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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두 대 간 스크랩 백두대간 제27번째구간 백복령-삽당령 (석병산)
虛虛者 추천 0 조회 19 09.08.11 13:4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 백두대간(白頭大幹)

 

스물한 번째 나들이. 

스물일곱 번째 구간  {백복령-생계령-고병이재-석병산-두리봉-삽당령}

 

천왕봉-성삼재-여원재-복성이재-중재-육십령-백암봉-빼재-부항령-우두령-궤방령-추풍령-큰재-신의터재-갈령삼거리-늘재

-버리미기재-지름티재-이화령-하늘재-작은차갓재-저수령-죽령-고치령-도래기재-화방재-건의령-댓재-백복령-삽당령-대관령

-진고개-구룡령-조침령-한계령-마등령-미시령-진부령

 

일시 : 단기 4336년, 서기2003년 11월 21일 (금)  날씨 : 맑으나 거센 바람

도상거리 : 18.5km

산행시간 : 7시간45분

 

 


원무과로 자리를 옮기고 첫 휴가를 내어가는 이번 산행은 그 첫날은 백복령에서 삽당령까지로 하고 다음날은 삽당령에서 대관령까지

그리고 일요일 날은 힘이 남으면 진고개까지 가보기로 마음을 정하고 첫날 산행거리가 좀 짧은 구간이라 8시경에 백복령을 출발하는

것으로 예정하고 3시 40분경 천안을 출발하여 안성, 죽산에서 원주를 거쳐 횡계에서 고속도로를 나와 대관령을 넘는다.  


이번 여행은 이상하리만치 가기가 싫어진다.

그 때문인지 졸음이 쏟아져 두 번인가를 쉬고 여태까지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왜 내가 시작했나하는 후회가 새삼스럽게 들었다.

하여튼 뿌옇게 밝아오는 대관령 옛길을 오르고 인적이 끊긴 휴게소 앞으로 하여 내림 길로 내려간다.

 

재작년인가 늦은 대학졸업여행을 간다고 이곳을 지난 후 모처럼의 길이라 태백으로 가는 이정표를 찾지 못하고 강릉을 거의 다

가다가 되돌아 나와 성산으로 들어가니 임계표지판이 보인다.

삽당령에는 동물이동통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임계까지의 계곡 하천은 범람했었는지 형편없고 밭에는 어디서 몰려왔는지 온통

모래로 가득 차있다. 태풍 매미의 엄청난 피해 현장이다.

 

자병산의 모습


백복령 출발 (8:10)

차에서 내리자 엄청난 바람이 불고 있다.

간이매점에서는 하얀 연기가 올라오지만 얼른 차를 주차해 놓고 찬바람 때문에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한 채 대간 길을 찾는다.

목책이 쳐진 안쪽으로 리본이 바람에 날린다. 높다란 송전 철탑에서 바람소리가 요란하다.

 

비가 왔는지 축축하게 젖은 땅이 잠시 앉아서 신발 맬 곳도 만만치 않다.

첫 번째 철탑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며 두 번째 송전탑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산꼭대기 지점에 세워진 탓에 심한 바람에 노출되어 웅웅거리다 못해 왕왕거리는 소리로 바뀐다. 


행여 내가 지날 때 바람에 철탑이 무너져 내리는 건 아닌지 조바심하며 통과하는데 정말 대단한 바람이 철탑을 지나가는 것 같다.

세 번째 철탑을 지나 자병산으로 들어가는 차도에 서서 건너편을 보니 안내판이 보이고 그 위로 산판도로가 이어져 있다.

애써 자병산쪽을 외면하고 그길로 들어서서 산을 오른다. 누군가 장난처럼 화단을 만들어 놓은 곳을 지나 언덕에 올라 비닐을 꺼내

깔고 신발도 제대로 신고 옷도 추스르고 앉은 김에 빵도 꺼내 먹는다.

깎아져 없어지는 자병산에는 아침 출근 차량인지 버스가 느릿하게 홀딱 파헤쳐진 산길을 오르고 있다.

 

멀리로 보이는 석병산

 

휴식 후 출발 (8:50)

철탑은 대간 길을 따라 세워졌는데 이 철탑을 세우려고 했는지 길을 널찍하게 만들어 놓아 걷는 데는 좋지만 너무 많은 훼손을 한 것 같다.

또 하나의 철탑을 지나 내림 길을 내려가자 임계트러스트지형이라는 구덩이처럼 생긴 함몰지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도 이곳의 지하엔 커다란 동굴이 있지 않을까..

 

곳곳에 함몰된 곳이 많다

 

산판도로가 끝나고 다시 봉우리를 올라간다.

5월이 좋다하기에 왜 그런가 하였더니 길을 따라 진달래나무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봉우리에는 헬기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헬기장 통과 (9: 22)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동급서완의 지형이 이어진다. 건의령 부근에서부터 형성된 지형이 여기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곳의 형세는 가히 혀를 내두를 정도로 동쪽이 깎아지른 낭떠러지로 형성되어있다.

꼬불꼬불 산길이 아무 곳에서나 뒤돌아보면 자병산 공사현장이 바라보인다.

 

멀리서 보는 자병산

 

생계령. 표시가 안보여 내가 썼다

 

생계령 도착 (9:50)

안내판의 글씨가 모두 날라 버렸다.

누군가 써놓은 글씨에다 덧대어 진하게 써 놓았다.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으로 석병산 능선길로 오르게 된다.

생계령을 지나 10: 30분경 굵직굵직한 소나무가 많은 곳을 지난다. 

 

마치 지난번 산행의 원방재에서 1,022봉을 오르던 길이 연상된다.

노송지대가 끝나자 앞이 확 트인 전망대가 나오는데 석병산 줄기가 선명하다.

저 능선 어디선가 헬리콥터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자병산과 869봉

 

 

노송지대

 

멀리 석병산이 보인다

 

900봉의 삼각점 


922봉 도착 (11:10)

또 몇 개의 큼직한 함몰지를 지나 한참 만에 능선에 올라서자 서쪽에서 굉장히 강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능선은 칼날처럼 날카로운데 간신히 능선을 넘어 나무를 부여잡고 정신을 가다듬으니 바람은 동쪽에서도 불고 서쪽에서도 불어대는데

양 바람이 능선에서 맞부딪치면서 그곳에 서있는 나무를 세차게 때리고 있었으니 그것이 마치 헬기소리처럼 들리는 것이었다.


정말 대단한 바람이었다.

동쪽은 절벽인데 바람은 아무 곳에서나 아무방향으로 마구 불어댄다.

조금 아래에서 거친 바람소리가 올라오는 듯싶으면 얼른 나무를 잡고 다리에 힘을 주고 서있다 지나갔다싶으면 얼른 걸음을 빨리하고..

91년도 5월 남대천 오지답사 마지막날 만났던 그 거대한 바람과 비견되는 두려운 것이었다.

 

거기다 능선엔 웬 놈의 잡목이 이리도 많냐.

절벽은 어떤가. 낭떠러지 아래를 내려봐 보지만 너무 오금이 절려 끝을 내려다 볼 수가 없다.

독수리인지 날개가 까마귀보다 훨씬 큰 새 한쌍이 동쪽 계곡에서 바람을 따라 오르내리고 있다.   

11:35분 삼각점이 박혀있는 봉우리를 지난다.  

 

고병이재 이정표

 

고병이재 이정표와 함께 있는 백두대간 설명판         

 

고병이재 통과 (11:52)

고병이재란 이정표가 있는 지점에 도착한다.

쉼터가 있다고 표시는 되어 있으나 이렇게 심한 바람이 불어대는 상황에서는 한가롭게 쉰다는 것이 만만치 않다.

고병이재에는 이정표와 함께 백두대간에 대한 안내판도 있다.

그런 고병이재를 통과하여 10여분이 채 안된 시간에 908봉이라 짐작되는 헬기장에 도착된다.

이곳에는 일월봉(석병산)이 1시간10으로 표시되어 있다.

 

뒤돌아 본 대간

 

908봉의 헬기장


잠시 후 전방이 확 트이는 지점에 닿는다. 석병산이 지척이고 그 뒤쪽에 두리봉일 듯한 봉우리가 살그머니 넘겨보고 있다.

봉우리를 오르는 길에 뒤를 돌아보니 얼마 전 지나온 두타산이며 청옥산이 운무에 흐릿한데 까마득하게 보이는 모습이 정말 먼 거리로

보이고 간혹 백복령 고개를 오르는 찻길이 하얗게 반사되어 보이곤 한다.

 

석병산과 좌측 두리봉

 

석병산?

 

삼거리의 이정표

삼거리 도착 (1:01)

상황지미골로 가는 길이 있는 곳이다.

이정표에는 ‘일월봉(석병산 정상) 15분소요’ 로 표시되어 있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간혹 보이는 계곡마을이 까마득하게 하얀 모습으로

보이는데 저 동네는 태풍 매미에 얼마나 피해가 컸을까.. 문득 내려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석병산

 

석병산(1,055m) 도착 (1:10)

이정표가 서 있는데 정상이 5분 거리라 쓰여 있지만 금방이다.

배낭과 모자를 벗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해 놓고 다가가보니 작은 바위 봉이 두개가 있다.

뒷 봉우리가 정상인 모양인데 거센 바람이 바위 사이로 몰려와 간신히 건너가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가 본다.

봉우리 자체는 작지만 암팡지게도 생겼다. 조망도 그만인데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그놈의 바람 때문에 겨우 사진 한 장 찍고 내려오다.

 

건너에 두리봉이 보인다 


두리봉을 향해 내려간다.

부드럽지만 계속 이어지는 東낭떠러지 西緩 지형에다 조금도 누그러지는 기미가 전연 보이지 않는 강한 서풍에 긴장을 풀 수가 없다.

아차 한발 잘못디디면 그야말로 아무도 모르게 불귀의 객이 될 것이 너무도 자명한 까닭이다.

나무사이로 내일 가야 할 것처럼 보이는 산줄기를 잠시 바라본다.


가짜 두리봉 통과 (1:40)

산림청의 안내문은 흐려져 있다. 햇빛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두리봉(斗里峰)이라 썼던 표시가 역역하다.

매직을 꺼내 써 보는데 아무래도 진짜 두리봉은 아닐 것이다. 앞에 보이는 봉이 좀더 높게 보이는 까닭이다.

나무사이로 보이는 석병산의 모습이 아름답다. 사진에 담아보려 봉우리를 오르다 배낭을 내리고 툭 터진 곳에서 사진을 찍어본다.

 

가짜 두리봉의 안내문은 사라지고

 

뒤돌아 본 석병산 


진짜 두리봉 (1,033m) 통과 (2:00)

산죽이 계속되고 있다. 길은 이리 구불 저리구불 정말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찻소리는 들리는데 좀처럼 삽당령은 나타날 생각을 않고 지루하다 못해 초조하게 느껴진다.

고도를 많이 낮추긴 했어도 길 양편은 여기저기 절벽을 이루고 있다.

헬기장을 지나 한참을 내려가자 능선길을 나무가 막고 있고 길은 옆 경사면으로 흐른다.

천천히 내려와 임도에 닿아 스틱을 접자 스틱하나가 끝이 부러져있다. 이런!!!

 

멀리가 능경봉

 

헬기장에서 뒤돌아 본 석병산

 

삽당령 풍경

 

삽당령 도착 (3:25)

삽당령 도로가 몇 미터 앞인데 갑자기 차한대가 급하게 내 쪽으로 오다 정지한다.

힐끗 보니 차량에 산림청표시를 하고 있다.

이런! 옘병..

 

사정했다. 산을 오르지 말란다.

알았다고 어쩌구 저쩌구.

젊은 놈한테 훈시 듣는 것이 영 기분이 더럽다. 아침에 영 기분이 내키지 않더라니..

 

그 젊은애가 차를 몰아 휑하니 가버린다. 나는 태연하게 도로에 나가 이정표를 사진에 담는다. 

저기서 동물이동통로를 만드는 인부들이 마침 이곳에 들른 산림청 애한테 고자질 했을 터였다.

사진을 한 장찍고 배낭에 모자를 집어넣는데 버스가 올라온다. 얼씨구 손을 들어보나 그냥 지나치네.

하이고, 오늘 영 !!~~ 

 

 


이왕에 놓친 차이고 건너편의 산신각 사진도 한 장 찍어 카메라를 넣는데 차가 한대 올라온다.

지체 없이 손을 드니 세워주는데 임계에서 내려서 보니 외제차네.

젊은 녀석인데 백무동에서 산다네. 이 젊은이 덕분에 잔뜩 흐렸던 기분이 좀 개이는 듯하다.

임계에서 내려 버스 시간을 물었더니 6시 이후에나 있다네.

 

마침 들어오는 택시에 올라 백복령으로 간다. (20,000원)

백복령에서 차를 몰아 다시 횡계로 가기 위해 대관령 고갯길을 오르는데 해는 이미 떨어지고 혹시나 하고 두리번거려보니

여기에도 산림청 차인 듯 빨간 삼각 깃발이 보이며 앞이 잘 보이는 지점에 차가 한대 서 있다.


오늘은 대관령에서 올라오는 아침 해를 보며 넘어갔다 저녁에 넘어가는 해를 보며 넘어가고 있다.

횡계택시에 전화하여 내일 아침에 가줄 것을 예약하고 민박도 물어서 30,000원짜리 콘도식 민박에 배낭을 내린다.


아무래도 내일이 근심되어 망설이고 망설인다.

그런데 대전의 청록에게서 다음에 같이 가자고 한다.

에이! 그러자. 영 찝찝하던 참인데...

예약해놓은 택시에 사정을 얘기하고 다음에 꼭 이용 할 것을 약속한 다음 잠에 든다.

 

다음날 아침 일찍 진고개 주차장에 들렀다가 일찍 집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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