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랏포드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물인 더 스트랏포드The Stratford. 스트랏포드 인터내셔널 역 옆에 위치해있는 호텔+레지던스 건물입니다.
145실 규모의 호텔 더 스트랏포드 호텔과 장/단기로 렌트가 가능한 248실의 로프트 아파트먼트 맨하탄 로프트 가든스Manhattan Loft Gardens로 구성되어있습니다. 42층, 142m 높이로 2018년 완공되었습니다.
뉴욕의 원 월드트레이드 센터One World Trade Centerr와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를 설계한 SOMSkidmore, Owings & Merrill에서 디자인했습니다.
톱니 형태로 디자인된 파사드에 테라코타 느낌의 외장재를 붙여서 보는 각도에 따라 건물의 색이 달라져보이는 재미있는 디자인입니다.
저층부와 타워동의 디자인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디자인 컨셉 안에서 절묘하게 연결되는 부분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전체 건물이 하나의 완성작으로 느껴지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국내 오피스나 주상복합에서 저층부 리테일파트와 타워동의 매스를 애매하게 끊어놓는다던지 서로 다른 그림을 어색하게 붙어놓은 듯이 디자인해 놓은 케이스들을 많이 봐왔는데, 이런 부분을 신경쓴 디자인의 완성도 높은 건축물들이 우리나라 곳곳에 더 많아졌으면하는 바람이 있네요.
출입구의 디자인도 전체 디자인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는 것이 감각적이라고 느껴집니다. 간판을 건물 밖으로 돌출시켜 달지 않고 유리 안으로 넣은 것도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요인인듯 합니다. 단일 용도의 건물이다보니 간판 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것도 한 몫 하겠지만요.
지상에서 바라보면 코어가 눈에 잘 띄지 않아 마치 건물이 아슬아슬하게 베어져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좀 더 원경이서 바라보면 코어가 눈에 띕니다만, 가까이서 보면 그늘아래로 코어가 가려져서 뭔가 물리적,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건물을 바라보는 것 같은 재미를 주네요. 움푹 패인 곳 위층에서만 트러스 구조들이 보이는데, 공학적인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이런 구조물들이 기둥없이 하중을 지탱하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 건지 궁금해집니다.
더 스트랏포드 호텔 뒷편으로, 더 스트랏포드 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또 하나의 감각적인 디자인을 가진 호텔 더 갠트리 런던The Gantry London이 있습니다. 큐리오 컬렉션Curio Collection이라는 힐튼 계열의 브랜드를 달고 있는 호텔이네요.
부드러운 곡선 마감이 돋보이는 건축물이네요. 매스자체가 라운딩 되어있지는 않고 직사각형 매스위에 유선형의 파사드를 올린 일종의 눈속임을 이용한 디자인입니다. 다만 루버가 무게감 있어보여서 그런지 유리가 어두운 톤이어서 그런지, 비슷한 류의 다른 건축물들과 비교하면 어색하게 붕붕 뜨는 느낌이 덜하네요.
뭔가 판교나 마곡에서 볼 법한 사옥 느낌도 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루버가 촘촘히 붙어있는 층과 아닌 층의 뷰 차이가 궁금하더라구요ㅎㅎ 루버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시야가 가린다고 룸레잇이 더 저렴하진 않을텐데 말이죠..
전면부 후면부 360도 어느 각도에서나 보나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후면부는 얼렁뚱땅 디자인하거나 마감하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까요(우리나라 아파트가 이런 예를 아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곳 사람들은 서향 남향을 잘 따지지 않아서 발코니가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든 나있는것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과한 기교없이 적당한 디테일과 견고해보이는 마감으로 오래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위에 보이는 건물들은 모두 아파트입니다. 각각의 아파트 디자인들이 아주 우수하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똑같은 높이, 똑같은 디자인의 거대한 빌딩들이 반복적으로 나열되어있지 않으니 훨씬 보기가 낫다고 느껴집니다.
대한민국의 아파트는 그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 양식과 기호에 맞게 발전해오며 다양한 장점을 지닌 한국의 가장 지배적인 주거형태로 자리잡았지만, 디자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근본적인 고찰 없이 표면적으로 '있어'보이게 하는 위장술에만 능해진 느낌이라 여전히 도시미관의 획일화 같은 고질적 문제들에 있어선 예나 지금이나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파트가 단순히 주거 기능(혹은 건설사들과 일부 투기꾼들의 배를 불려주는 돈벌이 수단)을 넘어서 하나의 건축물로서 도시미관에 어떠한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이렇게 형성된 도시의 미관이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문화,예술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까지 더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오로지 기능과 편리함,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런던의 풍경도 지금보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을테니까요.
첫댓글 간만에 좋은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런던 건물들이 호불호는 많이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로 전 좋은 시도를 했다는점에선 호네요
멋있네요 확실히 퀄리티가 좋아요
잘봤어요
길모퉁이 어디를 봐도 너저분한 느낌없이 따악 제 역할들을 다 잘 마련해둔 것 같은 컷이네요.. 특히나 광고 텍스트들이 없어서 사진보기 편했어요.. 늘 인간이 건축을 대할때 생각하고 사고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한거니깐.. 과하지 않고 적당한 위치에 적당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 그게 중요한 듯..
정말 맛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