소장의 격앙된 목소리다. 오늘 일요일 쉬는 날이라 오전에 아파트에 들렀다가 집에서 쉬고 있는 차에 영구의 전화를 받았다. 파지를 수거해 가는 업체에 파지가 잔뜩 쌓여 있으니 경비원들의 일하는 데 어려움이 많으니 파지를 가져가라 했다. 파지 업체에서 바쁜 일이 있어 오늘 못 가져간다는 말에 김소장은 다른 업체에 연락해서 파지를 싣고 가라 한 것이 업체 사장은 계약위반이 아니냐고 따지다가 서로 싸움이 벌어졌다고 했다. 요즈음 프라이팬이나 양은고물이 눈에 띠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김소장은 아파트에 도착하자마자 참으로 어이없는 질문을 던진다.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재활용쓰레기는 박스, 종이, 플라스틱, 고철 등이다. 이런 것들은 관리소에서 고물상업주와 계약을 하고 매월 얼마씩 받으면 이 돈은 관리소 운영비로 쓴다고 했다. 박스파지 종류는 부피도 많고 값도 나가지 않지만 양은인 프라이팬이나 스탠 그릇 종류는 값이 나가는 것이라서 임반장이 계약한 고물상이나 관리소에 모르게 조금씩 모으려 했던 것이 드디어 사달이 나게 된 것이다. “파지나 고철 같은 물건을 왜 다른 데 팔아먹느냐 말입니다.” “소장님, 그런 말씀이 이해가 안 됩니다.” “고물상 사장하고 싸웠는데 그쪽 말에 의하면 경비반장에게 고물을 잘 모아주면 한 달에 5만 원씩이나 주기로 했고, 오늘도 파지를 다른 차가 싣고 가더라는 말을 들었단 말입니다.” 영구는 관리소장의 말은 정말 황당하기만 했다. “소장님, 절대로 다른 차가 파지를 싣고 나간다거나 고철을 다른 데 준적은 없습니다. 오늘 파지를 싣고 나가던 차는 소장님하고 통화하고 난 후이고 파지수거차가 소장님에게 허락받았다고 해서 차량 넘버를 이렇게 적어 놨지 않습니까?” “아까 참에 파지를 싣고 갔던 파지 수거차는 내가 싣고 가라 한 것이고 말입니다.” “소장님 고물상업자를 전화를 걸어 바꿔 주시던지 이리로 오라 해서 대면을 시켜 주십시오.” 김소장은 영구가 어이없어하자, 다시 고물상 업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영구의 말을 전하자, 오해가 있었다고 한다. 다른 날 얘기를 한 것이 아니고 오늘 낮에 다른 사람에게 듣기를 다른 업자의 차가 파지를 영구네 아파트에서 싣고 나오는 것을 봤다는 말을 들었다는 거다. 다른 날에도 다른 고물상에도 파지를 주는 줄로 알았다고 하는 얘기다. 해맞이아파트에서는 양은이나 폐 프라이팬이 요즘 들어 적게 나온다는 얘기를 했다. 고물 수집을 하는 업주들은 각 아파트들에서 값나오는 생활용품 냄비, 프라이팬, 스텐, 종류의 폐 그릇들의 발생하는 양을 짐작하고 있다고 했다. 임반장이 이런 것들을 재활용 쓰레기분리 작업을 하면서 따로 모아 처리하기 때문에 고물상 업주가 짐작한 만큼의 고철이 나오지 않게 되자, 김소장에게 따지게 된 해프닝이었다. 임반장은 고물상 업주에게 고철류 물건들을 잘 모아 주겠다는 조건으로 한 달에 얼마씩의 돈을 받아 경비원들의 회식비용으로 쓰려 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일들을 보고 알고 하는 것이 영구에게는 점점 스트레스가 쌓여서 돌아오고 있었다. 이런 생활을 해 보지 않았기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에 배나무과수원을 지날 때는 바람이 불어 머리에 쓰고 있는 모자가 배 밭으로 날아가 버리면 모자를 주우러 들어가지 마라 했다. 모자를 주우러 들어갔다가는 주인이 볼 때는 배를 따먹으러 들어가는 줄로 오해받는다는 말이다. 이런 일로 인해서 경비원들의 이미지가 흐려지고, 그렇지 않아도 힘 약한 경비원들에게 안 좋은 인상이 인식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비원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다음 날 아침에 영구네 조가 24시간 근무를 하고 퇴근할 시간이다. 오늘 근무할 팀과 같이 경비원 5명을 관리사무실로 호출이다. 어제 파지수거업자와 있었던 일로 관리소장이 경고조회를 열었다. 앞으로는 크든 작든 어떠한 것이라도 아파트 밖으로 반출해서는 안 되며, 입주자들에게서 한 푼의 금품이라도 받은 일이 적발되면 가차 없이 해고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입주자 집에 들어가서 고장 난 전등을 고쳐주고 감사의 표시로 주는 금품이라도 받다가 적발되면 해고시키겠다고 말했다. 임 반장의 구두쇠작전은 영구뿐만 아니라 동료 경비원들에게도 눈에 났다. 파지를 수거 해가는 업자의 항의로 불똥이 동료경비원들에게 튀었다. 영구는 김창남 소장에게 경고를 받은 것과 임반장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경비원 생활을 그만두고 싶은 맘이 점점 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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