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평범한(?) 비행을 해봅니다.
이번 비행은 인천-홍콩편입니다.
이번에 운항할 기체는 B777-200ER. 본래 장거리용 3클래스 타입입니다...만 원래 77W가 투입될 예정이지만 아직 기체가 인도안되서 일단 이 기체가 당분간 운영됩니다.-_-
퍼스트클래스는 요즘 A380 에서 대유행(?)하는 스위트룸 타입 좌석을 설치했고, 나머지는... 그냥 기존기체와 동일합니다(먼산)
이전에 제주-김해편에 투입됐던 77E와 차이점은 좌석편성 뿐이지요.-_- 물론 장거리용이니 다락방(승무원 휴게실)은 있고, 이쪽은 퍼스트 8, 비즈니스 28, 이코노미 248해서 총 284석입니다. 한편 김포에서 운영중인 국내선용(전에 제주-김포에 띄운거)은 비즈니스 21, 이코노미 340 해서 361석(....)입니다.
푸시백하고 엔진 시동겁니다.
77E의 네이밍 테마는 '컴퓨터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로, 이 기체의 이름은 zip 파일 포맷을 만든 필립 캐츠(Phillip Katz)의 이름을 땄습니다.
일일이 옮겨적자니 귀찮아서(야) 한국 위키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캐츠는 위스콘신 대학에서 전산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압축 관련 첫 프로그램은 1980년대 중반에 발표한 PKARC로, 당시 많이 쓰이던 ARC 프로그램과 호환이 되었으나 C로 만들어진 ARC와는 달리 어셈블리어를 함께 사용했기 때문에 훨씬 빨랐다. (당시 컴파일러의 최적화 성능은 현재에 비해 좋지 않은 편이었다) PKARC는 그 속도 때문에 ARC보다 유명해졌다.'
'그러나 ARC의 개발사였던 SEA는 캐츠가 공개되긴 했지만 저작권이 있는 ARC의 소스 코드를 상당 부분 복사해 썼다는 것을 알아 냈다. SEA 측의 증인들에 따르면 PKARC와 ARC에서 동일한 주석과 오타가 나타날 정도로 많은 부분이 복사되었다고 한다. SEA는 캐츠를 상표권 침해와 저작권 침해로 고소했고 승소했으며, 그는 PKARC의 이름을 PKPAK으로 바꿔야 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으나 캐츠가 죽으면서 그 자신이 이 사건을 설명할 기회는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얼마 후 캐츠는 PKPAK을 완전히 새로 짜서 PKZIP을 셰어웨어로 공개했다. PKZIP은 ARC보다 압축률이 높으며 더 빨랐고, 기반 ZIP 포맷의 구조도 공개되었기 때문에 얼마 안 가 ZIP 포맷은 파일 압축 포맷의 표준이 되었다. 그는 1986년에 PKWARE를 설립했으며, PKWARE가 크게 성장한 뒤로도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들을 채용하고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였다.'
'캐츠는 말년에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다. 그는 음주 운전으로 여러 번 체포되었으며, 나중에는 싼 모텔과 스트립 클럽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까지 했다. 2000년 4월 14일에 캐츠는 빈 술병을 손에 쥔 채로 호텔 객실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고, 사인은 상습적인 음주로 인한 급성 췌장 출혈로 밝혀졌다.'
한국위키에 빠진 내용을 첨언하면, 그가 만들었던 PKWARE는 그의 이름의 이니셜을 땄다고 하며(Phil Katz softWARE), 이 회사는 예전의 명성만큼 못하지만 그래도 운영중입니다.
PKWARE가 후발경쟁사와의 경쟁에서 떨어져 나간 이유는 먼저 공돌이(...) 특유의 사업능력 보다는 기술능력을 중시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캐츠 자신도 사업능력이 없어서 그의 가족이 경영을 도왔지만 회사의 수익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한단 이유로(...) 가족을 해고시켰다고 합니다(먼산).
결정타는 윈도우 플랫폼으로의 이전이 늦었다는 것도 있죠. 캐츠의 경우 90년대 초 윈도우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거절했고, 이게 결국 후발경쟁자와의 경쟁에서 실패한 원인이라는게 위키피디아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그가 개발한 zip 파일은 89년 PKZIP 0.8이 나온 이래 22년째 가장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교훈은 '공돌이는 경영을 하면 안된다'는 거...(응?)
뭐, 스티브 잡스 같은 특이케이스도 있긴 합니다만, 이쪽은 수완이 좋은 공돌이고,
빌 게이츠는 아에 공돌이라기 보다는 장사꾼 기질이 다분하고(....)
여튼, 이륙합니다.
보통은 001/002편이 가까운 한일노선인 경우가 많은데 왜 홍콩이냐면,
소장이 플심 5.0을 할 때 처음 구한 '가까운 외국' 시너리가 홍콩이었습니다.(먼산)
일본시너리는 왠 허접한 것만 나와있더군요. orz
그래서 김포-홍콩을 처음 날린게 전통(?)으로 내려오는 거랄까요.
객담으로 국제선 77E의 애칭을 주욱 보면,
이 기체가 1호기고,
2호기 앨런 케이(객체지향 프로그래밍, GUI, 휴대용 PC의 창시자),
3호기 제임스 고슬링(자바 언어의 개발자),
4호기 에이다 러블레이스(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그녀의 이름을 딴 Ada라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있으며, 이 언어는 777 FBW 프로그래밍에도 쓰였다고 합니다),
5호기 앨런 슈가트(하드디스크의 시조뻘이라 할 수 있는 장치를 사용한 IBM 305 RAMAC의 개발자, 시게이트의 창업자),
6호기 에츠허르 데이크스트라(흔히 다익스트라(Dijkstra)로 많이 읽힘. 최단경로 알고리즘의 연구자)
7호기 폰 노이만(컴퓨터 개론 조금만 해보셨다면 다 아실 이름-_-)
8호기 앨런 튜링(컴퓨터의 실행과 저장에 대한 추상적 형태를 묘사한 튜링 기계를 착안한 사람)
...대강 이정도입니다.
슬슬 동중국해로 나오니 트래픽이 휭휭 다닙니다.
무슨 화물기가 저렇게 많이 올라갈까요(...)
멀리 가물가물하게 중국땅도 보입니다.
이쪽은 대만입니다.
타이페이 상공입니다. 송산공항과 101타워가 보입니다.
대만과 본토는 이렇게 가깝습니다(먼산)
한때 장제스공항이라 불린 타오위안공항 상공을 지나갑니다. 오른쪽 아래는 타오위안 공항과 별개로 운영되다 폐쇄된 타오위안 비행장입니다.
기묘한 지형의 압박.
대만에서 홍콩으로 가는 길목인 마쿵제도로 들어갑니다.
점점 가까워지는 본토. 옛날엔 한 때 중국 본토로 들어가는 루트를 많이 썼는데 요즘은 이렇게 대만으로 둘러가는 루트를 많이 쓰더군요.
대만땅이 멀어집니다.
ELATO 포인트에서 정서쪽으로 꺾어줍니다. 직선항로는 못하고 이렇게 꺾는건 당연히 중국 본토 공역을 돌아가는 것 때문이죠.
그런거 아랑곳않고 날아다니는 AI기(...)
슬 강하의 시간입니다.
죽죽 내려갑니다.
그런데 구름이 심상찮습니다.-_-
오늘은 25R. 그런데 이렇게 날씨가 안좋으면 위험한데 말이죠.-_-
ATC가 가라는대로 일단 갑니다.
그래도 믿을건 눈 뿐.
거기다 프리 패널을 쓰다보니 레이더 고도계가 없어요 orz
예전에 한번 홍콩에 왔을 때도 이렇게 홍콩가게(?) 안개가 끼어주더니, 이번에도 이렇군요.
주변에 트래픽도 잡히니, 랜딩라이트 켜주고 내려갑니다.
로컬라이저 진입중.
기어 다운.
휘청거리며 ILS를 잡는 중입니다.
슬 내려오니 바닷가가 보입니다.
정작 홍콩 시가지는 안보이는군요. orz 어렴풋이 보이는 다리는 첵랍콕공항까지 이어지는 칭마교.
활주로는 아직도 안보입니다.
드디어 보입니다.
이런 맛에 플심을 한달까요.
터치다운.
리버서 안쓰고 감속합니다.
분주한 홍콩공항 풍경.
유도로로 빠져나옵니다.
저는 언제쯤 맑게 갠 홍콩을 볼 수 있을까요(먼산)
건너편 화물청사가 어렴풋이 보입니다.
드래고너 드래곤에어 A330이 출발하는군요.
관제탑이 보입니다.
거의 다 왔습니다. 제가 설 자리는 저기 캐세이 747 옆입니다.
(으쌰으쌰)
주기 완료.
비행시간 3시간 46분, 비행거리 2,418km, 연료 9,840갤런 사용, 평균 7.83t/hr 사용.
- 한국출장소장 -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홍콩=카이탁.. 이라는 관념의 저로서는 첵랍콕은 이해가 안가는 케이스중 하나입니..(?)
그런데 773이나 타시고 홍콩가시다니..다음에는 영국으롴..;; (퍽!!)
여튼 수고하셨요~(컴퓨터 는 참으로 복잡하단 말입니다.)
카이탁은 배경시대(?)에 안맞아서요(...)
게다가 카이탁은 너무 위험하지요. 조종사에게 너무 큰 피로를 요구하는 공항이고 80m짜리 장애물까지 있으니 완전히 접근하기도 힘들죠. 그런 이유로 진작에 폐쇄될 공항이 합병전에 미뤄지다가 합병후에 아예 폐쇄시켰죠.(지금은 세계 3위공항)
호오... 라이트는 3D라이트인가요??
요즘은 3D 라이트가 대세지요. :)
슈가트 드라이브 의 슈가트를 아는 분이셨군요 ㅎㅎ
옛날에 듣던 이름 몇이 보여서 정말 반가운 일지입니다 *^^*
Z80 을 쓰던 시절의 슈가트 드라이브 5.25 인치가 '미니플로피' 라니 ㅎㅎ
(저는 8인치 시절에는 컴퓨터를 사용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ㅎㅎ)
이래뵈도 컴퓨터는 애플로 입문하고 플심은 4.0으로 입문한 '나이답지 않은'(좋은 의미로) 늙다리입니다(먼산)
저는 81년 무렵, (혜화동쪽의 당시 국립과학관/산업기술관의) 금성 FC-100 으로 입문했습니다. ㅎㅎ
Tape Drive 를 써야했던 시절이었죠 ^^;
처음 보았던 FS 는 CGA 용의 1.0 이었던 듯 싶습니다 ^^;
정식발매가 없었던 고로, 2.0 버전을 처음 구해서 보았던것 같고요 (SubLogic 것이었다는 것만 기억합니다만 ^^; )
제대로 구매해서 보기 시작했던 것은 (영문판) 5.0 이었던 듯 싶습니다. ㅎㅎ
저는 목포사고 당시 '플심이란 걸로 목포사고를 재현할 수 있다'고 해서 건드려본게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죠.-_-
크흐, 정말 비극(?)의 시작이었네요 ^^
그런데 목포 사고는 정말 비극이었죠 ㅠ.ㅠ
사고도 사고지만, 사고 이후에 구조체계를 보고 나서 가슴이 참 답답했었습니다 ^^;
1.44 플로피 디스켓이 나왔을때 오오! 용량은 큰데 크기는 더 작아!...라고 경탄했던 1人
500MB 하드디스크를 사고 나서 내 평생 500MB를 다 채울일이 있을까도 진지하게 걱정해 봤던 1人
CD-ROM 달려고 사운드 카드 사본 1人
emm386.exe, himem.sys, command.com, mshbios.com ... 추억의 파일들 ㅋ
286시절 20MB가 작아서 피눈물 흘려본 사람입니다(먼산)
CD-ROM 과 사운드카드 말씀하시는 것 보니, 아마도 사운드블래스터를 구매하셨었나 보군요 ^^
(한국 PC 발전의 역사는 게임을 빼고는 이야기가 안되니까요 ㅠ.ㅠ)
제 첫 하드디스크는 20MB 였답니다. ㅎㅎ
한국출장소장 님 // 예전에 20MB 의 하드디스크를 320/360 KB 디스켓으로 백업을 떴던 적도 있습니다. ㅎㅎ
(시간 제법 걸렸었습니다 ㅠ.ㅠ)
색깔있는 5.25플로피 디스켓을 들고다니면 뭔가 있어보였지요+_+
(시스템에 따라 2D는 읽어지는데 2HD는 안읽어지는 것도 있었구요=_=;; )
왠지 비행일지 게시글에 엉뚱한 댓글만 써버린듯 합니다~.
홍콩까지 비행 고생하셨구요~. (요즘 대세는 안개인가봅니다=_=) 역시 777을 보면 통통한 고등어가 생각나는게.. 괜시리 배고파집니다ㅜㅜ (응?)
고등어는 역시 '생고등어회'의 고소함이 최고입니다 ^^;
사실은 초절임 한 고등어 초밥도 좋아합니다만 ㅎㅎ
한국에서 컬러풀한 5 1/4 인치 디스크를 냈던 곳이 나슈아(Nashua) 였던가요 ? ^^;
(그거 검은색 보다 비싼 물건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ㅎㅎ 저는 주로 SKC 2D, 2DD, 2HD 를 사용하곤 했었습니다. 아, 가끔 3M 이나 Dysan 도 사용했었지요 ㅎㅎ)
시애틀산 고등어가 최상품이지요(?)
저는 아직 5.25인치 디스켓들을 보관중입니다. 읽을 곳은 없지만...-_- IBM-PC(정확히는 XT) 처음 쓰면서 처음으로 게임 복사했던 디스켓도 아직 보관중입니다. 저거 할 때가 아마 초3때였는데(....)
저도 5 1/4 인치 디스켓을 제법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제 세월이 지나서 자성이 약해진 시점을 넘어서, 아마도 CRC 에러가 잔뜩 발생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아버지가 3 1/2 인치 디스크 드라이브를 원하셔서 (아직 시장에 있더라구요) 구해드리긴 했습니다만, 역시 안쓰시는 듯 싶습니다 ^^;
뭐, 이제야 1.44 MB 용량으로 뭘 담을 수도 없으니까요 ㅎㅎ ^^^;
잘보고갑니다, 수고하셨구요 ^^!
개인적으로 도장이 참 모던(?)한게 맘에드네요 ㅎㅎㅎ
격려 감사합니다 :)
8호기는 왠지 금방 요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기분탓인가요(...) 그나저나 저는 게이츠옹보단 잡스옹이 더 장사꾼같습니(...) 애플"컴퓨터"시절이야 기술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기술빨보단 아이디어빨같은 느낌이랄까요.
6호기가 가장 짧은 항로로만 다니고 페리플라이트는 거부할 거 같은 것도 기분 탓입니다(뭣)
잘보고 갑니다. 예전 컴퓨터 썼을때가 기억나네요. 그때 당시 최고의 유틸리티는 M.exe (당시 드라마 M도 유행할때더라고요)
저는 M이 없던 시절부터 썼습니다(먼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