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길 위의 칸타빌레]의 노동효입니다
진정한 여행자는 흔적 조차 남기지 않는다고 여겼기에 끄적거리며 연재했던 원고들을 책으로 묶고 싶지 않았지만, 이런 저런 까닭으로 단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하는 마음으로 세상에 책 한권을 올려보냈습니다. [길 위의 칸타빌레].
런던도, 프라하도, 부다페스트도, 바르샤바도, 자그렙도, 스플리트도, 카파도키아도, 이스파한도, 이슬라마바다도, 카라코람 하이웨이도, 랑탕 히말라야도, 바라나시도 아름다웠지만 내 생애 첫 책은 내가 태어난 땅, KOREA에서 시작됩니다.
모두들 바다 건너로 떠나는 시대에 이 땅에서 시작되는 여행. 비록 더블린처럼 먼 곳은 아니지만 이 땅의 샛길들을 따라가보면 먼 곳의 풍광 못지 않은 아름다운 곳들이 곳곳에 은둔하고 있었습니다. 하여 그렇게 세상을 떠돌다 보니 하나의 길 속에 천 개의 길이 다 들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결국 보헤미안이란 말도, 집시란 말도, 바람이란 말도, 역마살이란 말도.....그저 말일 뿐. 진정한 여행자는 보헤미안에도, 집시에도, 바람에도, 역마살에도 끄달리지 않은 채 "떠나도 떠나지 않은 듯, 떠나지 않아도 떠난 듯한 삶"을 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들 옥탑방마냥 창백한 이 푸른 별에서, 즐거운 여행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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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길 위의 칸타빌레'를 읽는다
사내로 태어나서, 나는 별로 사내답지 못한 성향을 지니고 살게 됐다. 다름아닌 <작고 이쁜 것>에 대한 집착이 그것이다. 이쁜 걸 싫어하는 사람이야 있을까만 그 정도가 지나치니 내심 걱정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남들은 해외여행을 다녀 오면서 버버리 상표의 그럴싸한 옷이나 루이뷔똥 따위의 고가 명품을 사오는 판에 고작 수첩이나 연필 따위의 하잘 것 없는 물건들에 집착하니 남자로서의 체면에 구김이 갈 만하다. 그래도 쬐끄맣고 이쁜 것에 대한 집착을 이 나이 먹도록 버리지 못하니 이젠 어쩔 수 없이 지니고 살아야 할 내 스스로의 팔자이지 싶다.
책도 그렇다. 책이라는 것이 안에 담긴 내용이 그럴 듯하면 사서 보는 물건이거늘, 구태여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실용서라면 좀더 이쁘게 꾸며진 책을 손에 들게 된다.
오랜만에 나가본 서점에서 최근에 내가 손에 들게 된 책은 이쁘게 꾸며지기도 했거니와 그 알맹이가 너무 감칠맛이 나서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보시는대로, 이 책은 일반 소설책보다는 좀더 갸름한 모양으로 생겼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런 모양을 <변형국판>이라고 부를 것이다. 어쨌거나 겉모습으로 본 책은 참으로 날렵하게 생겼다. 손에 잡히는 맛도 좋을 뿐더러 표지의 글자 체도 유머러스하고 전체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는 표지 색깔이 무더운 여름날 읽기엔 그만이게 생겨 먹었다.
실은 이 책에 실린 내용을 나는 먼저 만나본 적이 있다.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우연히 들러본 블로그에서 이 책의 필자를 만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 블로그의 주인이 쓴 글의 문체에 푹 빠져 팬이 되었으나 워낙 게으른 탓에 자주 들리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들른 그의 블로그에서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냉큼 책방으로 달려갔던 것이다.
예상대로 책의 내용도 감칠 맛나는 그의 문체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길 위의 칸타빌레>라는 책 제목처럼 우리나라 길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노래하듯이 저자의 심정을 써놓은 글이기에 단숨에 읽게 되는 책이었다.
한 가지 흠을 잡자면, 책을 네 부분으로 나누어 갈색 종이를 섞어 쓴 점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나같은 노친네에게는 글자를 읽는 데 심히 어려움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하긴 책의 필자가 젊은 만큼 아마 독자층도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이쁘게> 만드느라 그랬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하긴 책방에 가서 직접 손에 책을 들었을 때 다른 색깔의 책갈피가 마음에 더 다가와서 손에서 놓지 못한 것도 사실이니, 아마 책의 판매에는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참고로 이 저자의 블로그 주소를 소개한다. 틈나시는 분들은 자주 들러서 좋은 글, 좋은 느낌으로 마음 속 가득 청량감을 맛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http://blog.paran.com/newcross72
그의 블로그에서 한 구절을 훔쳐 와서 여러분에게 맛뵈기로 선사하기로 한다. 시원한 수박 한 조각 베어 무는 맛으로 읽으시길..
이제 유물 전시관으로 옮겨 ‘손’을 볼 차례. 나는 옛 사랑이라도 만나러 가는 듯 심장이 두근 두근 쿵쿵 뛰기 시작했다. 당신도 나도 너무 많이 변해버린 건 아닐까? 2년 전의 나는 그 손에 반해서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었다. 동행한 L형이 그만 가자! 재촉을 할 때까지. 이번에도 지난번과 같은 감흥을 받는다면 또 다시 자리를 뜨지 못할 테고, 그러다 보면 K와 G로부터 또, 그만 가자! 재촉을 받을 테지. 나는 조금이라도 더 오래 손을 보기 위해 K와 G가 다른 유물들을 구경하는 동안 곧장 손을 찾았다. 2년 전과는 달리 손은 사방에서 볼 수 있도록 전시관 한 가운데 놓여 있었다. [청동보살 손].
발이나 다리에 관한 패티시즘은 익히 들어온 바지만, 이 손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손에 관한 패티시를 가진 성도착자가 된 것만 같다. 얼굴도, 몸체도, 팔도, 다리도 없이 남아 있는 유물. 네번째 손가락 끝을 살짝 구부리고 있는 손모양으로 추측해서 부처가 아니라 보살의 손이라는 것은 알 수 있으나, 그 이상을 짐작할 수 없기에 그저 [청동보살 손]이란 명칭이 붙은 당신의 손. 이 손은 비록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어 있지도 않지만 내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품이었다. 만인이 감탄해 마지 않는 미켈란 젤로의 [다비드]나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도 이 손처럼 내 심장을 마구 휘젖지는 못했으니까.
유물 전시관을 돌다가 [청동보살 손] 앞에 멈춰서서 깜짝! 들여다 보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어린아이들이다. 그 이유는 짐작컨데 이 작품을 감상하는 위치가 어른들 키 높이에서 ‘내려다 볼 때’ 보다는 어린아이들 눈 높이로 잔뜩 허리를 굽혀 ‘시선과 손이 수평이 될 때’ 가장 매혹적으로 보이기 때문인 듯 하다. 그 지점에서 [청동보살 손]을 바라보면 손은 한낱 신체의 한 끄트머리에 달려 있는 육신이 아니라 ‘꽃’처럼 보인다. 손 그 자체로 한송이 ‘연꽃’같다. 부처의 손끝에서 가섭의 손끝으로 연꽃이 넘어가던 바로 그 ‘찰나’.
나는 또 다시 동행한 벗이 그만 가자고 재촉할 때까지 동서남북 사방으로 돌고, 돌고, 또 돌며 손에 빠져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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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든 떠나야 할것같은.. 길위의 칸타빌레..
길위의 칸타빌레
로드 페로몬.. 후천성 샛길 증후군 등..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이.. 난무하던 책이었다..
얼마전.. 배낭여행을 다녀오고.. 이제는 비행기타고 가는건..
시간이 오래 걸릴것 같아..(돈 모으고 준비하는게..)
이참에.. 다 다녀보지 못한 우리나라를 돌아보자고.. 마음먹고..
보게 된 책인데..
작가의 글도.. 작가가 다녀온 길도..
모두 내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어디로든 떠나야 할것같고..
평생 운전면허 없이.. 살겠다던.. 나의 다짐을..
단 사흘만에.. 허물어 놓은..
그냥.. 잠자리에.. 두고자면.. 꿈에서라도.. 우리나라의 예쁜길들이..
튀어나올것 같은.. 그런 책이다..
투박해보이는 사진도 좋고..
작가의 여행과 함께 했던.. 책, 음악, 영화들..
모두.. 꼭 접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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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칸타빌레: 샛길 여행자의 대한민국 로드 에세이
노동효 저 | 강영도,김영보 사진 | 삼성출판사 | 2008년 06월 | 12,000원
책소개
비행기 티켓 걱정 없이 지금 바로 떠날 수 있게 해주는 대한민국 여행 에세이. 민예총 '컬처뉴스'에 3년간 연재해온 <길 위에서>라는 제목의 칼럼 중 국내편을 모아 엮었다. 어느 날 문득 샐러리맨 생활을 접고 자유로운 여행자의 길로 들어선 저자는, 은둔하는 길과 풍경을 만나고 돌아와 틈틈이 개인 홈페이지에 기록을 남겨 왔다.
그의 여행기는 잘 알려진 관광지가 아닌 샛길을 찾아, 길이 뿜어내는 페로몬을 좇아, 은둔하는 절경을 찾아, '출입금지' 팻말을 무시하면서 진행된다. 또한 각 여행길에는 시와 소설, 영화와 음악이 적재적소에 길동무로 동행한다. 따라서 이 책은 여행 안내서이기도 하면서, 때론 다큐멘터리 소설 같기도 하고, 교양 서적의 풍미도 담고 있는 길 위의 컬처 에세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다양한 '작품'들을 떠올리며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밟는다. 예를 들면 철원에서는 김주영의 <쇠둘레를 찾아서>를 떠올리고, 제주도에서는 <이재수의 난>을, 소쇄원에서는 최인석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떠올리는 식이다. 『길 위의 칸타빌레』와 함께 하는 책, 영화, 음악 리스트! 100개가 넘는 리스트 는 그 자체만으로도 멋진 선물이 될 것이다. 나아가 '나만의 여행 필수품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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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퍼온거...>
'문화자객'님이 생각하는 길이란,,, 이 책에 신기하게도 행복한 느낌으로 담겨져 있습니다.
행복한 느낌, 좋은 감정 막 생겨나게도 만드는..
여행 에세이집이면서 소설책 같고 수필집 같고... 끝까지 읽지 않으면 넘 넘 궁금하게 만드는...
남들 모르는 저 샛길 저 끝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는 내용처럼...
재미도 있고 정보도 얻고 뭔가 감정도 만들어주고 생각하게 하는...
소개글 그대로이네요...
읽으면서 맘에 든 표현들도 많고...줄까지 치게 될 줄이야...ㅎㅎ
암튼,,,여행책 별로 안좋아 하는데 여행책 같지 않은 여행책입니다.
흔한 표현이지만 재미와 감동이 있는 !!
관심 가지면 지름신 불러도 아깝지 않을것 같습니다요~ *^^* -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