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 리 변호사가 둘루스 ‘신 법률그룹’에서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왼쪽은 이라크 전쟁 참전 당시 리 변호사의 모습. |
이민자는 덜 애국적…미국인 편견 깼으면
고향 애틀랜타 정착…한인 법률상담 나서
한인2세 변호사가 해병대 사병으로 입대 이라크 전쟁 참전후 애틀랜타로 돌아와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둘루스 '신법률그룹'에서 비즈니스.파산을 전문으로 담당하고 있는 엘리스 리(Ellis I. Lee) 변호사. 70년대 라즈웰로 이민온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2세'인 그는 UGA 정치학과와 머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조지아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으나 곧 해병대에 입대했다. 예비역(Reserve)으로 지내던 그는 2007년 해병대 상병으로 소집돼 2008년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
"조지아 변호사 협회(Bar Association)에서 '지식을 통해 미국의 헌법을 지키겠다(protect)'라고 변호사 선서를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식이 아니라 제 힘으로 미국의 헌법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변호사로서 순탄한 길을 버린 그는 힘들기로 유명한 해병대에 자진 입대했다. 뿐만 아니라 변호사 자격을 지니고 고급장교로 입대하는 대신 일부러 일반 병사인 상병으로 참전했다. 해병대의 명예와 전통이 그의 마음을 끌었고 장교로 입대하면 실제 전쟁을 체험할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해병 4사단 제4 경기갑연대 델타 중대(4th LAR Delta Company) 소속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3개월동안 훈련을 받은 후 마침내 2008년 3월 이라크 북부 알 안바(Al Anbar)에 파병됐다. 시리아 국경 부근을 정찰.경비하며 알카에다 등 테러리스트의 이라크 침투를 막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처음엔 이라크 인들은 저희를 경계의 눈빛으로 봤습니다. 한번은 우리 부대가 이라크를 지날때 시위대가 돌을 던지며 물러가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자 그들의 마음도 변했습니다. 저희가 본국으로 돌아갈 때 한 이라크 소녀가 저의 손을 잡으며 인사하기도 했죠"
다행히 7개월의 주둔기간동안 그의 부대에서는 단 한명의 사망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나 일반인의 생각과는 달리 이라크 상황은 안정돼 있으며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체험이었다.
그는 귀국후 자신의 전쟁 체험을 담은 책 '제4 경기갑연대 델타 중대(The Marines of 4th LAR Delta Company)'를 펴내기도 했다.
"많은 미국인들은 한인을 비롯한 이민자들에게 '당신들은 덜 애국적이다. 미국보다 한국에 더 충성한다'고 비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이라크에서 싸웠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2008년 10월 복귀한 그는 현재 애틀랜타와 버지니아를 오가며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둘루스에 위치한 '신 법률그룹'에서 비즈니스 및 파산 전문 변호사로 한인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 이라크군을 상대로 싸우던 그가 이제는 미국 경제불황과 앞장서 싸우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