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후기

[불친절한주영군]

안녕하세요 불친절한 주영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가볍게 쓰는 후기니깐 가볍게 읽어 주세요.

음.. 제 기억이 맞다면 이번에도  꽤 많은 분들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일단 사회를 보신 진영님부터 시작하여, 덕제님, 앗싸라비아님, 미미님, 돌풍님, 연비님, 바람님,

짱구님, 양치기님, 시로님, 박한택님, 북씨님, 엘리님

정말 많이 참석하셨네요.

이번 느낌나눔은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입니다.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와 비슷하게

절대파리를 파괴하기 위한 파리워정대의 이야기였으면 재미있었겠지만. 작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그렸네요.

제목의 어원은 다들 아시겠지만, 바알베브, 바알제붑,벨제붑브, 베알제브, 베알세브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우며 그 유명한 솔로몬의 악마들중에서도 최고위에 속하면서, 성경에서도 사탄(혹은 루시퍼)와 싸웠다는 둥 그런 설정이 있는 악마입니다.

저 악마가 왜 또 파리대왕이라는 칭호가 있는가 하면 앞서 말한 솔로몬 때문입니다. 바알은 사실 '높은 곳의 주인(The Master of Highground)' 인 '바알-제불' 이라는 호칭으로 불렸으나 그 호칭이 위대한 왕 '솔로몬' 의 칭호와 겹치는 바람에 히브리어로 '파리(Fly)'를 뜻하는 'Zbob(제봅)' 을 붙여 파리의 주인(The Master of Fly)' 인 '바알-제붑' 으로 불려지게 되었다는군요. 이 바알제붑은 성경에 와서는 인간을 타락시키는 역할을 하는 악마가 되었습니다.  근데 이 바알제붑도 원래는 가나안의 농경의 신이기도 했고 폭풍과 전쟁의 신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신이 어쩌다 악마가 되었냐면...또 이게... 종교쪽 이야기로 넘어가게 됩니다. 원래 신화라는게 서로간에 엮어 있는 부분이 많으니깐요. 아.. 그러고보니, 우리가 잘 아는(아니 남자분들이 잘 알려나요?) 바알의 어원도 사실은 모두 동일 신(악마)입니다.

여튼 신화쪽도 꽤나 복잡하니깐요. 

제목 하나에 꽤 길게 할애했지요?

제목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깐요.

책의 표지와 제목. 이 두가지가 책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목은 작가가 책을 통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30퍼센트 정도는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소한 말이지요.

성경에 등장하는 내용에 따라 벨제붑브는 사람을 타락시키는 악마입니다.

작가인 윌리엄 골딩은  2차 세계대전에 참가하여 인가의 본성에 대해 부정적인 부분을 많이 보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인간을 타락시키는 무언가에 대해 탐구를 했을지도요.

이 책에서 이름이 제대로 나오는 인물은 몇 되지 않습니다.

랠프, 피기, 잭, 로저, 사이먼 대충 이 정도군요.

랠프는 규칙을 만들고 거기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또 필요한 것을 만들려고 하지요. 랠프의 의견은 당장은 어렵고 힘들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때는 필요한겁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랠프를 리더쉽이 있는 지도자형으로 봅니다만..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리더쉽은 없지만 지도자를 의미하기는 했습니다.

지도자는 항상 큰 그림을 그려야 하지요. 왜냐면 눈 앞의 단기적 이익을 쫒아서는 발전을 할 수 없기 떄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랠프는 지도자가 맞습니다.. 하지만 리더쉽이 있는 지도자는 다릅니다. 알다시피 지도자는

 다른 사람을 이끌어야 합니다. 하지만 랠프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계획을 하였다면 실행을 하여야하는데, 여기에 어떤일에 누구에게 맡길지 정해야 하는데, 랠프는 최소한의 인원을 점검하지도 않았지요. 자기 무리의 인원이 몇명이고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를 생각치 않았던 겁니다. 이는 불이 숲으로 번져 모두를 태워 죽일뻔 했던 시련에서 나타납니다. 누가 있었는지 모르기에 누가 죽었는지도 알 수 가 없지요. 또 무리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우선 순위 선정의 실수 였지요. 우리가 흔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의,식,주 이 세가지고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말의 순서는 사실 유교적인 관점에서 보아서 의(먼저 몸가짐을 바로하고), 식(음식이 필요하며), 주(거주 할 곳이 필요함)이고,  실상은 식,주.의로 보아야 맞을 것 같습니다. 비록 방법은 거칠지언정 먹을 것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맞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랠프가 지도자 일지언정 리더쉽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건 좀 엉뚱한 생각인데, 랠프는 왠지 산업 혁명을 연상케 합니다. 산업혁명 이후 수많은 노동자들이 인권을 찾기 위해 고용자와 대립을 합니다. 고용주는 노동자들을 낮은 임금, 긴 노동시간등을 요구하는 등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물건을 생산하기 위한 하나의 부품으로 보지요. 왠지.. 랠프에게서도 그러한 느낌을 좀 받았습니다.

피기는.. 사실 피기의 이름은 피기가 아니지만, 끝까지 이름이 안나오므로, 피기입니다.

피기는 지식을 기반으로 이성적으로 움직이려 하지만.. 주체성을 가지지 못하고 끌려다닙니다. 맨 처음 소라를 이용해 아이들을 불러모으자는 제안도, 불을 붙일 수 있는 안경도(사실.. 토론중에도 나왔지만.. 피기 안경은 근시 안경으로 불을 붙일 수가 없답니다.) 모두 피기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걸 본인이 안하고 모든걸 랠프에게 시키지요.

피기 본인이 할 수 있음에도 말이지요. 여기서 피기가 주체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그러하지요. 주체성을 가지지 못한 피기는 무리 내에서 도구 취급 당합니다.(무리 내에서 피기는 그저 불 피우는 도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 정도지요) 물론 피기는 인정하지 않지요. 자신을 도구로 격하 시킨 무리들을 야만인으로 표현하고 오로지 자신만이 문명인인양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기는 자신의 의견을 내 세우지 못하는, 지식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 행동하지 않았을 때 어떠하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그러니깐 젊은 20대여 투표 좀 해주세요-웃음-)  또 피기의 별명에 대해 미미님이 의문을 표해주셨는데... 제가 잘 이해를 하지 못해서.... 피기(Piggy)라는 명사에는 뚱뚱하다라는 의미는 없다라고 하셨는데.. 이는, 제 이해력이 모자라는 관계로 사실 제가 끝까지 이해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 피기 이야기로 돌아와서 피기는 주체성없는 지식이 어찌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가 한말들은 분명 필요한 일이었고, 랠프와 피기의 의견을 합쳐서 잘 이끌어 나갔으면, 이야기는 이토록 어둡게 진행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피기는 그러지 못했고, 이야기 내내 끌려다니다가, 무리에게 추궁당하고 안경은 깨어지고, 결국 로져에게 살해당합니다.

피기가 죽은 이후로 랠프는 더욱 더 고립되었으며 끝내, 쌍둥이 형제가 잭의 무리에 합류하면서 끝내 혼자가 되어 쫒기지요. 만약 랠프가 피기의 의견에 조금만 더 귀를 기울였다면 어찌되었을까요? 토론 중에도 이야기 했지만 랠프가 지도자로 선출 되었던 것은 피기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소라를 불게 한것도 피기였지요.

잭은... 사실 잭 이야기를 하려고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설명했습니다.

잭은 이야기 중 아이들을 타락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기로 아이들을 유혹하고, 지도자적인 모습을 보인 랠프를 고립시키고 끝내 무리에게 쫒기게 하지요. 전 제목에 나왔던 파리대왕의 화신은 잭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 말이 하고 싶었어요. 잭이 주인공 아닌가요?

책의 제목도, 작가가 의도하는 바도 잭을 통해서 구현되고 있습니다. 

요컨데 제목에 대한 설명은 잭의 역할 및 모두가 두려워하는 공포에 대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잭이 이기적이고 독선적이다라는 점은 부정 할 수 없지요.

사이먼은.. 일단은 선지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선지자들이 그러하듯 주변과 잘 못 어울려요.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것을 보기에, 먼저 알 아내고 먼저 봅니다.

그래서 사이먼은 처음부터 무리에서 고립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보이지 않는 공포에 맞서지요. 그리고 공포의 정체를 알아 냅니다. 모두가 괴물이라 부르는 그것의 정체를요. 하지만.. 그는 혼자 행동했기에 무리가 어떠한지를 몰랐어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어떠한 공포를 느끼고, 얼마나 혼란스러워 하는지를 몰랐습니다. 무리속에 어울리지 못한 그는 어느새 다른이들이 무서워하는 공포가 되어버렸지요. 본인이 원하지 않았지만요.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무리도 그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죽었습니다.

로저는... 솔직히 기억에 안남아요.. 불쌍한 피기를 죽인... 나쁜녀석이지요....

대충 캐릭터 소개 겸 제 생각을 말해봤습니다. 사실 이러하게 길게 말하는건 모임에서 다 하기는 어렵지요. 이렇게 후기 아닌 후기로 그냥 주저리 주저리 말하는거예요. 제가 이게 안 좋은 점이예요. 그냥 적다보면 이 생각 저 생각 들어서 말이 길어지거든요.. 글이 길어서 읽기 불편하시죠?? 상당히 불친절한 글입니다.(웃음)

여튼 이러한 생각으로 모임에 모인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대체로 정의적이고 표면적으로 주인공 같아 보이는 랠프는 생각보다 인기가 없었습니다. 대체로 이상적이다라는 의견이 나왔어요. 반면에 그와 대립되는 잭이 현실적인 측면으로 많이 부각되어 어느정도 호감을 얻었어요. 물론 피기나 사이먼도 어느정도 지지를 얻었습니다만... 로저만은... 그저 소외되었지요. 사실은 피기를 죽였다는 점에서 지성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무력으로 죽였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는데, 사실 잭에게 묻혀버렸지요. 우리는 토론 도중에 당시 사회적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이 책은 1954년에 발표 되었고 노벨문학상음 그로부터 29년이 지난 1983년에 수상하고 재평가 되었답니다. 역시 우리만 난해하게 느낀게 아니었어요(웃음) 그런데 중간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나왔습니다. 슬쩍 넘어가버렸지만, 사실 전 그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분명 랠프가 옳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멀리 봐야하지요.  그런데 이 이야기는 최고령이 13세이고 평균 연령이 대략 7~8세도 채 되지  않는 아이들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뭐가 옳은지 혹은 타락하는 과정을 나타냈다고 하는데...회원분들 중 누군가가 말했어요.(죄송해요 그 때 잠시 생각중이라 누가 이야기 했는지...) "대학 조별 과제물 할 때도 안하는 사람들이 많고 결국 한 사람이 그냥 다 해버린다."라고요. 그때 문득 생각이 들더군요.

분명 우리는 조별 과제물은 다같이 하는것이 효율적이고,  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놀고 싶다는 혹은 하기 싫다는 이유등 각각의 이유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건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몸으로 확인한 결과입니다. 이 것.. 파리대왕 이야기와 비슷하지 않나요?

그리고 어느 학자가 연구했는데, 개미 집단에서 약 30퍼센의 일개는 일하지 않고 빈둥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그 일하지 않는 30퍼센트의 일개미를 제거하면.. 남은 개미중에 다시 30퍼센트가 다시 일을 하지 않는다합니다. 뭔가 생명체는 집당이 되었을때 본능적인 뭔가가 있는걸까요?

이 이야기를 제가 하기엔 주제에 너무 멀리갔다고 생각되고 또 이야기가 또 삼천포로 빠지는둥 길어지기에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한번즈음 생각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후기라고 했는데 순전히 제가 하고 싶은 말만 했습니다. 그래서 재미없었을 것 같습니다만.. 매번 짱구님의 후기만 쓰는것도 죄송하고 해서 이렇게 한번 써봤습니다.

이글은 휴대폰으로 작성되어 읽기가 다소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덧1. 2차 때 제가 통금이 10시까지인데 님께서 다음날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라는 말에 콜롬부스 달걀만큼 참신한 방법에 충격을 받고 맘 놓고 술을 마셨습니다(웃음)

덧2. 작 중 정확히 아이들이 몇명인지 안나오는데 책의 표지에는 25명의 아이들이 나온다라는 글이 있었답니다. 그리해서 어디서 나오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초판본 표지를 찾게되어 첨부합니다. 전 18명 밖에 못찾겠네요

덧3. 이 글은 기본적으로 휴대폰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오타 및 매끄러운 문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올리기전 다시 한번 검토하였지만, 발견하지 못한 점 내지는 여러분의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싸라비아]

하나도 지루하지않아요
오히려 원작보다 더 빠져드는걸요
우리가 독서하는 이유가 즐거움만 얻자는것이 아니니 이런 깊이있는 통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책을 읽음서 뭔가(지식이든교훈이든 정보든)를 꼭 건져야한다는 강박에 후기를 쓰는것에도 누군가와 공유하고픈 욕구가 강해 알맹이없이 장황해진다싶었는데
불친절한주영님의 친절하고도 모범적인후기 정말 훌륭합니다ᆞ저도 배우고싶네요

풍부한 배경지식도 부럽고요
아는만큼 보인다 하니까요

나는 아직도 숙취해소중 ㅎㅎ

[불친절한주영군]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와서 본문보니 오타가 또 많이 눈에 들어오네요. 숙취는... 시간이 밖에 해결책이 없더라구요. 빠른 쾌유를 바람니다

[아싸라비아]

못말리는 짱구님왈 ㅡ어른들이 설치해놓은 몰래카메라
괜찮은 비유죠?그어른은 문명일수도있겠죠

[진영]

콜롬부스 달걀만큼 참신한 방법ㅋㅋㅋㅋㅋㅋㅋㅋ
후기 감사합니다~^^

[못말리는짱구]

이제 책을 읽을 때 다시한 번 제목을 곰곰히 봐야겠네요.
읽고나서도 다시 제목을 보며 책을 생각해봐야 할듯..
제목의 중요성을 알게 됐네요.. 감사합니다~

[불친절한주영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에 주신 표지 사진 뒤에 악마가 참 의미심장하네요

[못말리는짱구]

또 다른 파리대왕 책 표지. 왠지 모르게 내용을 압축해 보여주는 듯 하네요

[돌풍]

대단한 내공입니다.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능력을 더욱 키워야겠다고 스스로 자성해 봅니다. 많은걸 느끼게 하는 후기
감사합니다 ^^

[불친절한주영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공은 없고 덜그덕덜그덕 요란한 빈수레입니다 ^^

[미미]

요즘은 후기만 읽어도 책 한권 섭렵한 것같은 뿌듯함이... 감사합니다..

[불친절한주영군]

부끄럽습니다.

[불친절한주영군]

그 바알이 이 바알 맞습니다.. 신화에 따라 하나의 신(악마)가 여러가지 이름으로 바뀌니깐요.

[총잡이]

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
늦게 참석해서 몰랐는데 잭이 인기가 좋았군요.
조별 과제는 제가 말했던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