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손질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칼에 부식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오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칼의 주재료인 철은 공기중의 산소와 쉽게 결합하여 산화철이 되며 특히 수분이 있거나
날의 표면에 미세한 홈이 많을 수록 녹이 잘 발생한다.
땀이 칼날에 묻을 경우 땀 속에 포함된 염분이 부식을 더욱 촉진시킨다.
따라서 칼을 사용한 후에는 반드시 오물을 제거하고 기름을 발라주어야 하며
특히 여름철에는 칼을 칼집과 분리해서 두고 정기적으로 닦아주어야 한다.
1) 특수강검의 간단한 손질 방법
특수강검은 스테인레스강은 아니지만 대부분 니켈과 크롬이 상당량 함유되어 쉽게 녹슬지 않는다.
또한, 고가의 일본도가 아닌 베기 전용의 특수강검이라면 너무 번잡스러운 소제 방법 보다는 간단하고 신속한 소제 방법으로
수련시마다 자주 소제해주는 편이 낫다. 녹방지를 위해서는 보관시 칼날에 기름을 발라주면 되고 오물 제거는 마른 수건으로 하되
잘 지워지지 않는 것은 연마제로 닦아낸다. 당구알을 닦는 약으로 알려진 핑키(pinkey)나 피칼(pikal)은 원래 일본산 금속 연마제이므로
녹 제거 효과는 뛰어난 대신 금속 표면의 마모도 심하므로 고급 도검에는 사용할 바가 못된다.
가. 칼을 오른 손으로 꺼내 들고 마른 수건으로 표면의 기름과 지문등을 닦는다. 표면에 녹이 보이는 경우에는 핑키로 닦는다.
나. 수분과 오물이 다 제거되면 진검유를 천에 약간 묻혀 칼날에 전체적으로 발라준다.
기름을 바르는 천은 필름통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잘라 기름을 먹여 놓고 평소에는 필름통에 넣어 보관한다.
진검유를 구하기 싫다면 소제용 기름 (WD-40)을 몇번 뿌려도 좋지만 이 기름은 금새 증발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써야 한다.
다. 착검 후 코등이와 기타 장식 부분을 마른 수건으로 닦고 녹이 생겼으면 역시 핑키로 닦아준다.
라. 검집은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고 가구 광택제를 바르는 것도 좋다.
한편, 르네상스 왁스는 철제 유물의 부식 방지를 위해서 박물관 등에서 사용하는 왁스이다.
자주 소제하기 어려운 장식용 도검등은 이 왁스로 닦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약 50불정도이고 인터넷 주문이 가능하다.
2) 일본도 소제도구 설명
일본도의 손질에 사용되는 도구는 다음과 같다.
가. 나무망치(目釘拔, Mekugi-nuki) : 일본도의 칼자루는 대나무 못으로 칼날에 고정한다.
이 대나무 못을 제거하는 대나무, 놋쇠 망치이다.
나. 숫돌가루봉(打粉, Uchiko) : 매우 곱게 갈아 놓은 숫돌 가루(30-35g)가 담겨있는 천 주머니와 나무 손잡이로 구성되어 있다.
이 숫돌 가루는 종이(Yoshino-gami)로 싸고 다시 한 번 천으로 싼 후 칼날에 두드려 조금씩 흘러
나오도록 한다. 이 가루는 기름을 흡수하여 기름이 쉽게 제거되도록 해주고 오물등을 갈아내는 역할도
한다.
다. 종이(拭紙, 奉書紙, Nuguigami) : 칼의 오물과 기름, 숫돌가루등을 닦아내는 두텁고 부드러운 종이
라. 도검유(刀劍油, Abura) : 녹을 방지하는 기름. 정향유(丁子油, choji)를 이용한다.
단, 일본의 정향유란 광물성 기름에 약간의 정향유를 첨가한 것이다.
100% 정향유로 칼을 닦으면 녹이 슬기 쉽다.
마. 기름종이(Abura-nuguishi): 기름을 바르는 종이
3) 일본도의 소제 절차
가. 칼을 칼집에서 뽑지 않은 상태에서 칼자루를 고정하는 대나무 못을 나무망치로 제거한다.
나. 칼자루를 분리하기 위해서 왼손으로 칼자루끝을 잡고 오른손 주먹으로 왼손목을 가볍게 친다.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슴베가 빠지면 손으로 잡아 뽑는다. 칼자루가 빠지면 원래 구멍에 대나무 못을 다시 끼워 놓는다.
다. 코등이와 기타 장식을 제거한다. 잘 빠지지 않으면 천으로 코등이나 장식을 감싸고 나무 망치로 두드려 느슨하게 만든 후 제거한다.
라. 칼날을 칼집에서 뽑는다.
마. 칼을 닦는데는 두 개의 수건을 쓴다. 하나는 칼의 오물을 제거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마지막으로 칼을 닦아내는데 사용한다.
왼손으로 수건을 잡고 칼등과 칼배를 감싼 뒤 엄지와 검지로 수건을 밀며 윗쪽으로 닦는다. 힘을 세게 주어서는 안되며 숙련이 될
때까지는 코등이에서 칼코 쪽으로 한 방향으로만 닦는 것이 안전하다.
바. 기름이 제대로 닦이지 않을 경우 힘으로 닦으려 하지 말고 벤젠이나 알콜로 닦는다.
사. 숫돌 가루봉으로 코등이 윗쪽부터 칼코까지 가볍게 두드려 숫돌가루를 골고루 도포한다.
아. 수건으로 숫돌가루를 밀어내듯이 하며 칼날을 닦아낸다.
자. 칼날이 깨끗해지면 녹이나 흠은 없는지 살펴보고 칼집에 넣는다.
차. 깨끗한 정향유를 종이나 천에 발라서 준비한 후 다시 칼을 칼집에서 뽑는다.
그리고 코등이 아래부터 칼코까지 빠짐 없이 기름을 얇게 바른다.
카. 슴베는 손가락으로 약간의 기름을 바르기만 하고 닦지 않는 것이 좋다.
타. 코등이를 끼워 칼을 다시 칼집에 넣은 뒤 칼자루의 대나무 못을 제거하고 다시 칼을 칼집에서 빼어 오른 손으로 든다.
왼손으로 칼자루를 들고 슴베를 칼자루 안으로 넣는다. 그리고 오른손 바닥으로 칼 손잡이를 잡은 왼손 아래를 가볍게 쳐서
슴베가 완전히 칼자루에 들어가도록 한다. 다 들어가면 대나무 못을 끼운다.
파. 칼자루를 오른 손으로 잡고 눈으로 칼날의 상태를 살피며 칼집에 넣는다.
4) 도검 수입 기름의 비교
도검인들이 도검 보존에 사용하는 기름을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흔하게 범하는 실수는 단순히 기름의 방청효과만을 비교하여
우열을 판단한다는 점이다. 도검인은 수시로 손에 기름을 묻혀가면서 도검을 닦는 사람이기 때문에 도검 수입에 사용하는 기름을 선택
할 때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 기름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지 여부를 따져보아야 한다. 방청 효과가 떨어지는 기름을 사용하여서 도검에
녹이슬게 된다면 그 칼은 다시 연마하면 그만이고 녹이 심하면 칼 한자루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몸 안에 축적
된다면 이는 회복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은 국보급 도검 100자루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다.
가) 정향유(丁香油), 어도유(御刀油)
최근 도검을 관리하는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름은 정향유(丁香油)이다. 정향유는 일본말로 정자유(丁字油, ちょうじあぶら)라고
불리며 상표명을 따라서 어도유(御刀油), 어검유(御劍油)라고 불리기도 한다.
원래 정향유(clove oil, oleum caryophylli)는 몰루카 제도가 원산인 정향나무(Thunberg, eugenia caryophyllata)의 말린 꽃봉우리
에서 얻어지는 정유 성분으로서 향료와 방부제, 향산화제 등으로 사용된다. 꽃봉우리의 모양이 고무래[丁]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중
국에서 정향(丁香)이라고 불리웠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정향은 옛날부터 귀한 약재로 이용해 왔다. 이 정향유는 향기가 좋을 뿐만
아니라 안정성 높고 방부효과가 있기 때문에 과거에는 정향유 원액 자체를 도검 수입에 사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있는 저가의 정향유는 석유를 정제해서 얻는 미네랄 오일이 주성분이며 여기에 아주 약간의 정향유를 첨가하여
좋은 향기가 나도록 만든 것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파라핀계의 미네랄 오일은 석유 정제 과정에서 가장 아랫 단계인 콜타르의
바로 윗단계에서 추출되는 기름으로서 안정성이 높아 클렌징 오일이나 화운데이션등의 화장품에도 들어가고 유아의 배변 촉진제로
투약하기도 한다.
따라서 미네랄 오일은 인체에도 무해하며 산화되어 칼날을 상하게 하는 일도 없는 우수한 도검유이다.
일본에서의 가격을 보면 작은 병에 담긴 어도유가 품질에 따라서 500엔 ~ 1000엔 정도에 팔리고 있으며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몰
에서는 500엔짜리 작은 병이 11,000 ~ 12,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10cc 짜리 한병으로도 1 년은 쓸 수 있으므로 이정도 가격
이라면 그리 비싼것은 아니지만 이 조차도 돈이 아깝다면 미네랄 오일을 사서 쓰거나 혹은 여기에 몇방울의 정향유를 넣어서 사용
해도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정향유의 냄새는 아주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나) 동백유(冬柏油)
동백(冬柏, camellia, Kurobara) 기름은 동백나무 열매에서 얻어지는 맑은 황색의 기름으로서 원래 냄새는 없다.
과거에는 주로 머리 손질에 사용하거나 화살대에 발라 대나무 부분을 보호하였으며 현재는 주로 고급 기계의 윤활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동백기름은 잘 마르지도 않고 굳지도 않으며 물체의 표면에 아주 엷은 유막을 형성해주므로 과거 일본에서 도검 보존에 널리
사용하였고 현재도 도검 수입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웹상에서 100mg 짜리 분사식 동백유를 $8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다만, 동백기름을 사용하려면 도검 수입용으로 잘 정제된 기름만
을 사용해야 하며, 동백기름은 비교적 산화가 더디지만 이 역시 식물성 기름이므로 오랜기간 방치해 두면 산패되어 오히려 칼날을
녹슬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다) 한웨이 스워드 오일(Hanwei sword oil)
폴첸의 한웨이에서는 고탄소강검(high-carbon steel blades)에 사용하는 도검 수입 기름을 자체적으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이 기름은 분무식 용기에 담겨진 118cc (4온스)들이 한통이 약 4,800원(US$ 4) 내외에 판매되고 있으며 칼날이나 서양 도검의
금속제 칼자루, 칼집 부품에 적용가능하다고 한다. 기름의 성분은 공개되어있지 않으나 제품 설명에 석유 정제품(petroleum
distiallates)이라고 언급되어 있고 가격이 저렴하며 인체에 유해하거나 알러지를 유발하는 특정 성분에 대한 경고가 없는 것으로
보아 미네랄 오일에 방청제 등 약간의 첨가물을 섞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라) 총기 윤활유(LSA)
우리 군에서 총기 수입에 사용하는 기름 중에는 엘에스에이(LSA)이라고 불리우는 윤활유가 있다. 이 윤활유는 소총의 활동 부분과
기타 M16의 금속부분에 사용되며 점도가 높은 PL-SP는 K1, K2소총 금속부분과 공용화기에 사용된다. 한편, LSA와 함께 총기 수입
에 사용되는 강중유(腔中油, Rifle bore cleaner)는 윤활유가 아니라 총강 내의 탄소 제거가 주목적인 솔벤트 배합물이며 따라서
도검의 방청에 사용해서는 안된다.
LSA는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총기 수입용으로 생산하였지만 현재의 미군은 주로 CPL을 사용하고 LSA는 미군의 군용품 잉여물자
매각에 의하여 웹상에서 저가에 판매되고 있다. 이 윤활유는 작은 플라스틱 용기가 오히려 인기가 있어서 플라스틱 통에 담긴
118cc(4온스)짜리는 4달러 정도에 매매되는 반면 1쿼터(약 1리터)짜리 깡통은 10달러에 판매되기도 한다.
LSA 는 중간 정도의 점도를 가진 윤활유이고 기본 성분은 미네랄 오일이지만 방청제와 점도 개선제가 일부 첨가되어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LSA가 일반 윤활유와 다른 점은 혹한과 혹서 속에서도 굳어버리거나 점도를 잃어버리지 않고 윤활작용을 계속
해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찾아 본 바로는 LSA를 도검에 장기간 사용한 사례가 발견되지 않으며 따라서 현재로서는 LSA가 도검의 보존에 장기적으
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평가하기는 힘들다. 다만 그 속에 포함된 용제가 도검의 부속구에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마) 재봉틀 기름
옛날에는 집집마다 재봉틀 한 대 정도는 필수적으로 있었고 이 재봉틀에는 반드시 깔때기 모양으로 생긴 철제 용기에 담긴 점도가
낮은 윤활유가 딸려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재봉틀도 흔하지 않거니와 자동 재봉틀이 대부분이라서 거의 기름을 칠 필요가 없기 때문
에 재봉틀 기름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재봉틀기름 미싱 기름은 스핀들유(spindle oil)의 일종으로서 한국 산업규격상 기계유
(KSM 2126 / ISO VG 5~46)에 해당된다.
스핀들유는 파라핀계 기유로 만들고 정제가 잘되있어서 산화가 적게 일어나며 빠르게 회전하는 기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점도가 낮
다. 국산 제품은 2리터 한통에 4500원 정도이며 작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것은 1,000원 정도에 판매된다. 재봉틀 기름은 안정성도
높고 유막 형성도 우수하며 점도도 높지 않기 때문에 도검의 방청효과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세척을 용이하기 위하여 유지를 첨가
한 제품의 경우에는 산화작용에 의하여 도검의 녹을 촉진 시킬 수도 있다.
바) WD-40
집에서 뭔가를 고치거나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WD-40 한통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WD-40이라는 윤활제는
1953년에 로켓 케미컬 컴퍼니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소규모 업체에서 개발한 것이며 40번의 실험 끝에 성공하였다고 하여 WD-40
(Water Displacement perfected on the 40th try)라고 명명되었다. 현재는 사명을 아예 WD-40으로 고치고 국내의 벡스인터코퍼레이
션(㈜범우 계열사)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제조업체에 라이센스를 부여하여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가격은 360ml 1통
에 3,400 ~ 4,000원 정도 한다.
이 WD-40은 만능 윤활제라고 불릴 정도로 사용 용도가 다양하다. 이 제품 성분에는 22%에 달하는 불활성 기름이 포함되어있어서
기계의 접촉면에 윤활 작용을 하며 기계 표면에 유막을 형성하고 부식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WD-40이 여느 윤활유와 확연
히 다른 특징은 78%에 달하는 휘발 성분에서 비롯된다. 이 성분은 좁은 틈새로 기름이 강력히 침투하도록 분사시켜주는 기능 외에도
응고된 기름과 아스팔트, 타르, 접착제 등의 오염 물질을 녹여서 제거 해주고 무엇보다도 잔여 수분을 기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WD라는 이름 자체가 원래 물기 제거(Water Displacement) 기능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WD-40을 전자부품의 접점에 뿌릴 경우
전기 전도성은 높아지고 수분에 의한 누전등이 제거된다. 이 때문에 WD-40은 접점 부활제라고도 불리운다.
하지만 WD-40의 강점은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가 충분히 칠해진 베어링의 내부에 뿌릴 경우 그리스가
다 녹아서 흘러버리기 때문에 베어링을 아예 못쓰게 만들어버리기도 하며 휘발성분으로 인해서 고무나 플라스틱 부품등에 닿으면
이를 녹여버리기도 한다.
WD-40을 도검에 사용하는 경우에도 이러한 장점과 단점은 동일하게 나타난다. WD-40을 도검에 뿌릴 경우 표면의 이물질을 닦아내기
가 용이하고 도검의 표면에는 얇은 유막이 형성된다. 하지만 분사된 기름의 대부분이 금새 날아가기 때문에 도검 표면의 유막은 지나
치게 얇게 형성될 수 있고 마른 다음에는 도검 표면에 얼룩을 남기기도 한다. 또한 강하게 분사된 기름은 칼자루 안으로 스며들어 부
품의 일부를 녹여버릴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윤활유는 공업용 제품일 뿐이며 인체에 장기간 흡수될 경우의 안전성에 대해
서는 검증된 바가 없다. 따라서 베기장에서 짚물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탄소강검의 표면에 임시적으로 몇 번 뿌리는 것은 몰라도
장기적으로 고급도검에 사용하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사) 식용유
올리브 오일, 옥수수 기름 등의 식용유는 점도가 높은 기름이기 때문에 상당히 우수한 방청 효과를 일시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식용유는 지나친 점도 때문에 칼날에 달라 붙어 쉽게 제거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공기중의 산소와 결합되어 산패하기때문에
오히려 칼날을 부식 시킬 수 있다. 게다가 산화되고 절어 붙은 식용유의 냄새는 상당히 역하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도검 수입용
기름으로는 부적합하다.
[2] 칼 갈기
진검은 제대로 갈기도 어려울 뿐더러 가는 과정에서 자신이 다칠 위험도 크기 때문에 스스로 가는 것은 그리 권장할만 하지 않다. 하지만 베기장등에서 베기 수련을 자주 하는 사람은 스스로 칼을 갈아야만 제대로 수련을 할 수 있다. 짚단베기는 날이 잘 서야 쉽게 베어지고 대나무 베기의 경우는 날이 비교적 둔한 것이 좋겠으나 조금만 각이 틀려도 날이 상하므로 가끔은 누운 날을 세워주고 갈아주어야 한다. 단, 숫돌로 갈고 난 특수강칼은 광택을 잃게 된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게 싫다면 매우 고운 숫돌가루로 한참을 갈아 주어야 한다. 칼을 가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1000번대의 숫돌과 #3000 ~ 6000번대의 숫돌을 준비한다. #1000번으로 날을 잡고 #3000번 ~ #6000번으로 마무리한다.
2) 칼을 갈기 하루나 이틀전 부터 숫돌을 물에 담가두면 보다 고운 칼 갈기를 할 수 있다.
3) 칼을 분해한다. 특수강검의 경우 손잡이의 대나무못을 빼고 칼머리를 나사 방향으로 푼다
4) 약간 경사진 받침대를 준비하고 그 위에 숫돌을 고정시킨다.
5) 숫돌에 물을 충분히 뿌리고 칼을 숫돌에 올린다. 칼과 숫돌은 직각이 원칙이다.
6) 오른손으로 칼자루를 잡고 왼손의 가운데 세 손가락을 모아 갈고자 하는 칼날 부위 위에 댄다. 손가락과 손목은 굽히지 않는다.
7) 칼을 갈 때는 항상 칼날이 숫돌의 가는 면과 수평이 되어야 한다. 즉, 충분히 칼을 뉘여야 하며 칼날이 눕지 않은 상태에서 갈면
날끝만 갈아져서 절삭력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칼을 가는 각도는 #1000번의 경우 5~10도, #6000번의 경우 20도 정도로 한다.
8) 날이 자기 쪽을 향하게 갈 때는 앞으로 밀 때 힘을 주고 날이 바깥쪽을 향하게 갈 때는 잡아당길 때 힘을 준다. 양쪽을 번갈아 가며
균형있게 갈아준다. 갈리는 면은 약 3~5mm 정도면 된다.
9) 숫돌로 다 간 다음에는 면작업을 한다. 면작업이란 칼배를 매끄럽게 다듬고 칼이 저항을 받지 않고 잘 베어지도록 하는 작업이다.
숫돌을 2 ~3cm 정도 잘라내어 이 것을 손가락에 얹고 칼날의 면을 갈아준다.
10) 칼을 다 갈고 난 후에는 숫돌가루를 헝겁에 묻혀 날을 닦아준다. 일식집에서 하듯이 무우 조각에 헝겁을 감고 거기에 숫돌가루를 묻혀
닦아도 좋다.
11) 칼갈기를 마무리한 다음에는 물기를 깨끗이 닦아내고 특히 칼자루의 틈새로 물기가 들어가지 않았나 살핀다. 물기가 있다면 드라이어
로 말려준다.
12) 칼을 간 후 얼마동안은 칼집에 넣지 말고 보관하며 기름으로 자주 닦아준다.
[3] 진검의 운반
특별한 이유나 목적 없이 진검을 가지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자신이나 타인을 위해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며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일반인들에게 있어서 진검이란 그 존재만으로도 위협과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물건이다. 또한 남과의 사소한 충돌이나 마찰이 진검으로 인해 매우 심각한 폭력 사태로 발전될 수 있으며 그 결과로 남 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생명도 위협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진검은 집이나 도장 외부로 가져나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도장으로 이동하거나 베기장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도 다른 사람들이 진검임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가방등에 넣어 운반해야 한다.
도검을 운반하는 데는 전용 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두세자루의 검을 담을 수 있는 전용 가방을 35,000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낚시 가방등도 좋은 대용품이 될 수 있다.
도검을 소지할 때는 반드시 도검소지허가증을 소지하여야 한다. 혹시라도 허가증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를 예상해서 그 복사본을 가방 안에 아예 부착해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칼 자루를 손잡이 끈으로 칼집에 묶어 놓으면 이동중에 칼이 칼집에서 빠져 칼 날이 상하거나 꺼내는 도중 손을 베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손잡이를 위로 향하게 넣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