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난간에 다리가 끼인 주영이
어제 아이들을 하교 시킨 후였다.
반 아이들이 쫓아와 큰 소리로 말한다.
“선생님, 큰일 났어요. 주영이 다리가 계단에 끼었어요.”
급하게 서둘러 계단 쪽으로 가보니 다행히 계단 옆 반 강문구선생님이 나오셔서 주영이를 공간이 넓은 쪽으로 들어 올려 빼내고 있었다.
계단 난간에 손으로 잡고 올라올 수 있는 긴 쇠막대를 설치하였는데 계단 난간을 타고 내려가다가 난간과 막대 사이의 공간에 발이 끼인 것이다.
먼저 주영이의 다리를 살펴보았다. 무릎 위쪽이 약간 빨갛다. 어쩌면 내일쯤이면 파랗게 멍이 나타날 것도 같다.
“주영아, 아프니?”
“조금 아프기는 한데 괜찮아요.”
몰려 서 있는 아이들과 주영이에게 말하였다.
“그래. 다행이다. 너희들 이제 계단 난간 타는 일이 위험하다는 것 확실히 공부했지?”
“네.”
“그럼 다시는 계단 난간 타는 일은 하지 않겠네?”
“네.”
강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교실로 돌아왔다.
저녁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영이 엄마에게 잘 살펴보라는 말을 전하였다.
오늘 아침 수업 시작 전.
아이들에게 계단 난간을 타고 내려가는 일이 없도록 다시 한 번 지도를 하였다. 그리고 어제 일기장을 보니 민석이가 “경계야.” 하면서 천우의 목을 조였다는 내용이 있어서 그것도 확실하게 지도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민석이 너 어제 천우의 목을 조른 일이 있지?”
민석이가 멋쩍은 표정으로 눈웃음을 친다.
“목을 조르며 장난 치고 싶은 것도 경계야? 알아?”
“네.”
"너는 재미로 한일이지만 천우의 마음을 어떠했겠어?"
"......"
"천우는 힘들고 화났겠지?"
"네."
천우의 일기를 읽어 주었다.
“우리의 목은 제일 가늘지만 아주 중요한 것들이 지나가는 곳이야. 동맥, 식도, 숨관 등등. 그리고 사형수들을 어떻게 죽이는지 알아?”
“목을 매달아 죽여요.”
“그래. 사형수를 죽일 때에 먼저 의자에 앉게 한 후 목에 줄을 걸지. 그런 다음 의자를 바치고 있는 판자를 치워버리면 목에 맨 줄에 숨이 막혀 죽는 거야. 남의 목을 조이는 것은 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이니 절대해서는 안 되는 거야. 알았어?”
“네!”
“목을 조르며 장난하고 노는 것은 절대로 선생님도 용서 안할 거야. 알았지?”
“네!”
“다시는 목 조르고 장난하지 말자!”
“네!”
초등학교 선생이 잘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다.
이렇게 천방지축인 아이들을 자세하게 가르치지 않으면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아이들은 폭탄과 같다.
잠깐 한 눈을 파는 사이에 일을 저지르곤 한다.
어릴수록 더욱 안심을 못한다.
그래서 초등학교 선생이 잔 것이 아니라 자상한 것이다.
첫댓글 그렇지요 잔것이 아니라 자상이지요 ...그런데 또 다시 살피면 잘다는 것은 자상하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 또 세밀하다는 것이기도 하고 세밀한 것 까지 다 살피는 것이 더 크게 살피는 큰것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