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 3구간 종주
종주대원 : 이승원, 고황기, 김응규, 강정규, 김완우, 홍의석, 박준영, 박선태, 김동연, 지종(중국인 손님)
종주구간 : 작은싸리재 ~ 신선봉 ~ 백령고개
종주일자 : 2013년 4월 27일 (토)
종주거리 : 10.5km
소요시간 : 5시간 58분
정맥 누적거리 : 32.5km / 126km (25.7%)
* 거리는 월간 <사람과 산> 1대간 9정맥 1000명산 종주지도집(2009년판) 참조.
예전에 백두대간과 호남정맥 종주를 할 때는 1박 2일씩 산행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구간을 다녀오면 짧게는 20Km 안팎, 길게는 30~40Km를 걸었더랬죠. 하지만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금남정맥은 당일치기로 하루만 다녀오기 때문에 산행거리 자체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그래도 전체 거리가 126K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아담 싸이즈의(?) 정맥이라서 진행율은 무척 빠르게 느껴집니다. 3구간을 다녀오면 전체 거리의 1/4을 넘어서게 되거든요.
7:05 병원 앞을 출발합니다. 3구간 참석 인원은 모두 10명. 그 중 1명은 손님인데 중국 푸첸성 샤먼(하문)에서 대리석, 화강석 등의 무역업을 하고 있는 '지종'이라는 사람입니다. 우리 산내들 김응규 총무님과 사업 관계상 알고 있는 중국 바이어라고 합니다.
9:10 작은싸리재에 도착했습니다. 출발한지 2시간이 조금 더 걸렸네요. 지난번에는 기사님이 같이 와서 차량 회수 걱정이 없었는데, 오늘은 홍의석님이 차량 운행을 해주신다고 합니다. 덕분에 오늘도 맘 편히 산행을 할 수 있겠습니다.
9:14 산행 출발 직전. 화이팅으로 맘을 다잡아봅니다. 화이팅 안한 사람! 딱 찍혔으요~~
9:15 출발합니다. 봄빛을 물씬 머금고 있는 저 나무처럼 오늘 산행이 끝날 때까지 하늘빛 또한 푸르름을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일기예보상 산행이 마무리될 즈음에 비소식이 있거든요. ㅎㅎ...
9:30 어느 선답자의 산행기를 미리 봤기 때문에 각오하고 있었지만... 처음부터 쭈~~우욱 까탈막진(?) 길이 이어집니다. 그나마 산행 초반이라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9:36 약 20여분의 오르막길에 숨이 넘어갈 뻔했습니다. ㅎㅎ... 태평봉수대 갈림길인데 봉수대는 정맥길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나 있습니다.
9:39~45 성재봉으로도 불린다고 하는 태평봉수대(824m). 삼국시대에 처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는 등등의 내용이 안내판에 적혀 있습니다.
9:43 오늘 산행의 최고봉답게 봉수대에 올라서면 사방 막힘 없는 조망이 펼쳐집니다. 멀~리 다음 다음번 산행 때에 지나게 될 대둔산이 희미하게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9:56 다시 삼거리로 빽해서 정맥길을 이어갑니다. 정맥길 한가운데 벤치의자가 떠억 자리잡고 있네요. 좀 쌩뚱맞긴 하지만 정맥길 왼쪽 완주군 쪽의 조망만큼은 아주 끝내주게 좋은 곳입니다.
10:07 무릉고개. 오른쪽으로 2km 거리에 무릉리 마을이 있다고 표시된 이정표를 지납니다. 지도를 보면 오른쪽으로 넓은 임도가 마을까지 이어져 있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10:09 고개를 지나 서서히 오르막이 시작되면서... 길 양옆으로 뿌리를 드러낸 채 쓰러져 있는 나무들이 발걸음을 막아서고 있습니다. 그냥 걷기도 힘든데~ 나무들을 넘으면서 걸어가려니... 헤유~
10:25~30 또 한 차례 숨을 헐떡이며 꼴찌로 올라선 786.6봉. 앞서 올라온 분들이 자리를 펴고 앉아 쉬고 있습니다. 고구마와 떡으로 허기진 배를 채워봅니다.
10:37 지난 2구간 산행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3구간 산행에도 키를 넘어서는 산죽의 위세가 대단합니다. 짜증까지 나려고 하네요. ㅎㅎ...
10:40 그래도 시원스레 조망이 펼쳐지는 곳이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맘이 후련해지곤 합니다.
10:49 오늘 하루는 진달래향에 푸~~욱 빠져봐야겠습니다. 진달래와 어우러진 정맥길이 참 예쁘네요.
10:55 쫄로래미(?) 올라가다가...
10:56 쫄로래미(?) 내려섭니다.
11:23 지금까지 지나온 정맥길이 왼쪽에 꿈틀대고 있습니다. 보기엔 순한 길 같은데... 제 다리는 어찌 이리 무거워진 것인지... ㅎㅎ...
11:24 웅장한 대둔산 능선이 오늘은 수줍은 듯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질 않습니다. 감질맛 나게 희미한 모습만 신기루처럼 눈에 들어올 뿐입니다.
11:28 진달래가 이리 예쁜 꽃이라는 것을 전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나 봅니다. 보고 또 봐도 정말 예쁩니다.
11:36~41 별다른 표식이 없는 봉우리에서의 휴식입니다. 봉수대 삼거리 이후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정표 같은 것이 하나도 없어서 지도를 아무리 살펴봐도 어디쯤인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11:49 다른 분들이 쉬고 있는 틈을 타 살~살 걷고 있습니다. 희미한 햇빛을 머금고 있는 각시붓꽃을 올 해 처음 만나게 되네요. 붓꽃의 꽃말이 '기쁜 소식'이라고 하던데... 괜시리 기분이 좋아집니다. ㅎㅎ...
11:57~12:16 쉬엄 쉬엄 오다보니 어느덧 신선봉입니다. 표식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그동안 답답했던 맘이 싹~!
12:10 배가 너무 고파서 아침에 편의점에서 사온 비빔밥을 꺼내고 있던 중에 다른 분들이 도착하셨습니다. 밥그릇 들고 사진 찍혀보긴 처음이네요.
12:20 신선봉에서의 점심시간을 마치고 잠깐 내려서니 게목재입니다. '무릉원'... 저 개인적으로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죠. 먼저 세상을 등진 그 분이 마지막 요양을 했던... 잠시 걸음을 멈추고 명복을 빌어봅니다.
12:25 게목재에서 5분 정도를 올라서니 삼군봉이라는 표식을 만납니다. 지도상에는 성치기맥분기점으로 표시된 곳으로 전북 완주군과 진안군, 충남 금산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봉우리입니다.
12:34 그냥저냥 평이한 길을 걸어오다가 좀 특이하게 생긴 바위를 지나왔습니다. 왜 갑자기 인절미가 생각나는지... ㅎㅎ...
12:41 식사를 하지 않고 먼저 가신 분들을 언제나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조바심이 생길 무렵...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713.5봉에 올라섭니다. 지도에는 선야봉분기점으로 표시된 곳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정맥길이 완전히 충남 금산군에 속해 있습니다.
12:42 선야봉분기점 바로 아래에서 식사를 하고 계셨군요. 도시락 밥의 양을 보니 방금 자리를 펴신 듯합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다보면 땀이 식어버려 페이스를 또 잃게 될까봐서... 저는 슬~슬...
12:51 바위 능선 꼭대기에 보이는 자그마한(?) 소나무가 멋있어서 찍은 사진인데... 뒤에 서 있는 다른 소나무와 색깔이 겹쳐서 잘 보이질 않네요.
13:00 슬슬 맘 편히 걷고 있자니... 이 순간만큼은 양옆의 진달래들이 모두 저 혼자만을 위해 피어 있는 것만 같은 착각 속에 빠져듭니다. ㅎㅎ...
13:03 상리목동~두문동 사거리 지점입니다. 남이의용소방대에서 세워놓은 파란색 표지판이 있긴 한데... 내용을 살펴보면 도무지 알아차릴 수가 없게 되어 있네요.
13:24 오늘 두 번째로 만난 특이한 바위. 한쪽면을 일부러 다듬어 놓기라도 한 듯 표면이 말끔합니다.
13:26 문득 앞에서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오늘 차량운행을 맡아주신 홍의석님께서 여기까지 와계셨네요. 백령고개부터 2시간 반 정도 걸렸다고 하십니다. 맛있는 사과를 깎아주셔서 아주 잘 먹었습니다.
13:33 포탄이라도 맞은 듯 심하게(?) 파헤쳐진 봉우리를 지나게 되는군요. 역시 별다른 표식은 없는 곳입니다.
13:35 여러 개의 산줄기들이 저마다 위용을 뽐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산줄기 군데군데 점점이 피어 있는 꽃들은 아마도 산벚꽃이 아닐까 생각은 드는데... 확실친 않습니다.
13:39 상괴목동마을과 백암마을을 이어주는 사거리. 사진에 보이는 길의 꼭대기에 헬기장이 있습니다.
13:45 오랜만에 조망이 트이는군요. 사진을 보시다시피 하늘이 점점 더 시커멓게 변하고 있습니다. 아직 3~4km를 더 가야하는데... 살짝 맘이 급해집니다.
13:46 '비야! 조금만 더 참아라~ 조금만 더~' 속으로 되뇌이며 걸음을 재촉하려 하는데... 허~연 바위가 길을 떠억 막아섭니다.
13:47~14:01 바위를 올라서니 흰바위산이라는 표식이 나무에 걸려 있습니다. 계속 갈까 하다가... 선야봉분기점 이후로 1시간 넘게 만나지 못하고 있는 다른 분들을 기다렸다 가기로 했습니다.
14:07 진달래가 활짝 피어 있는 길... 비가 올까 급해진 제 맘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14:14~19 육백고지(백암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삼각대를 펼쳤습니다. 무겁게 지고 온 보람이 있네요. ㅎㅎ...
백암산 꼭대기에서 피어 있는 꽃입니다. 매화꽃인 줄로만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미심쩍어 여기저기 뒤져보니 복사꽃이 맞을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너무 헷갈려요~
14:22 잠시 후 또 하나의 헬기장을 만났는데... 하늘에서 떨어진 1~2개의 작은 빗방울이 손등을 살짝 스친 듯한 느낌이...
14:28 소나무와 어우러진 멋진 암봉을 오르게 됩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진 않고 있습니다.
14:30 방금 올라온 암봉의 이름이 독수리봉이었네요. 2% 부족한 모습의 돌탑도 누군가 쌓아놨습니다. 비가 곧 쏟아지기라도 하려는 모양인지 바람의 세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ㅎㅎ...
14:32 독수리봉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입니다. 물론 앞으로 가야할 방향이죠. 저기 앞에 보이는 봉우리 이후부터는 내려가기만 하면 될 것처럼 보입니다.
14:34 뒤를 돌아 방금 지나온 독수리봉을 찍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독수리 머리 모양처럼 보이긴 하는군요.
14:41 몇 차례 봐서 이제는 눈에 익은 안내 표지판이 방향을 알려줍니다. 조금씩 조금씩 많아지는 빗방울의 수가 신경을 거슬리게 합니다.
14:48 저~기 아래에 백령고개가 내려다보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살짝 살짝 뺨을 때리던 빗방울이 점점 굵어집니다. 웬만하면 안그러는데... 오늘은 카메라를 배낭에 집어넣을 수 밖에 없습니다.
15:13 오늘 산행이 종료됐습니다. 카메라를 집어넣은 후, 넓은 임도(?)~헬기장~백령성터~육백고지전승탑을 거쳐 백령고개까지 내려오는 동안 단 1장의 사진도 찍을 수 없었습니다. 괜시리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ㅎㅎ... 핸드폰으로라도 찍을 걸 그랬나 봅니다.
15:21 남아 있는 막걸리를 딱 한 잔씩만 마시고... 곧장 청주를 향하여 출발~~
17:09 신탄진 휴게소에 잠깐 들렀다가 병원 앞에 지금 도착했습니다. 차량 운행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30일 '사람과산'님들과 백운산을 다녀온 후, 약 1달 만에 산행을 했더니 온 몸 구석구석... 뼈마디 하나하나 쑤시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헤유~ 여러 선배님들껜 죄송스런 얘기지만... 작년하고 올해가 또 다르네요. ㅎㅎ...
'출퇴근이라도 걸어서 해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실천은 전~혀 못하고 있으니... 맘만은 역쉬~ 맘만인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행복은 봄처럼....인하는 것이 아니라꾸벅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숲속의 맑은 공기를 공짜로 마시는
맘만님의 미소와 여유가 멋지당
한편의 봄맞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듯 합니다
봄의 정수를 걸음 걸음 느껴보는 느낌으로...
봄기운이라는 것을 온도를 통해서
온몸으로 맞이하는 맘만님의 3번째 보물찾기
수고만땅 하셨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사실... 미소와 여유랑은 거리가 멀었더랬습니다.
사진 찍힐 때만 살짝!! ㅎㅎ...
아울러 남산만한 제 인격(?)을 사진에 남기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숨까지 참아가며 아랫배에 힘을 꽉!!! ㅋㅋ...
올라올 때가 돼서 계속 기다렸어요..ㅎ
드뎌~~세번째 정맥길 이군요
이번도 변함없이 슬쩍 숨은그림을 찾으라고 하시네요? ㅋㅋ 인절미 ㅎ
제가 하나 낼까요? 거북이 한마리가 거북이 한마리를 업고 있는 모습은???? ㅎ 혹시 3초만에 찾.으.신.건.아.니.죠???
진달래가 하도 고와서 정맥대원들 기운을 돋아주기도 하고
키만큼 높은 산죽길 헤치느라 고생하고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담긴 귀한 산행기^ 감사합니다!!
ps.카트만두 어디서 커피를 파는 거냐구요~~~ㅎ
빈 손으로 왔습니다 ㅋㅋ
아하~ 저도 모르던 거북이가 숨어 있었네요.
사진을 한참 넘기느라 3초보다는 훨씬 더 걸린 것 같습니다. ㅎㅎ...
카트만두에서 커피 파는데를 찾으시느라 제대로 구경도 못하신건 아닌지 죄송스럽네요. ㅎㅎ...
낙동정맥시 반가운 얼굴들이 금남정맥을 이어가고있네요???
모두 모두 화이팅!!!!
6월부터 백두대간을 또 시작하시던데... 정말로 제 몸이 들썩들썩합니다.
맘은 굴뚝인데... 시간이 맞질 않으니... 아쉬워요~~
새롭게 시작하시는 대간길... 화이팅을 이만~~~~~큼~~~~~~!!!
난 아보이는데요 거북이가 거북이 등을 타고 있었다구
정신력과 인내력들이 대단 하시군요
정신력과 인내력... 예전에 대간할 때와 비교하면 살짝 거시기하죠~ ㅎㅎ...
얼마전 베트남하고 캄보디아를 다녀오신 사진은 아주 잘봤습니다.
저두 가보고 싶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