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여행의 절정은 죽변항에서 이루어진다. 죽변항은 울진을 대표하는 포구로 새벽 일찍부터 어시장에서 이뤄지는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수백 척의 배와 수많은 사람이 오고가는 생동감 넘치는 곳이다.
요즘에는 한창 제철을 맞은 대게가 죽변항의 주인공이다. 대게하면 영덕대게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대목에 들어서면 울진 사람 중 열이면 열 사람이 한목소리를 낸다. 모양도 같고 맛도 같고 더구나 죽변항이나 후포항에서 잡히는 울진대게의 양이 영덕의 두 배에 달함에도 ‘영덕대게’로 더 유명해진 것은 남다른 사연이 숨어있다. 1930년대 이후 서울, 부산, 대구, 안동, 포항 등 남쪽 및 충청권으로 연결되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서 수산물의 중간 집하지 역할을 담당했던 장소가 영덕이었던 까닭에 울진에서 나는 대게가 모두 영덕에서 취급되어 울진에서 나는 대게도 영덕대게로 불리게 된 것이다.
울진대게의 속 타는 사연을 뒤로하면 곧바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산 위에 우뚝 솟은 하얀 등대, 그 아래 절벽 위에 빨간 지붕의 이국적인 교회와 아름다운 집 한 채가 서 있다. 이곳은 몇 해 전 방영된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촬영 세트장으로 울진을 찾는 이라면 빼놓지 않고 꼭 들르는 죽변항의 명물이다. 바다라는 도화지 안에 정교하게 그려진 한 폭의 그림 같은 모습에 감동이 저절로 밀려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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