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예봉산에서 운길산, 수종사와 두물머리(또는 세물머리) 풍경 수종사에서 내려다 본 초저녁 양수리 풍광은 비할 데 없는 절경
▲ 예봉산(禮峰山 683M)정상. 남한강, 북한강, 두물머리, 멀리 용문산이 보인다. ⓒ안단테
5.31일, 한꺼번에 닥쳐온 삶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나라 경기는 IMF때보다 훨씬 나쁘며 두루두루 살피면서 느낀 상대적인 삶의 질에서 이 나라꼴이 걱정된다.
▲ 예봉산 운길산 종주능선 지도 ⓒ안단테
▲ 팔당리에서 출발 ⓒ안단테
해 볼 도리가 없는 무력감이 몰려온다. 이럴때면 의례 육체를 혹사시키면서 땀을 흘리고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최근에는 산행을 글자 그대로 주마간산 격으로 하는 매니아-건강에 좋다지만-들이 많지만, 나의 경우는 순수한 아마추어로서의 울트라 산행이라든지 익스트림 쪽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여러 산을 가는 산악인이 아니기에 한 곳을 가더라도 오롯이 느끼고 알고 싶다.
▲ 이정표 ⓒ안단테
꼼지락거리며 오전을 다 넘기고 오래전부터 산세가 좋아 올라보고 싶었던 예봉산을 찾기로 했다. 그 후 운길산 수종사도 근사하다는 말을 들어 아예 지도 검색으로 능선종주를 결심했다. 그 길로 물 두 병, 김밥 두 줄을 사서 팔당선 전철을 탔다.
▲ 등산로 ⓒ안단테
▲ 전망대에서 바라 본 검단산, 팔당댐 하류 ⓒ안단테
2시. 팔당역을 나와 마을회관을 거쳐 예봉산을 직선으로 오르는 코스를 택했다. 헥헥~~ 6부 능선을 오르자 강건너 검단산과 시원한 팔당댐 하류가 눈앞이다. 강물은 굽이굽이 구리를 거쳐 워커힐을 돌아 내리고 지난주에 오른 아차산 용마봉도 눈에 들어 온다.
검색 - [예봉산(禮峰山 683M)은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조안면에 있으며 하남시의 검단산을 바라보고 있는 산. 예봉산에서는 남북의 두 줄기가 팔당댐에서 합쳐졌다가 서울로 흘러드는 한강의 물결 파노라마를 지켜볼 수 있다. 인접해 있는 예빈산(禮賓山 589m)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옛날에 배를 타고 영월, 정선, 충주, 단양, 춘천을 오가는 길손들이 한양을 떠나며 삼각산이 보이는 이곳에서 임금에게 예를 갖추었다 해서 예빈산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이 산자락에서는 실학의 선구자 정약용, 건국 운동을 선동했던 몽양 여운형 선생, 가나안 농군학교를 설립해 농촌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앞장섰던 김용기 장로 등 이름 있는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예봉산의 능선이나 정상에 올라가면 어디서나 북한강과 팔당댐이 산을 끼고 굽이쳐 흐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능선길의 단풍은 특히 좋다. 정상 주변은 옛 성터 같은 돌무더기가 있다. 예전에는 산령단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헬기장으로 변했고, 삼각점(양수 26)과 예봉산악회가 세운 정상표지석이 있다.]
▲ 한강물줄기. 구리, 워커힐, 용마산, 북한산, 도봉산이 보인다. ⓒ안단테
▲ 예봉산 정상. 돌로 쌓아졌다. ⓒ안단테
▲ 정상 표지석(예봉산 683M) ⓒ안단테
▲ 안내판 ⓒ안단테
예봉산 정상. 두물머리와 멀리 용문산과 유명산이 보이고 북한강에서 불끈 솟아오른듯한 운길산 산세가 장엄하다. 강에서부터 바로 쭉 뻗어 올라 최고로 보기 좋은 산봉우리다. 시계방향으로 돌아서 거기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힘차 보인다.
▲ 북한강에서부터 솟아 오른 운길산 ⓒ안단테
ⓒ안단테
▲ 운길산까지 가는 능선 ⓒ안단테
▲ 음... 참 좋은 산이여~ ⓒ안단테
▲ 밑바닥이 떨어진 등산화 ⓒ안단테
사진을 몇 컷 찍고 철문봉을 향했다. 근데 어라? 신발밑창이 통채 떨어진 모양이다. 바람이 불어올라온 계곡쯤에 자리를 펴고 휴식을 하기로 했다. 김밥도 먹을 겸. 신발은 비닐봉지를 꽈 틀어 묶었다.
▲ 철문봉쪽으로 오면서 바라 본 예봉산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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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문봉을 지나 서울쪽으로 ⓒ안단테
▲ 철쭉 군락지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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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푸레나무 군락지 ⓒ안단테
▲ 적갑산(560M) ⓒ안단테
철쭉 군락지, 물푸레나무 군락지를 지나 적갑산에 당도한 시간이 오후 5시. 물 한 모금 나눠 마신 행인은 수종사까지는 다소 무리라고 했다. 아줌마가 터벅터벅 올라온다. "혼자서 용감도 하십니다... 여기만 넘으면 하산길이 있습니다."고 말을 마치자마자 뒤에서 한 남자가 빤히 쳐다봤다. 허거걱... 녀석은 고등학교 동기다. IMF후 동기회에 안나갔으니 10년이 넘었다. 일전에는 광화문에서 한 녀석, 그리고 그와 술먹는다고 전화 온 녀석까지 최근 우연히 동창 셋을 만난 셈이다. 각별한 인연이 있는 녀석들이기도 하다.
▲ 적갑산에서 바라 본 운길산가는 능선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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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재고개북쪽 산세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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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나무 모듬 ⓒ안단테
▲ 운길산가는 능선에서 본 예봉산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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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봉산, 철문봉을 흘러 내려 ⓒ안단테
▲ 이런 소나무가 군데군데 있다. 가운데 보이는 예봉산 ⓒ안단테
▲ 운길산 북편에서 바라본 팔당댐. 위쪽 지류는 광주군에서 내려오는 경안천. 아래 저지대는 정약용의 생가 '다산유적지'다. 저 곳은 좌측 두물머리에 경안천이 합쳐져 '세물머리' 명당같다. ⓒ안단테
다시 새재고개, 새우젓고개를 지나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다. 오금지가 땡겨온다. 인적이 끊긴지 두어 시간 째. 아주 오랫만에 빡센 산행. 허기와 갈증을 안고 가파른 운길산 북편을 오른는데 7시 공양을 알리는 수종사 종소리가 들려 온다. 비탈길에는 땅거미가 내린다. 저산만 넘으면 마실 물이 있겠지...
▲ 운길산(雲吉山 610M)정상 표지석 ⓒ안단테
마침내 운길산 정상. 구름이 머물다 간 곳이라는 뜻을 가졌다. 맞은편 예봉산 정상을 올려다보니 까마득한 구릉을 빙 돌아 온 시간들이 뒤로 밀려난다.
ⓒ안단테
▲ 운길산 표지석 뒷편에 예봉산이 보인다. ⓒ안단테
▲ 예봉산 능선 ⓒ안단테
▲ 운길산 북쪽 산릉 ⓒ안단테
검색 - [운길산(雲吉山 610M)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있으며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되는 양수리에서 서북쪽으로 4km 거리에 솟아 있는 산. 산세가 부드럽고 등산로가 순탄하여 가족산행이나 가벼운 주말산행에 적합한 곳이다. 특히 산 중턱에 있는 수종사에는 지방문화재 제22호인 팔각 5층석탑과 5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하는 은행나무가 있다. 무엇보다도 남한강과 북한강을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경관이 뛰어나 해동 제일의 사찰이라 옛사람들은 전했다. 서거정, 초의선사, 정약용, 송인, 이이 등이 머물던 곳으로 시 몇 수가 전해진다. 물 맛이 좋아 차와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운길산 산행의 묘미는 서북 능선을 타면서부터 맛보게 된다. 수종사에서 나와 북서 능선을 타고 쉬엄쉬엄 걸어 20분 정도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에서 하산 길은 3가지로 올라온 길따라 되돌아 내려 가거나 수종사 지나 왼쪽으로 빠져 송촌리로 내려간다. 또는 정상에서 서북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을 타면 463m고지-새재고개-고대농장을 거쳐 덕소로 빠지는 종주코스를 밟게 된다.]
▲ 수종사 경내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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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종사에서는 다산유적지가 북한강 남한강이 합쳐진 '두물머리', 경안천까지 합쳐져 '세물머리'가 됨을 볼 수 있다. ⓒ안단테
▲ 수종사 5층석탑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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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령 500년 은행나무. 아래로 북한강이 보인다. ⓒ안단테
하산을 재촉, 수종사에 다달았다. 경내에 들어서면서 500년 묵은 은행나무와 도도한 강물이 나를 압도한다. 북한강 남한강이 만난 '두물머리', 멀리 광주군에서 흘러내린 경안천까지 합쳐져 '세물머리'를 이루고 있는 팔당댐의 모양이다. 실학의 선구자 다산 정약용의 생가가 저 세물머리 명당에 있다. 지난 겨울 얼음으로 꽁꽁 언 저 곳을 거닐었었지.
수종사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전형적인 배산임수 터로 산수가 어우러진 풍광과 해지는 초저녁 잠시 머문 시간에서 이 곳만큼 아름다운 사찰은 없겠구나, 느껴졌다.
ⓒ안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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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종사 뒷편 운길산 자락 ⓒ안단테
▲ 일주문 근처 석가여래상 ⓒ안단테
▲ 수종사 입구 ⓒ안단테
검색 - [수종사(水鐘寺) -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송촌리 운길산 중턱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이다. 창건 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1459년(세조 5) 세조와 관련된 창건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세조가 금강산을 구경하고 수로(水路)로 한강을 따라 환궁하던 도중 양수리(兩水里)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는데 갑자기 종소리가 들려와 기이하게 여겨 다음날 조사해보니 운길산에 고찰(古刹)의 유지(遺址)가 있다고 하여 가보았다.
그 바위굴 속에서 16나한을 발견했으며 굴 속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암벽을 울려 종소리처럼 들린 것임을 알게 되어, 이곳에 돌계단을 쌓고 절을 지어 수종사라고 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절에는 현재 1439년(세종 21)에 세워진 정의옹주(貞懿翁主)의 부도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창건은 그 이전이며 세조연간에 크게 중창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뒤 조선 말기에 고종이 풍계(楓溪 : 楓漢)에게 비용을 하사하여 중창하게 했고, 1939년에는 태욱(泰旭)이 중수했으며 6·25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74년에 주지 장혜광(張慧光)이 대웅보전 등을 신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 당우로는 대웅보전·나한전·약사전·경학원·요사채 등이 있다. 중요문화재로는 수종사부도내유물(보물 제259호)이 있고, 조선시대 금동불감(金銅佛龕)과 금동불·보살상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된 수종사다보탑(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2호)이 있다.]
팔당리-예봉산-철문봉-적갑산-새재고개-새우젓고개-운길산-수종사-진중리까지. 만만하게 보았지만 쉬운 길 또한 아니었다. 높지도 낮지도 않으면서 또 다른 산맥과 하늘과 물과 바람과 숲과 나무를 빼곳이 느끼고 감상할 수 있었던 곳. 그래서 이 코스는 일천한 나의 산행기록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기억될 것이다.
▲ 하늘에 걸린 반달 ⓒ안단테
벌써 어둠이 깔린다. 야간산행을 한다는 부부를 뒤로하고 진중리 마을에 당도한 시각이 8시30분. 방금 떠나가는 서울행 전철, 논두렁의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때서야 담배 한 대를 길게 빨며 근12Km - 여섯시간 반 산행끝에서 비로소 하늘에 달린 반달을 쳐다볼 수 있었다.
첫댓글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서초님.^^
멋진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산행길에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감사합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감사합니다. 선우님^^ 참 좋은 산이더군요.
여름의 절정인 예봉산 잘 보았습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
예, 종주하며 걷는 맛이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