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출하대기 물량이 지난해 대비 크게 늘면서 한우 경락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남 거창의 한 한우농장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 가격상승 기대로 출하 지연 출하대기 물량 14.9% 증가 “송아지 입식 땐 신중 기해야” 한우값이 하반기에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산지 출하대기 물량은 크게 늘어난 반면 소비증가 여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5월말 기준 도축월령에 도달한 28∼33개월령 수소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 많은 7만3230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소들은 언제든 출하될 수 있는 물량이다. 그만큼 산지 출하대기 중인 소들이 많이 있다는 의미다.
산지 출하대기 물량이 늘어난 건 최근 한우 경락값 상승세가 이어지며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한 농가들이 출하를 지연한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5월의 경우 한우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 늘어난 330만마리로 집계됐지만, 도축마릿수는 전년 동월 대비 6.5% 감소한 5만4345마리로 나타났다.
올초 1㎏당 평균 2만400원대였던 한우 경락값은 5월 이후 공급량이 줄면서 평균 2만1200원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출하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소비확대도 한계가 있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김욱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상반기엔 도축물량이 전년 대비 줄었지만 하반기 출하대기 물량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출하대기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게 되면 한우 경락값이 순식간에 1㎏당 몇천원씩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정환 GS&J인스티튜트 이사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3∼4%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한우 도축마릿수는 전년 동기 대비 8∼10% 이상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소득증가율보다 도축마릿수 증가율이 높아지면 한우 경락값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식계획을 통해 향후 가격 하락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은 “농가는 송아지 입식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자율적으로 암소 감축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하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