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광옥 박사, 중국자본 국내 유입시 유통산업·제조업 악영향
홈플러스 인수시 1000여개 회원농축협과 시너지로 소매유통시장 선도할 것
하광옥 박사(유통경제)
[팜인사이트= 김재민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2015년 7조원 대에 인수한 홈플러스가 다시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분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가 중국계 유통자본에 매각되는 수순을 밝을 것이라는게 시장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신세계이마트 그룹 부사장과 중앙대 산업창원대학원 유통학과 학과장을 역임한 하광옥 박사(유통경제 전공)로부터 중국 자본의 홈플러스 인수시 끼칠 영향과 충격 최소화를 위한 대안에 대해 들어봤다.
중국계 기업 홈플러스 인수시 국내 유통시장 혼탁
국내 공급사 쥐어짜기에 제조업도 타격 불가피
하광옥 박사는 국내 유통업계 및 투자시장에서는 홈플러스가 알리바바 등 중국계 자본에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으며, 이럴 경우 국내 유통시장은 물론 국내 제조업에도 커다란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계 유통업체의 경우 국내 유통업체는 비교할 수 없는 자본력에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 제품에 대한 소싱 능력 등으로 쿠팡과 같이 신규투자가 아닌 기존 업체를 인수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신세계이마트, 롯데 등 토종 유통업체들도 이들의 공세를 이겨내기 힘들것이라 내다봤다.
또한 중국계 자본이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할인판매를 경쟁의 원천으로 삼을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국내 업체들도 가격 경쟁에 나설 수 밖에 없어, 납품업체 쥐어짜기 등 불공정 행위가 다시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0년대 이마트, 롯데마트, 까르프, 월마트, 테스코, LG, 농심 등 여러 유통업체가 경쟁하던 시기 납품업체 쥐어짜기에 대형마트에 입점하면 중소제조사는 오히려 망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시장이 혼탁했었다.
이 때문에 유통산업발전법이 규제법으로 바뀌는 등 대형유통업체의 파워를 약화시키는 조치가 많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형할인점인 홈플러스가 또 다시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홈플러스 부진, 상품력 뒤쳐지고 유통업 업황 부진
홈플러스가 처음 매물로 나왔을 당시 대형할인점에 진입하지 않은 현대백화점이 인수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고,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점포가 부족한 농협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양사 모두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결국 MBK파트너스가 단기 차익을 노리고 홈플러스 새 주인이 됐다.
그후 사모펀드의 특성상 자산을 매각하고 단기간에 성과를 올려 단기간에 투자금을 회수하고 이를 매각해 버리는 방식을 추진했으며, 실제로 2015년 MBK에 인수된 홈플러스는 유통전문가가 아닌 마케팅 전문가인 김상현 전 P&G 아세안총괄사장을 선임해 단기간에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하광옥 박사는 소매유통업의 본질은 마케팅이 아닌 상품에 있다고 전하고 당시 홈플러스가 철수를 결정하게 된 이유도 국내 토종기업에 비해 상품력이 뒤쳐졌기 때문이라며, 3년내 매각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집중 투자했었지만, 상품 품질,구색,가격 등 종합적인 상품력의 부족은 소비자들의 이탈로 이어지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대형할인점이 업황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유통시장이 급격히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까지 겹쳐 3년 이후 매각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고 투자금 회수도 하지 못한 채 9년째 홈플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 박사는 인수이후 장기간 영업이 부진했으면 본질에 충실한 정책전환을 통해 새롭게 경영진을 꾸려 상품 차별화 전략에 나서야 했는데, 지금도 홈플러스는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등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농협의 조직, 자금 규모, 이제 농축산물 생산 판매 리더쉽 가능
하광옥 박사는 홈플러스의 새주인으로 적합한 곳으로 농협을 지목했다. 농협은 존립 목적이 조합원의 이익 실현 추구이다. 조합원의 이익은 안정적인 생산보장과 생산 농축산물의 제값 받기가 전제이며 홈플러스 인수는 국내 농축산물의 제값을 받기 위한 가격 리더쉽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하 박사는 농협은 국내산 신선식품에 있어서는 엄청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판매능력이 부족해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에 휘둘리는 상황이라며, 홈플러스 인수를 통해 안정적 판로를 확보한다면 1000여개에 이르는 회원농축협의 경제사업까지 활성화 하는 등 중앙회 뿐만 아니라 회원농축협의 경쟁력도 향상될 것이라 내다 봤다.
홈플러스가 처음 매물로 나왔던 2014년 신세계이마트 정용진 당시 부회장은 농협이 홈플러스를 인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 받은 바 있다.
당시 농협측이 인수 의사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 부회장은 홈플러스 점포 대부분이 이마트와 롯데마트와 상권이 겹친다는 점, 그리고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 등을 감안할 때 독과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인수가 부적절한 상황이었고, 농협은 농산물 취급 비중이 높아서 유통산업법 규제에서도 자유롭고, 매장수도 부족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게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농협이 홈플러스 운영 주체로 적합하다고 밝혔다.
당시 정 회장의 이 발언은 홈플러스 매각과 관련해 시장 전망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었을 것이며 농협의 산지조직력과 홈플러스의 상품기획 및 판매기능이 결합될 경우 엄청난 시너지가 양쪽에서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 보았을 것이고, 실제 가능성은 낮았지만 농협이 인수하는게 적합하다 판단했을것이다.
농협+홈플러스 결합 엄청난 시너지 발생
회원농축협 산지 조직력과 홈플러스 상품과 마케팅 능력 성과 낼 것
농협 브랜드 단점 극복해 줄 대안 될수도
하 박사는 특히 농협하나로마트는 고객의 구조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으며 50대 이상 노년층이 주고객으로 20~40대 고객을 거의 끌어 들이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농협 브랜드가 노년층에게는 매우 충성도가 높지만, 40대 이하의 젊은 층에게는 기피하는 브랜드라며, 국내에서 30대 이하 청년 세대가 갤럭시 브랜드를 기피하고 애플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했다. 단순히 사업적인 면 뿐만 아니라 홈플러스의 젊은 이미지는 농협 브랜드가 가지는 단점을 단번에 극복시킬 것이라 내다 봤다.
홈플러스가 상품 기획에서 이마트 등에는 뒤처지지만, 하나로마트보다는 우위에 있고, 매장 운영, 마케팅에서는 매우 앞서 있다며, 농협의 산지조직력을 활용한 농산물 소싱 능력을 조금만 보완한다면 농협이 신선농식품을 앞세워 대형할인점 시장을 선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광옥 박사는? 중앙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신세계백화점에서 15년, 이후 삼성그룹에서 유통부분이 계열 분리된 이후에는 이마트에서 15년 근무하며 이마트 성공신화의 주역 중 한명이다. 신선식품 담당 상무, 판매본부장, 상품당담 마케팅 부사장을 역임하며 매장 괸리, 상품 기획과 소싱에 있어서 이마트가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데 공헌했다.
이후 모교인 중앙대 경제학과에서 박사학위(유통전공)를 받고, 중앙대 산업창업대학원에서 학과장 등을 엮임했다. 현재 농식품 및 유통 관련 정책 연구 및 컨설팅을 하는 농장과 식탁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