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과 공동으로 최근 도입한 템플스테이 패밀리브랜드 ‘아생여당(我生如堂)’의 사찰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첫 순서는 꿈을 테마로 하는 ‘당당(堂堂)’한 사찰 양양 낙산사다. 동해바다를 품고 있는 낙산사는 1년 사계절 많은 이들이 찾는 도량이다. 낙산사에 온 사람들이 반드시 들르는 곳 중 하나가 해수관음상이다. 홍예문에서 시작된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해수관음상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3배를 올리며 관세음보살의 가피를 기원한다. 그곳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이 있다. 다름 아닌 소원을 들어주는 두꺼비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복전함 밑에 숨어 있는 다리가 세 개만 있는 두꺼비, 삼족섬(三足蟾)의 다리를 만지면 두 가지 소원이 이뤄진다고 하니, 그냥 지나치는 이가 없다. 사람들은 두 손을 곱게 모아 빌며 저마다 원을 세우는 덕에 낙산사는 꿈의 도량이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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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로 만다라그리기를 끝낸 참가자들이 각자 그린 만다라를 놓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낙산사를 순례하다보면 ‘꿈’이란 단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홍예문을 지나 낙산사에 들어서면 ‘꿈이 시작되는 길. 이 길을 걸으면 당신의 꿈이 시작됩니다’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또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원통보전에서 해수관음상으로 이어진 길에는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라고 새겨진 커다란 바위도 있다. 바위 주변과 길가에는 수북한 돌무더기도 보인다.
이곳을 지나간 이들이 원을 담아 쌓아올린 것이다. 때 마침 길을 지나던 한 여학생이 “소원이 이뤄진다”고 좋아하며 돌무더기 위로 작은 돌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패밀리 브랜드 ‘당당’ 운영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이웃과 소통하는 법 배우며
잃었던 꿈 찾는 템플스테이
사찰 곳곳에 ‘꿈길’이 조성된 것은 꿈같던 복원불사 과정에 기원을 둘 수 있다. 지난 2005년 화마가 휩쓸고 간 뒤 사찰은 잿더미 속에 사라졌다. 낙산사가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던 데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원력이 있어 가능했다.
불자나 비불자 할 것 없이 온 국민의 염원으로 진행된 그간의 불사는 마치 꿈같았다. 낙산사의 ‘꿈길’은 꿈이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일상에서 잊고 지냈던 꿈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낙산사 템플스테이는 좀 더 깊은 내안의 꿈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지난 6일부터 2박3일간 진행된 낙산사 템플스테이 ‘꿈꾸는 만다라여행’에서도 꿈을 찾아 떠난 어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만다라명상 바디스캔 통해
지친 몸과 마음 이완하고
새로운 시작 용기 얻기도
이번 템플스테이는 모래로 만다라를 그리며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과 소통하며 세상에 당당하게 나서는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밖에도 참가자들은 바디스캔과 걷기명상, 범종 체험, 108배를 하며 염주 꿰기, 발우공양, 스님과의 차담 등을 함께 했다.
모처럼의 연휴에 20대~30대 참가자가 집중됐다. 친구와 함께 온 직장인을 비롯해 템플스테이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온 딸들, 젊은 부부 등 17명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아침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았던 휴대폰을 반납한 것이다.
실시간 검색으로 쏟아지는 정보홍수를 잠시나마 떠나 있기 위해서다. 템플스테이 기간 동안 가능한 말을 아끼겠다는 원을 담아 묵언이라 쓰인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여유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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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어른들에게의 꿈은 무엇일까. 그것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거나 리더가 되고 싶다거나 하는 등이다. 누군가는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빌거나 자녀의 결혼을 염원하기도 한다. 때로는 자신의 변화를 희망한다.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고자 하거나 직장생활에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고, 자유롭고 싶다 등 지금보다 더 나은 자신을 꿈꾼다. 이 가운데는 나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게 있고, 내가 바뀌면서 달라질 게 있다.
특히 후자에 해당하는 것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은 내 안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마음을 닫고 사는 게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무작정 스스로를 변화시키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그러려면 나로 하여금 용기를 내게 하는 매개가 필요하다.
낙산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대해스님은 “도움이 필요하다면 템플스테이를 참가하라”고 말한다. 일상을 벗어나 기도와 명상, 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이 고민하거나, 계획했던 일들의 해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낙산사 템플스테이에서 명상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꿈꾸는 만다라여행’에서는 세 가지 명상이 진행된다. 첫날엔 바디스캔, 둘째 날엔 만다라명상, 셋째 날엔 걷기명상을 한다. 대해스님이 직접 명상기법을 익혀 참가자들을 지도하고 있다.
꿈 테마로 한 프로그램 외에
‘꿈이 이루어지는 길’ 조성
원력 담긴 돌무더기도 곳곳
명상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 치이며 상처받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 내가 알지만 용기가 없어 외면했던 해결책에 대해서도 뚜렷하게 볼 수 있게 한다.
바디스캔은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을 참가자들의 몸을 이완시키는 시간이다. 연휴 시작과 함께 꽉 막힌 길 위에서 6~7시간을 보낸 참가자들은 스님의 목소리에 따라 발바닥부터 머리끝까지 차례로 올라가며 신체기관에서 보내오는 신호들에 집중한다. 17분짜리 명상이지만, 참가자들에게는 1시간 이상의 쉼 효과를 준다. 불면증환자도 잠들 정도로 효과적이라고 한다.
만다라명상은 참가자들에게 가장 높은 호응을 얻는 시간이다. 모래로 만다라를 그리는 작업은 3~4시간의 집중을 요한다. 참가자들은 바닷가에서 모래를 퍼서 말린 뒤 도안을 그리고, 색색의 모래를 그 위에 얹는다.
만다라 도안을 그리고 모래를 입히는 작업엔 집중과 노력이 필요다. 하지만 여러 사람과 머리를 맞대 막막했던 도안을 생각해내고, 모래에 색깔을 입혀 하나의 만다라를 완성하면서 성취감을 얻는다. 낯선 사람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하나가 되는 기분도 느낀다.
낙산사 찾는 많은 사람들
해수관음상 친견해 가피 기원
두꺼비 만지며 소원 빌어
만다라명상의 끝은 다 완성한 만다라를 흐트러트려서 원래의 모래로 되돌려놓는 것이다. 무(無)와 공(空)을 느끼는 순간이자 새로운 시작이 두려워지지 않는 순간이기도 하다.
‘꿈이 이루어지는 길’ 위에서의 걷기 명상은 그간의 나를 돌아보고, 꿈과 희망을 찾아보는 시간이다. 참가자 가운데는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사람관계에서 오는 상처를 토로하는 이들이 많다. ‘꿈이 이루어지는 길’에서 참가자들은 관계 속에서 느끼는 두려움에 굴복할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긍정의 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서원을 세운다.
“집과 회사를 오가며 쳇바퀴 돌 듯 사는 일상을 좀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템플스테이를 택했다”는 엄봄이(30, 안성)씨나 “심적으로 힘들어서 왔는데 아름다운 낙산사 풍경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마음이 치유됐다”는 남나희(26, 울산)씨는 밝은 얼굴로 웃었다.
또 김영경(26, 서울)씨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비우고 싶다는 생각에 참여했는데 만다라를 그리며 스트레스도 날리고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게 됐다”고 좋아했다.
명상을 통해 느꼈던 자기고민을 스님에게 털어놓는 회향일의 차담은 자신을 추스르는 시간이다. 대해스님은 “여러분을 위로해줄 수 있지만 결국 자신이 치유하지 않으면 새살이 돋지 않을 것”이라며 개개인의 실천을 강조한다.
이런 대화를 통해 참가자들은 머릿속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자신의 꿈을 떠올린다. 2박3일 긴 인생의 그래프에서는 짧은 순간이지만, 참자가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꿈에 한 발짝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에 대해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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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산사 템플스테이는…
낙산사 템플스테이는 크게 휴식형과 체험형으로 나뉜다. 휴식형은 주중에 집중돼 있는데 ‘꿈, 길 따라서’가 그것이다. 휴식형은 이름 그대로 쉬는 데 집중된 프로그램이다. 기도나 독서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원하는 경우에 108염주 꿰기, 스님과의 차담, 명상을 할 수 있다.
프로그램 참가가 자유롭다보니, 때론 명상이나 차담시간에 한 명도 모이지 않아 지도법사 스님을 외롭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휴식형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 대해스님은 “한옥으로 지어진 템플스테이 참가자 숙소 취숙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낙산사의 풍광이 자기치유에 효과적인 것 같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반면 체험형은 모든 일정을 함께 하는 것이다. 예불, 108배, 발우공양, 명상, 차담 등이 포함돼 있는데, 몸이 아프거나 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참가자들이 전 일정을 함께 한다. 체험형은 주말에 집중돼 있으며, ‘길에서 꿈을 묻다’ ‘꿈꾸는 만다라여행’ ‘파랑새를 찾아서’ 등의 프로그램이 각각 월 1회 가량 진행된다.
이밖에도 낙산사에서는 강원도교육청과 연계해 초중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힐링캠프 ‘마음학교’와 학교에서 폭력이나 흡연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4박5일간 템플스테이(특수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불교신문3017호/2014년6월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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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워낙 겁나서리......
스님~~ 점점 유~~명해지십니다요~~~ 좋아라~~
스님 인기는 대단하십니다.
그렇지만 참가자분들은 힐링되어서 돌아가는디
울시님는 어디서 힐링받으신데유?
스님도 다른곳에가셔서 템플스테이 받고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