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로가 거시기 삼매경에 빠져-박경림 노래인가?-재미가 좋구먼.
글을 읽다 화장실 댕겨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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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 토요일 토요휴무제로 이틀연속 쉬는 날에 월요일 휴가를
내니 연3일을 쉴 수 있어
서해안 인천 앞바다에 있는 "무의도"란 섬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출발
아침 10시경 집에서 떠나 도시순환도로 통하여 진입하여
다시 인천공항가는 길로 계속하여 잠진도 선착장 까지 약 1시간40분 소요
선착장에서 운좋게도 마지막 배를 마지막으로 탈 수 있었고
차를 탄채로 배를 타고 섬에 건너가는 길은 또 다른 운치가 있었으며
만약 그 배를 놓쳤다면 다시 물이 들어올 때까지 장 시간은 기다려야
섬으로 진입이 가능한 것임
섬에 도착하여 승용차로 약 10분도 채 안되게 산을 넘어가니
실미해수욕장이라고 불리는 해변이 있는데
이곳 무의도 해변은 근 30년전인 1974년 고등학교 1학년때
친구 6명이 함께 다녀온 적이 있는 나에게는 아련한 추억과 낭만이
서려있는 섬으로서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로 약 2시간 거리인 섬으로서
당시에는 외지인이 거의 찾지 않는 해수욕장도 없는 조그마한 섬인데
사실 그땐 용유도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가려고 했던 것이 배를 잘 못내려
예정에도 없던 무의도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배에서 내리자 무지막지하게 폭우가 퍼부어 각자 배낭을 짊어지고
적당한 자리를 찾고자 몇 가구 없는 민가를 지나던중 교련복을 입은
고3학생이 비가 너무 오니 자신의 집으로 들어와 쉬었다가라고 하여
잠시 신세진적이 있었는데 그 학생은 방학을 맞아 고향에 와 있는 인천 대헌공고 학생이었지
태극전사 김남일도 무의도가 고향이라던데.......
잠시 비를 피하며 쉬는 동안 그 고3형님은 무지 큰 솥에 꽃게를
한솥 삶아서 먹으라고 주어 엄청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고,
물론 모든 것이 공짜였지만......
시중 음식점에서의 현재 시가로 환산한다면 가히 몇십만원어치는
될 것이라고 생각됨
그 당시만 해도 시골 인심이 가히 감동적이였지 무의도 뿐만아니라
전국 어디를 가나 비슷한 인심은 있었던 시절이었으니까
비가 어느정도 멈추자 우리일행은 그 학생이 안내한 대로 산을 하나 넘어
이름모를 조그마한 해변가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무인도에 우리만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그곳엔 우리 이외엔 아무도 없었고
우리는 어떠한 제지도 없이 기타도 치며 즐겁게 보냈었고
심지어는 완전나체로 해변을 뛰어다니며
자연과 함께 했던 기억이 나는 구먼
그때의 밤하늘 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했고
하늘의 수많은 별들은 금방이라도 쏟아질 정도로 많았으며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할 뿐 아니라 다시한번 찾아 본다고
항상 마음에 두었으나 이제야 재차 찾을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으나
지금은 어느정도 유원지화 되어 그때의 모습은 거의 찾을 수가 없어 조금은 섭섭하였지만 어쩌겠어.....
해수욕장에 도착하여 텐트치고 짐정리하구 라면하나 끊여 1종을 해결하니
오후 두어시 왼쪽으로는 70년대인가 북파공작원들이
훈련을 받던 실미도가 지근거리에 있고
오른쪽으로는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용유도가
눈 앞에 아른거리고, 동해안처럼 확 트인 맛은 없어도
나름대로 오밀조밀한 풍경이 내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더라구
해변에는 계속 밀물이 들어오고 있어 얼른 낚시대를 준비하여
백사장에서 원투낚시를 시도
릴을 던지자 마자 푸드득 초릿대 떨림과 동시에 몸쪽으로 낚시대를
당긴 후 릴을 감아 올리니 20센티급 망둥어가 올라 오드라구
릴을 바다를 향해 던지니 던지는 즉시 망둥어가 한 마리씩 간혹
두 마리가 한꺼번에 계속 걸려오드라구
추적추적 비는 계속 왔으며 때론 폭우가 쏟아 졌어도 내 텐트는 무사했고
난 평시에도 차에다 삽까지 싣고 다니기 때문에 텐트 주변에 골파고 우천 대비 완벽했지
텐트 천장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어가며 저녁에 잡아논
망둥어등를 회쳐서 혼자 한잔하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며
밤을 지내는 것도 괜찮드라구.....
남들이 보기에 따라서는 궁상일 수도 있겠으나 나 좋아서 하는 일인데 뭐 상관있겠어
술상대가 한명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으나 그런대로......
다음 날 새벽 일찍 일어나 다시 고기 밥 주기 시작!!
주변에 몇 사람 낚시하는 사람은 있었으나
내 낚시대 및 기타 장비가 프로처럼 보였던지
아니면 남들 보다 잘 걸어 올리는 것으로 보였던지 ........
어른 아이들 할 것 없이 구경꾼들이 몰려와
내 주위를 감싸네 어이구 쑥스럽구만.....
스타가 관객을 의식하면 안돼는디.......
다행히 던지는 족족 고기가 걸려오네
구경하던 50대 중반의 경상도 아저씨 좀 먹어도 돼냐구 묻길래
그러시라고 했더니 이 아저씨 어느새 도마와 회칼 초고추장하구
맥주와 참이슬을 가져와서
내가 잡아 논 망둥어, 숭어, 세꼬시등을 칼로 썰어 잡수시네
내게도 맥주 한캔을 권하길래 "사장님 전 쐐주파입니다"
이 아저씨 흐믓해하며 "역시 술은 소주죠"하면서
썰어논 회를 초고추장을 듬뿍 찍어 내게 권하며 소주한잔과 함께 캬∼
이 글을 올리는 지금도 침 넘어 간다
이 글 읽는 친구들도 침 안 넘어 간다면 ㅂㅅ
좀 있으니 경상도 아저씨 일행으로 판단되는
조기축구회 회원 7-8명이 와서는 잡아 논 고기를 썰어대며
한바탕 술판이 벌어졌지
난 계속해서 먼 바다를 향해 "원투" 릴을 던졌다 댕겼다 하며
연신 걸어내고 틈틈이 한잔하며
1시간여 마신술이 나 혼자 먹은 량이 소주 2병 가량인데
생큼한 바닷바람과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백사장에서의
한잔이어서인지 하나도 안취하드라구
거의 20센티급 망둥어가 주종이었지만 간간이 숭어도 올라오고
새꼬시도 올라오고
숭어새끼는 부산말로 "모찌"라나 회맛은 모찌가 끝내준다고
축구회 고문이라는 경상도 사나이는 숭어새끼인 약 20센티 모찌를
배도 안가르고 초고추장에 찍어서
쐐주와 함께 완샷 크∼∼ 엽기!!!
8월말경이나 9월중 1박 2일로 또 다시 가려고 하는데
도시의 찌들림을 씻어버리며 자연과 함께 할 분들은 선착순 4명이니
의향있는 친구들은 연락 바람(몸만 오면 되겠음)
기대했던 비키니 언니들 구경은 날씨가 별로여서인지
조용한 바닷가여서인지 보질 못하여 좀 아쉽지만
그런대로 즐거운 날이 였음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