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컴퓨터가 처음 들어왔을 때
아마도 286시대였든거 같다
남편은 용케도 그 기계앞에서 씨름을 하면서 익혀나가고
안되는 부분들은 많은 시간을 그 앞에 투자하며 기술을 배워나갔다
그러나 나는 숫자에는 약한 편이고
그리 깊이 파고 들어가는 골치 아픈 것들은 패스하고 사는 편이라 아무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남편이 일찍 신용카드라는 것을 만들어 쓰고 있으며
인터넷 쇼핑을 할 때도 나는 관심이 전혀 없었다
물건들이 어느 날 떼떼굴 굴어오면 어김없이 남편이 주문한 것들인데도
내가 그 물건들을 사야된다는 생각조차 없었다
그곳을 떠날 때 내 나이 쉰 하나였는데 남편의 신용카드를 갚아야할 금액이 백만원였나?
그것을 모두 갚고 신용카드를 없애라고 했다
그리고 오십대 초반에 처음 만난 것이 사모님사모님 싸이트
다음에 안 것이 쉼터였다
쉼터에 들어가자 운영자로 영입되었는데
그리고 바로 사모님 싸이트에서도 운영자 제의가 들어왔을 때
쉼터의 운영자라서 사양하고 쉼터에만 올인을 하게 되었다
쉼터는 설레임이었고 그리움이었고 신세계였다
왜냐면 오프라인이었기에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글에서 그 사람의 이미지를 만들어내었기 때문이다
글로는 옷을 입히듯이 자신의 모든 것을 들어내지 못한다
옷이 신체의 어떤 부분들을 가리워주듯이 그런 역할을 했든거 같다
온 라인으로 올라올때
그 사람의 실체와 글 사이에 간격을 보게 되고 그 사람의 인격을 알아가게 된다
글쓰는 재주는 그 사람의 인격이 아니다 그것은 재주일 뿐이다
피아노를 잘친다고 인격적인 사람이라거나 미남이라고 인격도 미남은 아니라는 사실
처음에는 그저 쉼터에 올인하며 부산으로 하동으로 전주로 돌아쳤다
많은 님들이 쉼터에 흘러들어왔고 흘러나갔다
쉼터에서 기쁨도 즐거움도 행복도 누렸지만
쉼터에서 아픔도 슬픔도 배신감도 배워나갔다
미성숙한 우리들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눈으로 가슴으로 상대를 끌어안지 못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결이 비슷한 사람끼리 친분관계를 맺어가고 팀들이 형성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누구에게는 상처가 되기도 했다
쉼터의 나이와 함께 우리는 나이를 먹어가며 경험하며 사람사이를 정리할줄 알게 되었고
쉼터가 놀이터가 아닌 것은 벌써 오래전의 이야기다
그렇게 활성화가 되었던 카페들도 그저 명맥을 유지하며 비활동적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카톡카톡하며 더 편리한 것이 생겨난 것인데
아마도 카톡카톡도 시들해지고 더 재미난 것들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세상의 수십억의 인구중
누가 나의 어깨라도 스치고 지나가는 인연인가?
주님은 너에게 악으로 다가와도 선으로 다가와도 모두 너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하셨다
님들은 주님이 주신 아름답고 귀한 선물들이었을 것이다
개인적인 친밀감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내가 사회적 본능의 사람이 아니라 자기보존적인 사람이기에
늘 라인을 그어놓고 그 안에 사람을 들이지 못하는 성향때문이다
그러므로 너의 뱃속까지 들여다 보이는 지난날의 탁구장이 나에게 부담이고 상처였는데
지금은 너를 알려고도 나를 보여줄 필요도 없는 이곳의 탁구장이 딱 내 스타일이라 너무 좋다
늘 내가 살아남기 위하여 테두리를 친 것은
주님이 말씀하시는 공의와 정의가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나의 의와 잣대로 사람을 구별하며 차별하며
접근금지를 시키며 살아온 나의 삶의 습관이고 못된 버릇중의 하나일 것이다
인간에게는 성령의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수 있는 능력이나 재주가 눈꼽만큼도 없는데
육의 사람인 내가 어찌 그리 넉넉한 품을 가지고 살았을까?
하나님은 사랑이시고 그 사랑의 뜻도 모르는데 어찌 사랑한다고 말할수 있었을까?
사람의 기준인 사랑이나 정같은 것은 근본적으로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사랑이라는 것과
너무나 차원이 다른거 같은데 어떻게 내가 너를 사랑한고 말할수 있는가 말이다
몇년만에 이제야 나는 찬송을 부르며 복음성가를 부르며
그게 나의 가슴에서 나오는 고백이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니 나의 삶이 도대체 어디에 기반을 두고 있었으며 뿌리를 내리고 있었는지
왜 모래성이었는지 이제야 조금씩 눈치를 채고 있으니
이 미련하고 더딘 인생이 무슨 할 말이 있으랴
그래서 나는 유구무언이란 말을 좋아한다
날마다 순간마다라고 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잊지않고
나드를 먼저 부르고나서 부산을 비롯하여 아랫녁부터 사모님들의 이름을 부르며
간단하드래도 긍휼이 여기시기를 부탁드린다
거기에는 일찍 쉼터를 떠났고 보이지 않는 사모님들도 수두룩하다
로뎀이나 메로테 피스 아샤 빛으로 레베카 다비다 찐빵 빚진자
아랫녁에서 윗쪽까지 훌터 올라오면 꽤 많은 사모님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한다
그들이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나에게 주신 선물들이었으니까
그래서 카톡에서 말한대로 그들은 내가 만났던 그 시절의 모습밖에 떠오르지 않아
늙지 않고 살아있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라 내가 8유형이니
그 특징인 의리라는 것이 작용하는지도 모른다
쉼터는 나에게 성숙할수 있는 배움터였을 것이다
그 인연으로 부부목회자 모임도 지금껏 유지되고 있으니 감사하지
알알이 속알머리까지 모르고 살아감이
더 행복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워갔던 곳
알수록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경우를
알려고 하지마 알면 다쳐라고 하든가?
첫댓글 어언 20년이 넘었네요
쉼터의 인연이 질긴 인연! ㅋ
정말 놀이터였던 쉼터에서 행복한 만남을 가졌는데 모두가 한결같은 마음은 아니라 지금은 잊혀진 그림자로 남은자가 많것만 저는 왜이리도 끈을 놓지못하고 매일같이 살피는지 때론 어리석은 제게 상처를 받네요 ㅠㅠ
그러면서 쉼터는 제겐 또하나의 사역지 ? ㅎ
세월따라 시대따라 변하는 인심을 수용하면서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고요
정말 그리운 얼굴들은 젊은그대로 남아있네요ㅎ 살롬!
맞아요 사모님은 놓치를 못하고 이리저리 보살피는 사명으로 바쁘십니다 지기도 손놓고 사는데 참 별나십니다 내는 벌써 손을 놓아버렸더니 자유함을 누리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