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포항스틸에세이 당선작] 이치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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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포항스틸에세이 당선작] 이치운 외

■대상
줄칼 / 이치운

붉은 꽃무리가 해마다 늘어간다. 엄지 손톱만한 반달모양의 녹 하나하나가 햇빛을 받아 선연한 핏빛을 반사한다. 흙 한줌 물기 한 방울 없는 곳에서 피는 꽃의 생명은 어디서 오는 걸까?

시골집 어두운 광에는 낡은 대나무 소쿠리가 오래전부터 놓여 있다. 그곳에 담긴 물건은 대부분 50년 전 아버지가 집을 지을 때부터 썼던 도구들이다. 육지로 나서면 자잘한 것들에 불과 하지만 섬에서 살려면 없어서는 안 되는 생활필수품이다. 소쿠리에 담긴 괭이, 호미, 부엌 칼, 낫, 쇠톱, 못 등은 쓸모없어지면 외면당한다. 그렇더라도 버리거나 버려질 수 없다.

시선을 끄는 것이 하나 있다. 길이는 한 뼘 정도이고, 손잡이는 동백나무이고 칼은 줄톱을 갈아 만들어졌다. 생전에 아버지는 그 칼을 허리춤에 차고 다니셨다. 찢어진 그물코를 깁거나 생선을 손질할 때, 고구마를 맛깔스럽게 깎거나, 갈치 국에 호박을 삐져 넣을 때 언제라도 쓸모 있게끔 했다. 손수 지은 집에 달았던 문패도 그 칼로 조각했다. 아버지는 이것을 줄칼이라 했다.

아버지는 어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부로 생을 마감했다. “한번 뱃놈은 영원한 뱃놈이랑께”라고 호기 있게 일갈했던 아버지는 뱃놈이라는 신분을 평생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거친 파도와 맞서야 하는 남자에게 뱃놈은 하대 말이 아니라 바다 남자에게 어울리는 신분의 명칭이다.

평생 칼을 사용하는 직업이 적지 않다. 대목수는 한옥을 짓기 위해 정과 끌을 한 몸으로 취급한다. 재단사는 품에 맞는 옷을 짓기 위해 재단 가위를 비단 보자기에 싸서 가지고 다닌다. 쉐프는 맛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용도에 적합한 식도를 소중히 보관한다. 이들을 칼잡이라고 부를 수 있다. 섬에서는 만능 줄칼을 허리춤에 차고 다녀야 어부라 불릴 만 했다.

동네 어른 중에서도 몇 분만이 줄칼을 만들 줄 안다. 바다 물길을 알고 고기를 잡는 어부의 도리를 아는 집안 대주쯤 되어야 줄칼을 만든다.

쇠의 성질을 알고 인생의 끈기가 있어야 줄칼을 찰 수 있다. 줄칼은 온전히 숫돌에 쇠를 문질러 갈아낸다.

숫돌은 쇠를 다듬는 과정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녹을 제거하거나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금강金剛과 비수備水를 사용하고, 칼날을 세우기 위해서는 내담인지(內曇刃砥)를 사용한다. 칼에 딱 맞는 숫돌을 구할 수 없었던 아버지는 자연석으로 만든 숫돌을 사용했다. 그 돌에 강철을 문질러 갈려면 성미 급한 뱃사람으로는 감당하기 불가능한 일이다. 뱃사람이 가지고 있는 조급한 성질을 모두 죽여야 쇠를 대할 수 있다.

아버지는 쇠의 재질과 숫돌 종류에 상관없이 무엇이든 단숨에 잘라 낼 수 있는 칼날을 만들어 냈다.

섬사람들은 중요한 일을 할 때는 금기를 따른다. 소리도 섬에는 노루를 신성시 여겨 배에 페인트를 칠할 때 노루표 페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제비표 페인트를 사용한다. 아버지가 줄칼을 만들 때도 엄격히 지키는 일이 있다. 줄칼 만드는 날짜가 정해지면 생선 배를 따지 않고, 손에 피 묻히는 일을 절대 하지 않았다. 사람들과의 다툼도 일절 삼가 했다. 보리가 주식主食인 집안에 이웃집 소가 일 년 동안 일곱 식구가 먹어야 할 보리 싹을 먹어 치워도 어머니는 화를 낼 수 없다. 좋아하는 보해소주조차 마시지 않는 것이다. 집안 분위기가 평화스러워야 한다는 게 아버지의 절대 신조였다.

쇠를 갈 때는 쥐는 힘과 호흡이 중요하다. 호흡이 거칠어지면 칼날을 망친다. 엄지손톱만한 줄칼 하나 만드는데 대략 반나절이 걸리는데 그때까지 아버지는 오른손에 줄톱을 단단히 틀어쥐고 수평을 유지하도록 왼손을 떠받친다. 조상에게 제를 지내기 위해 경건하게 술잔을 받아 올리듯 줄톱을 쥐고 숫돌과 마주한다.

먼저 톱날을 없애야 한다. 두어 시간이 지나면 뾰족한 톱날이 사라지고 호박조차 썰 수 없는 정도의 뭉뚝한 쇠판만 남는다.

다음으로 날카로운 한쪽 모서리를 문질러 반달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부와 가장으로서 척박한 섬 생활의 버거운 짐을 지려는 듯 등 굽은 자세로 문지르고 또 문지른다. 두 시간 가량 흘렀다.

다음 순서는 뭉뚝한 쇠를 숫돌에 문질러 날카로움을 세워야 할 차례다.

날을 고르게 갈아낼 때까지 아버지는 줄톱과 숫돌이 하나가 되도록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마음을 모은다.

칼날은 날카로워도 뭉툭하지도 않은 중용中庸의 품성을 지녀야 한다. 물건을 깎거나 자를 때 날이 얇으면 부러지고 굵으면 베어지지 않는다. 아버지의 얼굴에 가벼운 미소가 스치기 시작할 때 쯤 쇠는 어부의 마음을 읽고 자신의 일부를 내어준다. 혈기왕성한 젊은 뱃사람의 성격처럼 날카롭고, 모가 나있던 줄칼이 점차 둥글고 부드럽고 넉넉하고 원만해진 아버지의 성품처럼 닮아갔다.

겉으로는 무뚝뚝하나 속심이 깊은 아버지에게서 나는 힘든 객지 생활을 견디어 나갈 수 있는 교훈을 배웠다.

철공소 보조 일을 하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치러내고 대학교수가 되기까지 아버지가 인내를 몸으로 깨우쳐 주셨던 것들이다.

아버지가 만든 손톱만한 반달 모양의 줄칼은 생명을 앗는 칼이 아니다.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려는 의사의 메스도 아니다. 나라를 지키라고 왕에게서 하사 받은 사인검四寅劍도 아니다. 그것은 가족을 위한 칼이었다.

나는 숫돌과 마주앉아 칼날에 피어 있는 한움쿰의 붉은 녹 꽃을 숫돌에 갈아내기 시작한다. 어부로 사셨던 아버지의 흔적을 읽는다.

이치운 △1963년 전남 여수 출생 △부경대 대학원 영문학 박사 졸업 △ 전) 부산 경상대학 교수 △2018년 ‘수필과 비평’신인상 수상 △부산수필문인협회 이사 △부경수필문인협회 이사 △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원

■은상
수문지기의 열쇠 / 이은서

쇠막대의 위력은 대단했다. 생명을 여는 힘을 가졌다. 걸쇠라 하지 않고 열쇠라고 이름 붙인 것은 ‘연다’는 의미에 방점이 찍혀있다.

아버지는 쇳덩어리 하나로 온갖 생명의 비밀을 발견한 것처럼 보였다. 어떻게 열쇠 하나로 삶을 파악할 수 있을까마는 냉정하게 버티고 선 삶의 문턱에서 문 너머 비밀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까.

묘지에는 묘지기가 있고, 물의 맥이 흐르는 곳에는 수문지기가 있다. 아버지는 수문지기였다. 돌아가시는 날까지 당신에게 맡겨진 수문 열쇠를 목숨처럼 여겼다. 범을 닮은 바위가 있다고 해서 호리못이라 불린 그곳, 아버지가 돌보던 저수지로 나를 데려가곤 했다.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수문 열쇠를 자전거에 싣고 힘껏 페달을 밟았다.

아버지가 수문을 여닫는 모습을 보면서 쇳덩어리 하나의 대단한 힘을 보았다. 삶을 여는 힘. 열쇠는 주인의 말을 알아듣는 고분고분한 짐승처럼 보였다.

“모든 생명은 이곳에서 나온단다.”

그곳에서 내게 삶의 비밀을 가르쳐주려던 게 분명하다. 찬란해 보이지만 덧없거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침묵하고 있지만, 한없이 두려운 자연의 이치를 보여주려는 거였을 거다. 삶이 메마를 때나 위기에 내몰릴 때 나만의 열쇠를 간직하고 하나하나 조절해 나가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수문水門

이편과 저편 사이에 가로 놓인 두터운 철문. 삶과 죽음의 경계선. 물속에는 삶과 죽음이 숨어 있다. 아버지는 물줄기를 여닫으면서 그 경계를 터득했는지도 모른다. 가뭄으로 생명들이 타들어 갈 때 아버지에게 그 일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이었을까.

아버지는 종종 열쇠를 정성스럽게 기름 천으로 닦았다. 자식인 듯, 목숨인 듯. 온 동네 논에 공평하게 물을 나누려는 마음으로, 한 사람을 위해 열쇠를 함부로 사용하는 법이 없었다. 어린 우리 형제들에게도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려주며, 열쇠를 깊숙이 감춰두고 누가 와도 절대 내어주면 안 된다고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우리는 큰 비밀을 공유했다는 느낌이었다. 아버지가 뒷짐을 지고 날씨를 가늠하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우리도 괜히 아버지 옆에서 구름과 참새나 잠자리 떼를 올려다보았다. 자연의 말 없는 움직임을 엿보려는 아버지의 모습이 어떤 성스러운 의식처럼 보였다. 아버지는 자신의 논에 먼저 물을 대겠다고 떼쓰는 이에게는 열쇠를 더 깊이 감추었다. 농부에게는 삶의 전부인, 모든 논에 차례로 피돌기를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피돌기. 아버지는 논에 물을 대는 일을 그렇게 표현했다. 피. 생명.

마치 생명의 비밀을 알고 있기나 하는 것처럼, 나는 아이들이 “수문지기 가시나”라고 놀리는 말에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녔다. 생명을 나누는 열쇠를 갖고 있는 집의 딸이 아니었던가.

시퍼런 물줄기가 아버지에 의해 일제히 움직이는 광경은 장관이었다. 열쇠를 돌리면 물줄기가 거대한 용처럼 천천히 몸을 틀었다. 쇳덩이 하나의 힘은 실로 컸다. 그 크고 무거운 조절 열쇠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늠름했다. 땀에 젖은 등을 보면 나도 세상의 이치를 조금이라도 깨우친 듯 괜스레 두근거렸다.

어느 해는 엄청난 홍수가 났고 저수지 둑이 무너져 하천가에 있던 우리 집이 속수무책으로 떠내려갔다. 순식간에 가족이 살던 집이 사라져버렸다. 물에 떠내려간 식구가 없다는 사실을 커다란 위안으로 삼았지만, 그 일이 있고부터 나는 가끔 아버지를 의심하기도 했다. 아버지가 소중히 여기던 열쇠의 힘을. 그리고 아버지의 일이 진짜 생명을 지키는 것일까, 하고.

아버지는 제 때에 수문을 열지 못해 둑이 무너졌다고 여긴 것 같다. 태풍이 오거나 장마철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저수지 문을 여닫았다. 아버지가 저수지로 나가면 어머니와 우리 형제들은 또 집이 떠내려가지 않을까, 집 밖에서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곤 했다. 배고프다는 말도 감히 할 수 없었다. 비를 뚫고 시커먼 물줄기와 싸우며 열쇠를 돌리고 있을 아버지를 생각하면 다른 건 중요하지 않았다. 아버지인들 괴물 같이 덮쳐오는 물덩어리가 두렵지 않았을까. 흠뻑 젖은 몸으로 집에 돌아오는 아버지를 보고서야 안도의 숨을 쉬던 어머니. 비가 그치고 햇살이 마당에 들면 빗물이 질퍽한 아버지의 장화를 거꾸로 세워 물기를 말끔히 말렸다.

지금은 아버지도, 수문 열쇠도 없지만 변함없는 건 내가 수문지기의 딸이라는 사실이다. 그 딸은 지금까지 삶의 비밀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말은 기억한다.

“아무리 열쇠를 비틀어도 물을 맘대로 할 수는 없다. 내가 오라 한다고 해서 오지도 않고, 가라 한다고 해서 가는 것이 아니다. 삶도 그렇다.”

아버지는 물길을 열어 생명을 불어넣기도 하고 물길을 닫아 생명을 지키기도 했다. 그러나 ‘물은 흐르는 것’이라 아버지는 말하지 않았던가.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한없이 경건해졌다. 내가 모르는 더 큰 비밀이 있으니 까불지 말라는 경고처럼 들렸다.

아버지는 물길을 조절하며 삶을 보았을까. 세월에 떠밀려 흐르는 삶도 조절하고 싶었을까. 삶을 조절하는 수문지기 열쇠는 없는 것일까.

나는 지금, 나의 열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세상 사는 게 한없이 암담할 때 무엇으로 그 문을 열어나갈까. 수문지기 아버지처럼 나만의 열쇠를 하나쯤 갖고 있다면 언제 어떻게 그 문을 여닫아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열쇠는 없다. 그러니 어떤 일이든 그것을 푸는 열쇠는 각기 다르지 않겠는가. 다른 이에게 빌릴 수도 없고 대신해 줄 수도 없는 삶의 문. 그 삶을 조절하는 열쇠 하나는 있을 법도 하다.

■가작
무쇠 꽃 붉게 피다 / 김애자

상처 난 자리마다 붉은 꽃이 피었다. 온몸으로 짜낸 진액으로 혼을 적시며 산화할 때까지 피워내는 꽃이다.
쇳내가 뭉근하게 풍긴다. 오랫동안 발길이 닿지 않은 고택의 뒷마당 문을 열었다. 덕지덕지 꽃이 핀 무쇠 솥이 화덕위에 멀뚱하게 앉아 집을 지킨다. 부엌자리를 빼앗기고 밀려나 반쯤 허물어진 화덕에 간당간당 썩어가는 몸을 의지한다. 오랜 세월 식구들의 주린 배를 달래주던 귀하신 몸이었지만 황혼이 쳐 놓은 덫을 피해 갈 수는 없었는가. 영역을 넓히는 종양들이 군데군데 부스럼을 일으키며 피를 흘린다. 탄탄하고 매끄럽던 육신으로 인고의 시간들을 견딘 흔적이 숭숭 뚫린 구멍 뒤에 딱지처럼 붙었다. 언제부터 구석으로 밀려나 땅과 땅위의 것들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을까. 만지면 형체도 없이 부서져 내릴 것 같다.
담금질과 망치질로 연단된 무쇠 솥이 시집을 왔다. 잘 길들이면 오래 쓸 수 있기에 솥이 들어오는 날은 고깃국을 끓인다. 솥도 고기를 먹어야 길이 나는가보다. 한집 식구가 될 만큼 인사치례가 끝나면 들기름 찌꺼기에 숱 검정을 묻혀 몇 번씩 솥의 안과 밖을 샅샅이 발라준다. 솥이 검정을 다 먹어야 반질반질 윤이 난다. 몇날며칠 기름 발라 불에 태우고 거친 솔로 수 십 번씩 문지르며 길들인 후에야 집안의 버팀목으로 제자리에 앉힌다.
무쇠 솥은 엄마를 닮았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식솔들의 끼니는 물론 쇠죽까지 감당하며 크고 작은 일을 거뜬히 해내는 솥은 집안의 든든한 호위무사다. 솥을 열면 하얀 김을 뒤집어 쓴 고구마와 밀개떡, 계란찜 같은 엄마의 작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뚜껑위에 올려 말린 교복이나 운동화는 하루 종일 따스한 온기로 몸과 마음을 녹여 주었다. 코끝까지 들썩이게 하는 누룽지의 고소한 맛은 잊을 수 없다. 눌러만 주면 밥이 되는 편리한 세상에서 옛 맛이 그리운 건 먹거리가 귀한 시절 아궁이 앞에서 요술처럼 주전부리를 만들어주었던 엄마가 보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새댁으로 시집에 들어왔을 때 나보다 먼저 무쇠 솥이 부엌을 지키고 있었다. 까만 몸에 기름칠을 하면 반짝반짝 빛이 난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만큼 강인한 몸은 온갖 위협이나 고난에도 의젓하고 당당하다. 설익은 밥에 온갖 책임을 씌우며 두들기고 원망해도 죽은 듯이 엎드려 침묵한다. 집어삼킬 듯이 달려드는 불길쯤은 식은 죽 먹기다. 달라붙은 밥풀딱지 긁겠다고 깊은 곳까지 삐딱 숟가락으로 빡빡 긁어도 그러려니 하면서 견딘다. 새로운 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려면 솥의 무던함을 배우고 익혀야 한식구가 될 수 있다는 무언의 가르침을 준다.
어머님은 녹슨 무쇠 솥이 되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은자隱者처럼 양로원이라는 뒷방 화덕에 자리를 잡았다. 가족과 함께하지 못한 서러움이 녹이 된 것일까. 쇠솥에 핀 녹처럼 다시 닦으면 옛 모습을 찾을 수 있으리라 여긴 것인지 어머님은 속에서부터 피어나는 저승꽃을 꼬집어 뜯어냈다. 삭아 구멍 난 솥은 땜질을 하면 얼마동안 괜찮지만 벌겋게 상처 난 얼굴은 흉터자리마다 깊고 짙은 검버섯이 자리를 잡는다. 온몸으로 힘겨루기를 해도 붉은 꽃은 독초같이 자리를 넓혀간다.
내 나이 중반을 넘겼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얼굴 가장자리에 칙칙한 그림자가 자리를 잡는다. 속으로만 삭이던 한과 욕망의 찌꺼기들이 밖으로 뛰쳐나온 것인가. 보일 듯 말 듯하던 것이 조금씩 색을 더하더니 눈에 띠게 표를 낸다. 볼 때마다 거슬린다. 화장품으로 몇 번씩 발라보지만 감춘다고 드러나지 않을까. 언제나 젊음이 머물러 있으리라는 자신을 속임수로 부추기며 함정에 빠진 감정에 덧칠을 한다. 어머님이 그토록 미워했던 추화가 내 얼굴에 피었다. 손톱으로 뜯어 낸 자리마다 흉이 진다. 시절 덕이라도 보겠다며 현대의술로 일망타진했지만 해가 바뀌자 잡초처럼 다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세월 따라 쇠가 녹스는 이치는 알아도 몸이 산화되어가는 것은 부정하려고 억지를 부린다.
쇠는 시간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어쩔 수 없이 세상에 나와 부엌에 자리 잡고 모질고 힘든 시간들을 묵묵히 살아왔지만 결코 만만하거나 쉬운 것은 아니었다. 뜨거운 불가마속에서 만들어진 솥의 모습은 잠시 무대 위의 배역일 뿐이다. 강인한 쇠지만 숨을 쉴 때마다 조금씩 두께를 더해가는 실 비듬이 제 몸을 갉아 먹어도 누군가의 식솔이 되어 제 소임을 다했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몸이 녹스는 게 아닌가. 삶의 찌꺼기들까지 불태우다 황혼이 쳐 놓은 그물에 걸려 검붉은 녹물을 토한다. 마지막 열정을 붉게 피웠으니 배역이 끝난 무쇠 솥처럼 지난 세월의 미련과 아픔일랑 남겨두고 무대 뒤로 퇴장하기가 어려운가. 쇠도 사람도 흙에서 태어났으니 자연이 허용한 것만큼만 살다가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한 수순인 것을.
무쇠가 밀려난다. 보기만 해도 광채가 나는 알루미늄이 수천 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무쇠의 자리를 빼앗았다. 질기고 보기에 좋다는 이유로 점점 더 영역을 넓혀간다. 무쇠 솥이 있던 자리에 번쩍거리는 솥이 차지하자 쇠는 갈 곳이 없다. 뒷방 늙은이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은둔해 남은 세월을 보낸다. 붉은 색감이 겹쌓인 것으로 보아 소임을 다하고 물러날 때를 기다리는 것 같다. 어쩌다 일 년에 한두 번 메주콩 삶을 때나 새 솥의 손이 모자랄 때 옛날처럼 채비를 한다. 그렇게라도 쓰일 수 있다는 게 고마운 일이다. 아직은 고물차에 실려 가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배우는 아직 분장을 지우지 못하고 얼굴을 매만진다. 한 번만 더 열정을 토하고 싶은가보다. 저승꽃 핀 자리를 몇 번씩 덧칠하며 자꾸 돌아다본다. 시간의 풍파를 헤치며 아내로 엄마로 맡은 역할을 당당하게 지켜낸 흔적이 녹슨 질감 속에서 베 나온다. 곱게 늙어 기품 있는 노인의 모양새다. 온몸에 꽃을 피운 솥이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듯 허공을 향해 중얼거린다.
“무쇠 솥은 투박해보여도 깊은 맛을 내요. 녹슬고 금 가도 잘 닦으면 이만한 게 없답니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써 보세요.”
남은 생을 붉은 가슴으로 살아보려는가. 열꽃을 피우며 산화해가는 당신의 모습에 연민과 박수를 보낸다.
용광로의 불길은 무쇠 솥의 환생을 꿈꾸며 붉게 피어오른다.

■가작

쇠부리 소리 / 권상연

고대 원형 복원로가 검게 그을린 몸으로 서 있는 북구청 뜰이다. 쇳물의 열기로 채워졌던 어제에 비해 오늘은 제 할 일을 다 끝냈다는 듯 전시해 놓은 제련철 뒤에서 휴식중이다. 체험을 위해 설치된 풀무와 대장간에서 간간이 들리는 쇠망치소리가 축제의 열기를 이어간다.
축제의 시작을 여는 ‘울산 쇠부리 소리’는 쇠부리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불매바람을 넣어 숯이 활활 타오르는 ‘불매 소리’에 이어 로(爐)에서 쇳물이 나오는 ‘쇳물내기’ 소리를 한다. 쇳물 작업이 끝난 후 금줄을 태우는 ‘쇠부리 금줄소리’, 쇳물작업 후의 기쁨 속에서 어린 아이를 어르는 불매 소리가 그 뒤를 잇는다. 쇠부리 철장인 대장간에서 작업하는 ‘성냥간 불매소리’를 끝으로 쇠부리 축제는 시작된다.
쇠부리는 고도의 열에서 쇠를 추출하는 과정을 이르는 말로 ‘쇠를 부리다’의 경상도 방언이다. 불매꾼들은 쇠부리 과정에서 가장 힘든 일인 풀무를 밟는다. 8명이 한 조가 되어 선 거리, 후 거리를 교대로 반복한다. 한 부리가 끝날 때까지 쉼 없이 불매 판을 디딘다. 쇠부리가 절정에 달할 무렵이면 체력이 소진되어 정신력으로 버틴다. 쇠부리의 성사를 결정하는 것도 이 시점이라고 한다.
불매 대장은 불매꾼을 이끌어 가는 수완이 좋을 뿐만 아니라 소리도 잘한다. 노랫말 표현에 따라 풀무질의 감흥과 피로를 느끼는 시점이 달라지기에 기본적인 노래말 외에 즉흥성도 있다. 창작과 표현의 능력을 갖춘 불매대장은 불매판을 밟는 단순 노동자가 아니라 쇠부리 전반의 성패를 가름하는 연출자이기도 하다.
쇠부리 소리는 불매꾼이 풀무를 밟으면서 앞소리꾼과 뒷소리꾼으로 나누어 한마디씩 주고받는 소리이다. 앞소리꾼이 의미 있는 사설 한 대목을 메기면 뒷소리꾼은 후렴으로 앞소리꾼의 소리를 받는다. 동일한 박자와 리듬을 바탕으로 불리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어 동작이 일치되고 행동의 통일을 보장받는다. 규칙적으로 소리와 행동을 함으로써 작업장의 흥을 돋우고 일에서 오는 피로감을 덜었다 한다.
달천 철장은 전국에서 쇠부리 소리가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보존된 지역이다. 당시 쇠부리 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은 ‘쇠쌍놈’이라 하여 사회적으로 대접받지 못했다. 달천철장이 문을 닫은 후 부리꾼들은 과거에 철장에서 일했다는 걸 철저히 숨겼다 한다. 그래서였을까. 쇠부리와 관련된 기록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동천강을 사이에 두고 동부지역의 한실 불매 소리와 서부지역의 도덕골 불매소리만이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한실 불매소리는 불매대장이었던 최재만 옹에 의해 재현되었다. 최재만 선생님은 달천철장과 가까운 우리 마을 ‘병영’에 살았다고 한다. 여든을 훌쩍 넘긴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불매 소리는 나이를 무색하게 했다. 영상 속 선생님의 음색을 따라가노라니 방안에 들어 앉아 소리로 일과를 채우던 아버지가 떠올랐다.
시력을 잃은 직후, 아버지는 한 동안 의기소침하게 보냈다. 가끔 툇마루에 앉아 소리를 하곤 했다. 아버지가 달천 철장을 알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때 아버지가 불렀던 소리가 불매 소리였다는 걸 최재만 옹의 소리를 들으면서 알게 되었다. 우리 마을 병영이 동천강 동편과 접해 있고 달천 철장에 이웃한 지리적 위치로 볼 때 불매 소리가 어른들의 삶 속으로 녹아 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는 마을 뒷산 골짜기에 걸쳐진 다랑이 논을 붙였다. 워낙 으슥한 골짜기라 남들은 꺼리던 논이었지만 아픈 아버지를 두고 다른 일을 찾지 못했던 어머니는 그것마저 감지덕지했다. 봄이면 모내기를 하는 어머니 옆에서 드문드문 모를 심었고 어머니가 김매기를 하는 동안 논둑에 앉아 노래를 불렀다. 어머니가 피를 뽑느라 벼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을 때는 더 큰 목소리로 노래를 하여 무서움을 잊곤 했다.
좀 더 자라서는 동생이 옆에서 노래를 불렀다. 장마가 끝나면 벼들이 병을 앓기 일쑤였다. 어머니가 논바닥을 헤집어가며 약을 치는 동안 나는 농약물이 가득한 고무 통을 앞에 두고 지렛대로 펌프질을 했다. 불매 꾼이 발을 구르듯 나는 손으로 지렛대를 왕복시켜가며 펌프에 바람을 넣었다.
지렛대는 오직 내 팔과 다리의 힘만으로 움직였다. 내가 소홀히 하면 어머니가 들고 있는 약대에서 약이 분무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일을 빨리 끝내고픈 욕심에 나는 미련스럽도록 지렛대만 저었다. 그 때 나의 힘든 펌프질에 흥을 넣어 준 아이는 호스를 잡고 있는 동생이었다. 약 줄을 잡고 있던 동생은 따분했던지 쉴 새 없이 노래를 불렀다. 조용한 산속을 쩌렁쩌렁 울리던 동생의 노래는 나뿐만 아니라 어머니에게도 고단한 하루를 견디게 해주었던 소리였다.
결혼하기 전, 자재부에 근무했을 때다. 포스코에서 들여온 원자재 철판은 프레스 공정에서 자동차 부품의 모양대로 마름질되었다. 자칫 한 눈이라도 파는 날이면 프레스기에 손가락이 날아가는 건 순간이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작업자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하지만 단순 반복 작업인 프레스 일에서는 졸음을 피하기가 힘들었다.
어느 날 노동자의 네 손가락이 프레스 날에 걸리는 사고가 나고 말았다. 노동 운동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공장 곳곳에 꽂힌 붉은 기가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 받기를 원했다. 기계 소리가 들리던 공장이 휴식 시간이나 점심시간만 되면 노동요 소리로 가득 찼다. 남자들이 떼를 지어 부르는 노동요 속에는 그들만의 서러움과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위험한 줄 알면서도 일터로 내몰려야 하는 서러움이, 가족의 생계를 짊어진 가장의 고단함이 노랫말 속에 들어 있었다. 아찔한 높이의 굴뚝에 올라 시위했던 그 때의 그 노조 대의원은 무엇을 위해 그토록 목 놓아 노래를 불렀던 걸까.
몇 년 전에 우연히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주름진 이마의 골이라든지, 희끗한 머리 까락을 보니 여전히 치열한 삶의 복판에 있는 듯했다. 그의 모습에서 젊은 날의 불꽃같았던 패기는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흰 면장갑에 감싸인 뭉툭한 손가락은 철을 다루었던 기백을 기억하는지 자동차 핸들을 여유롭게 돌리고 있었다.
대장간에 들러 풀무 체험을 한다. 여덟 명이 한 조가 되어 풀무에 서서 천정에 고정된 줄을 잡는다. 디딜방아를 찧듯 불매 판 양쪽에서 주거니 받거니 발을 구른다. 풀무가 앞으로 기울었다 뒤로 기울었다 한다. 풀무질이 거듭될수록 꺼질 것 같았던 대장간의 불씨가 파랗게 살아난다. 까맣던 쇠붙이가 벌겋게 달아올라 불덩이가 된다. 지켜보던 대장장이가 시뻘건 쇠붙이를 꺼내어 재빨리 찬물에 담금질한다. 나도 모르게 불매소리를 흥얼흥얼한다.

심사평

이번 공모전에 투고된 작품은 모두 631편이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역동적인 산업시대를 거쳐, 무겁고 차가운 ‘철(鐵)’이 부드럽고 따뜻하게 변모하여 삶에 스며든 이야기를 듣고자 마련됐다. 얼핏 소재의 제한이 따를 수 있으나, 상상, 의미 확장, 성찰을 거쳐 그 이상의 것으로 확대될 때, 제시된 소재는 무한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그러니만큼 철이 지니는 속성 그 이상의 것으로 승화된 문학작품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수필은 값진 체험으로 길어 올리는 문학이다. 신변의 이야기를 장인정신으로 빚어내는 집이기도 하다. 기억 뒤편의 편린이 어떤 사물과 결탁해 그만의 감각적 촉수를 건드리고, 사물 본질에 대한 의미와 맞닿아 결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언어로 재해석될 때 비로소 좋은 수필이 탄생한다. 참신하고, 간결하고 솔직한 소재에, 의미 확장과 재해석이 첨가될 때 문학성과 함께 수필의 품격은 높아진다.

‘스틸에세이공모전’은 ‘철(鐵)’이라는 특정 사물이 장소와 환경에 의해 어떻게 사람의 속살을 파고 들어가, 재해석되는지를 요구하는 공모전이다. 철과 연관된 신선한 소재와 날카로운 주제로, 삶의 부면을 어떻게 작품으로 건져 올리는지는, 심사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횟수를 거듭하며 무수히 많이 등장하는 소재는 ‘바늘’,‘무쇠솥’, ‘만년필’, ‘자동차’, ‘주전자’, ‘다리미’다. 수필이 신변에서 시작되는 문학임은 맞지만, 철이라는 1차원적인 소재의 억압에서 벗어나, 소재 너머의 것을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을 키우는 것도 절실히 요구해본다.

또한 부모님을 사모하고 추모하는 것을 벗어나 ‘나’에서 파생되는 이야기의 전개와 차분한 서술, 성찰이 돋보이는 글이 많아졌으면 하고 바란다. 이에 이번 심사는 작가의 유연한 리듬과 특유의 어법, 간결하고 힘 있는 문장, 품성과 인생관이 고르게 반영된 작품을 찾고자 노력했음을 밝혀둔다.

이치운의 ‘줄칼’을 대상작으로 선정하는데 한점의 이견도 따르지 않았다. 작가는 고향집에서 만난 아버지의 유품들 중, 가장 하찮은 줄칼을 발견하고 소재로 삼는다.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는, 오직 사용자의 쓸모에 맞춰 직접 공들여 만들어야만 하는 물건이다. 아버지에겐 삶 밑바닥까지 닿아있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물건이었다. 줄칼을 만드는 과정은 신전에 바칠 물건을 만드는 것처럼 엄격하고 거룩하다. 줄칼이 손에 익숙해지는 것을 아버지의 삶이 무르익는 것과 연관을 짓고, 목공소 보조에서 대학교수가 되기까지 자수성가한 자신의 삶에 줄칼을 관조하는 대목은 숙연하기까지 하다. 하등의 녹슨 줄칼 하나로 시작된 이야기는 줄칼과 아버지, 아버지와 나, 줄칼과 나로 연결되는 복층의 구조를 지니며 과거, 현재, 미래를 고르게 넘나든다. 질곡 한 유년의 정서를 초연하게 풀어나가는 간결한 문장에서 누구나 희망을 건져 올리게 된다. 차갑고 둔탁한 철이 개인의 신변과 맞닿아, 인간미 스민 한편의 문학적 작품으로 승화된 좋은 작품이다. 함께 보내온 두 작품 역시 수작이어서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금상으로 선정된 유덕희의 ‘붉은 닻’은 폐기 처분된 닻을 다룬 작품이다. 다소 거친 문장과 구성의 느슨함이 보이나, 부산 영도 깡깡이마을에서 배에 붙은 녹이나 이물을 떼어내, 배를 안전하게 바다로 내보내던 어머니의 억척스러운 삶을 진솔하게 풀어내 눈길을 끈다.

쓸모를 잃은 녹슨 닻들이 재가공 되기를 바라는 것과, 신(新) 기계의 도입으로 더는 녹을 걷어낼 인력이 필요 없게 된 깡깡이마을 어머니들의 삶을 재해석하는 것은, 사물을 사람의 삶으로 끌어들인 좋은 예다.

은상으로 선정된 이은서의 ‘수문지기의 열쇠’는 소재의 참신성과 물과 쇠의 재해석이 돋보인 작품이다. 물을 가두는 저수지의 수문(水門)을 관리하던 아버지의 역할에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물의 의미를 끌어낸 작가의 안목은 사물과 사람의 본질 그 너머를 향한다. 쇠를 소재로 한 수문이나 열쇠의 의미, 성찰보다, 삶과 죽음이라는 연결고리로 택한 ‘물’의 의미를 더 크게 부각한 것과, 지나친 관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이 작품 역시 수준작이다.

동상 양태순의 ‘조선문고리’, 문경희의 ‘다마스커스의 문양’역시 남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했다. 열 편의 수상작 모두 수준에 이르고 있어 심사의 보람이 곱절로 더했다.

올해로 4회째 맞는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을 맞이하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한다. 선정된 열 분의 수상자에게 무한한 축하를 전하며, 의미 있는 공모전을 열어준 포항시와 경북매일신문사에 감사를 전한다.

심사위원 수필가 김은주 · 박시윤

[김상문]

줄칼 / 이 치운 대상작
고운 글 잘 읽고 감사드립니다

[다연]

병영이 동천강의 동쪽? 서쪽에 있습니다. 불매소리 녹음한 최재만옹은 병영에서 수십리 떨어진 울주 두동분이었습니다.
영상은 없고 돌아가시기 전 찍은 흑백사진 한장이 남아있습니다.
불매가는 영남지방의 자장가로 곳곳에 남아있고 가락 가사가 거의 일치합니다.
사실에 오류가 있어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