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리'로 만든 '제설제'..꽁꽁 언 도로 녹이고 바다도 살린다
유승목 기자
'불가사리'로 만든 '제설제'..꽁꽁 언 도로 녹이고 바다도 살린다 (msn.com)
이럴 때 가장 반가운 게 제설제를 품은 제설차량이지만, 염화칼슘·염화나트륨으로 만들어진 제설제는 늘 '계륵'으로 통한다. 눈을 빠르게 녹이는 대가로 자동차 부식이나 아스팔트 파손, 가로수 고사 등의 피해를 낳기 때문이다.
© MoneyToday'불가사리'로 만든 '제설제'..꽁꽁 언 도로 녹이고 바다도 살린다
매년 겨울이면 후륜구동 차량을 모는 운전자들은 기상예보에 귀를 기울인다. 혹시나 기습폭설이라도 만나면 '퇴근 지옥'이 벌어질까 노심초사다. 실제 갑작스러운 눈 폭탄을 맞았던 지난해 1월 서울 도로 곳곳이 미끄러진 차들로 아수라장이 되며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
양날의 검이었던 제설제 문제는 바다에 사는 불가사리가 해결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불가사리를 활용한 친환경 제설제를 만들면서다. 유해물질 없이 눈을 녹이고 해외수출까지 준비하는 효자상품으로 떠올르면서 1월의 한국판뉴딜 사업으로 선정됐다.
정부는 1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스타스테크'의 친환경 제설제(그린뉴딜)를 비롯, △농업회사법인 '㈜에코맘의산골이유식'(디지털뉴딜) △울산정보산업진흥원(디지털뉴딜) △장혁재 연세의료원 교수(디지털뉴딜) 등을 생명·환경을 지킨 이달의 한국판 뉴딜로 선정했다. 한국판뉴딜은 관련 사업을 수행하거나 성과를 만든 인물과 기업 또는 이와 관련한 상징적 장소 등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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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제설제부터 AI 응급의료 시스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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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스테크는 양식장에서 조개·전복 등을 잡아먹어 '해적 생물'로 불리는 불가사리에서 추출한 골편을 활용해 친환경 제설제(저부식성 고상 제설제·ECO-ST1)으로 한국판 뉴딜에 선정됐다. 제설제의 고질적인 환경오염 문제를 최소화하고 추출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도 비료로 상품화했단 점에서 그린뉴딜 지향점에 부합했단 평가다.
특히 정부가 조개·전복 등을 잡아먹어 양식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불가사리를 어민들에게서 사들여 소각 폐기하는 비용이 연간 67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도 크다. 해당 제설제로 지난해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미국·캐나다 진출도 꾀하며 경제적 효과도 낳고 있다.
농업법인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은 지리산 고지 농가에서 친환경 농산물을 매입해 이유식과 가정간편식(HMR), 실버푸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역농가 소득향상에 기여하고 청년고용 창출, 취약계층 이유식 후원 등 지역상생형 기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의 '제조 현장 스마트화 자금'을 지원받아 로봇 설비 등을 도입, 생산성을 5배 증가시키는 등 생산·유통 전반에서 디지털화를 일궜다.
과기정통부 '교통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사업' 대상에 선정된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교통약자인 장애인 콜택시 수요예측과 배차 지연 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8억원을 투입해 빅데이터를 통한 장애인 거주 현황 및 콜택시 활용을 분석, 지난해 장애인 콜택시 사용량을 전년 대비 80% 증가한 일평균 1500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해당 빅데이터 융합기술은 장애인 콜택시 뿐 아니라 울산지역 시내버스 노선 개편, 노인보호구역 지정, 관광동향 분석 등 다양한 정책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거대자료를 행정에 결합해 시민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장애인에게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초월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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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재 연세의료원 심장내과 교수는 전산센터장을 맡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세대 이동통신(5G) 등 세계적인 IT 기술을 의료현장에 적용, 응급환자 구조 개선 성과를 냈다. 과기정통부 지원을 받아 중증도 분류, 최적 이송 경로 선정 등 8가지 지능형 응급의료시스템을 개발했다. 응급환자 이송이 분초 차이로 골든타임이 갈린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기술이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환자의 치료 최적 시간을 확보하고 기술적,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극복해 의료체계 진일보를 이룬 개발"이라며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만큼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AI 앰뷸런스를 '디지털뉴딜 2.0'에 포함해 올해부터 매년 2개 광역시도를 선정, 지역 현장에 활용할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