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동호회의 두 형님간의 재미난 글과 엄청난 리플,,,,ㅋㅋ

[까까라]

스핀형님의 글.... 유년시절의 비행(해방촌 편) 내가 태어난 곳은 서울 삼각지. 그것도 "배호"말대로 꼭, 돌아가는 로터리 근방에서 태어났다.(이 대목에서 ...."돌아가는 로터리"하고, 지금의 "스핀"하고 무슨 상관 있냐구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그럼 걘, 분명 바부탱이다^^.) 그런데 이 곳에 대한 기억은 정말, 까맣게 없다.(또,이 대목에서..."정말 없냐"구 묻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 나를 천재로 아는 그들로서는 있을 법 한 일이긴 하지만....정말 없다.) 그러다 남산자락밑 해방촌 어딘가에서 잠시 살았던 적이 있다. 이 곳, 해방촌 시절의 기억은 내가 아주 어렸었고(3~4세) ,아주 잠시였기에 몇 개의 지극히 단편적인 기억들만 남아 있다. 그 단편적 기억 중에 하나는, 내가 어떤 또래 친구의 눈두덩을 사정없이 물었던 기억과, 그 일이 있고 얼마 후 나 또한 그 동네 똥개한테 오지게 엉덩이를 물린 기억이 있다. 그런데 나는, 왜 내가 그 친구를 물었는지,그리고 또 그 해방촌 똥개가 왜 날 물었는지 기억이 없다. 다만, 개가 사람을 무는 습성에 관하여 후에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이 있긴 하다. 개가 사람을 무는 이유는 두가지 뿐. 즉 방어적 본능과 공격적 본능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개를 못살게 굴었다거나, 아니면 개에게 약세를 보이고 도망가거나 할 때 뿐이다.과연, 이런 개판의 논리가, 내가 친구를 문 이유와 상관은 있을까? 아무튼 난, 이 두가지 사건과 관련된 뚜렷한 기억이 있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다. 그 날 어머니는 나를 앞세워, 나에게 눈두덩을 물린 친구의 집을 찾아가서는, 그 시절 그 유명한 3대 만병통치약1) 중 하나인 유한양행의 "맨소래다마"(그 무렵 우리 식구들은 일본식 발음으로 안티프라민을 이렇게 불렀다.)를 손수 친구의 눈두덩에 듬뿍 발라주시고는, 그 아이의 어머니한테 간곡히 사과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마 이것이 울 어머니가 아들 사고친 것에 대해 최초로 지불하셨던 "껨값2)"이었으리라. 그러나, 해방촌 이름없는 똥개한테 물린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처치는 의외로 간단했다. 어머니는 한 손에 가위를 드시곤, 잔뜩 겁에 질려 우는 나를 앞장 세웠다. 그리곤 이 번엔 나를 문 개의 주인을 찾아가서는 오히려 간곡히 양해(?)를 구하시곤, 그 개의 목덜미 털을 한 줌 뭉턱, 가위로 자르시는 게 아닌가? 그리고 이내, 그 개털을 성냥불로 태우고, 그리고 그 재를 거즈에 발라, 내 엉덩이에 난 개 이빨자국 위에 붙이시는 것이었다. 그게 다였다.난 지금도 의문인 게, 어머니께서 왜 그 유명한 3대 명약에 대한 처치는 안 하셨을까 하는 것이다. 설마 날, 개 취급은 안하셨을텐데...... 암튼 그 처치가 효과가 있었는지......난 이 후로 지금껏 광견병에 안 걸렸다. 그러고보니 해방촌에서의 기억이 하나 더 있다. 한 동안 몹시 열이 나고, 기침이 끊이지 않을만큼 아팠던 적이 있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급성 폐렴이었다. 그 때문에 삼각지 로터리 부근의 병원에 자주 가게 되었는데, 이 병원에서는 꼭 진료가 끝난 후 주사를 맞아야했다.무지무지 아픈 페니실린 주사였다. 이 페니실린 주사는, 주사약이 들어갈 때 부터 아프기 시작해서 오랫동안 아팠는데, 무슨 몽둥이에라도 세게 한 방 맞은 듯, 뼈속 깊숙히 우리~하게 저리고 아팠다. 원래 잘 안 우는 아이로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나였지만, 이 주사에는 도무지 당해낼 수 가 없었다. 급기야, 내가 병원에 가는 날은 그 병원이 한바탕 뒤집어 지는 날이었다. 의사선생님은 나를 달래려고 커다란 유리 주사기를 선물인냥 밑밥처럼 주셨는데....이 놈이 물총 놀이로는 아주 딱이었다. 웬만해선 가질 수 없는 특제 뇌물을 받은 나는 당장 그 아픈 주사를 두 눈 질끈 감고 다 맞아냈다. 그리하여 내가 병이 다 나아, 병원을 더 이상 가지않아도 됐을 무렵에는, 그 훌륭한 유리 물총이 여러 개 모아졌고, 한 동안 애지중지 아끼는 나의 보물1호로 지정까지 되었다. 아무튼 윈스턴 처칠과 난, 2차 세계대전의 위대한 산물 중의 하나인, 이 페니실린의 혜택을 톡톡히 보았다.(그렇다고,뭐 어쨌다는 게 아니다, 그렇다는 거지....) 마지막 해방촌 시절의 이야기로, 아버지에 대한 기억도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거 같다. 아버지는 그 때 직업군인이셨다.그래서 근무지인 육군본부와 가까운 이 해방촌에 신혼의 둥지를 마련하셨으리라.  그 시절 남산밑 달동네 해방촌 집들은 모두가 비슷비슷한 모양에 다닥다닥 붙여 지어져서 골목들은 비좁고, 미로처럼 사방팔방으로 뻗어 있었다. 지금 그 집을 기억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리고 60년대초 그 시절의 서울은 이 달동네 말고도 대부분 물이 부족했었다.그래서 동네 마다 공동수도나 우물이 하나쯤 있어서, 동네사람들 거의 전부가 그 물을 길어다 먹는 형편이었다. 퇴근 하신 아버지가 꼭 하시는 일 중에 하나가, 물지게로 이 수돗물을 길어 오시는 일이었다. 그러면 난, 강아지 마냥 졸랑졸랑 아버지를 따라 그 공동 수도장에 가는 게 무척 신이났었다. 내가 이렇게 신이 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공동수도는 우리집 보다 위쪽 언덕배기에 있었다. 항상 그렇듯 이 수도장은 동네 사람들로 붐볐다. 자물통으로 굳게 무장(?)한 수도꼭지를 기점으로 양동이, 함지박, 함석물통(그 당시 지게용 물통은 함석으로 만들었다.) 기타 등등,물을 담을 수 있는 동네의 그릇이란 그릇은 모두 다 나와 나래비(줄서기)를 서고 있었다. 이 곳에서의 나의 임무이자 신명나는 일은, 강아지 처럼 우리집 물통을 굳건히 지키는 일이었다.이 어수선한 나래비 속에서 잠시 한 눈을 팔기라도 하면, 가끔 새 물통이 헌 물통으로 바뀌거나, 새치기를 당하기 일쑤였다.(아마,그 때 내가 친구를 물게 된 이유도 이런 강아지 본능이 아주 쬐금 작용하지 않았나 모르겠다^^.) 그리고 한가지 더 신명나는 일은,그 긴 나래비 끝에 차례가 되어 우리집 물통에 수도꼭지로부터 시원스레 하얗게 쏟아지는 물줄기를 보는 일이었다.그게 어린 맘에도 막연한 풍족감을 주었나 보다. 늘 물 사정 때문에 걱정하시던 어머니의 한숨섞인 말씀을 비록 어린 나였지만..오가며 줏어 들었던 때문일까. 가끔, 그 때 해방촌 달동네 우리집 소박한 물항아리 속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러면 그 속에는 아버지의 걸음 걸음마다 지게 끝에서 흔들거리는 두 개의 커다란 우리집 함석 물통이 있고, 집에 다 이를때까지 물이 제발 넘치지 말기를 조마조마하며 따라가던 내가 있고, 우리집 물항아리에 쏟아지는 물줄기를 보며 좋아하시던 소박한 어머니와,이를 보고 초보가장으로서 마냥 뿌듯하셨을 보통의 아버지가 계신다. 우리에게 기억이란, 오롯히 자신의 체험으로 기억되는 게 있고,어렴픗한 기억의 바탕위에 다른 이(예를 들어,부모님이나 다른 이들로 부터 들은 이야기 등)의 기억이 더해,마치 제 기억인냥 되어버리는 게 있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이란 본래 부실하여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적당히 감가상각 되기도 하고,다시 그 절하된 가치위에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의 기억들만 선택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픽션이 되기도 한다. 오늘 내가 한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결코, 다큐멘터리가 아니다.오히려 위와 같은 논리를 적용한다면,픽션이 되는 것이다.우리의 삶은,단 한 숨의 꿈이라지 않던가?그래서 우리의 생은,우리가 도저히 간섭 할 수 없는 무의식이 만들어주는 픽션이고,단 한 번 밖에 쓸 수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인 것이다. ------------------------------------------------------------------------------------------------------------------ 1)3대 만병통치약: 앞서 말한 맨소래다마와 함께 아까징끼(빨간약),이명래 고약을 일컫는다.근데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니까..따로 더 좋은 명약이 있었다구 생각하는 사람들은 역시, 조~아래에 꼬릿말 조신히 남겨주시라^^.그렇다구 된장, 두꺼비 기름, 침..등등 이런 걸 열거하는 사람들은 영락없는 촌놈으로 인정할테다. 2) 껨값: 어원은 영어의 "game"과 한글의 "값"의 합성어다.물론,속어다. 여기서 "껨"은 아그들 싸움을 말하는 것이구, "값"은 그 싸움에서 진 자,즉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민사적 보상에 관한 모든 총체적 행위, 예를 들어 현금이나, 아니면 똥구녁이 째지게 가난하여 현금이 없을 시, 손이 발이 되게 비는 행위 등을 말하는 것이다. 이에 덧붙히면...그 시절 아그들 싸움에는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는 게 사회적 통념이었다^^. 그밑의 빈센트형님의 엄청난 댓글..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일단 웃고...............^-----^ 1.일단 이 글은 논픽션만을 취급해야 하는 저널리스트나 다큐멘타리 작가의 글은 분명히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엔 너무 재미 있고 맛깔스럽고 음모(?)가 있다. 현직 작가이거나 평생 '문학소년'의 동화 속 무지개를 벗어나지 못하는 바보이거나 진짜 천재다. 나는 "정말 없냐?"고 묻는 측에 속하니 후자를 인정하는 부류인가보다. 2.그리고 눈두덩이를 문 것은 공격적 본능이 아니라 방어적 본능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눈을 들이밀지는 않았다는 얘기이며 도망가는 뒷 쪽에서 팔뚝이나 종아리를 물지 특이하게(?) 눈두덩이를 물진 않는다. 그 상황은 분명히 강압적이며 공격적으로 치켜 뜬 눈으로 들이미는 맹수의 눈을 방어적 본능으로 물어 뜯은 상황일것이다.(맨소래다마는 지금도 맨소래담이란 로숀으로 나오고 있으며 나도 애용하고 있다. 그리고 안티프라민과 호랑이 연고는 지금도 베스트셀러이다.) 한가지 지적할 것은 어머님께서 미안한 마음에 고급스러운 맨소래다마를, 그것도 듬뿍 발라 주셨겠지만, 사실은 나의 다년간 경험과 임상실험 결과그런 경우 된장이 특효다. 3.그리고 어머님께서 개에 물린 데에 개털을 태워 바르신 것은 대단히 현명하고 사려깊으신 처방이셨다. 왜냐하면 일단 의학적 측면으로 볼 때 개털을 태웠다는 것은 살균을 했다는 것이고 보통 항체를 만들 때 그 병원균을 약화 시켜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할 때 어머님은 의대를 가셨더라면 명의가 될 자질이 있으셨다고 확신한다. 모든 동물이 그렇지만 목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고(목메 자살하거나 목졸라 죽이거나 맹수가 목을 먼저 물어 뜯거나 닭모가지를 비틀어 죽이거나...) 권위의 상징(목에 힘주거나 폼 잡을 때 옷깃을 올리거나..)이다. 이런 중요한 목부위의 털을 '뭉턱' 잘라내 태웠다는 것은 개에 대한 어머님의 처절한 복수이며 아들의 앙갚음을 대신해 준 것이고 아들에게 '개는 단지 개일 뿐 무섭지 않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면서 개에게 있어서는 말그대로 '개새끼'로서의 본분을 자각시켜준 그야말로 교육자이자 어머니이자 어른으로서의 사표를 보여주신 영웅적인 행동이셨다. 더구나 민간신앙의 '방법'까지 염두에 두신 종교지도자로서의 자질도 충분히 보여주신 영명하신 행동이셨다. 그런 휼륭한 어머님 덕에 참으면 주사기란 뇌물(?)이 들어 온다는 사회의 통속적인 원리를 일찍 터득했지만 훌륭하게 자랄 수가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성인도 사흘은 절뚝거리며 걸어야 하고 간호사가 엉덩이를 문질러 주지 않으면 결코 바지춤을 올리지 않는 다는 그 악명 높은 페니실린 주사를 견뎌내면서 윈스턴 처칠과 동병상련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것은 모두 휼륭한 어머니의 교육 탓이 아닌가 생각한다. 더구나 남녀간의 신체적 차이를 인정하되 차별하지 않고 그 시대에는 결코 쉽지않은 가사일을 분담 하실 줄 아는 훌륭한 아버님을 뒀으니 어떻게 스핀이 비행 청소년이 될 수 있었겠는가? 더구나 노동의 대가와 작은 일에도 만족할 줄 아는 소박함을 어릴적부터 터득했으며 父子有親과 夫婦有別을 생활 속에서 배웠으니 금상첨화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서 나는 결론적으로 '생은 무의식이 만들어주는 픽션'이 아니라 인과응보의 논픽션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PS.그리고 3대 명약에 '물파스'를 추가시켜 4대 명약으로 주장하고 싶다. 언젠가 TV에서 한 할아버지가 외상은 물론이고 머리 아플 때는 이마에, 배가 아플 때는 배꼽에 물파스를 바르면 씻은 듯이 낫는다고 말씀시던 것을 본 일이 있다. 맞다!! 물파스의 용도를 보라 '벌레 물렸을 때, 근육통이나 멍들거나 삐었을 때, 가려울 때, 무좀에, 졸음이 올 때 등 등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으면 말해보라. 분명히 주장하건데, 된장 이후의 5대 명약에 물파스와 다이야진 가루를 꼭 첨가하고 싶다. 아폴로 눈병에도 물파스를 발라 나은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까까라]

맞아요,,,,그 분 ,,,,,현재 일산에서 라이브 카페 운영중이시죠,,,,ㅋㅋㅋ

[까까라]

노래는 스핀형이 했고 중간 기타 애드립 치신형은 요즘 수원에서 만원만 내면 무한 리필되는 민물장어구이집 하세요,,,말슴만 하세요,,제가 만원내고 장어 100 마리 드시게 해드릴께요,,ㅋㅋㅋ

[서린]

...나나나~~나,,장어먹으러 갈래요~ㅎㅎㅎ..에혀,,김포에 장어먹어러 갈때가 언제였던가!!!ㅡㅡ;

[서린]

ㅎㅎㅎㅎㅎ 재미있으신 두 분....^^v

[맑은비]

ㅎㅎㅎㅎㅎ

[무림거사]

흐아.....엄청나군요~ 처음엔 깨알같은 글자에다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게 많은 분량에 기겁을 하고 차시피시 미루다가 오늘에사 작심하고 통독한 바...햐~ 무쟈게 감미로운 문장에 그만 매료 내지 압도 당하고 말았음을 고백합니다~

[유로]

ㅋㅋㅋ 두분다 인생을 학구적으로 고찰 하시는 분들이네..빈센트님의 댓 글은...진자 쎄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