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장 시설환경 수준에 따른 차이도 생산성을 가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생산성 상·하위 농가 비교 이유마릿수 6.8마리 차이 주원인 ‘방역관리 수준’ 꼽혀 시설 개선해 질병 발생 줄여야 양돈농가들의 생산성 격차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돈 전산관리 프로그램 ‘피그플랜’ 개발업체인 ㈜이지팜은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2020 피그플랜 빅데이터 심층분석 자료’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성 상위 30% 농가와 하위 30% 농가의 어미돼지 1마리당 연간 이유마릿수(PSY)는 각각 26.9마리 20.1마리로 집계됐다.
모돈의 번식성적을 보여주는 PSY는 양돈농장의 생산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 사용되는데, 지난해의 경우 상·하위 PSY 격차가 6.8마리로 조사된 것이다.
이는 상위 30%에 해당하는 농장에서 어미돼지 1마리당 매년 이유시키는 새끼돼지의 마릿수가 하위 30% 농장과 비교해 6.8마리나 더 많다는 의미다.
2017년의 경우 상·하위 30% 농가의 PSY는 각각 26마리, 19.5마리로 격차가 6.5마리였다. 3년 만에 상·하위 30% 농가의 PSY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양돈농가들의 생산성 격차의 주요인으로 방역관리에 따른 차이를 지목하고 있다.
돼지유행성설사병(PED)이나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같은 소모성 질병이 농장에서 발생하게 되면 주로 새끼돼지들이 폐사하게 된다.
개별 농장의 방역의식 고취, 전문가 도움 등을 통해 이러한 질병의 발생을 줄이는 것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본이라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정현규 도드람양돈연구소 박사는 “돼지 질병 발생을 예방하려면 농장주와 농장 근로자들이 각별히 방역에 신경 써야 하는데, 일부 하위 농가에선 이러한 관리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며 “소모성 질병이 빈번한 농장의 경우엔 수의사·컨설턴트 등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시설환경 수준에 따른 차이도 생산성을 가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노후화된 축사의 경우 환기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거나 사육밀도가 높아 암모니아 가스가 잘 배출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에도 이유 전 폐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관리가 필요하다.
양돈 컨설턴트 안기홍 박사는 “농장 외부로 축산냄새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사 내 암모니아 발생 수준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개별 농장 단위의 시설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전체 양돈농가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다산성 모돈에 대한 표준 사양관리법이 시급히 보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산성 모돈은 한번 출산할 때 13마리 이상의 새끼돼지를 낳는 어미돼지를 이른다. 2011년 이후부터 유럽산 품종이 국내 보급되기 시작했고 현재 국내 보급률은 60%대로 추정된다. 하지만 여전히 농장마다 사양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한 이지팜 피그컬처사업본부 수석은 “전체 농가의 PSY가 2017년 22.9마리에서 2020년 23.5마리로 증가하긴 했지만, 같은 기간 분만율은 79.5%에서 78.7%로 떨어졌다”면서 “다산성 모돈 분만율과 모돈 회전율을 높이고 비생산일수를 줄일 수 있는 사양관리 개발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하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