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창과 마곡사!.... 언제 : 2020.07.27 막창과 마곡사?....자다가 봉창 두드리리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슨 흰소리냐고 할지 모르지만 세상에 핑계없는 무덤 없듯이 나도 할말이 있다 이거시지!.......ㅋㅋㅋ 얼마전 아내와 집에서 단둘이 조촐하게 점심을 먹고 난 얼마 후....내가 좋아라하는 사람들의 소소한 모임인 카톡방에 뜬금없이 공지가 떳다. "공주 막창" 어쩌구하며...그것도 맛집이라나 머시라나?....그렇지만 아무리 산해진미를 먹여준다 해도 점심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이 시간에?...더군다나 공주까지?..쓰다달다 말한마디 없이 개무시하고 넘어갔드만 오늘 아침에 또 그놈의 "공주 막창 투어" 공지가 떳다!...그랴?...그러면 이참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공산성까지 한바퀴 휭하고 돌아오면 되겠구나!... 싶어 좋아라 했더라. 송탄에서 출발한 큰바위님이 세교동에서 불사초님 픽업하고 안성에서 출발한 고물박사님이 송정에서 우리 부부를 픽업하고 풍림에서 도킹한후 천안 - 논산 고속도로를 타고 공주 신관동 맛집 동네에 도착하니 12시가 조금 지난 시간인데 동네는 중 떠난 절집마냥 썰렁하기가 시베리아 벌판에 온거 같더라니!... 그러니 이놈의 맛집 동네가 얼마나 도도하고 쌀쌀맞은지 점심 손님은 아예 상대도 않하고 홍야홍야 석양주를 좋아라하는 술손님만 받겠다니 우리처럼 멋도 모르고 맛집 타령이나 하며 먼데서 찾아온 손님은 개털이었더라!....써글!....하기사 막창이 술안주지 밥반찬은 아니겠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공산성이 아무리 보고 싶어도 점심 쫄쫄 굶고 돌아다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어디 마땅한 식당이 있는지 둘러봐도 인근의 식당은 하나같이 문을 쳐닫고 있었으니 참 이상한 나라에 들어온거 같더라니....한참동안 휴대폰에 빨려 들어 갈듯이 고개를 쳐박고 식당을 검색하던 고물박사님 하는 말이... 고물박사님 : 성님?....퉁퉁장 아슈?...형수님은 쓰레기 드슈?.... 빵과버터 : 퉁퉁장?....그게 뭔데요?...근데 무슨 쓰레기?....ㅋㅋㅋ 고물박사님 : 청국장 비스므리한건데... 거 왜....허영만이라고 만화가 있잖소?...그 사람이 다녀갔다는 시래기퉁퉁장 하는 집이 마곡사 근처에 쏼라쏼라...!@#$ 빵과버터 : 청국장?....마곡사!....O. K!...! 퉁퉁장이란 충청남도 공주 지역에서 청국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두를 푹 삶아 열박아지에 담아 수건으로 여러 벌 두껍게 싸서 더운 아랫목에 3~4일 동안 묻어 두면 실이 생기는데 이것을 공주 지역에서는 퉁퉁장이라 한다. 주로 찌개를 끓여 먹는다.(디지탈공주문화대사전에서) 늘푸른솔이라는 고상한 상호를 단 식당에 이르니 쪽파는 아닌성 싶은데 비스무리한 것이 수돗가에 널부러져 있다. 일손은 부족하고 바쁘다 보니 다듬던 칼을 집어 던지고 주방으로 들어 갔나보다. 직접 농사지어 식재료를 마련하다보니 이렇게 생생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일행중 먼저 식당에 들어가니 홀 써빙하는 아줌마가 몇사람이냐고 해서 5명이라 했더니 두 개의 테이블이 붙어 있는 제일 안쪽의 내실 같은 방으로 안내 하는데 당장에 눈에 띄이는 것은 넓은 통유리 창가에 몇 권의 책과 몇 개의 다육이 화분이 놓여져 있구나. 쓰~윽 일별해 보니 제일 앞쪽에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 눈에 띄인다. 식당 주인이 정서적으로 나와 비슷한 감성으로 사는 사람일거 같아 편안한 느낌이 되고 밥 먹는 손님 상 앞에 생뚱맞게 무슨 책이랴 싶지만 없는 것 보다 낫고 비록 그게 장식용이라 할지라도 책을 가까이하고 생활하는 주인장의 품격을 보는 것 같아 적이 안심 되었더라... 퉁퉁장시래기정식이라했다.... 채반에 음식을 차려 내놓는 것도 처음 보았지만 음식 가짓수에 깜짝 놀라 사진을 찍을려고 했더니 써빙하는 아줌마는 음식이 더 나온단다.... 어릴때 어려운 시절을 살아온 노인네의 검소한 입맛이기도 하지만 사실 나는 수십가지 음식이 정신없이 나오는 정식이라는 식사메뉴에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좋아라 하지도 않는다. 탕이든 국이든 고기든 생선이든 주메뉴 한가지에 짭짤한 젓갈, 개운한 김치나 깍두기, 나물 하나면 족할 것을 이것 저것 가짓수만 늘려 가지고 대부분 젓가락질 한두 번 하고 남는 음식은 전부 버리는 낭비가 심한 싱차림이기 때문이다. 셋팅이 끝난 퉁퉁장시래기정식 5인상이다. 채반 밖의 반찬부터 소개하면 시래기퉁퉁장조기조림, 이름 모를 전, 전 소스, 백김치, 퉁통장, 애호박조림, 묵은지조림두부, 방풍나물장아찌, 생율, 노각나물, 가지나물, 계란조림, 등등...스무가지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구수한 공주 밤막걸리가 더 좋았다는!...ㅋㅋㅋ
옛날 저울로 데코레이션한 실내 장식도 이채로워 주인장의 품격을 보는 것 같아 즐겁구나. 이 저울을 보니 어렸을 때 우리집 아랫방에 세들어 살었던 고추장사 내외가 생각나기도 하고 ... 사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입속에 들어있는 순간만 즐거울 뿐이지 목구멍으로 내려가면 그만 아니던가?.. 공산성까지 빠꾸하기는 그렇고 가까운 마곡사나 들리자고 의견일치가 되었으니 나한테는 더 좋은 일이다. 마곡사는 10년전 (2010.11.07.) 불사초님 내외와 우리 부부가 같이 들렸던 곳이니 오래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절이다. 춘마곡(春麻谷) 추갑사(秋甲寺)라지만 그건 글쟁이들이나 하는 소리고 우리같은 소시민이사 따질거 없으렸다!... K형으로부터 뜬금없이 전화가 왔다. 내일 쉬는 날이면 참게 매운탕으로 점심이나 먹고 마곡사나 다녀오면 어떻겠냐고?...K형의 아주머니가 척추협착증으로 힘든 장거리 산행을 못하고 어린 손주놈 돌보는 곤욕을 치루고 있으니 아주머니를 위한 배려에 우리 부부를 초청한 것이다. 나는 살방살방 걷는 절집이라면 꺼뻑하는데도 아직 마곡사에는 들어가보지 못했으니 점심 대접에 절집 구경이라니 호박이 넝쿨째 떨어진거나 진배 없더라...
|
|
첫댓글 밤막창은 구경도몾하고
박사님이찾은 퉁퉁장 맛 또한기막흰집을 찾아 주심에 감사👍👍 ㅡ옛기억까지. 색다른
마곡사 꼼꼼히 두러보시었네
장독대나는 발걸음 몾하고았는데ㅡㅎ ㅋ
일단 파는 쪽파가 아니고 돼지파라고 쪽파 비스무리한거 갓구요
이넘에 막창은 다시는 안갈기고만유
논네들이 늣은밤에 선술집에갈수도 없구 포기 해야겟네요.
대신 퉁퉁장정식 맛나게 드셧으면 됫지요.
마곡사는 오래전에 다녀 오셧군요.
수고 하셧습니다.
산행은 안하시고 마곡사 들렀다 막창만 드시고 오신 것 같습니다.
가끔은 그런 여유도 좋겠다 싶네요.
마곡사 가본 지 몇 년 되었네요.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마곡사의 가치가 더 상승한 것 같습니다.
남들이 좋다 하니 더 좋아 보이는 게 사람 심리인가 봅니다.
조만간 더위 꺾이면 한번 가볼까 생각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