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트는 최근 2년 간 한국영화 흥행 성적을 토대로 요즘 잘 나가는 한국 여배우 서열을 정해 보는 글입니다.
최근 <7번방의 선물>이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제치고 역대 한국영화 흥행순위 3위에 올랐습니다. <7번방의 선물>의 흥행 이유는 단연 류승룡의 어른바보 연기와 함께 호흡을 맞춘 갈소원 양의 연기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화를 흔히 종합예술, 혹은 감독의 영화라고 말하지만, <7번방의 선물>과 같이 배우들의 힘에 의해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실제 배우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3년간 한국영화 흥행작들을 살펴보면 <코리아>, <후궁:제왕의첩>, <댄싱퀸>, <써니> 등을 제외하면 남자배우들을 앞세운 영화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톱 남자배우들 사이에서도 여배우들의 존재감이 뚜렷한 영화 혹은 여배우들의 힘으로 흥행을 이끈 영화들도 많습니다.
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시대(문희, 윤정희, 남정임)에 이어 7~80년대 제2세대 여배우 트로이카시대(장미희, 유지인, 정윤희)가 지나고 90년대 이후부터는 트로이카 체제가 아닌 수많은 여배우들이 등장하여 종횡무진 스크린을 수 놓았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에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 손가락에 꼽을 대형 스타 여배우의 부재가 아닌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 그리고 연기력으로 얼마든지 자신의 이름으로 흥행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여배우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2013 한국 여배우 흥행 서열'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소 한 작품 200만 이상 관객동원 여배우 기준)
(흥행성적은 2011년 3월 16일 ~ 2013년 3월 15일 개봉작 기준)
*순위는 흥행성적을 토대로 한 개인적인 의견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1위 전지현
도둑들(12,983,330)
베를린(7,134,140)
결혼 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전지현은 스타배우들이 즐비한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에서 이전과 달리 와이어액션에 도전하여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영화를 본 후 <도둑들>은 전지현의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란 말이 절로 터져 나올 정도로 전지현의 존재감은 뚜렷했습니다.
<도둑들>의 대성공 이후 전지현은 차기작으로 선택한 <베를린>에서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이라는 걸출한 남자배우들 틈바구니 속에서 홍일점 주연 여배우로 출연하였습니다. 결과는 역시 성공이었습니다.
이제 전지현이 출연하는 영화는, 특히 액션영화는 흥행의 보증수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고, 당분간 한국영화계를 호령하는 톱 여배우로 사랑받을 것 같습니다. 전지현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ㅎ
2위 김혜수
도둑들(12,983,330)
차기작 : 관상(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김혜수)
영화 <도둑들>의 타이틀 롤은 김윤석과 김혜수였습니다. 물론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김수현, 홍콩배우 임달화 등 톱 배우들이 출연하였지만, 개봉 전 <도둑들>은 분명 김윤석과 김혜수에게 포커스가 맞쳐져 있은 것은 분명했습니다.
다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지현이 맡은 예니콜 역이 워낙 매력이 돋보였기 때문에 김혜수가 연기한 팹시 역이 다소 묻히는 경향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김혜수는 여전히 한국영화 여배우 흥행파워 1순위 배우임에 틀림없습니다.
작품을 고르는 역량은 탁월하다고 볼 수 있는 김혜수의 차기작은 얼굴만 봐도 한 사람의 흥망성쇠를 예견하는 뛰어난 능력으로 조선 최대 권력 다툼에 휘말리게 되는 관상가와 관상에 나타난 팔자대로 나라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수양대군과 김종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관상>입니다.
3위 한효주
광해, 왕이 된 남자(12,319,542)
반창꼬(2,475,797)
오직 그대만(1,027,622)
차기작 : 감시(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물론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이병헌의 영화입니다. 이병헌의 상대역도 중전으로 출연한 한효주라기 보다 허균역을 맡은 류승룡이라 옳을 정도로 영화에서 한효주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하지만 한효주는 광해, 아니 왕이 된 남자 '하선'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자로, 그러면서 중전으로서 기품을 잃지않은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아쉽다면 소지섭과 호흡을 맞춘 멜로영화 <오직 그대만>이 겨우 백만을 넘긴 성적을 거둔 것이겠지만, 그래도 고수의 상대역으로 나온 <반창꼬>에서 청순가련이 아닌 한효주 특유의 거침없는 발랄한 이미지(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보여준 이미지)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한효주의 차기작은 경찰 내 비밀조직 특수범죄과 감시반 대원들이 무장 강도조직 범죄자를 쫓는 내용을 그린 <감시>입니다.
4위 손예진
타워(5,180,497)
오싹한 연애(3,009,356)
차기작 : 공범(손예진, 임형준, 김갑수)
한국영화계에서 꾸준하게 영화에 출연해 온 톱 여배우를 꼽으라면 손예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손예진은 2011년 <오싹한 연애>로 연기와 흥행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뒤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타워>(2012년)에 출연하면서 정점에 다다랐습니다.
특히 <타워>는 2000년대 흥행보증 수표 설경구가 출연한 영화였음에도 뚜껑을 연 결과 손예진의 연기력이 더욱 빛난 영화였습니다. 한마디로 이제 손예진은 얼굴만 예쁜 혹은 <클랙래식>에서 보여준 청순가련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고 결론내릴 수 있습니다.
손예진의 차기작은 국동석 감독의 데뷔작 <공범>입니다. 이 영화는 사랑하는 아빠가 엄청난 비밀을 감춘 범죄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게 된 딸의 진실추적극을 다루고 있습니다.
5위 박보영
늑대소년(6,654,837+414,285)
미확인 동영상 : 절대클릭금지(867,386)
<과속스캔들>의 흥행 성공으로 차기작이 기대되었던 박보영은 전 소속사와의 법적 소송으로 인하여 2년간의 공백기를 가졌습니다.
2010년 9월 한국 연예매니지먼트협회의 중재로 전 소속사와 갈등을 끝낸 이후 다시 복귀한 박보영은 공포영화 <미확인 동영상 : 절대클릭금지>에 출연하였으나 흥행에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가 2012년 <늑대소년>을 통해 확실하게 박보영만의 고유한 매력을 확립했습니다.
<늑대소년>은 송중기 영화입니다. 하지만 송중기의 연기가 돋보일 수 있었던 건 박보영의 연기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과속스캔들>이후 멈출줄 모르는 박보영이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공백기를 가졌으나 <늑대소년>으로 확실하게 치고 나가는 박보영이 되었습니다.
6위 문채원
최종병기 활(7,470,633)
영화 보다는 TV 드라마에서 더 사랑받았던 문채원입니다. <착한남자>, <공주의 남자> 등은 문채원의 대표 드라마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근 문채원이 출연한 드라마는 모두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008년 <울학교 이티>에서 조연으로 출연한 문채원은 남성적 영화라 할 수 있는 <최종병기 활>에서 홍일점으로 출연하여 영화 끝까지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물론 <최종병기 활>은 문채원의 영화라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이 영화로 대종상,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였듯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여배우입니다.
7위 임수정
내 아내의 모든것(4,598,980)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66,680)
차기작 : 세상의 저편(이정재, 임수정)
절대동안으로 통하는 임수정의 대표작하면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장화 홍련>과 <전우치>를 꼽았으나 2012년 <내 아내의 모든것>에 출연하면서 이제 임수정의 대표작은 <내 아내의 모든것>이라는데 어느 누구도 이견이 없을 정도로 <내 아내의 모든것>에서 임수정은 임수정의 모든것을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임수정은 명실공히 현존하는 톱 연기파 여배우로 우뚝 섰습니다. 임수정의 차기작은 지구의 환경변화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미래를 그린 작품 <세상의 저편>입니다.
8위 하지원
7광구(2,242,510)
코리아(1,872,681)
차기작 : 조선미녀 삼총사(하지원, 강예원, 가인)
<색즉시공>, <해운대>로 이어지는 스크린에서 성공과 드라마 <시크릿 가든> 신드롬은 하지원을 최고 여배우 반열에 올려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여전사 이미지가 강했던 하지원은 블록버스터 <7광구>에 출연하면서 다시 한 번 흥행배우로서 입지를 굳히려고 했으나 전체적인 영화의 완성도 결함으로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어 <코리아>에서 탁구선수 현정화로 분하여 스포츠영화에도 새롭게 도전하였지만, 이 영화 역시 하지원이라는 흥행파워가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지원은 여전히 한국 여배우 가운데 흥행파워 TOP 5안에 드는 여배우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원의 차기작은 죄명 불문! 상대 불문! 목표로 한 수배범은 무조건 잡고마는 조선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 미녀 삼총사 중 의욕 충만에 머리까지 비상한 카리스마 만능리더 진옥 역으로 출연한 <조선미녀 삼총사>입니다. 이 작품으로 하지원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9위 엄정화
댄싱퀸(4,058,225)
차기작 : 끝과 시작(황정민, 엄정화, 김효진), 몽타주(김상경, 엄정화)
2012년 <댄싱퀸> 개봉 이전 엄정화의 영화 출연작을 보면 확실하게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내세울 작품을 꼽기가 애매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로라공주> <홍반장> <베스트셀러> 정도 꼽을 수 있겠는데, 지난해 <댄싱퀸>이 개봉하여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 '확실하게 엄정화의 대표작은 <댄싱퀸>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댄싱퀸>은 엄정화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 여세를 몰아서 엄정화는 금지된 사랑에 뒤얽힌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민규동 감독의 <끝과 시작>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10여년 전 벌어진 납치사건이 또 다시 똑같이 재현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 영화 <몽타주>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10위 강예원
퀵(3,125,069)
점쟁이들(953,682)
차기작 : 조선미녀 삼총사(하지원, 강예원, 가인)
<하모니> <해운대> <헬로우 고스트> 등에서 조연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강예원은 블록버스터 <퀵>에서 드디어 주연으로 출연하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해운대>에서 파트너로 출연했던 이민기와 찰떡 호흡을 맞춘 강예원은 <퀵>을 통해서 이제는 주연 여배우로 한 단계 성장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것은 강예원의 차기작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당당히 <조선미녀 삼총사>에서 삼총사 중 한 명으로 출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1위 이시영
위험한 상견례(2,593,190)
남자사용설명서(507,765)
커플즈(360,045)
차기작 : 이야기(엄기준, 이시영, 현우)
최근 개봉한 <남자사용설명서>나 <위험한 상견례>와 같은 영화를 보면 왜, 이시영일 수 밖에 없는지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즉, 이시영표 코미디영화 장르가 확실하다는 뜻입니다.
아마추어 복싱선수로 유명세를 떨친 이시영이지만, 그 와중에 영화에 꾸준하게 출연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이시영은 올해 개봉 예정인 김용균 감독의 신작 <이야기>를 통해 공포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2013 한국 여배우 흥행 서열 TOP 11>을 알아 보았는데요, 최근 3년간 한국영화 흥행 순위표를 보면서 11위 권 밖의 여배우에 대해 알아봅니다.
최근 2년간 한국영화 흥행 순위
(2011년 3월 16일 ~ 2013년 3월 15일)
[자료 : KOFIC]
<2013 한국 여배우 흥행 서열 TOP 11>리스트 안에 <도가니>(4,662,829명)에 출연한 정유미, <건축학개론>(4,111,237)에 출연한 한가인(혹은 수지)가 포함되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도가니>의 경우 ▲정유미의 존재감보다는 사회적 이슈로 인한 흥행성적이라 보았고 <건축학개론>은 한가인의 영화로 볼 지, 아니면 수지의 영화로 봐야할 지 곤란할 정도로 개봉 후 반응이 수지 쪽으로 쏠려서 부득이 제외했습니다.
그렇다고 정유미, 한가인, 수지의 흥행 파워가 약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유미는 비록 <도가니> 외 뚜렷한 흥행작은 눈에 띄지 않지만 이미 연기력은 인정받은 여배우여서 <깡철이>, <우리 선희> 등 무려 두 작품에서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을 정도로 이미 주연배우 반열에 오른 여배우입니다.
한가인은 차기작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음이 분명해 졌고, ▲수지는 영화는 아니지만 지리산의 수호신 아들인 반인반수 최강치가 한 여자를 사랑하면서 그 누구보다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린 무협 활극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이승기의 상대역으로 당당히 주연 여배우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4,909,937)와 <써니>(7,362,723)에 출연한 민효린도 리스트에서 빠졌지만, <써니>는 어느 특정 여배우의 영화가 아니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홍일점으로 출연하긴 했으나 흥행 성적이 좋다고 하여 민효린을 상위 리스트에 포함시키기엔 아직 민효린의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밖에 '한혜진 - 26년(2,963,449명)', '조여정 - 후궁:제왕의 첩(2,636,320명)', '김민희 - 화차(2,436,496명)', '김윤진 - 이웃사람(2,434,269명)', '김하늘 - 블라인드(2,367,942명)'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P.S) 네이버 메인 '영화'에 이 글이 소개가 되었군요. 최근 2년간 흥행성적을 토대로 2013년 현재 흥행에 성공을 거둔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들을 알아 본 글이어서 표본 기간이 너무 짧은 게 사실이오니, 한마디로 요즘 잘 나가는 여배우를 알아 본 글이라고 가볍게 봐 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한 이유는 여배우들이 남배우들 못지않게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해 주길 바라는 뜻에서 작성하였습니다. 그래서 순위와 상관없이 흥행 영화에 출연한 위 여배우들 모두 앞으로 좋은 작품에서 멋진 연기로 만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