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살라에 온지 7개월이 되어갑니다..
초기 몬순을 거쳐 본격적인 몬순이 시작된지 한달이 되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립니다.. 예전에도 그 어느 곳에선가 이러한 우기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참 고역입니다.. 상당히 가라앉게 되고 심지어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울해지기도 했었거든요.. 뭐든 경험을 하게 되면 그 다음번에 내성이 생기나 봅니다.. 그래도 지루한 건 지루한 거지요..
그야말로 훌쩍.. 누가 왜, 뭐하러 가냐고 하면 대답할 말이 없을정도로 갑자기 왔습니다.
처음 와서 티벳어 배우면서도 수행을 좀 하러 가야되는게 아닌가? 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나자신을 변화시키고 싶어서 왔다면...
이제야 생각해 보면, 뭐든가 갑작스럽고 우연히 일어난 일들 같지만, 불교에서는 그것을 인연이라고 하는 것인가도 생각해봅니다.
시작은 작년에 이곳 게시판에 올렸듯이 다람살라에 여행왔다가 달라이 라마 존자님, 까르마빠 존자님, 캄튤 린포체, 도종 린포체 등을 뵌 충격과 환희(?) 같은 것에서 촉발된 것일 겁니다. 그야말로 티벳 불교라는 것도 모르고 달라이 라마 존자님이라는 대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적도 없는 그냥저냥한 불자가 전혀 낯선 분들이 내민 손에 이끌려 친견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 충격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회의적인 사람이 귀국한 지 몇 달만에 모든 거처, 생업 등을 다 정리해 버리고 떠나온 건가 봅니다. 이것도 저한테는 상당히 불가사의한 결정입니다.. 나라는 애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요즘은 티벳어 초기 과정 정도가 끝나고 불교, 티벳 불교 상식에 관련된 문장 보기를 시작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보다 더 좋았던 것은 2달여 정도마다 한 번씩 있는 달라이 라마 존자님의 티칭(설법)과 까르마빠 존자님을 친견하면서 자신을 되볼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었습니다. 존자님의 티칭은 매우 심도가 깊고 깊은 감동을 줍니다. 10월 말에는 한국인이 청한 법회가 열리는데 우리 동문회 분들도 관심을 갖아 보는 것도 참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일반적인 생업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라면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가 될테니까요.. 제가 건너 건너 아는 분은 작년 한국인 티칭에서 존자님을 친견하고 나서 등등의 과정을 거치고 불치병이라고 하는 병이 거의 완치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도 하더군요..
존자님이 그러시더군요.. 모든 종교의 기본은 "사랑(동정심, 연민)"이라구요. 사랑과 믿음 중에 더 중요한 것을 선택하라면 사랑이라구요.. 믿음은 없어도 된다구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살아야하나"를 생각하던 중에 제 마음에 들어온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불교를 공부해서 뭐하나?" "수행을 하면 어떻게 되는건가?" 등등의 불필요한 상념에서 벗어났습니다. 어떤 사람은 가족과 행복하게 살면서 저절로 아는 것들이 어떤 사람은 많은 고민을 거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나 봅니다.
삼덕화가 지난 달에 다녀간 덕분에 나름 잘 먹으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삼덕화는 분명 순례, 여행의 상념을 올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어 겸사겸사 요즘의 근황을 적습니다.. 우리 도반분들도 이곳의 스승님들을 친견하고 법문을 들을 인연이 도래하기를 바랍니다! 인연을 만들 수도 있겠지요^^ 적극적으로..(이러한 곳도, 이러한 분들도 있더라 하는 말이예요.. 혹 오해할 수도 있을까 싶어서요)
오늘도 지혜롭고 자비로우신 부처님 안에서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모든 종교의 기본이 사랑(연민, 동정심)이라지만 그렇게 시작했던 마음은 왜 사람을 다시 혼탁하게 만들까요?. 모든게 인연따라 흘러가는가 봅니다. 그곳의 생활에 푹 젖어든 소소한 일상 잘 읽었습니다. 얘깃거리 또 기다리겠습니다.
이건 저의 경우로 생각해본건대요... 나이가 들면서 성인이 되면서 책임지고 견뎌내 나가야 하는 일들을 감당하지 못한 하면서 성격이 왜곡되어 나간 것도 큰 원인이었다고 생각해요.. 타인으로부터 사회로부터 내 자신의 그 어떤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벽이 생기면서 냉소적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이기심이 꼭 물질적인 측면에서만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근데, 실질적으로 마음을 열고 타인을 대하는 행동으로 나아가기까지 또 얼마나 많은 시행 착오가 있을까 싶어요.. 지금도 나에게 피해를 주는 누군가의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니까요..^^
수정화 공부하는 동안 좋은 인연 있었으면 해요. 맑고 좋은 곳에서 공부의 깊이를 더해 가길 바라며, 건강관리 잘 해요^^
대단하십니다. 힘내세요!!
참 편안해 보입니다. 전 파랑새 족이라 국내에만 있읍니다. 달라이 라마가 동국대학교에 티벳불교에 대한 지원금을 맡겼다고 들었읍니다 연계하여 공부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구체적인 것은 아는 바가 없읍니다.
저도 언젠가는 다람살라에 가보고 싶습니다. 존자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전에 생전의 모습 생전의 육성을 직접 뵙고 직접 듣고 싶습니다. 그 복된 인연이 언제일런지 모르겠지만 그곳에서 법우님과 함게 할수있을까요. 잘 지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