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inting –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을 기대하며 드리는 기도회
Weapon (무기 ․ 승부수/winning move)
❍삼상 17:45-47 (기도 ․ 강세현 권사)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린 이야기는 마치 전설처럼 시공간을 넘어 오늘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한없이 아름다운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어린 소년 다윗의 싸움은 당시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부끄러운 이야기고, 또 오늘의 우리에게도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산다는 것은 정말 결정적인 순간에 판별됩니다. 어설픈 신앙인들이 착각하는 것은 그럴듯한 칼집을 쥐고 있으면, 그 안에 칼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싸움이 시작되고, 칼을 뽑으려고 하면 자기에게 아무런 무기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칼날을 벼리는 훈련 없이 전장에 나간 사람들이 모두 퇴패(退敗)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영적 훈련을 하며 자신을 신앙으로 벼리는 것이 전장에서는 강력한 무기(weapon)가 되고, 승부처의 승부수(winning move)가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기다림의 시간을 훈련으로 삼습니다.
3,000년 전 엘라 골짜기에서 블레셋과 이스라엘의 군대가 마주합니다. 블레셋 사람 중에 ‘싸움을 돋우는 자’가 나오는데, 그가 골리앗입니다(삼상 17:4). 사실 엘라 골짜기는 섣불리 공격을 시도하는 쪽이 불리한 지형이어서 양쪽 언덕 위에 진을 치고 대치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이때 블레셋이 꺼낸 카드가 ‘심리전(心理戰)’입니다. 거대한 장수가 등장해서 온갖 조롱과 모욕을 퍼붓습니다. 이런 공격은 근 40일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처음에는 골리앗이 자기 진영에서 소리를 질렀는데(17:8), 골리앗의 위치는 점점 더 이스라엘 진영에 가까워집니다(17:25). 이렇게 전장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 등장한 인물이 소년 다윗입니다. 그가 분위기를 반전시킵니다.
골리앗의 도발에 이스라엘은 두려워했지만, 하나님의 이름이 모욕당하는 시점에서도 그들이 분노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두려움이 이스라엘을 장악하여 하나님이 모욕을 당하든 말든, 자신의 안전만 생각하게 됩니다. 그때 홀로 분노한 사람이 다윗입니다(삼상 17:26). 그러자 그의 형은 그런 다윗에게 분노합니다(17:28). 여기서 그들의 정체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다윗에게는 하나님이 중요했고, 다른 이들은 상황이 중요했습니다. 찰스 스윈돌을은 이를 두고 ‘연장자 증후군’이라 표현합니다. 경험자들의 냉소적인 비난과 조언을 뜻합니다. 나름의 경험으로 재단하지만, 정작 그들의 마음에는 하나님 아닌 다른 것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할 때 제일 먼저 봉착하는 것이 바로 이 문제입니다. 켄달 목사는 말하기를 “오늘 사역에 가장 큰 난관은 ‘어제 쓰임 받은 자들’이다.” 하나님의 일은 날마다 새로운 것입니다. 오늘 새롭게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면, 자기의 경험을 토대로 정죄하며 다음 세대를 제압하려는 시도가 일어납니다.
다윗은 개의치 않고 이를 뚫고 전장에 나섭니다. 전장에 나가겠다는 다윗을 보면서, 사울은 당혹해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어린 소년을 내보내는 것이 마땅한가?’하지만 사울은 다윗을 만류하지 못합니다.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린 소년에게 나라의 운명을 맡기는 것이 처량하지만, 이미 두려움에 마음을 빼앗긴 자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하는 수 없이 사울은 자신의 갑옷과 투구, 그리고 무기를 다윗에게 쥐어줍니다. 어쩌면 이는‘왕위 이양식’이기도 합니다. 오직 왕만이 가지고 있는 갑옷과 무기를 건네준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은 이를 거부합니다. 맞지도 않았을뿐더러, 자신의 무기는 다른 데에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표면적으로는 막대기와 조약돌이지만, 실제로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입니다(17:45). 다윗은 지금 호기로운 만행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믿음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고, 그것이 후일 다윗이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왕이 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다윗은 사울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 사울과는 다른 왕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다윗은 조약돌 쥐고 골리앗을 향해 돌진합니다(17:48). 그리고 승리합니다. 이것이 다윗의 승리이자, 믿음의 승리입니다.
“이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것이요 우리 눈에 기이한 바로다.”(시 1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