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롱 하다'는 말이 있다. 사전에 "흐릿하다"라고 뜻 풀이가 돼 있다.
한자로는 '몽롱(朦朧)" 이라고 쓴다.몽(朦)은"달이 뜰 때 아롱거릴 몽"이다.
롱(朧)은 "달이 질 때 아롱거릴 롱'이다. 그러니까 '몽롱하다'는 저녁이나
새벽 무렵 달 언저리가 희뿌옇게 돼 윤곽을 알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몽롱하다.는 거의 우리 토박이말처럼 쓰고 있어 굳이 한자로 표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말이 어떻게 생겨났나를 알면 그 뜻이 훨씬 실감있게 다가온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런 언어의 재미를 맛보기 힘들다. 40년 넘게 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막아 "한자 문맹(文盲)'이 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공격으로 폭침된
천안함은 초계함이었다. 지방 국립대 국문과 교수가 수업에서 초계함이 어떤
임무를 띤 배인지 물었다.맞히면 학점을 5점 더 주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답을 못했다.
"망볼 초(哨)" "경계할 계(戒)"를 알면 쉽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문제였다.
어느 잡지에서"차량용 블랙박스 첨단 기술 전쟁" 이라는 기사를 봤다.
제목에 "내비게이션 전철 밟을 것"이라고 돼 있다. "전철(前轍)을 밟다"는 앞사람
실패를 되풀이 한다는 뜻이다. 내비게이션 과당 경쟁으로 제조업자들이 망했고
블랙박스도 같은 길을 갈거라는 얘기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다.
내비게이션이 지도책을 제치고 운전자 필수품이 됐듯 블랙박스도 필수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글쓴이는"전철을 밟다'를 정반대 의미로 썼다.
치과에 가 사랑니를 뽑으러 왔다고 하니 "아, 발치하시게요?"한다.이를 뽑고 나올 땐
"다음 내원일은..."하며 날짜를 일러준다. 쉬운 우리말로 해도 될 때 굳이 한자어를
쓰고 정작 한자의 뜻을 정확히 알고 써야 할 때는 깜깜이가 된다. 어느 인터넷
매체가 유럽컵 축구 소식을 전하며 '선수의 딸이 아빠가 방금 골을 넣은 골문 옆에서
망중한을 즐겼다'고 썼다."바쁜 가운데 한가한 짬을 얻어 즐김"이라는 망중한(
忙中閑)이 이 대목에 왜 들어 갔는지 알 수가 없다.
조선일보,가 새해 특집으로 "한자 문맹 벗어나자" 연재를 시작했다. "김구 선생은
암살(暗殺)로 돌아갔다"고 하자"암(癌)에 걸려 돌아가신 거냐"고 묻는 대학생도 있다고 한다.
한자 교육 문제는 젊은 세대가 부모 이름도 한자로 못 쓴다고 개탄하는 차원을 넘어섰다.
한자 문맹이 늘어 정상적 언어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자 교육 반대론자들도
자기 아들딸,손자,손녀가 한자를 몰라 엉뚱한 말을 하고 다니는 건 원치 않을 것이다.
하루 빨리 한자 문맹에서 탈출 해야겠다.
~ 2014.1.2 조선일보, "만물상"에서 김태익 논설위원의 글, 발췌!~
나는 일찍이 어려서 부터 아버지의 성화에 못이겨 시골에서 서당(書堂)에를 다녔다.
작고한 저의 선친은 "한문을 배워야 공부를 잘 하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깨닳게 된다."고
말 하시면서,서당에 빠지는 날이면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리면서 한문공부를 시키셨다.
국민학교, 중학교, 시절에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서당에서 배운 한문 실력은 그대로 고등학교로
이어 졌고 또 사회로 까지 이어져 공직생활을 할때는 어려운 호적부상의 한자도 쉽게 알 수 있었다,
고교시절에는 제 2 외국어가 중국어 였는데 소학교, 중학교,때 배운 한문 실력으로
중국어 시험은 올 100점 받았으며, 지금도 그 한자 실력 때문에 중국어회화를 유창하게 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리 한글이 한문을 기초로 하여 만들어 졌기 때문에 한문뜻을 모르고
한글을 쓰면 앞서 언급 한 바와 같이 문맹이 된다는 것이다. 한글 전용 정책,으로 한문을 배우지 않아
이제 한문이 변방으로 완전히 사라진 느낌이 들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래도 신문지상에 한자를 병용하고 있기 때문에 배우려고 만 하며는 언제든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최고실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서울대학교에서 조차 자기이름과 부모, 조부모, 이름을
쓸 줄 아는 학생이 65%밖에 돼지 않는다고 하니 이건 심각한 수준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굳이 한자를 쓰지 않더라도 이해 할 수 있는 말은 몰라도, 초계함(哨戒艦),이나 순찰(巡察), 같은
말의 뜻은 한자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한자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돼겠다.
늦게나마 조선일보에서 한자문맹의 시대적사명을 해소 하기 위하여, "한자 문맹 벗어나자!'라는
타이틀로 연재를 하고 있다 하니 불행중 다행 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겠다.
~ 살며 생각하고!~글은 계속해서 올리겠습니다.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가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