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녁을 좀 많이 먹었는지 영~ 속이 더부룩해 아파트옆 A초등학교의 운동장을 좀 걸을양으로 가벼운 운동복차림으로 나섰다. 이학교는 아파트 사이에 있어 그런지 이웃 주민들을 위해 늦은시간까지 학교 운동장을 개방하고 운동시설과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이미 이운동장에는 운동하러나온 이들로 부산했다. 가벼운 준비운동을 하고 씩씩하고 부지런하게 그들의 대열에 끼어 열심히 걸었다. 그런데... 유치원생 정도의 딸아이와 함께걷는 엄마는 누군가와 열심히 통화를 하며 걷는것이었다. 일부러 들으려 한건아니지만 적당히 떨어진거리와 속도가 비슷하다보니... "...그러지 말고 나와라 이젠 애도 남편도 웬수다. 찬공기 쐬니 좀 낫다 그러니 너도 지금 이리로 나와라.." 헉! 나는 너무 놀랬다. 어두운 불빛에서도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우아했고 분홍점퍼를 입힌 긴머리의 딸아이는 운동장을 뛰며 신나고 즐거워하는데 친구인듯한 상대방과의 통화는 너무 침통했다. 그녀는 그렇게 오래도록 침착하게 통화를 하며 걸었다.
20대 초반인듯한 청년 둘이서 배드민턴을 하고 있는곁을 지나며 나오는 웃음을 참아야했다. 하늘색운동복의 청년은 제법이다. 쫌 한듯...그러나 흰색운동복의 청년은 진짜!! 나도 그정도는 안할것같다. 게다가 라켓을 휘두를때마다 웬 기합은 그리 질러대는지... 운동장을도는 내내 지켜본 그둘은 하나는 열심히 콕을 줍느라 힘빠지고 하나는 고함 지르느라 힘빠지고... 하늘색 운동복의 청년 인내력 대단했다.
중학생인듯한 커플이 멋모르고 들어왔다. 둘이만 있고 싶은데 아까부터 저쪽에서 열심히 줄넘기하는 두 여학생이 신경쓰이는지 조금씩 조금씩 인적을 멀리하고 정글짐뒤의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무언가 열심히웃고 이야기하던 그들은 어느샌가 둘인지 하나인지 모르게 밀착되어 앉아 들리지도 않는소리로 소곤대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와 체형이 비슷한...정말 운동이필요한. 짙은색 파카를 입고 계속 앞서걷던 뽀글이 파마의 여인 7개월이 진행된 계에 문제가 생긴모양이다. 이여인은 운동장 입장부터 퇴장까지 그 계문제로 통화 하다가 돌아 갔다.
운동장 가운데서 열심히 뽈을차는 한무리의 남학생들, 무언가 속상한일이 있는지 휴대폰으로 불러낸친구를 그곳 계단에서 만나 하소연하는 여학생, 며느리를 탓하랴 줏대없는 아들을 탓하랴 서로의 한숨을 나누며 불편한다리로 운동장을 걷는 이웃의 어머니들... 잠깐의 운동을 위해 나선 운동장에는 다양한 이웃의 소통과 해소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 누구의 사연에도 아는체 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저녁 아파트사이의 툭터진 이넓은 공간에서나마 그들의 아픔과 한숨이 사라지고 해소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마무리 운동을 하고 운동장을 나서는 조금은 무거운마음을 덜어주는 한마디.. " 야!! 나이제 다신 너랑 안해!!" ...뒤돌아보지 않아도 안다. 하늘색 운동복청년의 인내심이 바닥났나보다.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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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짧은 수필 한편을 읽은 듯 하네요... 저는 요즘 일주일에 한번 뱅기타고 부산 출장다니느라 시간이 어찌가는지도 모르게 산답니다. 하루가 48시간쯤 되면 좋겠다... 하면서요... 늘어지게 늦잠을 자본지가 언젠지??? 친구들과 수다 떨어본건 언젠지??? 이제는 새벽별 보며 출퇴근 하는 것도 너무나 익숙해지고... 늘 그랬던 것 처럼... 그리고 토요일엔 연습... 일요일엔 부모님과 놀아주기... 이제는 안그럼 삐치시더라구요... 암튼 7월까지 내 몸이 버텨주기를 바라며 이 시간들을 무사히 보낼 수 있기만을 기도하며 지낸답니다... 그래도 신기한건 아직은 이 일이 재밌다는 거... ㅋㅋㅋ 대건인 여러분들도 모두 모두 화이팅~~~ )*^.^*(
몸이 버텨주길 바라는정도의 업무는 너무 무리다... 에스텔...건강 잃지않도록 해요.
조금 지쳐가던 중 언니의 글을 읽고 힘을 얻어갑니다 언냐 땡큐
생기발랄한 스텔라가 지치다니 역시 무리하지말고 건강 잘챙기면서 일도 신나게, 화음도 신나게 일하는 멋진 우리들 화이링
정말~ 수필 읽은것 같아요^^ 중학생 커플이 난 왜이리 인상적인지 ㅋㅋ
모처럼 긴글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어요~~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