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했어요. 이제까지의 제 삶에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죠. 그래서 더욱 마음속에 담아 두고 싶어요.”
분교음악회는 그가 강원도 평창의 입탄분교에서 다섯 명의 아이들과 함께 한 작음음악회의 행복한 교감을 잊지 못해 시작됐다. 강원도 영월군 문곡초등학교 연곡분교장을 출발로 강원도 고성군 죽왕초등학교 구성분교에서 막을 내렸다.
예민이 세계 이곳저곳에서 모은 여러 가지 악기들을 다뤄 보는 프로그램도 아이들에게 인기였다. 이 안에는 파도 소리가 나는 북, 두꺼비 우는 소리가 나는 ‘목탁’, 염소 발톱으로 만든 악기, 소라로 만든 나팔, 버펄로 턱뼈로 만든 딸랑이, 심지어 사람의 무릎뼈로 만든 피리도 있다. 악기들은 신비한 소리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아이들을 원초적인 음악의 세계로 이끌었다. 이 악기들의 공통점은 소재가 자연이라는 것. 그리고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것. 또 하나 있다. 어떤 아이들이든지 30초 이내에 이 악기들을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소뿔로 된 나팔 외에는. 그러나 그 나팔 역시 단 30초만의 레슨으로 금방 다룰 수 있게 된다. 원시악기는 그야말로 누구나가 연주할 수 있고, 누구나가 만들 수 있게끔 단순한 모양과 기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음악을 들려 주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구분이 없다. 그는 원시악기를 아이들에게 보여 주면서 사람과 음악과의 관계를 따지고 싶었다. 언제부터 음악이 생겼으며, 무엇 때문에 음악인과 관객의 구별이 생긴 것일까를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