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P
며칠전 절에 들러 스님이 내주시는 원두커피를 마시다 지난번에 애기한
MBTI 심리 검사 해보았느냐고 여쭙더군요.
설문이 모두 예, 아니오 두가지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어 조금 애매
한 부분들이 있었노라 했더니 그때 그때 맞다고 택한 것들을 종합해보면
여러차례 해 보아도 비슷한 결론이 나올거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ESTP형으로 나오더라고 말씀 드렸더니 조그만 책자를 꺼내 읽어 주
십니다.
------------------------------------
- ESTP형( 수완 좋은 활동가 형)
사실적이고 관대하며, 개방적이고 사람이나 일에 대한 선입관이 별로 없다.
강한 현실감각으로 타협책을 모색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적응을 잘하고 친구를 좋아하며 긴 설명을 싫어하고, 운동, 음식, 다양한
활동 등 주로 오관으로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생활의 모든 것을 즐기는
형이다.
순발력이 뛰어나며 많은 사실들을 쉽게 기억하고, 예술적인 멋과 판단력을
지니고 있으며, 연장이나 재료들을 다루는데 능숙하다. 논리 분석적으로 일
을 처리하고, 추상적인 아이디어나 개념에 대해 별로 흥미가 없다.
중략...
그러나 그들의 욕구가 건설적인 목표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에, 이런 에너지는
금고털이, 사기부정수표위조, 모조품등의 부정한 돈벌이와 같은 반사회적 파
괴적인 행동으로써 나타날수 있습니다. 그들의 이러한 재능을 주제로한 70년대
초반의 영화가 바로 'STING'이었습니다. ...
------------------------------------
스님께 제 생각엔 수완이 좋다거나 활동가 형은 아닌듯 싶다 말씀 드렸더니
"산적소굴"이라는 민박집을 보기 좋게 성공시킨거 하나만 보아도 수완이 엿보
인다는 겁니다.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은건가? 그렇게 보니 그럴듯도 한것 같습니다.
관광지도 아니고 볼거리가 있는것도 아니고 놀거리는 더더욱 없는 관광 불모
지에서 이름도 거창하게 "산적소굴"이라 붙여 두었으니 세간의 이목을 불러 일
으킬만 했고 한번 다녀가면 외갓집 다녀간듯한 느낌이 든다며 아쉬워 하며 떠나
시는 분들.
복주머니 사업도 비슷한 맥락인것 같습니다.
시골집에서 가져온 이바지 처럼 이런 저런 시중에서 일부러 찾기 전에는 쉽사
리 구해지지 않는 이런 저런 채소들...
이번주에는 뽕잎, 지난주엔 돋나물과 머위대, 왕꼬들배기등을 보내드리며 간
단한 조리방법을 적어 보냈더니 머위대 무침이 너무 맛있었다고 전화를 주시는
분, 오디는 언제쯤 나오냐며 꼭좀 부탁한다는 말씀 하시는 분, 귀한 뽕잎이 너무
좋았다는 분.
받아 먹는 채소에 입맛을 들이다 보니 마트의 채소들은 맛없어 보인다며 채소가
이토록 아삭거리는 맛이 있는 줄 몰랐다 하시는 분들. 매주 월요일 발송하다 보니
빨리 받는 분들은 화요일 오전에 받는데 이번주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궁금해 하신
다는 분들.
서로 정을 주고 정을 받는 관계와 관계들.
저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느낌대로 웃고 재미나 했을 뿐인데...
제가 수완좋은 활동가 일까요?
2010년 6월 8일
(http://산적소굴.kr의 시골로~! 게시판에 가시면 지난 글을 읽을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