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 어느교실...
‘퍽~ 퍼벅’ (효과음이 너무 암울하네 ㅡㅡ 능력부족...)
“야 밟아”
오늘도 역시나 울리는 타격음...
이 소리의 근원지는 언제나 내가 있는 곳이다.
소리의 주체가 나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객체쪽인 듯 싶다.
교실 구석에 몰려 웅크린채 4명의 아이들에게 맞고 있는 인물이 ‘나’이기 때문이다.
“야, 박민준. 내가 니 얼굴 보이면 죽인댔지? 죽고 싶어서 학교 나오지? 앙? 아님 맞는게 덜 아프냐? 오호~ 덜 아픈거였군. 그럼 더 맞아봐라.”
“아 아니...” 나는 재빨리 부정하였지만... 내 고통으로 가득찬 신음소리에 묻혀버렸다.
내가 원래부터 이런건 아니었다. 3년전까지 나는 그야말로 흔히 말하는 잘나가는 그런 놈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화재로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은 나는 그야말로 괴물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내가 가는 곳마다 ‘재수없어’, ‘꺼져 괴물 새끼야’ 이런 말은 항상 따라다녔던 것 같다. 나는 같은 인간인데 좀 다르다고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소외시켰다. 그 뒤 따라다니는 구타를 견디다 못해 주먹이라도 쥐면 모두들 나를 공포의 대상으로 보았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괴물들을 보듯이... 그렇기에 나는 항상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학교를 그만 둘 수도 없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우리집 사정상 학교를 안다니고는 도저히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언제나 이어지는 구타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학교에 나와 이 상태에 이른 것이다.
“아.. 오늘 아침부터 학주한테 걸려서 맞았잖아. 그게 다 아침부터 니 얼굴 봐서 그런거 아냐?”
‘퍽’
“으윽...”
“아! 경준아 이놈 화재땜에 괴물됐다고 하지 않았냐? 우리 이 놈 묶어놓고 주위에 불좀 질러줄까? 죽지만 않음 되는거잖아?”
“아 안돼...”
화재로 인해 이렇게 되버린 나는 촛불만 봐도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그런데 이들이 하는 말은... 거의 절망적이었다. 나를 죽이겠다는 말 보다 더 무서운 말이었다. 두려움이 극도로 커진 나는 벌떡 일어서 마구 뛰기 시작했다.
“야 저 새끼 잡아”
나는 무작정 뛰었다. 그렇게 학교 밖으로 뛰었다. 그리고 미친 듯이 계속 뛰었다. 빗속에 뛰는지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불이 너무 무서워 뛸 수 밖에 없었다. 그 순간...
‘끼이이이익~ 쿵...’
순간 몸이 부웅 뜨는 것 같았다. 차에 부딪힌 것인가? 하지만 이 느낌 너무 편하다. 어떠한 압박감도 없이 가볍디 가벼운 이 느낌. 그리곤 아무 느낌도 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꿈틀 꿈틀...
눈이 떠진다. 조금씩 조금씩 눈속으로 빛이 들어오는 것 같다. 순간 경준이 패거리들이 생각나 벌떡 일어나 달릴려고 했다. 그..그런데.. 여긴 어디지?
너무나도 밝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설마.. 내가 죽은건가?
1-2. 심판
나는 지금 그 어느때 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유인즉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혹시 꿈인가? 라고도 생각해보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우선 내가 나를 볼 수 없고 촉감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1분여를 끌려가니 그들은 나를 홀 같은 곳 안에 버려두고는 사라졌다.
‘제..젠장 뭐 뭐야 여긴..’
[ 자네는 어찌하여 여기에 왔는가? ]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소리... 순간 ‘다르다’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 느낌이 이렇게까지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 이었던가... 결국 나도 똑같은 놈이었던가...
[ 자네는 어찌하여 여기에 왔는가? ]
두렵다. 의미는 정확히 파악됐지만 너무 두려웠다. 왜 두려운지도 모르겠다. 그냥 무엇인가 다르기에 두려웠다.
[ 자네는 어찌하여 여기에 왔는가? ]
세 번째 물음이 울려퍼졌다. 나는 여기에 왜 왔을까? 그것보다 여긴 어디일까? 나는 힘겹게 용기를 내어 물었다.
“여.. 여긴 어디입니까? 그리고 당신은 누구십니까?”
[ 여긴 죽은 자를 심판하는 곳이지. 그것을 모를정도면 자넨 갑작스레 죽었거나 죽은 것을 인정하지 않는 자겠군. 나는 죽은 자를 심판하는 자라네 ]
‘죽음?’ 순간 엄습해오는 공포감... 내가 죽은 것인가? 정말 내가 죽은 것인가? 그렇게 어이없이 죽었다고? 안돼... 그렇게 어이없게 죽을순 없어!
“ 제. 제가 죽었습니까? ”
[ 아마 그럴껄세. 산 자는 여기에 절대 올 수 없으니... ]
“ 어째서 입니까? 어째서... 제가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저만 이렇게 큰 고통을 당해야 한단말입니까? 제가 왜.... ”
[ 지은죄가 없다라... 여기오는 모든 이가 대부분 그렇게들 말하지. 특히 당하고만 살았다고 생각하는 자네가 그러는건 무리도 아니지. 하지만 정말 아무죄도 없는가? ]
“ 저는 태어나서 죽은 지금까지 한시도 약한자를 괴롭힌적도 없고 악행을 한적도 없고, 3년전 사고까지 겪었으며, 그 뒤론 온갖 멸시와 소외 속에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죄라뇨? ”
[ 그렇다면 자네는 주위를 둘러본 적이 있는가? ]
‘ ??? ’
[ 주위를 둘러본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자신의 처지만 한탄했을 뿐이지 주위의 정말 선하게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한자들을 보았는가? 그들을 불쌍하게만 여길뿐 무엇인가 하려는 생각은 해보았는가? 너의 그 오만함조차 부러워하는 인간들을 생각해 본적 있는가? ]
대답할 수가 없었다.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고통 받는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 따윈 없었다. 하지만... 나조차도 행복에 겨워 불평을 토로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상황을 극복할 생각은 하지 않고 신세만을 한탄하며 열심히 살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왜 날 이렇게 만들었냐고 하늘만 저주할 뿐이었다.
“ ... ”
[ 인간들은 자신의 오만함 때문에 정말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많네. 물론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죽을 경우. 죽어서는 천사가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다시 한번 태어나 임무를 달성해야 하네. 자네 역시 마찬가지이고 ]
“그렇다면 제가 다시 태어난다는 말입니까? ”
[ 그렇다네. 하지만 자네가 이번생애에 갑작스런 화를 당해 고통을 당한 것은 사실 자네가 태어나기 전 운명을 담당하는 관리의 잘못이 컸다고 판단하여 자네의 소원을 두가지 들어주도록 하지. ]
“ 소원 말입니까? ”
[ 그렇다네 소원. 어떤 것이든 들어주도록 하지. 하늘의 법칙에 위배되지만 않는다면 어떤것이라도 괜찮네. ]
“ 그렇다면 지금 제가 살던 곳에 다시 돌아갈 수도 있습니까? ”
[ 안타깝지만 그건 안된다네. 이미 그 세계에서는 자네의 생명이 다해 돌아갈 수는 없다네. 다른 세계를 찾아 그곳에서 새로운 생을 시작해야겠지... ]
“ 그렇군요. 그렇다면 전생과 현재의 기억을 가진 채 태어나게 해주십시오. 지금 깨달은 이것들은 다음생애에선 잊고 싶지 않습니다. ”
[ 기억이라. 원래는 하늘의 법칙상 기억은 유지시켜 줄 수 없지만, 자네는 짧은 생을 살았고 그 사이에 무엇인가를 얻지는 않았으므로 그렇게 하게 해주겠네. 허허. 5000년간 이 일을 하면서 힘이나 명예 같은 것들을 바라지 않는 자는 처음이군. 이대로 보내긴 내가 아쉽군. 특별한 것은 줄 수 없고. 몇 가지 기회를 주도록 하지. 그것은 자네가 얻게 되면 굉장히 도움이 되겠지만 얻지 못한다면 기회가 없는 것 보다 못하지. 그건 자네 몫이지. 그럼 행운을 빌지. 다음번에 볼 때는 임무를 완성하고 오게나. ]
순간 흰 빛이 내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잠깐.... 설마 이거 환생하는건가? 이봐... 나는 아직 한가지 소원밖에 빌지 않았다고. 으악 이 사기꾼아... 두가지라면서... 두 번짼 무지막지한 힘이라도 말할려고 했는데 왜 은근슬쩍 마치 내가 원하지 않는 것 처럼 넘어가는거냐고.....’
나의 아우성과는 별개로 내 몸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쩝... 세상사는게 다 이런건가?
1-3 나는 E.T.?
여긴 어디지?
‘으윽..’ 눈을 뜨려 했지만 눈을 뜰 수 없다. 뇌의 명령에 반응하는 신체기관이 전혀 없다. 젠장... 환생하는 것 마져 이상한데 떨어진거 아냐???
‘헉... 그러고 보니..;; 사람으로 살려달란 말을 안했는데... 복날 뛰다니게 될 수도 있고, 자칭 바닥을 사랑하는 바퀴벌레로 태어날수도 있다는 얘기잖아... 으아아아아악;; 심판관이라는 작자... 사기꾼 아냐??? 소원 들어준다면서 하나만 들어주고 (그것도 엄청 선심 쓰는 척) 은근슬쩍 보내버릴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쿵’
순간 몸에 엄청난 충격이 가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보이는 것 없다. 정말... 난 뭘로 태어나버린걸까...
“$&$%^&$%^&@$#^$*&%^(&%^(@$%@^”
“#$&*^^&(%)%*&(!@#$!@^$#&*”
뭐...뭐야...지구인 최초 외계생명체로 태어나는건가? (누구 맘대로 갑자기 SF 판타지로 전환인가...)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가까운 곳에서 무슨 소리가 난다. 두 가지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봐선 외계인 두 명(두 마리인가?)이 대화를 나누는 듯 하다. 아무래도 저쪽으로 가봐야겠다....
라고 맘은 먹었으나... 아참;; 움직일수 없지;; 그냥 기다리자..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서서히 뇌의 명령에 복종하는 나의 가신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여섯??? 자 잠깐;; 왜 여섯이야 ;;
머리, 팔, 팔, 다리, 다리 .... 암만 봐도 다섯이야 하는데.. 여섯이라니;; 네 네놈은 머냐;;
역시... 그놈이 이상한데다가 환생시킨 걸까나? 어쨌든 몸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지만;;
아직까지 말을 잘 듣지도 않고, 또 지금 상태가 나름대로 편하므로 일단 이대로 조금만 더 대기하도록 하지.... 라고 하려 했지만.. 역시나 답답하다;; 나는 온 몸의 힘을 한곳에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곤 시동어를 외쳤다. 가 올바른 전개이겠지만 손가락을 까닥 하고 움직였다.
‘제....젠장;; 겨우 겨우 힘들여서 움직인게....고작 손가락 까닥? 혹시.....시체로 잘못 환생한거 아냐??? ;;'
여전히 그놈의 심판관은 믿을 수가 없다. 역시 사기꾼일 것이다 라고만 중얼거리면서;; 힘을 모두 써... 지쳐 잠들어버리고 말았다. ( 젠장... 손가락 하나 움직이고 지쳐 잠에 들다니...)
또다시 얼마가 지났을까?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나의 가신들이 대충 말을 잘 들어주신다.
‘하하;; 손가락 움직이는 것에 만족하게 될 줄이야;;’
어쨌든 대충 움직일수 있는 것 같으니 움직여보자.
“끼잉...”
엥;; 몸은 움직이는데... 여기저기 막혀있다. 아마 엄마 배 안인가 보다.
‘뭐야... 난 아직도 안태어난거야??? 그나저나;; 태어나기전부터 이렇게 움직일수 있다는건.... 난 혹시 천재로 태어나는 것일지도....갑자기 심판관이라는 작자가 맘에 드는데..?? 기회란 천재로 태어날 기회라는것인가??? 뭐... 이정도면 소원 한가지 안듣고 보내버린 것 쯤은 용서해주지’
그순간...
‘쩌어억....’
괴기한 소리... 순간 스며드는 밝은 빛...그리곤 다시 그 빛을 가려버리는 이상한 형체의 그림자들....
“거봐 역시 죽었다니깐?”
“아니에요... 죽었을 리가 없어요.”
“니가 칠칠치 못하게 떨어뜨려서 그래... 아마 그때부터 죽은걸게야...”
“하지만 아무런 상처도 없었잖아요...”
‘머래는거야... 이 외계인들은...’
아직 잘 보이진 않지만, 확실히 외계인 같다. 전혀 본 적 없는 거무튀튀한 형체의 것들이 나를 향해 얘기하고 있었다. 어쨌든 말이라도 걸어봐야겠다. 그래야 여기가 어딘줄 알 수 있으니...
“저..저기...”
“조용해봐! 감히 새파랗게 어린놈이 어디 감히 어르신들 얘기하는데 끼어들어? 가만히 있어! 그나저나 분명 죽었대도!” 외계인 1이 무서운 포스를 풍기면서 소리쳤다.
‘젠장.. 누가 죽었는데 이렇게 싸우는거야;; 글구 말걸자마자 무섭게... 왜 소리를 질러대?’
“자..잠시만요;; 어머니;; 방금 누구랑 대화하신거에요?”
“어? 당연히 우리 아가지! ..... 뭐뭣??? 살아있었던거야?”
“거봐요 제가 살아있을 거라고 했잖아요! 아가야....살아있어서 다행이다.”
외계인2가 나를 끌어 안더니 얼굴을 부비기 시작했다.
‘어...어이 이봐..;; 누가 아가야;; 난 어엿한 고딩....... 아;; 환생했지...;; 그..그럼... 난 외계인으로 태어난건가? 이..이럴수가 심판관 이 개놈시키....’
아...외계인으로 태어날 수는 없어....
“축하해~ 린느슈케. 다행히 건강하게 태어났군.”
“축하드려요 린느슈케님”
순간 외계인들이 마구 늘어나 엄마 외계인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미 체념해버린 나는... 둘러쌓인채로 찍 소리 못하고 있었다. (아까 할머니로 보이는 외계인의 말 때문에...)
“감사해요. 그런데 어머니, 아기 이름은 뭐라고 짓죠?”
“뭐..뭐야???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네? 당연히 어머니가 지어주시는거 아닌가요?”
“그걸 왜 내가 당연히야. 니 아기이니 니가 지어야지!”
“왜 그걸 제가 지어요? 어머니가 당연히 지으셔야죠!”
“뭐얏?”
“왜요!?”
순간 험악해지는 분위기와 정말 피 볼 듯한 두 외계인 (끝까지 강조하는 집념..)
그나저나 난 이름조차 없이 살아야 한단 말인가??? 아님 급조된 구질구질한 이름을 가지고 살아야하는 건가?
그때였다.
‘쉬위위윙’
밝은 빛과 함께 두 물체가 나타났다.
“린느슈케! 아기가 무사히 나왔다고?”
“이놈아! 넌 여태까지 뭐하고 부인이 알을 낳을때도 받아주지 못해 알을 떨어뜨리게 해서 이런 상황을 만드는거야?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거야. 이럴 때 유희를 나간다는게 말이되? 떨어졌을때 얼마나 충격이 컸으면 알에서 나온지 30분이 지나도록 눈도 못뜨고 있겠어? 아마 충격으로 바보가 된걸 거야.. 그리고 6개월간 알도 못 깨고 나와서 내가 오늘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해보려고 알을 깨뜨려 본거 아냐?”
뭐...뭐? 나보고 바보라고?? 다..당신 두고 보자고.......그건 그렇고...
그러고보니... 난 아직도 눈을 못 뜨고 있었다. 아니, 안 뜨고 있었다. 정말 스스로 너무 한심하다. 눈뜰 생각부터 해야지 움직일 생각부터 하다니. 어쨌든 눈을 떠보니...눈을 감았을때 보이던 그림자들은...모두...사람?
1-4. 레이슈친카 실페릭
대충 상황을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어머니인 린느슈케께서 (어머니를 계속 외계인 운운하고 있었다니... 태어나자마자 불효를 했군...;;) 나를 낳으실 때, 알을 받아줄 사람(보통 아버지가 한다고 한다.)이 없어 알을 그대로 바닥에 자유낙하시키신 것.
덕분에, 알에는 상당한 충격이 전해졌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속에서 충격을 견디지 못해 죽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위대하신 어머니께선 아직 기다려보자고 알을 버리시지 않으신 것이었다. (버리셨다면... 나는 나오자마자 아사(餓死)할 뻔했다.)
어쨌든 너무 오랫동안 내가 알을 깨고 나오질 않아 할머니이신 필슈타인께서 알을 깨버리셨고, 내가 나온 것이다. 그 전 상황이야 어찌되었던, 나는 지금 정말 난감한 상황에 놓여버리게 되어있다. 할머니와 아버지와 어미니께서는 3자회담중이시며, 손님들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은 말릴생각은 안하고 싸움을 즐기는 분위기다. 덕분에 알에서 갓태어난 나는....
“배고파~~~~~~~~~~~~~~~~ 밥좀 주고 싸우란 말야!”
순간 정적.... 그리곤 모두들 나를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아..아가 혹시 너 말한거니?”
“당연하죠 엄마 배.고.파. 요! 밥줘요 아기가 태어나면 밥을 먼저 주고 싸우실 생각을 하셔야죠!” ( 별로 정상적인 대답은 아닌 것 같았으나 일단 배고픔이 날 살해하려 했기에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따윈 없었다. )
“어머니, 혹시 천재 아닐까요? 드래곤 역사상 태어나자마자 말을 한 해츨링이 있었나요??”
“아니. 절대 없었지. 역시 이 필슈타인의 손자란 말야 하하. 드래곤 역사상 최고의 위대함을 자랑하는 드래곤로드 필슈타인님의 손자라면 이정도는 되야지. 아기가 괜히 늦게 나온게 아니라. 말까지 배우고 나오느라 늦었던거야. 하하”
“역시 제가 유희를 나간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아니면 알을 떨어뜨릴 일도 없었고, 아기가 늦게 태어날 일도 없었으니 천재가 나올일도 없었을거 아니었겠습니까?”
“뭐... 뭐야? 아무리 내 아들놈이라지만 얼굴에 드래곤 스킨으로 가면을 10장은 뒤집어 썼나? 이 놈 오늘 네 재삿날인줄 알아라!”
젠장... 기껏 소리질러놨더니... 또 싸운다. 배고픈데 소리질렀더니... 어지럽네..;;
이거 진짜 아사하는거 아냐? 눈이 스르르 감겼다.
누군가가 날 흔들고.. 굴려버려서... 난 기둥과 부딪힌 불쌍한 내머리를 붙잡고 눈물을 찔끔흘린채 눈을 뜬 상태로 날 이렇게 만들어 버린 원인제공자를 찾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 여기가 이렇게 좁았지??
주위엔 6개의 기둥이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쩝;; 설마 또 죽은거야?? 왜 또 이상한 곳에 있는거야;;’
“아가야 일어났니?”
화들짝
“누...누구세요?”
“흡....흡...흡...흐아아아아아앙”
‘뭐..뭐야 당신.. 놀란건 나라구.... 근데 소리는 나는데 어디야? 위인가?? 끄억....’
“허...헉.. 괴... 괴물이닷~~~”
이번엔 또 뭔가... 아사한 나를 데리러온 괴물들인가? 나는 어서 이곳을 도망가려 했지만 주기둥에 둘러쌓여 도망갈 곳이 없었다. 정말 울고 싶다고나 할까?
“괴...괴물? 힐슈타인. 어떻게좀 해봐요. 당신이랑 어머니랑 싸우는 바람에 배고파서 정신이 이상해져버린 것 같아요. 엄마보고 괴물이라니 흑...”
‘자..잠깐.. 엄마라고??? 그래 엄마....엄마....엄마???’
“헉..엄마? 괴물이 엄마?”
결국 엄마는 괴물의 충격을 벗어나지 못해 쓰러져버리셨다.
할머니의 말씀을 들어보니 지금 댁들의 모습이 본체의 모습이고 아까 사람의 형상은 변신한것이란다. 폴리....머시기.. 하면 그렇게 된다는데...
그딴 것이 무슨 소용이랴.... 이미 난 외계생명체의 자식임이 다시 밝혀졌는데....
이런 된장할... 심판관... 도대체 여긴 어디야???
‘쩝 쩝... 질겅질겅’
저녁쯤 되어서야 나는 드디어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아버지께서 직접해주신 고기를 먹는중이다.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닥치는대로 집어넣고 있다. 못먹을게 뭐가 있으리오....
“아가야 니 이름은 이 아빠가 유희중에 생각해놨단다. 하하; 이 아빠가 쓸데없이 돌아다닌게 절대 아니라고 암. 절대 아니지! 왜냐? 난 힐슈타인이거든!”
“그래... 저번 유희중 만난 미모의 엘프를 쫓아 알도 받지 않고 유희를 떠난 멋진 드래곤이지 암...”
“어...어머니...크흑.... 말씀하시지 말래도...”
‘뭐.. 대충... 나를 버리고 바람피다 돌아오셨구만 ...'
“아.. 이럴때가 아니지 자 아가야 너의 이름은 레이슈친카 실페릭이란다. 네 아버지 아쉬슈프라인 힐슈타인이라는 작자가 지어줬는데... 저녀석 용생 3000년동안 사고만 치더니 딱 한번 제대로 된 용짓 하나 하는구나.”
“어..어머니..제가 언제 사고를 쳤다고....”
“그럼. 겨우 500살 먹는 해츨링 주제에 6000살이나 먹은 장로급 드래곤들을 찾아다니면서 싸움을 거는게 사고가 아니냐? 그것도 그 드래곤들 레어마다 불을 뿜으면서? 또 하나 말해줄까? 300살때는 자기 드래곤 하트를 잘 보관해야겠다면서 숨겨놨다가 3년동안이나 못찾은 드래곤의 수치중의 수치인 사건 그리고...”
“하...하..... 어 어머니;; 다른 장로분들이 기다리고 계신데.... 빨리 가봐야하지 않을까요?”
“그렇구나... 은근슬쩍 말돌리긴... 어쨌든 페릭아 넌 절대! 아버지만 닮지 않으면 된단다~”
아버지가 무었인가 항변을 하려는 듯 했으나 할머니가 뭐라 중얼거리시자 마자 아버지가 나타날때처럼 흰빛과 함께 우리들은 또다른 곳으로 이동되었다.
‘그런데...이곳은... 왜 늙은자들 밖에 없는거야?? 지금 나보고 태어난 기념으로 경로당에서 재롱을 떨라고??? 이봐, 난 그래도 청소년이라는 단계까지 기억이 있는데.... 재롱을 떨라고?’
“하하핫 귀엽구나 귀여워~”
뭐... 별수 있겠는가... 열심히 최대한 아기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어쩔수 없지 않는가... 재롱을 떨라면 떨어야지.
“하하! 과연 로드이신 필슈타인님의 손자답습니다. 보통 이름을 명명하러 온 해츨링들은 우리를 보고 굳어버리기 일쑤인데, 이놈은 시키도 않은 재롱까지 떠는군요! 하하하”
“암~ 내 손자인데 그정도는 되야지...”
뭐..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는 이름을 지으러 온 듯 하다. 일종의 출생신고 일려나...근데... 시키지도 않은 재롱? .....
“으아아악..... 여기온게 단지 이름지러만 온건가요??”
“당연하지 페릭아~ 여긴 장로들이 계신 곳이란다. 우리 드래곤은 어쩌다 한번 해츨링이 태어나기 때문에 혹 한번 태어나기라도 하면 심하면 몇천년만에 보는 해츨링을 보기위해 모두 모이려하지. 하지만 너무 많은 드래곤이 모이게 되면 아기나 산모에게 좋지 않아 모이지 못하게 막아놨단다. 하지만 증명자들은 해츨링을 볼 수 있지. 그렇기에 어느순간부터인가 일반드래곤이 해야할 증명자를 장로들이 나서게 된것이지.”
‘가히...좌절이다. 이 무슨 삽질이란 말인가.... 겨우 이름 지으러 와서... 온갖 재롱이란 재롱은 다 떨었더니... 뭐? 이름만??? 으아아악... 이것들이 날 갖고 놀아??’
“로드이시여. 어서 식을 거행하도록 하지요. 아기가 늦게 태어나는 바람에 저희들은 6개월을 기다렸습니다. 뭐... 별로 긴 시간은 아니지만 수면에 들어갈 장로들이 몇몇 있어서...”
“아.. 그렇지요. 어서 시작하죠”
[드래곤의 로드인 나 아쉬슈프라인 필슈타인은 이름을 걸고 새로 태어난 해츨링에게 아쉬슈프라인 레이슈친카 실페릭을 명명한다.]
[아쉬슈프라인 레이슈친카 실페릭의 아버지 나 아쉬슈프라인 힐슈타인은 이름을 걸고 증명하는 바이다.]
[드래곤 장로 대표 레인 라코스티스와 장로들은 이름을 걸고 증명하는 바이다.]
“하하 축하한다 아쉬슈프라인 레이슈친카 실페릭!”
“하하 축하한다.”
“그런데 린느슈케는 왜 오지 않았습니까?”
“아...그...그게....몸이 좀 안 좋은가 보더라구요...”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애칭이 페릭인가보죠?”
“이 사고뭉치놈이 이름을 지어온것도 신기한데 애칭까지 지어왔더군요. 역시 지 피이긴 합니다.”
“그나저나 페릭아. 혹시 아까것 한번만 더 해줄래? 나 참... 다른 장로들이.. 이럴때만 대표대우 해주는구나... 한번더 해달라고 말하라면서...”
섬칫...
‘뭐..뭐야...또 하라고??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또 할 리가 없지.’
하지만 난 미친 듯 싶다.
“하하하~”
전생에 봤던 온갖 재롱이랑 재롱은 다 끄집어 내고 있는중이다.
“하하하~ ”
그로부터 3개월간... 장로들이 수면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나의 재롱은 계속되었다는 소문과 밤마다 서글프게 우는 해츨링이 있었다는 소문이....
1-5. 대마도사 레이슈친카 실페릭?
그로부터 금수강산이 10번이 변하고...
대충 해츨링으로써의 육체적 기반이 갖춰진 내 100번째 생일.
기대하 고기 다리던 마법을 배우는 날이기도 하다.
“페릭아 마법이란 말야. 자연계의 마나를 배열하여 구체화 시키는 것이란다. 음... 예를들어 f-b-nn-14-ewg-hwwh-f 이렇게 배열하면 1클래스 기초마법인 파이어 볼트가 발동되지.물론 우리 드래곤은 하찮은 다른 종족과는 달리 배열만 생각하면 별다른 캐스팅 따윈 필요없이 발동되지. 위대한 드래곤의 두뇌로 6클래스까지는 생각만으로 8클래스까지는 시동어만으로 발동시킬수 있지 9클래스는 약간의 캐스팅이 필요하긴 하지만 다른 종족들의 1/10도 안되는 속도이지. 그리고 궁극마법이라는 10클래스가 있긴 한데, 그건 드래곤으로써도 상당히 복잡하고, 드래곤 특유의 마법인 용언마법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드래곤은 극히 드물단다.”
“엄마...그냥.. 바로 마법 배우면 안돼? 그런건 마법쓰는데는 필요 없잖아..”
“아.. 그렇구나. 일단 용언 마법은 성룡인 1000살이 되어야만 쓸 수 있단다. 용언마법은 말그대로 용언을 사용하면 되는데 보통 6클래스 이상의 위력이 발동되기 때문에 유용하게 사용하지만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횟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마법을 배우는 것이란다. 일단. 6단계 마법인 폴리모프부터 배워보기로 하자. 폴리모프는 자신이 원하는 어떤 종족의 모습으로 몸을 변화 시키는건데, 자신이 원하는 종족의 모습을 생각하고, 시동어를 외우면 된단다.”
“아... 그런데요; 저 오늘 마법 처음 배우는데... 6클래스부터 배워도 되요?”
“흡...푸하하;;”
“...”
‘뭐야.. 사람 무안하게 왜 갑자기 떼굴떼굴 구르면서 눈물까지 흘리면서 박장대소 하는건데?’
내가 지긋이 노려보자 엄마는 웃음을 겨우 멈추시곤 말씀하셨다.
“흡.. 우리 드래곤은 말야. 마나 그자체로 이루어져 있단다. 그렇기 때문에 6클래스 정도의 마법을 다루는데는 별다른 학습없이도 가능하단다. 풉.. 보통 해츨링들은 100살이 되기전에 인간의 마법서적을 읽고 6단계까지는 마스터하는데.. 안해봤니?”
“네?”
‘이런 젠장. 그걸 왜 이제 알려주냐고... 인간으로 살았던 내가 그딴걸 어떻게 아냐고; 우린 마법이란게 있는줄도 몰랐단 말야 이 양반아.’
“흠흠.. 어쨌든... 안해본 모양이구나 100년간 무슨 책을 열심히 읽길래 해봤을줄 알았는데...”
“아.. 서고의 책은 대충 모두 읽긴 했는데... 엄청 어렵다고 써 있어서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요...”
“풉... 그건 인간들이 써서 그래. 인간들은 그 쉬운 것을 평생동안 노력해도 겨우 4~5클래스 마스터 한다고 하는구나. 뭐 1000년 전 쯤에 7클래스까지 마스터한 인간이 있긴 했지만 너무 늙어서 마스터 한지라 마스터하자마자 죽어버렸지.”
“음.. 그럼 해볼께요. 폴리모프!”
순간 밝은 빛이 나를 덮쳤다. 그리곤...
“.... 페..페릭아? ”
“네 엄마. 인간으로 폴리모프 해봤....엥? 그대로인데요?”
“ 흠... 그러게 말이다. 왜 그러지? 실패 할 수가 없는 마법인데... 흠... 다시 한번 해보려므나 ”
“네 폴리모프!”
다시 한번 빛이 나를 덮쳤다. 그러나...
“엥... 그대로 인데요?”
“이...이럴수가 없는데... 아무래도 이상하구나 어머니께 한번 가봐야겠다. 나를 잡거라. 메스 텔리포트!”
두 번째 당해보는 텔리포트와 함께 도착한 곳은 할머니의 레어였다.
“오오~ 페릭 왔구나 린느슈케도 왔고 안그래도 페릭 생일이라 가보려했다만”
“네. 어머니. 페릭이 100살이 되어 마법을 가르치려고 했는데, 겨우 6단계인 폴리모프가 발동이 되질 않아서요.”
“뭐..뭐? 이상하구나... 그럴 리가 없는데. 일단 한번 보자꾸나. 페릭아 한번 해보거라”
“네. 폴리모프~”
“ ! ”
“ 아까부터 몇 번 해보았지만 발동이 안되네요..”
“ 이럴수가... 드래곤 하트도 정상이고 마나도 정상적으로 흐르고 있는데... ”
“ 흑.. 역시...제가 알을 떨어뜨리지만 않았어도...이렇게 바보가 될리는 없었는데...”
‘뭐...뭐야... 난 바보가 아니란 말야... 누구맘대로 바보로 만들어...;; 그것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을 말야...’
“ 혹시 페릭아. 마법을 할때 머릿속에 마법의 마나배열이 안 떠오르니? ”
“어머니 그게 말이되요? 드래곤이...”
하지만 어머니의 말씀은 내 대답에 의해 힘없이 끊어지고 말았다.
“네... 그걸 어떻게 떠올려요? 제가 본적도 없는데요...”
대답과 함께 이어지는 두분의 좌절.... 뭐..뭐야... 난 잘못한 것 없다고~
“이럴수가...드래곤이 마나배열을 못 떠올리다니...”
“드래곤은 태어나면서부터 마법의 마나배열은 인식한단다. 그런데 그걸 떠올리지 못한다니.... 흠.. 안되겠구나. 린느슈케야 우선 마법의 마나배열을 가르쳐 보자꾸나”
그렇게... 10년을... 내 나쁜머리속에 마나의배열들을 집어넣기 위해 할머니와 어머니는 무지 애쓰셨다. 하지만....
“어째서 드래곤이 한번 본 것을 망각할수 있는거냐....?”
그렇다. 문제는 이것이었다. 드래곤 특성상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아야하는데... 난 아무리 봐도 새롭다. 10년 내내 배운 마법은 몇가지 안될정도이다.
다행히 클래스에는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1단계 마법만 몇가지 겨우 배우는 불상사는 막았지만... 그렇다고 1클래스 마스터조차 되지 못한 것이다.
“안되겠다. 린느슈케야. 우선 페릭이 폴리모프는 배웠으니, 인간의 방식대로라도 가르쳐보자꾸나. 차라리 검술을 가르쳐 인간세계로 내보내 마법을 가르치는 것이 빠르겠구나.”
“네? 어머니. 이제 110살이에요. 갓 성년인 웜급 드래곤들도 허락을 맡아야 나가는 인간세계를 페릭을 보내자구요?”
“어쩔 수 없다. 이렇게 성년이 되어봤자. 평생 레어밖으론 나가보지도 못하고 레어속에서 누군가가 가져다주는 식량만 먹으면서 살 수는 없지 않느냐? 힐슈타인을 불러 검술을 가르쳐서 내보내자 그리고 신을 찾아가보면 되겠지. 어떤 것이 문제인지는 신만이 알 수 있으니.”
“그럼 제가 데리고 다녀오겠습니다.”
“아니다. 해츨링이긴 해도 드래곤이다. 특히나 가장 강하다는 레드 드래곤이 겨우 인간세계에서 위험을 겪어 죽는다면 이미 드래곤이 아닌 것이다. 혼자 보내거라. 그리고 성년이 되기전에만 돌아오게 하면 된다.”
‘하...할머니가 저렇게 매정하실 줄이야... 내가 할 줄 아는 마법이 몇 개나 된다고... 자칫 잘못해서 드래곤인게 들키면 온갖 놈들이 마법을 난사할텐데... 나보고 어떻게 살아오라고...그...그런데..레드 드래곤? 젠장...불이잖아...으악....심판관 이자식 어째서 불이냐고~~~~’
곧 연락을 받으신 아버지께서 오시곤 난 아버지의 레어로 강제이동되어버렸다.
“아니 이 위대하신 아쉬슈프라인 힐슈타인의 아들이 이렇게 바보천치 일줄이야. 어쨌든 인간세계에 나가야하니 열심히 가르쳐주마.”
부자지간의 따뜻한 정속에 나는 검술을 열심히 연마할수 있었다....는 개뿔;;
그야말로 검술을 빙자한 일방적인 폭력의 나날이었다.
“검술은 거칠게 배워야하는거야.”
‘퍽~’
“피해야짓!”
‘퍽~’
“공격했어야 할거 아냐”
‘퍽~’
“좀 더 빨리 움직여..”
‘젠장.. 난 환생해서까지 맞아야 하는건가? 지상 최강의 종족이라는 드래곤으로 태어났다고 기뻐하면서 100년을 살았는데... 인간 마법사 보다 뒤처지는 마법에 인간 검사 보다 못한 검술이라니.... 드래곤이 엄청 오래살아 그나마 시간으로 버티는거지...이건 완전...’
보통 인간 마법사는 80세 정도에 5클래스 정도 마스터 한다. 물론 뛰어난 인간 마법사일 경우에 말이다. 그도 아주 적어 대마법사로 칭해지는 5클래스 마법사의 수는 아주 적다고 한다. 하지만 페릭이 누구인가. 드래곤이다. 그것도 드래곤 중에서도 가장 강하다는 드래곤.
그런데... 100살이 된 이래로 무려 300년간 마법과 검술을 갈고 닦았건만... 이제 겨우 좀 잘나가는 인간 마법사나 검사가 된 것 뿐이다. 물론 드래곤이라는 이름(시간빨..)이 그나마 있어 마법과 검술을 같이 익힐 수 있었던것이지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라이트 마법 하나 배우고 인생 종칠뻔했던 것이다. 이거참... 심판관에게 감사해야하는지 욕을 해야하는지...
어찌됐던, 이제 페릭의 나이 410세. 더 이상 시간이 없다고 판단한 할머니가 아버지에게 찾아와 나를 인간세계에 보내기로 했다.
“페릭아. 인간은 드래곤보다 더 오만하고, 고블린보다 더 욕심이 많고 서큐버스보다 더 음흉한 것들이란다. 항상 조심하거라.”
“네 어머니”
“페릭아 가서 쓸수 있게 보석 몇 개와 마법 장비 몇 개를 준비해뒀으니 가져가거라..”
“감사합니다 할머니... 그...그런데... 저 저건 좀 많은거 아닌가요?”
그렇다. 저건 완전 왠만한 인간국가 역사를 통틀어 나온는 예산을 통틀어도 게임이 안될 것 같은 크기의 보석과 마법장비였다. 매정하게 나를 보내시는 척 하셔놓고 무척 안타까우셨던거야...흐흑 할머니 감사합니다.
“당연히 많지. 내 전재산인데 그중에서 하나씩만 골라 가거라~ ”
‘뭐...뭐야; 당신 내가 태어날때부터 날 바보 취급하더니만.... 으윽...’
“아...아...네...감..감사합니다”
나는 마법사 수련생 행세를 하기로 했기에 지팡이 하나와 보석 하나를 집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다녀오려므나. 아참. 아빠가 어제 마법가방을 하나 만들어 속에 이것저것 집어 넣어놨단다. 요긴하게 써라.”
300년간 날 팬 인물인데... 뭘 집어넣었겠는가... 달랑 보석 두어개, 레이피어 하나, 비상용 텔리포트 스크롤 몇장이 있었다. 아니 그래. 드래곤 로드랑 그 아들이 준다는게 고작 이런거라니... 어쨌든 내가 여기서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냥 감사히 받아야지. 이것마저 다시 가져가면 그야말로 절망 아닌가..
“감사합니다. 요긴하게 쓰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배웅하는 가족들을 뒤로 레어를 빠져나와 부푼 꿈을 안고 일리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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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없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