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칭찬릴레이
나를 참 기쁘게 한 사연이 하나 있다.
나를 칭찬하고 나선 사람이 있어서다.
내가 서울남부지방법원 소속의 집행관이었을 때,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일했던 박태환 법무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것도 법무사들의 모임인 대한법무사협회에서 매월 발간하는 소식지인 ‘法務士’지 금년 6월호에 글로써 실어 공개적으로 칭찬하고 나섰다.
‘칭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실린 그 글은 ‘法務士’지에서 금년 들어 새롭게 추진하기 시작한 ‘칭찬릴레이’의 세 번째 것으로서, 그 내용은 대충 이랬다.
‘성실하고 소탈하십니다.’와 ‘자기계발을 열심히 하십니다.’라는 작은 제목을 붙여 쓴 그 글에는, 박 법무사가 집행관으로서 나와 함께 근무할 당시, 집행 현장에서 겪은 하루하루의 경험과 애환들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두었다가 훗날 ‘집행관일기’라는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사실과, 두 해 전에 내 고향땅 문경 점촌까지 닷새에 걸려 걸어간 사실과, 이번의 히말라야 산맥 트레킹을 다녀온 사실과, 서초동 우리 사무소 이름을 ‘작은 행복’으로 지은 사실을 담아놓고 있었다.
전혀 뜻밖의 일로, 나로서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존경하는 기 법무사님, 오늘도 행복하시고, 언제 소주 한 잔 하시지요~!」
그렇게 글 끝을 맺은 박 법무사의 뜻에 맞추어, 머지않아 박 법무사와 술 한 잔 나눌 생각이다.
그렇게 칭찬받은 나를 또 칭찬해준 주위도 있다.
꽤나 있었지만, 나와 독서클럽 ‘Book Tour’ 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 강신출 법무사는 이렇게 문자메시지까지 보내왔다.
「축하합니다. 향기 있는 꽃은 숨어 있어도 알게 마련이네요. 강신출」
그 또한 고마울 수밖에 없다.
칭찬의 이어짐이었고, 감사의 이어짐이었다.
이젠 내 차례였다.
누군가를 또 칭찬하고 나서야했다.
칭찬하고 싶은 법무사들이 수두룩하긴 하지만, 그 많은 법무사들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뜻 골라내기는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검찰수사관 출신의 법무사인 나로서는, 연이어 같은 검찰수사관 출신의 법무사를 칭찬의 대상으로 꼽기도 여의치 않았다.
‘칭찬릴레이’의 그 진정한 뜻에 비추어, 가급적이면 법원 출신이나 공개시험 출신의 법무사 중에서 찾아보는 것이 마땅하긴 하지만, 그동안 가까이 한 인연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 했다.
그때 문득 내 뇌리를 스치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얼마 전에 봤던 작은 신문 기사 한 토막이었다.
중앙 일간지인 신아일보에서 챙겨 읽은 것으로, 서울동부법무사회의 제 10회 정기총회 소식을 알리는 것이었는데, 나는 그 기사 중에서도 그 총회로 3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그 법무사회 회장인 조태익 법무사가 임기 동안의 판공비 3,700여만 원을 몽땅 후임 회장에게 인계했다는 선행 내용을 특별히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 기사를 읽을 때만 해도, ‘참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바로 그런 사람이 칭찬을 받아야 마땅할 것 같았다.
그러나 평소 공적이든 사적이든 한 번도 만나 대화를 터 본 적이 없고, 그래서 그 내용 이외에는 그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이 하나 없는 판에, 그를 칭찬 대상으로 선뜻 내세우기가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그를 아는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고, 그 결과 속속 그의 선행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내 가슴에 쏙 와 닿은 것은, 늘 꿈을 말하고 희망을 말한다는 점이었다.
말하자면, 인간적인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실제의 삶에 있어서, 그가 꿈과 희망 속에서 사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확인해보지는 않았다.
사실이야 어떻게 되었건 간에, 적어도 입으로라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꼭 그 길을 가고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믿음이 있어서였다.
그래서 그에 대한 칭찬 문안을 썼다.
그 전문을 여기 미리 공개한다.
저는 조태익 법무사님을 칭찬해드리고 싶습니다.
참 헌신적이시며 솔선수범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소 그분을 단 한 번도 만나 뵌 적이 없어, 그동안 그분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전혀 없었습니다.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서기관’에서 ‘수원지방법원 법원부이사관’에 이르는 그분의 법원 근무시절 신분도 하나 몰랐고, 하다못해 ‘조태익’이라는 그 이름 석 자도 몰랐습니다.
제가 그분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지난 5월로서 어느 시중 일간지에 실린 작은 기사 한 토막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그 기사는, 전날 있었던 서울동부지방법무사회 정기총회 소식을 전하는 것이었는데, 그 기사 중에 그분이 3년 임기의 서울동부지방법무사회 회장으로 일하시다가 임기만료로 퇴임하신다는 내용과, 그동안 모으신 판공비 3,700여만 원 전액을 사무국 운영난 타개에 써달라며 반환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었습니다.
그분이 거액의 판공비를 선뜻 반환했다는 바로 그 내용이 제 눈을 번쩍 뜨게 만들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누구든지 쓸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그 ‘판공비’라는 돈입니다.
때론 부풀려서 쓰고 싶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분은 그 돈을 고스란히 모아두었다가 후임 회장에게 넘겨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헌신적 모습은, 제 가슴에 잔잔한 감동으로 담기기에 충분했습니다.
좀 더 알고 봤더니, 그분은 법원공무원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성실하고 청렴한 성품으로 주위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되신 분이셨고, 서울동부지방법무사회 회장으로 취임해서도 곧바로 2개 지부를 없애고 부회장 2인을 1인으로 감축하는 등 조직을 경량화 함으로써 경상비용 지출을 줄였으며, 회관 구입 및 임대를 통해 임대수익을 확보하는데 주력하시는 등, 회의 어려운 재정상황을 해결하기 위하여 애쓰셨던 분이셨습니다.
그렇듯 헌신적이시며 솔선수범하시는 기본적 성품에 남다른 실천 의지까지 갖추셨기에, 뛰어난 실전적 리더십이 요구되는 우리 법무사 사회의 주요 직책을 능히 감당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날 정기총회에 참석한 200여 회원들도 ‘법무사 100년 역사 동안 없었던 특별한 사례’라면서 큰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분의 성실하고 청렴한 성품과 생활화된 그 헌신적인 모습이, 주위로부터 확인되는 순간이 아니었나싶습니다.
3년 전으로 거슬러, 그분이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임기동안 판공비를 감액하여 회원들의 복지증진에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분은 그 약속에 더 보태서 판공비 전액을 반환한 것입니다.
그것은 ‘판공비’라고 하는 그 돈을 단순히 안 쓰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왜 그런 돈을 함부로 쓰면 안 되는 것인지 그 명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서, 헌신적 마인드의 발로라고 봐야 합니다.
바로 그와 같은 그분의 심정적 헌신이, 전혀 낯선 인연인 저로 하여금 그분을 칭찬해드리고 싶은 마음을 일게 한 것입니다.
또 그분은 소속 법무사들의 역량 발전과 신뢰구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시는 분이었습니다.
회장 취임 초기에, ‘광진·성동·강동·송파 등 관내 4개구 200여만 주민들로부터 사법서비스를 제공하여 신뢰와 사랑받는 법무사회가 육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셨는데, 그 다짐을 실행에 옮겨간 것이 그렇습니다.
스스로 법무사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매일 법률서적과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하여 법률지식 향상에 노력하셨을 뿐만 아니라, 소속 법무사들을 독려해서 법원·구청 등에서 계속적이고도 알찬 무료법률상담이 이루어지게끔 해서 국민의 법률고민 해결에 앞장서고 법무사의 위상 향상을 위해 크게 애쓰셨습니다.
법무사의 권익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셔서, 법무사 업계 전반의 현황과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그 개선책을 마련하여 협회에 건의하기도 했는데, 일부 금융기관에서 일정금액 이상의 근저당권 설정등기 사건을 법무법인에게만 위임토록 하는 방침에 대해 법무사도 포함되도록 하고, 사건의 난이도 등에 따라 법무사 보수를 가산할 수 있도록 법무사 규칙을 개정하는데 기여한 것이 그것입니다.
또 그분은 회원들과의 소통도 게을리 하지 않아서, 선·후배 법무사들의 의견을 늘 열린 자세로 경청해주었고, 회원들과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매년 가을에 회원 및 그 가족들과 함께 아차산 등 관내 가까운 산을 찾는 등반대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함께할 때마다 그분은 ‘아무리 현실이 힘들다고 하더라도, 늘 꿈과 희망을 가집시다.’라고 해서, 늘 꿈을 말하고 희망을 말하신 분이십니다.
저는 ‘꿈과 희망’을 말하는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보람찬 내일을 향해 오늘 해야 할 일을 찾아서 어떻게든 감당해내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그분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 그분은 법무사 회장으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아니하고, 법원과 검찰에서도 나름의 할 일을 찾아, 법원민사조정위원으로 법원민사조정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편 검찰청에서 실시하는 강력사건에 의한 형사피해자지원센터에서 형사조정위원으로 솔선참여하고 있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공과 사에서 두루 칭찬받아 마땅한 그분이십니다.
비록 그동안 개인적으로 알지 못했던 분이시고, 먼 연고로 인해서 앞으로도 자주 만나 뵙기 어렵기는 하겠지만, 늘 건승하시기를 바라고, 지금껏 그리해 오셨듯, 우리 법무사업계의 발전을 위해 더 큰 헌신적 모습이시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이래서, 난 또 하나 새로운 인연의 그 문턱에 서게 된 것이다.
첫댓글 우리도 칭찬릴레이 잘 진행 되더니 우째 중단이 되었네요.다시 시작해서 그 아름다운 칭찬의 미덕을 잘 가꾸어 갔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우리 김옥련 여사께서 잘 기억하게 계시네요.
이왕 말 꺼낸 김에,
곧바로 시작해 보시지요~~
김 여사께서 누굴 지목해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