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부네치아’라고 하네요.
이런 유의 이름짓기는 내겐 좀 혐오스럽습니다.
그냥 통영이면 통영, 여수면 여수지 ‘한국의 나폴리’, ‘한국의 산토리니’ 따위의 사대적인 개념이 영 못마땅합니다.
경리단길을 본따 망리단길 송리단길 황리단길 행리단길 등등의 몰개성 몰염치한 작명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부산 사하구에 있는 장림포구는 ‘부네치아’라고 합니다. 부산의 베네치아라는 의미겠지요.
유럽풍 집들 흉내로 리모델링을 하여 조금은 특이하게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근래 사진 찍기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고 있는 중입니다.
장림, 참 근사한 이름입니다.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에 길게 뻗친 숲, 즉 장림이란 낱말이 몇 번 나오는데 부산의 이 포구 이름이 얼마나 반갑고 근사한지.
삭막하고 칙칙하고 냉랭한 겨울 포구 풍경 일색이던 것이 제법 눈길을 머물게 합니다.
공방도 있고 카페도 있고, 거친 바닷사내들과 더불어 투박한 사투리가 물비늘처럼 너울거립니다.
커피를 보약으로 알고 즐기는 나는 역시나 참새방앗간 못 지나치고 우아하게 카푸치노를 한 잔 마십니다. 그러면서 잠깐 이탈리아 지중해에 있는 듯 감정이입을 해 봅니다. 이 무슨 똥같은 사대주의 소견머리인지!
아무튼 베네치아라는 이름 말고는 무난히 관광명소의 기준에 부합니다. 믈론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의 기준이지만.
장림포구를 둘러보고 시간이 여유가 있으면 바로 앞에 있는 철새들의 낙원 을숙도로 건너가 그들의 몸짓과 날갯짓, 귀를 찢을 듯한 소리를 만나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그리고 뉘엿거리는 황혼까지..
여행의 정석입니다.
지금까지 크게 히트한 명 광고카피들이 있습니다.
당신은 어느 게 가장 기억에 남나요.
산소 같은 여자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여자라서 행복해요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여러분 부~자 되세요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
잘자~ 내 꿈꿔
감기 조심하세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국물이 끝내줘요
또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가자 해를 따라 서쪽으로
짜장면 시키신 분~
니들이 게맛을 알어?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나는 이 카피가 가장 좋습니다.
주말은 내 사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회사가 바쁘고 일이 밀려 평일에 밤샘을 할지언정 주말은 포기할 수 없어요.
러버보이의 노래 제목처럼 내 한 주는 주말을 위해 존재하고 주말을 위해 스트레스 만땅 받으며 일합니다.
그렇지 않음 일하는 의미가 없으니까.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세요.
일 안한 당신도 떠나세요.
이건 장림 포구 근처 건축공사장 임시담벼락의 벽화입니다.
위 모든 사진보다 이게 가장 마음에 듭니다.
Club 8 : Love In December
첫댓글 크리스마스 옷을 만든다고 이른새벽 바느질을 합니다 졸려 눈이 감기는데 설리님의 배네치아를 보고 그곳으로 잠시 떠납니다 이른아침 여행을 다녀온기분 행복합니다
동화 속의 한장면을 연상하게 됩니다
역시 크리스마스 시즌이군요
바느질 수고 계속~~
이시대의 진정한 자유인 ,
음악도 무척 로맨틱하군요...
수고한 자여, 떠나라~~~
공감합니다
사대주의적작명반대입니다
주말을 포기 할수 없는 어디론가 튀어야 하는 역마살 이 부럽습니다
장림포구 을숙도 가본지가 30년도 더 됀곳 새롭고도 낫선 모습들ᆢ
여행지 구석구석 가볼 곳을 잘도 찍어 내시네 ᆢ
가봐야 할것 같은 ᆢ
아마 지금의 장림포구는 섭앤님이 본 30년 전의 흔적은 거의 없을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