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바람이 전해주는 소식 =노준원=◈
옷깃을 여미게 하던 찬바람이 물러가고
부드럽게 살갗을 간질이는 훈풍이 와서
살며시 남녘의 반가운 꽃소식을 전해준다.
삼라만상이 생동하는 계절 봄이 왔건만
꽃피고 새우는 좋은 계절인 봄은 왔는데
다리가 아파 잘 걷지 못한다는 소식도
어깨가 아파서 불면의 밤을 보낸다는
친구들의 소식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개나리 진달래가 활짝 피는 봄철이면
진달래꽃을 따서 화전을 부쳐 먹고
벚꽃이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봄날엔
꽃그늘아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건만
무심하게 흘러간 세월이 멀쩡하던 육신을
고장 낸 현실이 아쉽고 가슴 아프게 한다.
앞으로 세월이 조금 더 흘러가게 되면
어느 친구가 어디가 아파 거동을 못하고
누구는 요양병원으로 들어갔다는 기별
어느 누가 세상을 소풍을 마쳤다는 소식
아프고 슬픈 소식들만 들릴 거라 생각하니
나도 몰래 서글픈 눈물이 눈가에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