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이스라엘의 주 하느님 앞에 서 있는 엘리야>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17,1-6
그 무렵 1 길앗의 티스베에 사는 티스베 사람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였다.
“내가 섬기는, 살아 계신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두고 맹세합니다.
내 말이 있기 전에는 앞으로 몇 해 동안 이슬도 비도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2 주님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내렸다.
3 “이곳을 떠나 동쪽으로 가, 요르단 강 동쪽에 있는 크릿 시내에서 숨어 지내라.
4 물은 그 시내에서 마셔라. 그리고 내가 까마귀들에게 명령하여
거기에서 너에게 먹을 것을 주도록 하겠다.”
5 엘리야는 주님의 말씀대로
요르단 강 동쪽에 있는 크릿 시내로 가서 머물렀다.
6 까마귀들이 그에게 아침에도 빵과 고기를 날라 왔고,
저녁에도 빵과 고기를 날라 왔다.
그리고 그는 시내에서 물을 마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12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신문 배달하며 어렵게 살던 학생이 성공하여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제게 인상적인 내용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나이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시간을 보내면 앞으로 남은 날들은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보내야 할 겁니다. 하지만 지금 여러분의 나이에 해야 할 일을 하고 시간을 보내면 앞으로 남은 날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낼 수 있습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간단한 말인데,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학생들도 강의를 들으면서 눈빛이 반짝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니 아주 간단하면서도, 쉬운 성공의 방정식 같았습니다. 학생이 예습과 복습을 하고, 책을 가까이하는 것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뒤로하고 오락실과 컴퓨터 게임을 가까이하고, 놀기에 여념이 없으면 학생의 앞날에 해야 할 일들이 주어질 것입니다. 수도자가 기도하고, 정결을 지키며, 가난하게 사는 것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뒤로하고 세상의 일에 마음을 빼앗긴다면 수도자의 앞날에는 악의 유혹이 기다릴 것입니다.
1997년 대한민국은 ‘국가부도 위기’를 겪었습니다.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도산하였고, 구조조정을 겪었습니다. 국가의 신용도는 떨어졌고, 외환위기를 겪었고, 수많은 실업자가 생겼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해야 할 일을 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했습니다. 국민소득이 30,000불이 넘었다고 축배를 들었습니다. 무리하게 해외에 투자하였고, 해외 여행하면서 분에 넘치는 소비를 하였습니다. OECD에 가입했다고 좋아했습니다. 경제의 여러 분야에서 빨간불이 들어왔는데도 외면했습니다. 국가부도의 위기를 겪으면서 대한민국과 국민은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경쟁력 있는 기업을 헐값에 외국 기업에 넘겨야 했습니다. 20%가 넘는 이자를 감수하면서 대출받아야 했습니다. 국민은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아껴 쓰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대한민국은 ‘국가부도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저도 대출을 받았습니다. 부모님의 지낼 수 있도록 전세를 마련했습니다. 27년 전의 일입니다.
교회에 위기가 올 때가 있습니다. 역시 교회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교회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성직자와 수도자를 지망하는 성소자가 계속 줄고 있습니다. 주일 미사 참례 자도 줄고 있습니다. 교회 역시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다가오는 도전과 위기를 외면했습니다.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시대의 징표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시대의 징표에 따른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식별해야 합니다. ‘교회는 항상 쇄신해야 한다.’라는 가르침을 따라야 합니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거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늘 새겨야 합니다. 그래서 낡은 것이 있다면 새롭게 바꿀 수 있는 과단성이 있어야 합니다. 목욕물을 버리다가 아이까지 버리면 안 되듯이 교회가 꼭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가치들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말씀과 예배, 나눔과 희생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가정에서는 기도와 대화를 하여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행복’을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면 하느님께서 참된 행복을 주신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비움’의 영성입니다. 우리를 참된 행복에서 멀어지게 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재물에 대한 ‘탐욕’입니다. 교회의 위기는 언제나 교회가 부와 권력에 취했을 때였습니다. 교회가 나눔과 비움을 실천할 때는 언제나 기쁨과 행복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거룩하시니 우리도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평화를 위해 연대하는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셨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옳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받는 박해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선의 근원이시니 성령께서 이끄시어 저희가 바르게 생각하고 옳은 일을 실천하도록 도와주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