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한 휴가를 보내며

[지킴이]

서대문연가


7월 26(목)-30일(월)고향인 화순을 찾았습니다. 본가 어머님 산소에 들러 막걸리 한잔에 과일 몇조각 차려놓고 성묘를 하였습니다.
매년 제사때 참석도 못하고 그동안 못다한 불효에 대해 용서를 빌었습니다.
앞산에 있는 아버님 산소는 풀숲이 앞을 가려 낫으로 큰형님과 번갈아가며 헤쳐나갔습니다.
반팔 반바지라 풀잎이며 가시가 팔다리를 벌겋게 수놓았습니다.
물론 흠뻑 젖은 옷은 말할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고통은 잠시뿐 성묘하는동안 피로가 싹 가시는듯 했습니다.
낳아 기르는 고통이며 근심을 어느누가 헤아리겠습니까?
그저 백배 감사할 따름입니다.
건강한 육신으로 마음껏 움직이며 활동 할 수 있으며 서울에서 그래도 따뜻한
세상 가꾸는데 일조를 한다고 생각하니 어깨가 으쓱해집니다.
토요일 저녁은 지방우체국장님과 약속을 순천에서 잡아 후한 접대를 받았습니다.
3년여동안의 열애(이메일, 편지, 선물등을 주고 받는 과정)끝에 만나는 것이라 더욱 마음 뛰었고
또한 처음이지만 처음같지 않는 편안함을 느낄수 있어 거나하게 술잔을 기울이며
동석한 순천우편집중국 기술과장과 셋이서 머리속에 밤하늘의 별을 수놓았습니다.
택시까지 잡아서 벌교로 보내주는 아름다운 미덕은 더욱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큰집 또한 결혼후 두번째 방문이라 반가이 맞아주었고 이튿날 고흥에 큰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성묘 다녀오는것이 너무 너무 꿈만 같았습니다.
벌교에서 작별을 고하고 화순에 정오쯤 도착하였습니다.
처가에서는 도곡 개울가에서 물놀이하고 있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정오쯤 도착한 화순!
도암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30여분 지나도 오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태양은 온몸을 달구고 있어서 곧 쓰러질것 같은 피로가 엄습하였습니다.
버스정류소에 승용차가 잠시 멈추더니 운전자는 떠나고 곁에 동승한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출발하려고 하였습니다.
어디까지 가느냐니까 능주까지 간다고 하여 동승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받아주었습니다.
학교공부(실내디자인학과)를 마쳤는데 친구가 근무하는 리조트(강원도.골프장?)에 앞으로 가서
근무하게 될것같다는 얘기에 몇마디 주고 받는동안 능주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정류소에 있지만 도암가는 버스를 기다리려니 4-50분쯤 기다려야할 판이었습니다.
사거리로 잠시 나왔더니 지나는 작은 화물차가 멈추고 운전자는
"남평이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쎈스있게 슈퍼 아저씨에게 물어 일러주고는 남평이면 내가 가는
행선지와 같다는 생각에 동승해도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흔쾌히 동승을 허락해주어 또 마음속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찌는듯한 더위인데도 즐거운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행선지가 남평이냐니까 그게 아니라 도곡으로 하여 광주 가는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금상첨화"란 이런데서 기인하는것이리라.
광주가는길목 도곡 온천입구 다리에서 내려달라고 하였습니다.
운전자에게 허리가 땅에 닿도록 감사의 인사를 건넸습니다.
물론 택시타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경제적인면과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이어나가야하기
때문에 부득히 그렇게 필사적으로 이용해야할 수 밖에 없었고 또한 짬짬히 광주에 큰아이 볼일 있어 데려다주고 북광주우체국,광주우체국을 견학하였고 순천우체국과 순천우편집중국을 방문하여 직원들의 안내 받아 서울과 지방과의 차이점 또는 문화적인 차이등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어머님 제사라는 얘기를 2-3일전 듣고서 다시 큰형님한테 달려가 제사지내며
중간에 아랫마을에 가서 중학교 동창 몇몇도 만났습니다.
고향에 초등학교는 남학생15명 여학생 10영이서 졸업했던 정든 학교였는데 폐교된지 오래되어
쓸쓸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시냇가는 숲으로 덮어지다시피 하여 어릴때 수시로 미역감던 추억을 되살리기에는 흐르는 세월은 너무도 많이 지났었습니다.
냇가 물레방아 속에서 벌거벗고 뛰놀던 추억이며 물놀이하다 떠내려갈 뻔한 순간에 곁에 형들이 구해주어 지금까지 목숨을 유지하는 걸 보면 참으로 감개무량합니다.
초등학교때 좋아했던 소녀는 몇년전 학부모가 되더니 하나밖에 없는 딸하나 지난봄 일본인남자와의 결혼식이 성균관대학교 전통혼례로 치루어져 참석했던 행운까지 안았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발길이 피곤하기도 하였지만 알뜰한 휴가였습니다.
두고 두고 잊지 못한 추억의 한토막을 장식했던것 같습니다.
서투른 언어 표현이 미숙하여 적당한 어휘력는 찾는데 힘이 모자람을 느낍니다.
그동안 못다한 안부인사를 대신합니다.
모두 모두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2007년 8월 5일
장 기양

[이상진]

기양아, 금년휴가 보람있고 알뜰하게 잘 보냈구나. 기양이는 언제나 보아도 공직자로 모범생이구나. 짝 짝

[김 진남]

기양친구! 알뜰하면서도 볼일다본(?) 의미있는 휴가였구나 고향의 포근함을 느끼며 부모님 산소에 절하고 형제까지~두루두루 큰일 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