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게 하루하루가 가고 있습니다.
쌍둥이 남매를 키우며...
17시간 장사를 하며...
2.1 kg으로 퇴원하여 아슬아슬하기만 하던 딸도..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있습니다.
걱정되는 마음에...
방에는 공기정화기를 새로 들여놓고...
진드기를 청소하는 청소기도 장만하고...
기저귀에 분유...
아기 욕조에 겉싸개, 속싸개, 손싸개, 발싸개...
배냇저고리, 우주복 등등...
살 것들이 너무도 많아...
짬이나면 인터넷을 뒤지며 쉴새없이 사모으고 있습니다.
이제 출생신고를 하려고...
복덩이와 희망이라는 태명을 버리고...
근사한 이름을 지어주려고 며칠을 고민 끝에...
드디어 이름을 정했습니다.
사실 작명소에 대해서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알고있기로는...
우리나라의 작명법이 일본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사주와 관련하여 작명을 하다보니 이상한 의미의 한자들을 마구 써서 뜻도 이상해지고...
거기에 그들의 장사속이란...
제 이름은 朴永洙...
아버지가 작명소에서 지어온 이름이랍니다.
어린시절...
교회에 다닌 적이 있는데...
예배가 끝나고 대학생 형들과 누나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앉은 자리에서...
각자의 이름을 이야기하고...
누가 자기 이름을 지어줬으며...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지어줬다는 아이...
아버지가 지어줬다는 아이...
그 한자는 무슨 무슨 자인데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사람이 되라고 지어줬다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제 차례가 되었는데...
저는 도무지 할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길 영 永
강이름 수 혹은 물가 수 洙
이걸 무슨 의미로 해설을 해야할 지...
난감했습니다.
끝내 제 마음대로...
긴 물가라고 설명하는데....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망신을 당했다는 생각에...
제 이름이 원망스럽더군요.
그 후로 제 이름에 대해서 멋지다거나 자랑스러웠던 느낌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평생에 그늘을 드리운 제 이름...
제 아이들에게 만큼은 서툰 싸구려 작명가들이 의미없는 한자로 나열한 이름을 절대로 지어주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또 마음먹었습니다.
또..
한가지 더 ...
예전에 남현이라는 제 친구가...
일이 잘 안풀려서 작명소에 갔는데...
이름이 너무 나빠서 되는 일이 없다고 했다더군요.
그 남현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작명소였는데 말입니다.
그후로 그친구는 작명소는 다 엉터리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어쨌거나...
이름 하나 지어주고는...
10~20만원 받는 작명소에 가기보다는...
좋은 의미의 한자어를 골라 제가 직접 짓기로 마음먹고 있던 차에...
무료로 사주와 이름을 감정해주는 사이트를 찾았습니다.
제가 지으려던 아들의 이름...
박세준 (朴世峻) 높을 준자를 써서, 세상에 높은 사람이 되라는 의미...
딸의 이름...
박세희 (朴世熙) 빛날 희자를 써서, 세상에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
그런데 두 이름 모두...
모두 사주로 볼 때, 음운으로 볼 때, 좋은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특히 아들의 이름 박세준은...
600점 만점에 600점이 나왔네요.
초년운 중년운 장년운 말년운...
모두 각각 백점이었습니다.
딸의 이름도 아들만큼은 아니었지만...
아주 좋은 이름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걸 전부 믿는건 아니고...
운명은 스스로 개척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누군가가 사주로 아들에게 이름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나쁘지 않겠죠.
아이들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흔쾌히 동의하셨고...
맨처음 세준이와 세희라는 이름에 대해서 설명해주었을 때 아내도 기뻐했습니다.
오늘 출생신고와 함께...
아이들의 이름, 세준이와 세희를 호적에 올리려고 했는데...
아들 세준이가 혹시 있을지 모르는 뇌의 문제를 검사받느라...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관계로 못했습니다.
다음주 초에...
드디어 아이들의 이름이 호적에 올라갈 겁니다.
세상의 높은 곳을 향하는 세준...
세상의 빛나는 사람이 되려는 세희...
첫댓글 에고..정신없이 바쁘시겠네요..
저는 두 아이의 이름을 제가 직접 지었습니다..아니 지었다기 보다는 선택?
아무튼 세준,세희가 건강하게 잘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세화가 쌍둥이 동생이 생겨 정말 좋아하겠당
울 세화는 세계평화를 위해 빛을 내라는 의미로 세화로 작명했는디..
사랑하는 아우님이 세자 돌림을 쓰셨네....
세준이 세희도 건강하게 쑥쑥 자랄거야.....
그러고보니 세화랑 이름이 비슷하네요....ㅎㅎ
저는 첫째는 부모님이 작명소 가서 지었고 둘째는 제가 지었습니다.사람에게는 이름이 너무 중요한것 같아요.세준,세희 좋은 이름 같아요...
언제 올겨~~? 말로만 그러지말고 좀 놀러와....세준이 세화 보여줄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