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h - Sonata f-Moll, BWV1018
바흐 - 바이올린 소나타 5번 f단조 BWV1018
Johann Sebastian Bach [1685 ~1750]
Dmitry Sitkovetsky - Violin
Robert Hill - Cembalo
바흐의 소나타
바이올린은 분명 바흐가 최초로 접했던 악기이며(그의 아버지가 연주했던 악기이기도 하다). 일생 동안 이 악기는 그의 음악 세계의 중심이었다. 그의 첫 직업은 바이마르 궁정의 현악기 연주자였고, 그의 아들인 칼 필립 엠마뉴엘로부터 다음의 사실을 알 수 있다. "젊었을 때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 아버지는 청명하고도 예리한 소리로 바이올린을 연주하였습니다."
그의 이러한 현악기의 표현방식과 테크닉에 대한 이해는 하프시코드가 수반된 6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BWV 1014-1019에 가장 잘 나타나 있다. 바흐의 일생을 다룬 첫 전기 작가였던 포르켈(Porkel)에 의하면, 그 소나타들은 쾨텐(그가 1717년부터 1723년까지 궁정의 카펠마이스터로 있었던 곳)에서 작곡되었으며, 바흐가 작곡한 소나타 장르의 초기 걸작들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바흐가 그 작품들에 대한 작업을 계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죽기 직전 마지막 10년까지도 최종적인 소나타 형식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포르켈은 이렇게 말했다. "바이올린 연주는 반드시 그 악기에 대해 정통한 대가 만을 요구한다. 바흐는 당시 악기가 지니고 있는 잠재력을 알고 있었으며, 그가 건반악기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이러한 잠재력을 바이올린이란 악기에 조금씩 부여하였다." 더 나아가 바흐는 이 소나타들에서 실내 이중주(Chamber Duo)라는 양식에 새로운 접근을 보여 주었다. 바gm는 일반적인 콘티누오 반주를 하나의 완성된 건반악기 연주로 바꾸었고, 여기서 연주자의 오른손은 멜로디의 주제 선율을 연주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여러 악장들 내에서 전혀 새로운 형태의 텍스쳐를 창조해 내었다. 소나타 4번의 첫째, 세째 악장에서 찾아 볼 수 있듯이, 모짜르트나 슈베르트 같은 고전파 음악 양식의 대가들의 작곡 스타일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아르페지오 반주로써 바이올린 파트를 보강하는 것이 그 예이다.
초기 5개의 소나타는 4개 악장으로 구성된 No.1에서 입증된다. 이 곡은 특이하게 아다지오로 시작되고, 이 곡에서 나타나는 풍성함은 악보상에 나타나는 두 악기 사이에 평행 3도, 6도의 체인에 의해 창조된다. 그 뒤에 이어지는 알레그로는 작곡가의 고유한 예술적 재능이 만들어낸 푸가 형식을 따르고 있다. 표현의 편안함이 느껴지는 이 푸가 형식은 예외적으로 타카포 형식(A-B-A)을 따르고 있다. 다른 소나타에서와 마찬가지로 3악장은 대조적인 조성(D장조)으로 되어있다.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의 오른손은 의미심장한 느낌이 드는 진음을 베이스로 하는 이중주에서 서로 합쳐진다. 제일 마지막 악장은 창조와 가능성 사이의 만족할만한 균형을 획득한다.
소나타 No.2~5는 같은 4악장 형식의 틀로서, 구조의 다양함과 텍스쳐의 음악적 재료로 인한 놀랄만한 음악으로 가득 차있다.
A장조 소나타 No.2의 알레그로는, 비교적 푸가 형식이 적은 소나타 No.1의 대응되는 악장에서처럼 세 도막 형식을 보여준다. 반면 f#단조로 된 안단테는 엄격한 의미로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의 오른손 연주사이의 캐논 형식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캐논 형식은 마지막 프레스토에서도 역시 흥겹게 사용된다.
E장조 소나타 No.3의 시작부인 아다지오는, 유려하게 장식된 바이올린의 선율을 위해 과감히 대위법을 사용을 거부하는 몇몇 악장들 중의 하나이다. 또한 이 바이올린 선율은 피아노 포르테의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듯한 하프시코드의 연주로 뒷받침된다. 두번째 악장은 다시 텍스쳐 내에서 푸가 형식을 띄게 되고 연주 방식면으로 재미있는 느낌을 주나, 이번에는 구조상의 세 도막 형식을 가지지 않는다. 세 번째 악장(C#단조)은 다양한 음조와 다양한 형식 내에서 15번 반복 연주되는 네 마디 기본 저음부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악장은 슈베르트 가곡의 도입부처럼 시작되며, 전개되면 될수록 선율의 감흥을 유발한다. "Phrygian"(불완전) 카덴차는 마지막 알레그로로 이어진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전주의 정신은 c단조 소나타처럼 보인다. 빠른 두 악장에 아르페지오 반주부를 첨가한 것처럼 보인다. 빠른 두 악장들은 현재 우리들에게 익숙한 구조(푸가와 두 도막 형식)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채워 넣는다. 놀랄만한 표현성이 돋보이는 f단조 소나타 No.5의 첫 악장은, 마치 오페라의 비극에서 독창자가 반주부분의 주요 구조와 관계없는 대부분의 성부를 부르기 위해 남아있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되어질 수 있다. 하프시코드 연주자의 손 움직임 사이에 오가는 32분 음표의 끈임 없는 반복을 풀기 위해서, 바이올린이 줄곧 겹음주법(double-stopping)을 사용하여 반주부를 담당하고 있는 아다지오 악장만큼이나 독창성을 지닌 악장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나머지 두 악장들은 정상적인 시퀀스가 바뀌어져 있고, 알레그로를 두 도막 형식으로, 비바체를 촘촘하게 짜여진 푸가 형식으로 바뀐다.
가장 특색 있는 작품은 G장조 소나타 No.6이다. 이 소나타는 총 5개의 악장이 미쳐 완성되기도 전에 두 번의 수정을 거친 작품이기도 하다. 첫번째 판본에는 이러한 마지막 악장은 첫 악장의 정확한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에 맞서서, 두번째 판본에는 건반 악기만을 위한 무곡 악장이 포함되었다. 마지막 판본에서는 이러한 예외적인 면들이 어느 정도 삭제되었다. 도입부 알레그로는 그대로 남아있지만 마지막 악장, 즉 산뜻한 다카포 구조의 유쾌한 지그는 전적으로 새로운 맛이 느껴진다. 건반 악 기를 위한 솔로 악장은 사라진 것처럼 보이나(하시코드를 위한 바흐의 e단조 파르티타에서 그 해결책을 찾았다). 하프시코드를 위한 또 다른 두 도막 형식의 작품으로 바뀐 것뿐이다. 중앙에 위치한 알레그로 악장은 e단조 라르고(전에부터 남아있는 또 다른 곡)와 새롭고 웅변력 있고 촘촘하게 구성된(유동적인 리듬이긴 하지만) b단조 아다지오를 분리한다.
끝으로 우리에게 감명을 주는 것은 비범한 작품들의 숭고함이라기보다, 최고에 다다른 완성도이다. 이 소나타들은 바이올린 소나타 역사상 전례 없이 훌륭한 작품들이라고 인정될 수도 있지만, 결코 실험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바흐는 그 작품들에서 보여준 대부분의 가능성에 이미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다.
글 : http://www.lskmusic.ce.ro/
바이올린과(쳄발로) 하프시코드를 위한 6개의 소나타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흔히 듣는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BWV 1001-1006)할 때의 무반주바이올린 소나타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반주있는, 즉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를 말한다. 원 제목을 축약해서 '바이올린소나타'로 부를 때는 약간 혼동이 오기 쉬운데, 두 곡 모두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6개소나타 (BWV.1014~1019)는 바흐가 성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 직무를 수행하기 전인 쾨텐 시대에 씌어진 작품(1720년 작품, 1717-23년 사이에 씌어진 작품)이긴 하지만, 하나는 독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이고 다른 하나는 엄연히 반주가 딸린 바이올린 소나타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이 작품들이 반주가 있는 바이올린 소나타라고 구별해놓고 있어도 우리 앞에는 금방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또 하나 등장한다. 그것은 이 소나타의 양식적인 측면과 관련된 것이다. 이 문제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 바흐의 아들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가 이 소나타에 대해 남긴 말부터 음미해보자. <"6곡의 클라비어트리오, 이는 내가 깊이 사랑하는 아버님이 남기신 가장 훌륭한 작품들에 속한다. 이 작품들은, 비록 5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주 훌륭한 소리를 내며 내게 커다란 기쁨을 준다. 이 작품들에는 아다지오가 몇 개 있는데 오늘날에도 그보다 더 훌륭한 노래 양식이 작곡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이 인용문에 근거해서 우리는 바이올린 소나타의 특성과 관련된 두 가지 점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그 하나는 카를 필리프가 아버지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을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가 아버지의 작품들을 이상하게도 '클라비어트리오(Klaviertrio)'명칭으로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음악이 대단히 훌륭하다는 점은 웬만큼 훈련된 귀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또 한가지, 카를 필리프는 왜 아버지의 바이올린 소나타 작품을 '클라비어트리오'라고 부르고 있었을까? 이점은 바흐 작품의 특성을 파악하는 하나의 실마리이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고 바흐가 바이올린 소나타를 쓸 때는 건반 악기의 역할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지하듯이 건반 악기 쳄발로는 오랜 세월 동안 반주의 영역, 즉 정상적인 콘티누오 영역에 머물러 있었던 악기였다.
그런데 바흐는 이 반주 악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자기 주장을 하게 만들어주었다. 간단히 말해 그 위대한 음악가는 쳄발로란 악기로 하여금 상성부 멜로디에 확실히 대응하는 오블리가토(Obligato)의 기능까지 하도록 작품을 썼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쳄발로는 바흐의 음악에서는 단순히 반주 역할만 하는 위치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것은 건반악기에 내려진 하나의 혁신이며 해방이었다.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에서 이제 건반악기 연주자는 단순히 숫자화음에 복종하며 반주하는 베이스 콘티누오 연주자의 위치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었다. 쳄발로는 드디어 밑바닥을 박차고 나와 멜로디 성부에까지 올라올 수 있었고, 종횡무진 다양한 표현을 일삼게 되었다.
그러므로, 온당하지는 않겠지만,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의 특징을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과거의 전통적인 트리오 소나타에서 건반 악기, 즉 쳄발로의 기능을 강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올린과 쳄발로만으로 3성부를 만들 때는 쳄발로 연주자의 오른 손과 왼손에 각각 하나의 성부를 부여해 실행시키는 방법을 쓰기도 했다. 물론 이 경우에 쳄발로는 과거의 기능, 즉 통주 저음으로서의 기능에서 탈피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한 가지 있다. 쳄발로의 역할이 강화되었다고 해서 바이올린 독주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회된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이었다. 바이올린의 표현 영역은 오히려 그전보다도 확충되어 있었고 그 집요함은 여전했다. 가끔 그렇게 바이올린 독주 기능이 강화된 부분에서는 쳄발로가 잠시 반주 역할로 머물러 있을 때도 있기는 했다. 어쨌든 이런 특징들을 생각해보면, 바흐가 쓴 바이올린 소나타들의 양식적 본질이 바로 트리오 소나타에서 연유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몇몇 최초 버전들을 검토하다 보면,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이 사실은 클라비어트리오라는 결론에 더욱 근접하게 된다. 어떤 초창기 문헌에는 바흐의 소나타들이 쳄발로와 독주 바이올린, 그리고 필요한 경우 비올라 다 감바를 베이스 반주로 하는 6곡의 소나타(Sei Suonate a Cembalo certato Violino Solo, col Basso per Viola da Gamba accompagnato se piace)양식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 긴 제목은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의 본질이 결국 트리오 소나타를 이해하게 하는 중요한 단서임에 틀림없다.
트리오 소나타란 보통 두 대의 바이올린, 베이스 비올(혹은 첼로) 그리고 건반 악기 콘티누오로 구성되었던 기악양식이며, 그것은 바로크 시대, 특히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초반에 널리 유행했었다. 17세기말에 가서 이 양식은 교회 소나타(Sonata da chiesa) 실내 소나타(Sonata da camera)로 양분되는데, 바흐의 소나타들은 6번(BWV 1019)만 제외한 나머지 다섯 곡 모두가 '느리고, 빠르고, 느리고, 빠르고'식의 악장 진행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교회 소나타 양식을 따르고 있다. 말하자면 바흐는 위대한 바이올린 소나타를 쓴 것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결국 그는 바로크의 교회 소나타 양식을 절정으로 끌어올린 음악가였던 것이다.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하나하나가 주옥이란 표현이 어울릴 만큼 뛰어난 내용이 담긴 걸작들이다.
바흐가 자신의 소나타들에서 각각의 악기를 다루는 솜씨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각각의 악기 사이에 있을 수 있는 모든 관계를 그는 아주 면밀하게 탐구했다. 코렐리, 퍼셀, 헨델, 쿠프랭, 비발디, 아니 그 밖의 어떤 위대한 바로크 작곡가도 바흐만큼 높은 경지의 트리오 소나타를 쓰지는 못했다. 이 음반에서는 전 6곡 중에서 4,5,6번 세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제 4번 BWV 1017은 비통한 느낌으로 가득하며 바이올린 소나타 전 6곡 중에서 가장 즉각적인 호소력을 지닌 작품이다. 1악장 라르고는 시칠리아노 풍의 춤곡을 사용하고 있다. 목가적이며 서정적인 선율을 들으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다. 2악장 알레그로는 쳄발로로 당당하게 시작하는 곡이다. 바이올린 선율을 쳄발로가 그림자처럼 계속 쫓아다니며 함께 어우려져 놀라운 유희를 들려준다. 3악장 아다지오는 여름 저녁의 들판을 연상케 하는 한가롭고 부드러운 느낌의 악장이다. 그리고 4악장은 생기발랄한 알레그로 악장이다. 제 5번 BWV 1018도 4번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을 주는 곡이다. 1악장이 아주 특징적인데 악상이 풍부하며 하염없는 슬픔이 노래된다. 제 6번은 나머지 다섯 곡과는 달리 5개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악장, 3악장, 5악장이 알레그로로 되어 있고 사이사이에 라르고(2악장)와 아다지오(4악장)가 슬프면서도 가슴 뭉클한 정서로 노래된다.
추천음반
연주자 Andrew Manze (violin), Richard Egarr (harpsichord), Jaap ter Linden (viola da gamba)
•녹음연도 1999년
•레이블 Harmonia Mundi HMU 907250.51 (2 CDs)
이 여섯 곡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건반 파르티타, 첼로 모음곡처럼 하나의 세트를 이룬다. 조(調)들 사이의 인터발이 거울처럼 대칭 패턴을 하고 있는 장조·단조 모드로 이루어져 있다. 이 소나타들은 전통적인 독주 바이올린, 저음 성부, 화성을 담당하는 건반으로 편성된 곡이 아니다. 반드시 하프시코드로 완전하게 쓰인 파트를 양손으로 연주해야 한다. 종종 이것 때문에 3중주 구조가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의 오른손 연주로 압축되었고 가끔 비올라 다 감바도 합류했다. 다른 경우에는 더 창의적이다.
1번 소나타는 하프시코드가 먼저 네 악절을 연주하면 바이올린이 완전히 독립적인 성부로 들어온다. 2번 소나타의 3악장은 시종일관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 오른손이 카논으로 연주를 한다. 3번은 고전주의 양식으로, 왼손이 건반의 여러 옥타브를 넘나들며 만들어낸 소리 위로 바이올린 소리가 자유롭게 떠다닌다. 3악장은 하프시코드가 연주하는데, 악보는 피아노에 적합해 보인다. 가장 이상한 곡은 5번 소나타의 3악장으로, 하프시코드는 아르페지오를 이루고, 바이올린은 더블 스토핑으로 연주한다. 이 곡은 아무런 선율이 없다. 3악장에는 아예 바이올린이 빠진 6번 소나타는 이런 편성으로 바로크 소나타의 구조, 형식과 개념의 경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앤드류 만체와 리차드 에거는 엄격한 형식미보다는 무척 매력적이며 ‘환상적인’ 면을 강조했다. 만체의 1번 소나타는 다른 곡들은 강렬하고 표현력이 풍부하다. 에거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하프시코드의 선율을 자랑한다. 특히 굉장히 밀도 있고 부드러운 음색을 끄집어 낸다.
“여섯 곡의 하프시코드 3중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
카를 필립 엠마누엘 바흐
[네이버 지식백과] 여섯 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Bach Sonata for Vn & Harpsichord BWV1014~1019
이 곡은 같은 작곡가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지만, 나는 이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소나타'를 그 곡 보다 훨씬 좋아한다. 내가 산 음반의 내지의 말에 따르면 "...바흐의 바이올린 소나타에서 이제 건반악기 연주자는 단순히 숫자화음에 복종하며 연주하는 베이스 콘티누오 연주자의 위치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었다. 쳄발로는 드디어 밑바닥을 박차고 나와 멜로디 성부에까지 올라올 수 있게 되었고, 종횡무진 다양한 표현을 일삼게 되었다..."라고 되어있다. 내가 최근에 산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전집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는데, 이것들의 요지를 종합해보면 하프시코드가 기악곡이나 협주곡(독주곡이 아닌)에서 콘티누오를 벗어나 그 이상의 역할을 맡게 된 것은 바흐가 처음이란 이야기인 것 같다. 처음에는 이 말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지만, 지금 바로크 소나타나 협주곡을 조금 들어본 나에게는 그 말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것이,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다른 바로크 작곡가들의 소나타(사실 많이 듣지도 않았지만)에서는 이렇게 하프시코드가 '종횡무진 다양한 표현을 일삼는' 곡이 거의 없다. 물론 그 소나타들에서 하프시코드가 100% 콘티누오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바흐만큼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몇몇 악장(4번의 1악장이나 5번의 3악장 등등)을 제외하면 하프시코드의 오른손이 맡는 성부는 바이올린 성부와 거의 동등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곡의 형식은 '교회 소나타(sonata da chiesa)'로서 역시 바흐가 작곡한 곡답게 굉장히 대위법적으로 작곡되어있다. 거의 모든 빠른 악장이 푸가 형식(...맞는 건가?...)으로 작곡되어있고, 상당수의 느린 악장들도 대위법적이다. 그래서 이 곡에서는 헨델이나 비발디 소나타에서 느껴지는 것과 같은 소박함(?)은 덜 느낄 수 있지만, 이 곡만의 말로 다 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내가 이 곡을 처음 들은 후에 그 멜로디가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을 정도로 매혹적인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특히 느린 악장들은 '걸작'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데, 일찍이 바흐의 아들 카를 필립 엠마누엘 바흐도 '이 곡은 나의 돌아가신 아버님이 남긴 가장 훌륭한 곡들 중 하나로, 5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훌륭한 소리를 낸다. 이 작품에는 아다지오가 몇 개 들어있는데, 오늘날에도 이보다 훌륭한 멜로디가 작곡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썼다.)
바하는 쾨텐시대에 3곡의 <바이올린 협주곡>, 전 6곡으로 된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등 명작을 써서 바이올린 음악사상에 불멸의 금자탑(金子塔)을 세웠다. 바하의 바이올린 음악으로서는 이 밖에도 쳄발로 반주가 달린 6곡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4곡의 <바이올린과 통주저음(通奏低音)을 위한 소나타>가 있다. 이 6곡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만큼 인기는 없지만, 기교적으로는 훨씬 공들여서 씌어 있기 때문에 지적(知的)으로는 매우 흥미가 있다. 만약 무반주의 6곡이 감정과 환상(幻想)의 곡이라면 쳄발로 반주의 이 6곡은 지성과 기교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물론 이 6곡에도 감정과 환상이 없는 것은 아니고, 시바이쩌가 말하고 있듯이 <베토벤의 그것처럼 정조(情調)와 내적체험(內的體驗)을 표현하고 있는데, 다만 열정(熱情) 대신에 힘이 나타나 있다.>
이 6곡은 크기나 서법(書法)이 서로 다르고 그 내용도 한결같지 않다. 그 형식은 모차르트나 베토벤 등의 소나타, 즉 클래식 소나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바로크 소나타다. 바꾸어 말하면 교회 소나타이다. 이것은 원칙적으로 완-급-완-급의 4개 악장으로 되어 있다. 다만 제6번 소나타만은 <급>으로 시작되는 5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다. 어쨌든 클래식 소나타 형식, 즉 제시부(提示部), 전개부(展開部), 재현부(再現部)로 되어 있는 형식은 클래식 시대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바하시대에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바하시대의 소나타는 그와 같은 특정의 악장은 쓰지 않고, 그 대신 각 악장을 대위법적(對位法的)으로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바하의 소나타에 있어서는 대위법이 현저(顯著)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앞으로 해설할 6개의 소나타는 쳄발로가 대개 2성부(二聲部)의 대위법으로 씌어 있고(제5번은 3성부), 이에 바이올린의 성부가 첨가된다. 보통 바이올린은 단선율(單旋律)로 나아가고, 중음(重音)이나 대위법을 쓰는 경우가 적다. 그것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다른 점이다. 그러나 쳄발로의 상성부(上聲部)와 바이올린의 성부와를 반드시 대위시키지는 않고, 협조시키기도 하고 또 한 쪽 악기를 독주식으로 취급도 해보면서 바로크 소나타의 테두리를 벗어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소나타들은 고전파의 2중소나타에로의 길잡이 구실을 하고 있다. 현재는 쳄발로 대신에 피아노로써 연주하는 일이 종종 있다. 우리는 이 6곡에서 바하의 향기 높은 정서와 날카로운 지성을 엿볼 수 있다. 전 6곡 가운데서 <제1번> <제2번> <제4번>이 가장 뛰어나다.
Sonata No.5 in F minor, BWV1018
이 곡은 조성부터가 바로크에서는 흔하지 않은 조성인 F단조로 되어있는데, 조성처럼 그 내용도 독특하다. 1악장은 상당히 침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곡으로서 음반 내지의 설명에 따르면(내 음악 지식이 얕아서 자꾸 음반 내지를 인용..-_-;;) 4성부로 되어있는 곡이다. 즉, 바이올린이 한 성부를 맡고 하프시코드가 자그마치 세 개의 성부를 맡는다...-_-;;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는 각각 따로 멜로디를 전개해 나가지만 둘은 완벽하게 어울린다. 2악장은 상당히 강렬하게 시작하는 곡이며, 듣는 사람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3악장은 정말 독특한 곡으로서 바이올린은 줄기차게 화음을 연주하고 하프시코드는 왼손과 오른손이 번갈아가면서 펼침화음을 연주한다. 바이올린이 계속 화음을 연주하기 때문에 분위기는 매우 독특해지고, 바이올리니스트가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서 곡이 아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4악장은 2악장과 비슷하게 강렬한 주제로 시작하는데, 이 곡에서는 당김음이 인상적으로 사용된다. 아무래도 바흐는 장조 곡의 빠른 악장은 경쾌하게, 단조 곡의 빠른 악장은 강렬하게 작곡하는 것 같다.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5번
바흐가 1717년에서 1723년 사이에 작곡한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여섯 곡 가운데서 가장 서정적이고 비극적인 분위기의 곡으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은 우수에 잠기도록 하는 곡이다. 첫 번째 아내 마리아 바르바라와 사별한 뒤의 슬픔을 담고 있다.
바이올린과 쳄발로의 동등한 위상을 추구
바흐는 쾨텐 궁정에서 일하던 시절인 1717년부터 1723년 사이에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여섯 곡의 소나타〉 BWV1014~1019를 작곡했다.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 여섯 곡도 이와 비슷한 시기에 완성되었다. 바로크 시대에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하면 독주 선율은 바이올린에 할애되고 쳄발로는 바소 콘티누오(통주저음) 역할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바흐는 이런 관습에서 벗어나 보다 새롭고 진보적인 소나타의 양식을 시도했다. 그래서 그는 전체 악곡을 3개의 성부로 구성하고, 두 개의 성부는 쳄발로 연주자의 오른손과 왼손에, 그리고 나머지 한 개의 성부를 바이올린에 할애했다. 이렇게 구성된 소나타의 쳄발로는 기존 소나타와는 역할과 위상이 달랐으며, 세 개의 성부가 동등하게 진행하면서 음악적으로도 한층 정교한 구성이 가능해졌다. 바이올린과 쳄발로의 위상이 거의 비슷해지기 시작한 바흐의 여섯 개의 소나타는 고전 이후에 등장하는 근대적인 2중주 소나타의 원형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아내를 잃은 슬픔을 승화시킨 소나타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여섯 곡이 작곡될 동안 바흐는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사건을 겪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넷째 아들을 잃었고, 뒤이어 첫 번째 아내 마리아 바르바라가 세상을 떠났다. 바이올린 소나타 가운데 몇몇 곡들은 이러한 바흐의 개인적인 아픔을 반영하는 듯 슬픔의 정서가 드리워져 있기도 하다.
바흐의 〈바이올린과 쳄발로를 위한 소나타 5번〉 BWV1018은 그의 작품에는 좀처럼 사용하지 않던 f단조로 씌어졌다. 첫 번째 아내를 잃은 바흐는 소나타 4번과 5번에 걸쳐 깊은 슬픔의 정서를 반영했는데, 특히 5번의 경우 전체 네 악장이 모두 단조로 펼쳐지면서 우수에 젖은 듯한 서정미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1악장은 느리고 비통한 분위기에서 펼쳐지며, 몇몇 악보에는 ‘비가’라는 뜻을 가진 ‘라멘토’라는 지시어가 적혀 있다. 쳄발로는 3성부 대위법으로 전개되나 바이올린에서는 긴 호흡으로 끌고 가는 새로운 선율이 등장한다. 2악장은 빠른 템포로 3성부 푸가 악장이며 이어지는 3악장은 다시 아다지오의 느린 템포로 바뀌면서 쳄발로와 바이올린의 대조적인 음형이 빚어내는 하모니가 매력적으로 전개된다. 마지막 4악장은 다시 비바체의 빠른 악장으로 돌아오는데 춤곡인 지그의 리듬을 차용해 리드미컬하게 마무리한다.
ⓒ 음악세계 & 음악사연구회(사)
제1악장(Largo)
악상이 상당히 풍부하며 침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곡으로서 4성부로 되어있는 곡이다. 즉, 바이올린이 한 성부를 맡고 하프시코드가 세 개의 성부를 맡는다.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는 각각 따로 멜로디를 전개해 나가지만 둘은 완벽하게 어울린다.
다른 5곡의 제 1 악장 보다도 스케일이 크다. 그리고 쳄발로는 3성(聲)으로 나아간다. 그 서두의 동기는 그 뒤에 씌어진 모테토 <오소서, 예수여 오소서>의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기도하는 듯한 동경이 담긴 악장이다.
제2악장 (Allegro)
상당히 강렬하게 시작하는 곡이며, 듣는 사람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2부적인 형태를 취하고 푸가토로 시작된다.
제3악장(Adagio)
정말 독특한 곡으로서 바이올린은 줄기차게 화음을 연주하고 하프시코드는 왼손과 오른손이 번갈아가면서 펼침화음을 연주한다. 바이올린이 계속 화음을 연주하기 때문에 분위기는 매우 독특해지고, 바이올리니스트가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서 곡이 아주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c 단조. 그리고 바이올린도 전 6곡을 통해 드물게 중음(重音)으로 나아간다. 이에 따르는 쳄발로의 움직임도 아름답다.
4악장(Vivace)
2악장과 비슷하게 강렬한 주제로 시작하는데, 이 곡에서는 당김음이 인상적으로 사용된다. 바흐는 장조 곡의 빠른 악장은 경쾌하게, 단조 곡의 빠른 악장은 강렬하게 작곡하였다.
역시 푸가토의 서법을 즐겨 쓰고 있으며 경쾌하고 기운찬 악장이다.
[글 출처] 바흐 바이올린 소나타 1번 BWV1014 : James Ehnes · Luc Beauséjour|작성자 필유린