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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캐나다 출신의 맷 돌턴, 에릭 리건 등과 미국 출신의 마이크 테스트위드 등은 2014년 3부 리그까지 떨어졌던 우리나라를 월드챔피언십(1부 리그)에 진출하는 대단한 성과를 올리는 데 크게 일조했다. 이에 세계 랭킹도 역대 최고인 21위까지 올랐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는 4명의 귀화 선수가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캐나다 교포인 공격수 박은정(캐롤라인 박)과 임진경(대넬 임), 미국 입양아 출신의 수비수 박윤정(마리사 브랜트), 하버드 대학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던 공격수 랜디 희수 그리핀으로 모두 재외 동포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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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대표팀/사진=스포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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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한 종목인 바이애슬론에도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 4명이 뛰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대한바이애슬론연맹은 특별 귀화를 통해 남자 선수 2명(티모페이 랍신, 알렉산드르 스타로두벳츠)과 여자 선수 2명(에카테리나 아바쿠모바, 안나 프롤리나) 총 4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크로스컨트리에는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19)가 맹활약 중이다. 19살 고등학생인 김마그너스는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국내에서 열린 모든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3년 전국동계체전 3관왕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2년 연속 동계체전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크로스컨트리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미국 출신의 아이스 댄서로 민유라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알렉산더 게멀린(24)과 지난해 여름 독일에서 건너온 루지 선수 아일린 프리쉐(25)가 올림픽 출전을 위해 우리나라로 귀화를 선택했다.
◆귀화에 실패했던 선수들
지난해 6월 우리나라로 귀화를 추진하다 실패한 케냐 출신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8)가 청양군청과 계약 기간 4년 연봉 6만 달러(약 7000만 원)의 재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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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사진=대한육상경기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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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루페는 지난해 3월 2016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7회 동아마라톤대회에 출전해 2시간 5분 13초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하며 화제가 됐다. 이는 지난 2000년 이봉주 선수가 수립한 한국 신기록인 2시간 7분 20초보다 빠른 기록이었다.
서울국제마라톤 통산 3회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던 에루페는 우리나라로 귀화를 추진했지만, 대한체육회의 심의 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2012년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에포(EPO, Erythropoietin)가 검출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2년간 자격정지를 받은 것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는 말라리아 치료 목적으로 쓴 약물이라는 에루페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심의 끝에 특별귀화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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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에서도 귀화 요청이 있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을 때까지 잠시 축구대표팀을 지휘했던 전북 최강희 감독은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에닝요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귀화를 요청했다. 정확한 킥이 장점이었던 에닝요는 당시 전북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었다.
대한축구협회도 최 감독의 요청에 따라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에 에닝요의 특별 귀화를 신청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법제 상벌위원회는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에닝요가 외국인으로 이중 국적을 취득할 경우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거부했다. 오랜 기간 K리그에서 뛰었지만, 한국말을 능통하게 하지 못한다는 점도 거부 이유 중 하나였다.
몬테네그로 출신의 장신 공격수 라돈치치도 귀화에 실패했다. 통역이 '꿀보직'이라고 불릴 만큼 한국어를 잘하던 라돈치치도 특별 귀화를 추진했지만, 일본에 약 5개월 임대된 것이 문제가 됐다. 5년 동안 지속해서 국내에 거주해야 A매치를 뛸 수 있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 때문이었다.
◆귀화 추진해주세요
'수원의 호날두'로 불리는 공격수 조나탄은 K리그 19경기에서 16골이라는 엄청난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축구 팬들 사이에서 조나탄의 귀화를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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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탄/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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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대구에 임대 신분으로 입단한 조나탄은 이듬해 K리그 챌린지에서 26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이후 원소속팀으로 복귀했다가 지난해 여름 수원 삼성에 영입되며 다시 K리그에 복귀했고, 조나탄은 14경기에서 10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실력을 인정받은 조나탄은 지난 3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남아 계속 뛴다면 귀화할 의사가 있다. 정말 진지하게 말하는 것이다. 한국은 내게 고향 같은 느낌을 주는 나라다. 기회가 주어지면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터뷰로 인해 조나탄의 귀화는 당시 팬들에게 화두가 됐다.
이후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고전하는 사이 조나탄이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득점 1위에 오르자 귀화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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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사이먼(왼쪽), 리카르도 라틀리프(오른쪽)/사진=스포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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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 농구(KBL)의 최고 센터로 꼽히는 미국 출신 리카르도 라틀리프도 2016-2017시즌 중반 "한국으로 귀화해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허재 감독도 "라틀리프가 온다면 대표팀에는 무조건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에 뜻을 표했다.
그러나 이 또한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거기에 라틀리프도 휴식기를 이용해 필리핀리그 퓨어푸즈 스타 핫샷스에 입단하며 귀화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조나탄과 라틀리프가 귀화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두 선수는 특별 귀화를 추진해야 하지만, 앞선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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